인라인 스케이트를 타는 분들이 늘어나면서 '어떻게 타는 것이 제대로 된 것인가?'에 대한 연구를 하는 분들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전역한 선수들을 코치로 두고 훈련하는 분들도 늘어가는 추세입니다.
이런 중에 여러 인라인 스케이터분들이 궁금해하는 것이 인라인 관련 자격증입니다. KCI나 롤러 경기 지도자 자격증 등 몇몇 자격증이 있는데, 제가 취득한 자격증인 IISA의 ICP에 대해서 소개해드리고, 제가 취득하던 때 시험방식을 간단히 전해 드리겠습니다.
일단 제가 취득한 자격증은 International Inline Skate Association에서 발급한 것입니다. 본부는 미국에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아직 지부가 없는 관계로 감독관 자격을 가진 문지욱 선생님께서 관련 업무를 위해 힘써주시고 계십니다. IISA는 1991년에 세워진 비영리 단체로 여가활동과 경쟁적인 스포츠 유망산업으로서 인라인 스케이팅을 보급,발전 시키고자 형성 되었습니다. IISA는 인라인 생산업체, 도매상, 소매상, 스케이터들을 통해 안전과 교육 프로그램을 발전시키고 인라인스케이터를 위한 후원과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IISA의 지도자 자격 인증으로는 ICP(Inline Certification Program)이 있는데, 가장 먼저 레벨 1 자격증을 취득하고 나면 레벨2나 3 혹은 마스터에 응시할 수 있습니다. 제가 가진 레벨 1 자격은 초보자를 가르치는 기술에 대해서 인증을 받았다는 뜻입니다.
IISA ICP level 1 자격을 취득하시기 위해서는 잘 타는 것도 물론 필요하지만, 잘 가르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총점 가운데 절반인 50%가 가르치기 점수이고, 16.7%는 필기 시험,33.3%는 기술을 보여주는 점수입니다. 가르치기 시험을 보는 기술로는 소개하기,가기 1,힐스탑,A프레임턴,가기 2, 모래시계, 스핀스탑, 그레스 스탑, 패러랠 턴이 있는데, 국내 잔디밭 여건에 맞지 않아서 그레스 스탑은 보지 않았었습니다. (볼 수도 있겠죠.. 감독관에 따라서)
그리고 기술을 보여줘야하는 기술로는 위에 있는 기술 가운데 한 가지라도 못하면 안되고, 좌우로 할 수 있는 기술(A프레임턴,스핀스탑,패러랠 턴)은 좌우가 다 되야 합니다. 하나라도 안되면 실격입니다. 그리고 advanced skills라고하여 중급 동작으로 보여주기를 해야하는 것으로는 가기3, 뒤로가기(C컷), 크로스오버, 트랜지션, 티스탑, 파워슬라이드, 슬라럼(피쉬라고 하는 동작) 등을 봅니다. 가르치는 기술은 만점 아니면 실격이고, advanced skills는 각 기술별로 점수가 가산됩니다. 물론 양 방향이 가능한 기술은 advnaced skills에서도 양쪽으로 시험 봅니다.
시험은 매 년 1~2회 정도 열리는데 spark.dreamwiz.com에 ICP 게시판에서 시험 전에 공지가 됩니다. 응시료는 50만원이고, 시험 기간은 3일입니다. (50만원은 응시료이고, 숙식비와는 무관합니다.) 만약 다른 나라에서 보고싶으시면 다른나라에서 열리는 시험을 응시하셔도 됩니다. 시험일정은 www.iisa.org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단, 외국에서 보시면 그 나라 말로 시험을 보셔야합니다.
그래서 총점의 80% 이상 점수를 취득하시면 합격입니다. 부분합격같은 것은 없고, 과락은 없지만 어느정도 이하로 현저하게 점수가 떨어지면 감독관이 불합격을 명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점수가 약간 부족한데, 충분히 자질이 있다고 판단되는 사람은 conditional passing으로 자격증이 주어지기도 합니다. (국내에 아마추어 선수이자 모 브랜드 데몬인 분도 conditional passing을 받지 못한 케이스도 있습니다. 왠만하면 이걸 노리는 경우는 포기해야할 듯)
필기시험 내용은 매뉴얼을 시험 첫 날 나눠주는데, 원본은 영문판이고 번역판을 한 권 더 주셨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번역판은 헷갈리기에 그냥 원본을 봤었습니다. 내용은 주로 교수법과 약간의 교육학, 그리고 인라인의 운동 원리 등입니다. 반드시 이 매뉴얼을 받은 날 다 공부하시길 바랍니다. 둘 째 날에는 또 해야할 일이 있습니다. 첫 날은 감독관들이 그 매뉴얼 내용도 설명해주고 몇몇가지 프리젠테이션을 보면서 지나갑니다.
일반적으로 어떻게 가르치는지를 둘 째 날 감독관들이 한 번씩 보여줍니다. 소개하기부터 시작해서 수업을 종강할 때 까지의 일련의 동작을 모두 한 번씩 보여줍니다. 제가 시험볼 때 세 명은 싱가폴 분들이었는데 한 분만 좀 괜찮고 나머지 두 분은 알아듣기 어려운 발음이었습니다만 그래도 어떻게 배운다는 것을 알아챌 수 있을 정도로 이 분들은 베테랑 선생님이었습니다.
ICP는 지도자 인증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유효한 방법으로 가르쳐야만 합격할 수 있습니다. 동작 보여주고서 '이렇게 하면 되는거야. 알았지? 이제 해봐.' 라고 하면 그대로 떨어집니다. (매뉴얼에 학습자 유형 가운데 이 방법은 watcher 들에게는 유효할겁니다.)
상당히 많은 분들이 이렇게 가르치고 계실텐데 아마 뜨끔하실겁니다. 이 뿐 아니라 '넌 이거만 이렇게 하면 되.' 라고 말하는 것도 떨어지는 방법입니다. 제대로 된 동작이 안나오는 부분을 짚어서 그 부분에 해당하는 보조적인 행동을 하도록 하여 원래 동작으로 이끌어야 합니다.
둘 째 날 그렇게 배우고 오면 다음 날 어떤 기술이든 가르칠 수 있도록 시나리오를 짜야합니다. 그래야 시험에서 가르치기를 제대로 수행하겠지요. 많은 지도 경험이 있는 분들은 수월할 것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ICP의 방식과 다르게 가르쳐본 분들은 도리어 경력이 해가 될 수도 있습니다. 특히 강압적이고 무거운 분위기나 호각 사용은 큰 감점 요인입니다. 지금 이 강습은 처음 타는 사람들이고, 유아반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유대감 형성을 위해서 수강생의 이름을 반드시 숙지하여야 하며, 이름을 불러주어야 합니다. 또한 클래스의 분위기가 지루하지 않고 즐거워야하며, 동작이 잘 되지 않는 수강생이 의기소침하지 않도록 이끌어야 합니다.
세 째 날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계속 평가가 이루어집니다. 우선 오전에는 실기시험을 봅니다. 한 시간 정도를 보고나면 팀 편성과 자신이 시험봐야하는 기술을 배정 받습니다. 그러면 팀은 하루 종일 서로 수강생과 강사가 되어가면서 평가를 받습니다. 단 한가지의 기술을 시연하면서 모든 가르치기의 항목을 평가 받습니다. 그렇게 진행되면 거의 5시쯤 되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 때부터 보여주기 시험이 시작됩니다. 가기1,힐스탑,A프레임턴,가기2,모래시계,스핀스탑,패러랠턴,그레스스탑을 먼저 보고, advanced skills를 나중에 봅니다. 좌우로 할 수 있는 기술은 위에서 말씀드린 대로 따로 봅니다.
원래 해외에서는 이렇게 합산된 점수로 당일에 자격증이 주어진다고 합니다만, 국내에서는 몇몇가지 이유 때문에 한 달 정도 후에 자격증과 유니폼을 지급받게 됩니다. 이렇게 ICP가 되시면 유능한 지도자로서 인라인 스케이터 양성하게 됩니다. 유료 인라인 스쿨에 선생님이 되기도 하고 사회복지관이나 학교의 특별활동 시간을 지도하기도 합니다. 혹은 동호회에서 신입 회원을 가르치기도 하지요.
첫댓글 이거.. 사용기 인가요? ㅡㅡ....
경험담인데요
내이름은 김기환인데...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