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애인콜택시 '펑크' 조짐
운전사들, "생계꾸릴 수 없다" 목소리 높여
38만원 수입 위해 가스연료 47만5천원 주입
▲서울시장애인콜택시는 지난 2002년 12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
으며 시험운행에 들어갔다.
"지금 장애인 콜택시 운전기사 아저씨가 관둔다는 소리를 하는데 우리
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요."
지난 5일 사무실 출·근 때 장애인 콜택시를 이용하고 있다는 뇌성마
비 1급 장애인이 본사로 전화를 걸어 장애인콜택시가 없어지지 않을까
라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는 지난달 1일 본격 운행에 들어간 서울 장애인콜택시가 운행 두 달
도 넘기지 못하고 운전자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장애인 콜택시를 이용
하는 장애인들에게 전해졌기 때문이다.
[관련기사]"장애인 콜택시타고 직장 다녔으면"(열린지평 윤두선 기자)
이와 관련 장애인콜택시를 운전하고 있는 김모씨는 "일반 택시 요금의
40% 수준인 이용요금을 받아 연료비를 충당하기도 부족한 형편인데 콜
전화료, 기타 차량 소모품 비용을 모두 부담하고 있다"며 "이래서는
한 가정의 가장인데 생계를 꾸려 나갈 수 없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최모씨도 "오늘 가스 연료비로 2만2000원 들었는데 장애인 손님이 준
팁을 포함, 2만3000원의 수익을 올린 게 전부"라며 "출·퇴근을 위한
교통비, 식대, 콜 전화료 등을 따지면 서울시가 지원하는 한달 95만원
의 봉사지원금을 받아 차량운행에 사용하면 쌀도 못 팔아먹는 현실"이
라고 거들었다.
서울시 장애인콜택시 운전사 100명이 지난달 1일부터 23일까지 3일 10
시간씩, 1일 12시간 근무 뒤 1일 휴무의 운행사이클을 반복해 한 대당
평균 38만여원의 운행수입을 올렸다.
그러나 운전사들은 시동을 운행시간 내내 켜놓고 콜을 대기해야 한다
는 점과 차체(스타렉스) 휠체어리프트 등의 무게를 감안하면 연료비의
80%만이 운행수입이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38만원의 운행수입을
위해 가스 연료비 47만5000원을 넣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차가 막혀 시간이 조금 지체되
면 전화를 해줘야해 한 건당 2통화 이상의 콜 전화를 사용하고 있다.
이와 관련 김무겸 서울시장애인콜택시 반장협의회 회장은 "장애인들은
몸의 상태가 안 좋아 온도에 영향을 많이 받아 도로에서 조금만 지체
돼도 전화를 해야 한다"며 "최소 3통화를 사용하고 있어 연료비와 함
께 운전자들이 부담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서울장애인콜택시 운전사들의 생계보장을 위한 연료비 지원 요구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운전사들은 지난 2002년 12월9일에서 31일까지 23일 동안의 위탁
보조금으로 1인당 소득세 3%와 주민세 0.3%를 제한 68만1575원을 받았
다고 말했다. 이처럼 한 달에 한번 지원되는 위탁보조금 95만원은 모
두 운전사들에게 돌아가는 것이 아니란 운전자들의 주장이다. 이 중
3% 소득세와 0.3%의 주민세를 공제한 91만8650원이 실제지급 받는 금
액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 밖에도 세차 차량소모품 등의 차량운행에 필요한 비용, 식대가 모
두 운전자의 몫으로 돌아가고 있어 실제로 운전사들이 손에 쥐게 되는
금액은 쥐꼬리 금액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에 운전사 김모씨는 "다른 직장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고 운전에 하
루를 소비하고 있는데 최소한 쌀은 팔아먹을 수 있어야되지 않느냐"며
"이로 인해 현재 30여명의 운전사들이 그만 뒀고 현재 이직을 고려하
는 운전자들도 많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무겸 회장은 "운전사들은 연료비 100% 지원과 콜 사용료, 의료
보험 및 국민연금을 원하고 있다"며 "콜 사용료를 포함한 연료비 산정
을 검토 중인 서울시 장애인정책과의 지원대책에 따라 운전자들의 이
직이 가속화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