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겨울 가장 추운 날이 이틀째 이어지는 날씨에
얼마나 많은 분이 참석할 지, 이틀 전부터 걱정했는데
제가 도착하기도 전에 벌써
5호선 광화문역 9번 출구 바깥 양지 쪽에 열 분이 넘게 모여 있고
이어서 더 오신 분들 합해 모두 열 일곱 분!
평소보다 더 오셨네요.
우리 일행 말고는 인적이 없는 경희궁과
북적이는 학생들로 열기 가득한 서울역사박물관을 돌아 본 후,
청계광장을 시작으로 청계천변을 수표교까지 걸어서
점심을 예약해 둔 뽁찌에 도착했습니다.
저의 만보계로는 이 추위에 만보 이상 걸었습니다.
복지리와 복매운탕을 반반씩 주문하는데
오늘 식사를 한턱 내기로 마음 먹고 오신 김용년회장께서
정종을 중탕으로 데운 후 복어지느러미로 맛과 향을 더한
값 비싼 히래사케를 신청자 수대로 열 한 잔 추가.
먼저 박용혁 동기께서 가져오신 와인을 돌린 후,
최신 건배사를 했습니다.
복어탕에는 숨 죽인 미나리가 빠질 수 없지요.
미나리 몇 차례 추가,
히레사케로 언 몸을 녹이고,
(몇 년 만에 맛보는 따끈한 히래 한 잔)
이미 녹은 몸을 소주로 더 데우다가
김용연회장님께 연말 새해 덕담을 청해 들었습니다.
이수회를 챙기기로 한 후
제가 잘하기는 커녕
외려 오랜 모임을 망치지나 않을까 하는 두려움으로
제 마음 한 구석이 늘 어두웠는데
오늘 김용년 회장님, 정태윤 총무님 그리고 사랑하는 여러분들 덕에
그 구석에 불이 환하게 들어 왔습니다.
감사합니다.
몇 일 남지 않은 금년을 건강하게 보내시고
새해에도 건강하시고 가내 태평을 빕니다.
꾸벅.
오늘 찍은 사진 16장을 동영상으로 만들어
Hugo Diaz(1927~1977 아르헨티나)의 하모니커 연주를 붙입니다.
탱고 연주 악기로는 반도네온을 뺄 수 없다지만
이 연주를 들어보시면 그걸 하모니커로 바꾸면…, 하는 생각이 들 것입니다.
제목은 “학창시절의 사랑(Amores de estudiante)”.
그리고 오늘 이수회 참가자, 수입, 지출 그리고 잔액을 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