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구
변방에서 ‘세계가 주목하는 도시’로
인천 서구는 인천 육지 면적의 34%에 이르는 광활한 토지를 갖고 있다. 시민들은 농업과 어업에 종사하면서 살았다. 번듯한 제조업도, 관광시설도 없었다. 서울의 난지도쓰레기 매립장이 한계에 도달해 서울과 경기, 인천의 생활쓰레기를 처리하는 수도권매립지가 조성돼 혐오지역으로 간주되기도 했다. 하지만 21세기 인천 서구는 ‘천지개벽’했다. 인천국제공항의 관문인 북인천IC가 위치해 있고, 공항철도가 지나간다. 2013년에는 KTX 정차역이 생긴다. 또 서해 바다와 한강을 잇는 경인아라뱃길이 개통했고 인천도시철도 2호선이 건설돼 인천의 교통 중심지역이 된다. 여기에 국제산업금융도시인 청라국제도시와 검단신도시, 입체도시인 루원시티가 조성돼 명실상부한 경제수도 인천의 신흥 거점도시로 성장하고 있다.
인천 서구는 계양산과 천마산의 서쪽에 위치해 있고 경인고속도로가 통과한다. <출처:인천 서구 제공>
약효 뛰어난 ‘사자쑥’의 쑥당의 고장
서구는 계양산과 천마산, 원적산이 등뼈처럼 남북으로 길게 이어진 서쪽 해안에 자리잡고 있다. 해안선이 들쭉날쭉 굴곡이 심해 마치 잔털이 무성한 반달모양 같다고 해 모월곶이라고도 불렸다. 해안에는 율도와 세어도, 청라도를 비롯해 장금도, 이도, 호도, 문첨도, 소문첨도 등 크고 작은 섬들이 널려 있다. 서해안이 만조를 이룰 때는 이 섬들과 어울려 고요한 호수처럼 아름답다. 낙조의 경치는 황홀한 절경을 이룬다. 서구는 옛날부터 한강 이남지역에서 한강을 건너 평양이나 송도로 갈 수 있는 가장 가까운 육로길로 통한다. 그래서 과거를 보러 가기 위해 사람들이 많이 모여들었으며 한때 여각촌이 500호에 이르는 큰 부락을 이뤘다. 우리의 고유 공놀이인 ‘격구’가 번창해 큰 구경거리가 되기도 했다. 또한 검암동에는 쑥시장으로 알려진 ‘발아장’에 전국의 보부상들이 많이 드나들었다. 조선 세종실록에는 서구에서 생산된 ‘사자쑥’이 약효가 좋아 중국과 일본에도 알려졌으며, ‘쑥당의 고장’으로 불리었다고 기술돼 있다. 서구는 부천군에서 1940년 인천부로 편입됐고 1988년 인천 북구에서 분리됐다. 137㎦의 광활한토지에 인구 45만 명이 살고 있다.
동해 일출에 버금가는 서해의 낙조, 정서진
서구는 서해바다와 만나는 경인아라뱃길 경인항 인천터미널을 강릉의 정동진과 대치되는 정서진(正西津)으로 지정했다. 정동진은 ‘임금이 거처하는 광화문에서 말을 타고 동쪽으로 달리면 다다르는 육지 끝의 나루’라는 데서 유래한 것으로 1995년 드라마 [모래시계] 방영 이후 해돋이 관광명소가 됐다. 전남 장흥의 정남진은 2004년 광화문 도로 원표를 기준으로 관광지를 개발하고 있다. 정서진도 광화문 도로 원표 좌표점인 위도 37도 34분 08초의 정서쪽 끝이다. 서구는 경인항 인천터미널의 정서진에 표지석과 상징 조형물을 설치했다. 정서진은 인천관광공사가 선정한 해넘이 명소 3곳 중 하나다. ‘낙조’를 테마로 한 다양한 관광상품이 나와 있고 매년 ‘정서진 해넘이 축제’가 열려 많은 인파가 찾는다.
미래를 여는 희망의 물길 경인아라뱃길
인천 서구 오류동과 서울 강서구 개화동을 잇는 18㎞의 물길인 경인아라뱃길이 800년만에 열렸다. 고려시대 각 지방에서 조세를 운송하기 위해 서해바다와 한강을 연결하는 조운(漕運)항로를 개설하려 했지만 실패했다. 1987년 인천 계양과 부평, 경기 부천, 김포와 연결된 굴포천 유역의 대홍수로 큰 인명피해와 재산피해가 발생하자 홍수 예방을 위해 굴포천 방수로가 시작됐다. 방수로는 홍수때 임시수로 역할 밖에 안돼 대량수송로 확보 등 활용성을 높이기 위해 2009년 착공돼 2011년 개통됐다. 수심 6.3m에 폭이 80m인 경인아라뱃길에는 국제화물선과 관광·유람선이 운항되고 있다. 대한민국 최초의 내륙 뱃길인 경인아라뱃길은 워터프론트와 리버사이드 파크, 전망대, 수변카페 등 수향 8경과 뱃길 양쪽 자전거 도로가 조성돼 한국을 대표하는 관광명소가 되고 있다. 혐오시설 오명 벗고 꽃과 자연이 숨쉬는 드림파크로 서울 난지도쓰레기매립장의 대체지로 1992년부터 수도권 시민들의 매일 쏟아내는 각종 쓰레기를 반입, 처리하는 수도권쓰레기매립장은 인천 서구 백석동과 김포 양촌면 등에 걸쳐 있다. 20,75만㎡로 여의도 면적의 6.7배 규모다. 이 곳에는 수도권 2,300만 명이 하루 배출하는 2만 5,000t의 쓰레기가 매립되고 있다. 2016년 운영이 중단된다. 쓰레기매립장은 악취와 비산먼지 등 때문에 대표적인 혐오시설로 꼽히지만 2016년 운영 중단 예정인 이 곳은 변모를 꾀하고 있다. 쓰레기는 자원으로 활용되고 매립 현장이 구경거리가 되며 환경관광명소로 변신한다. 매립가스를 포집해 전기를 생산해 팔고 있고, 난방용으로 전환해 꽃도 재배하고 있다. 봄에는 야생식물전시회를 열고 가을에는 백만송이 국화축제를 연다. 악취 방지를 위해 매립장 주변에는 해송과 측백나무 700만그루가 심어졌다. 또한 쓰레기 6,400만t에 높이가 40m인 제1매립장에는 36홀의 골프장이 조성됐다. 주변에는 수영장과 승마장, 조정·카누, 클레이사격장도 건설돼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경기장으로 활용된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때 40억 아시아인들의 축제의 장이 될 서구 주경기장. <출처:인천 서구 제공>
40억 아시아인의 축제장이 될 서구 주경기장
2014년 인천아시아경기대회의 개·폐회식이 열릴 주경기장이 서구 연희동에 건설되고 있다. 축구와 육상을 할 수 있는 다목적 경기장으로 건설되는 주경기장은 연면적 11만 3,620㎡에 4,899억 원이 들어간다. 주경기장은 6만 1,000석으로 2014년 7월 완공된다. 부드러운 곡선으로 사람 움직임의 흔적을 담은 ‘승무’ 형태의 주경기장은 인천의 상징인 바다에서 물길과 바람이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것을 표현했다. 주경기장은 태양광, 풍력 하이브리드 가로등과 같은 신재생 에너지를 활용한 친환경 경관조명을 이용한 시설로 건설된다. 주경기장은 아시안게임이 끝난 뒤 3만 석이 철거되고 수영장 등 다목적 생활체육시설이 설치되며 주민편익시설로 변경 활용된다. 경기장 주변에는 명품거리가 조성되고 인천지하철 2호선이 통과할 예정이다.
미래도시로 변화하며 성장하는 명품도시 개발
인천경제자유구역 중 한 곳이 청라국제도시이다. 청라국제도시는 금융과 국제업무기능, 첨단레저시설, 첨단화훼단지를 조성해 외국인과 수도권 시민들이 함께 거주하며 업무를 할 수 있도록 개발되고 있다. 인구 9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청라국제도시에는 날씨가 좋을 때는 북한까지 조망이 가능한 높이 450m의 시티 타워가 건설되고 있다. 72만 6,000㎡의 중앙호수공원과 33만 6,000㎡의 주운로(캐널 웨이·Canal Way)에는 전통공간, 레저공간, 예술문화공간, 생태공간, 타워공간 등 5개 테마별 공간이 조성된다. 서구 가정동 오거리 일대는 국내 최초의 입체복합도시인 루원 시티가 개발되고 있다. 구도심을 헐어내고 77층짜리 쌍둥이 빌딩을 세우는 등 미래도시의 패러다임을 이끄는 최첨단 명품도시로 조성된다. 서구 검단동과 불로동, 마전동 등 1812만㎡에는 검단신도시가 개발되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인천도시공사가 각각 7조 7,000억 원씩 투자해 23만명이 거주할 검단신도시에는 중앙대학교의 캠퍼스와 병원 등이 입주할 계획이다.
출처:(신택리지, 박준철, 경향신문)
2024-09-07 작성자 명사십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