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시 : 2014. 08. 10.(일) 06:00 ~12:30
2. 장소 : 가리왕산 정상 (1,562m, 강원 정선)
3. 가족들과 평창 한화리조트에 놀러온 김에 새벽산행 시작.
4. 시간 및 약도 : 장구목이골 → 가리왕산 정상 → 장구목이골]
5. 산행도

평창 한화리조트에 가족과 놀러갔다가 토요일날 밤 10시 가리왕산 야간산행을 위해 장구목이골에 도착했으나, 쏟아지는 비와 야간산행의 두려움으로 장인어른 차에서 자고 새벽 6시 기상 산행을 시작함.
(장인어른 60순 때 사드린 차인데 지금은 10여년이 훠얼씬 지난 차임.)

장구목이 입구 : 아 비도 개고 시원하니 날씨도 좋네. 다만 다이어트 한다고 해서 배가 좀 고프당.

올라가는 길 : 오늘은 내 페이스에 맞추어 천천히 천천히... 사실 배가 고파서 힘이 없음...

가리왕산에는 멋진 폭포가 많다는 것을 느낀다. 여기로 오르다 등산로로 갈색 새끼 산토끼가 내려오다 나랑 마추쳤다. 왔던 길을 줄행랑... 조금 가다보니 또 쪼르르 내려오다 줄행랑.. 예전 할아버지 말씀이 생각났다. 겨울에 시골서 토끼 몰이 사냥할때는 눈에 찍힌 토끼 발자국을 따라 간다고.. 왜냐면 토깽이는 지가 왔던 길로만 다닌다고...그래서 자꾸 왔다갔다 하는 거 같아 아래 폭포에서 쉬었다 감.

가리왕산은 이끼폭포가 참 많은 것 같다. 여기쯤 오다 새끼 갈색 뱀을 만났다. 오늘은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면서 올라선지 아님 가리왕산이 워낙 청정지역이어서 인지 여러 생물을 만날 것 같다.

먹을 수 있는 건가? (아 배고프다....)

이것도 먹을 수 있을까? (배고파서 속이 쓰리기 시작함...)

또 폭포 이쯤에서 무언가를 만났는데.....

갈색 새끼 개구리....(보호색 때문에 어디있는지 잘 보서야 보임....)
길은 더 가팔라지고... (가리왕산은 오르내림이 없이 줄기차게 오름임... 좋아좋아....)

이거 혹시 먹을 수 있지않을까? 아 삼겹살 냄새가 나는 것 같다... 환청.. 아니 환각이... 그래도 명색이 산을 타는데 쫄쫄 굶는 건 심하지 않나.하는 갈등이 생긴다...

드디어 임도가 나타나고.. 애앵? 여기까지는 워밍업이었음... 이제부터는 더 가팔라짐.....그래서 천천히 천천히 .... 비도 점점 내리기 시작한다... 우의 투입..... (개을러서 1회용 우의만 가져왔는데...흑

앗 표고버섯인가..? 무념의 마음을 갖기위해 혼자 산행하는 건데 머리속엔 온통 먹을 거 생각만 난다.

맛있겠다.....

말발굽버섯 : 아버님이 장기간 동안 다려먹고 있는 버섯 (한의원하는 친구한테 알아보니 약성은 알려진바 없으나, 끊여먹으면 가스비가 더 아까울 것 같다는 버섯.. 별볼일 없다는 뜻....)

드디어 새끼 멧돼지 출연 아니 출현 : 올라가다 멧돼지 새끼 한 마리를 만났다. 아래 길 옆으로 날쌔게 도망갔는데 온통 멧돼지가 땅을 밭으로 만들었다. 순간 들었던 생각 : 잡아 먹으면 맛있겠다..... 다시 생각해 보니, 새끼가 있으니 근처에 어미가 있을 것 같아 두려움이.... 올라오는 내내 기분이 좋다가 갑자기 무서운 생각이 든다. 그래도 내가 자신들하고 비슷하게 생겨서 동족인줄 알고 해코지하지 않을거 같아서 큰소리 내고 돌 던지면서 정상으로 고고씽.... 오르는 내내 여기저기 파헤쳐 놓은 흔적들이......

천년 주목 : 드디어 능선에 섰다... 가리왕산 정상까지는 200백미터..... 멧돼지를 본 후 정신없이 여기까지 올라왔다....

아무도 없고, 카메라 다리도 없어서 돌 위에 카메라 두고 셀카질.....

정상에서 아침식사로 복숭아 하나 : 맛이 덜 들은 복숭아 사왔다고 마누라한테 구박 주었는데 정말 꿀 맛 복숭아네....

샘터가 있길래 가보았더니 폼은 안나는데 물맛은 엄청 시원하고 좋음.. 아까 멧돼지 만난 자리와 가까워서 조우할까 얼른 물통에 물받고 철수함.....

하산길 내내 빗 줄기가 굵어져서 다 졌어버림...내리막길이 미끄러워서 조심조심... (그래도 올라오는 사람들이 많이 보여서 멧돼지에 대한 공포는 사라짐.....)

숙소로 돌아오니 난리가 남. 간 밤 야간산행 한다고 했는데 연락두절이 되었으니, 사실 장구목이골에서 야간산행이 어려워서 차에서 자고 새벽산행한다고 전화했으나 휴대폰이 불통(아.. 팔로우 미.. 선전하드만... 왜 안되는 거야???), 12시간 정도 연락두절... 마눌님한테 한참 혼나고 점심도 못얻어먹고 잠깐 잠이 듬. (첫째 딸이 찍은 사진..... 아 불쌍해라....)

일요일 오늘은 사실 장인어른 생신이라 저녁에 평창한우마을에 간다고 함. 극구 난 사우나나 가겠다고 했으나, 마눌님이 먹지는 말고 고기 굽기만 하라고 해서 했다가 엄청 퍼먹음.... (신기한게 소주는 반병도 못마심.. 맛이 없어서....)
월요일날 흥정계곡서 놀고 퍼먹고...
집에와서 몸무게를 달아보니.....
110.5kg ---> 111.3kg / +0.8kg
아.. 가리왕산에서 그리 강아지 고생 했는데..... 한우고기 한방에 훅가는 구나.... 낼도 휴가인데 아이들을 데리고 오봉산 산행이나 다녀와야 겠다. 애들아 미안하다... 내맘대로 산에가서....
스노우파크는 담에 가자.....엄마는 지난 주 내내 휴가로 KO 패 하고 말았구나...
하지만 아빠 좀 도와주어야지.. 내일은 만난거 사달라지 말고 다 같이 오이하고 토마토 먹자 .. 약속....
첫댓글 아고....힘든 산행하셨내요..^^**
보스님...나의 경험으론 산행후 도토리묵이 쵝오^^**
거기에 막글리 한잔이면 평양감사도 시로요..ㅋㅋㅋ
참고로 도토리묵은 살은 안찌는걸로 알로 있고요 내장지방
청소 쵝고인걸로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 쭈욱 열심히 하셔서
목표 달성하시길....
이거, 휴대폰으로 올린건가요?...휴대폰엔 "시계방향으로 90도 회전"이런기능 없나요?
스토리를 읽어 내려가면서 감동을 먹었었는데....
고픈배를 꾹꾹참으며 정상까지 가셨을 때 까진, 정말 감동적으로 읽었는데....
이게 뭡니까...+800그램!
그나마 다행인건, 800-1500=-800, 아직 -800그램입니다.....그려.
즐거운 가족여행 부럽습니다....수고하셨구요.
즐거운 고생 나들이였군요...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