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기타 연주>
6개의 줄과 열 손가락의 향연
아들이 연습할 때 곁눈질-
방만한 오선지에
마치 숙주나물시루를 달싹 엎어서
잔뿌리가 보송보송한 숙주나물을
사방으로 뿌려 놓은 것 같고
고추잠자리 장군잠자리 가득한 악보
몇 시간씩 독주를 할 때면
그 많은 악보를 다 암기하고
열손가락도 모자라 손바닥, 발바닥
드럼 치듯 장단을 맞추는 연주도-
숲속의 만 가지 풀벌레 소리 같기도-
골짜기 흐르는 잔잔한 물소리 같기도-
때로는 천둥번개와 폭풍이
세차게 몰아치는 것 같기도-
때로는 살며시 스르르 잠들 뻔한
갓난아이 자장가 같기도-
숨을 죽이고 귀를 기울여야
겨우 들을 수 있는 세미한 소리도-
때로는 전쟁 중 폭군의 질주 같고
승리의 함성 같은 선율
온갖 감정과 감성을 연출하는
천상의 소리 같은 향연
음악에 문외한 나도 덩달아
봄바람에 흔들리는 수양버들처럼
흔들흔들, 고개는 예쓰 예쓰-
신들린 모습처럼 심취된 기타리스트
눈은 지그시 감고 목은 마치
아니요, 아니요, 그래요, 맞아요.
때로는 갑자기 스프링 튀는 것 같고
손가락의 움직임은
등을 시원하게 긁어 주는 할머니 손 같고
장난기 많은 누나의 간지럼 피는 손 같고
엄지손가락은 마치 사마귀를
세차게 후벼 파는 것 같고
때로는 손가락을 물고 있는 지네를
사정없이 털어버리는 것 같기도-
엊그제 국제클래식기타페스티벌 참석
아들 덕에 VIP 예약석에서 관람
시작 전, 아들의 신신당부
클래식기타의 특성상 침묵을-
재채기나 코골기는 끝난 후로 부탁
삼복더위에도 에어컨을 끄고
연주가 시작되니 쥐죽은 듯 고요하고
개미들의 발자국 소리만 들릴 정도
멀~리서 매미 소리, 각종 풀벌레 소리가
옅은 안개처럼 잔잔한 배경음악으로-
진행표에 연주시간은 한 시간인데
계속되는 관중의 감동, 감격,
보너스 좋아하는 만석, 입석 관객들
그칠 줄 모르는 앙코르 박수로
무려 두 시간 이십분 동안 연속공연
나도 몰래 덩달아 몸을 흔들기도 하며
손바닥이 부르트도록 기립박수, 앙코르박수
혹 잘수는 있어도 졸수는 없는 감동, 감동.
내내 하나님말씀 연주를 연상-
다양한 주법에 의한 아름다운 소리를 내듯
66권 하나님의 말씀, 다양하고 아름답고
더러는 자장가, 더러는 천둥번개 같은 말씀
경고와 위로와 용서와 평화와 소망의 말씀
어떠한 잡음도 배제하고 원음 그대로
섬세하고 세미한 주님말씀 그대로
영적말씀 연주가가 되기를 다짐, 다짐.
“하나님의 말씀은 살았고 운동력이 있어 좌
우에 날선 어떤 검보다도 예리하여 혼과 영
과 및 관절과 골수를 찔러 쪼개기까지 하며
또 마음의 생각과 뜻을 감찰--“(히 4:12)
회개를 촉구하는 경고의 나팔을 힘차게,
감동, 구원, 소망의 나팔을 정확하게 불자!
클래식기타리스트의 아버지
선교중앙교회 김윤식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