絶句漫興九首 其五, 杜 甫
절구 '흥이 저절로 이네' (5)
腸斷春江欲盡頭 (장단춘강욕진두) -애 끊듯 하던 봄 강의 얼음은 그믐께에 다가서는 달 같기만 했는데,
杖藜徐步立芳洲 (장려서보립방주) -이제는 여장 짚고 느린 걸음 걸어서 예쁜 꽃이 핀 물가에 다가서 있네.
顛狂柳絮隨風舞 (전광류서수풍무) -제멋대로 깔려 있던 버들 솜은 강 바람 따라 춤추듯 쏠려 다니고,
輕薄桃花逐水流 (경박도화축수류) -수없이 흩날리는 복사꽃잎은 물결에 떠밀려 너울너울 흘러만 가네.
<註釋>
欲-1.[명사] 욕망. 私欲 사욕. (清心寡欲; 마음의 근심 걱정을 떨쳐 버리고 욕심을 없애다.)
2.[동사] …을〔를〕 하고자 하다. 원하다. 희망하다. 바라다. 畅所欲言 하고 싶은 말을 마음껏 하다.
3.[동사][문어] …을〔를〕 해야 한다. 胆欲大而心欲细。 대담하고도 세심해야 한다.
4.[부사] 바야흐로 〔곧〕 …하려 하다. 震耳欲聋 귀청이 떨어져 나갈 듯하다.
盡頭=晦(그믐 회)-그믐, 俗稱月盡 又盡頭 又大盡小盡 [훈몽자회], 晦=晦,月尽也。——《说文》 [漢典]
杖藜-명아주대로 만든 지팡이,
(靑藜杖-명아주의 대로 만든 지팡이를 말한다. 중국 후한 때 사용했다는 것이 기록에 전해지며,
한국에서도 통일신라시대부터 장수(長壽)한 노인에게 왕이 직접 청려장을 하사했다고
전해진다. 조선조 세종이 黃喜 정승 80세 때에 하사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柳絮-버들개지, 버들 솜.
薄-(여기에서는) 흔해빠져 천박한. 귀하지 않은.
<參考>
芳洲-여기서는 成都의 완화계(浣花溪)를 두고 말한 것으로 보아진다.
<解說>
이 詩는 杜 詩人이 청두[成都]에 정착하여 시외의 완화계(浣花溪)에다 완화초당(浣花草堂)을 세웠는데,
그 곳에서 지은 시로 보인다.
1句-풀이를 하자면, 겨울철에 꽁꽁 언 강물이 봄이 되어 녹으면, 얼음조각이 강물에 둥둥 떠내려갈 때의
모습을 가지고, 자신이 그 동안 역경에서 지내온 것을 비유한 것이라는 것을 바로 알 수 있다.
즉, 애간장이 탄다는 말은, 얼음조각(杜甫)이 강물(시대의 흐름)에 실려 떠내려가는데, 이름 없는
골짜기(同谷) 급한 물살에서(굶주림) 떠내려가며 시달렸던 일을 말한 것이고, 그믐에 다가서는
달(月) 같다고 한 것은, 그믐 달은 그믐 날이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을 말한 것으로서, 당시 가족들은
굶어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을 회고 한 것으로서, 同谷 땅에 오기 전 奏州에서, 젊은 시절 長安에서 함께
交遊하던 당시 고관들 자제인 친구들에게 구원의 서신을 조카 杜佑를 통하여 보냈는데, 그 회답을
기다리느라고 同谷에서 한 달간을 떠나지도 못하고 고생했으며, 결과는 무참하게 냉대를 받아
절망적이었다는 것이고 (秦州雜詩二十首 (20) 4句와 乾元中寓居同谷縣作歌七首 (7) 5,6句 참조),
秦州雜詩二十首 (20) 7,8句에서 말한 홀로 살길 찾아 떠나온 곳이 이곳 成都라는 것이고,
이제는 정착할 수 있게 됐음을 두고 한 말이라고 보아진다.
<參考>
1句 풀이를 제대로 할 수 있으려면, 詩의 글 '春江'에서 '얼음', '盡頭'에서 '그믐 달'이라는 숨은 말을
생각해 냈을 때에 비로소 풀이 뜻을 제대로 이끌을어낼 수 있다는 것이 이 詩가 갖고 있는 특징이다.
2句-즉, 봄 강의 얼음이 다 녹아 살아지지 않고 급물살에서 벗어나 복사꽃 피는 아름다운 경관에 도착
했다는 것으로서, 成都의 완화계(浣花溪)에 완화초당(浣花草堂)을 짓고 여유 있게 생활(徐步)을 가질
수 있게 되었음을 말한 것이다.
3句-한마디로 同谷七歌는 顛狂(제멋대로 깔려 있는)이었지만, 지금은 초당의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울어나는 詩情으로 신명나게 제대로 作詩하게 됐다는 것이고,
4句-秦州와 同谷에서의 온갖 역경과 고난을 겪던 생각들은 지금의 이 기분에 밀려 한낱 추억으로서 만이
눈앞에서 어른거린다는, 과분한 행복감을 만끽한다는 것이라고 풀이를 할 수 있다.
<備考>
千家詩에서 '漫興'을 풀이를 하여 글을 올리고 보니, 이는 杜甫의 '絶句漫興九首' 중에 (5) 번째 詩라는
것을 알게되었다. 따라서 (1) ~ (9) 수까지 차례대로 풀이를 해 보고자 한다.
또 杜聖의 무엇을 우리가 알아내고 얻을 수 있는지 끝까지 풀이가 끝나봐야 알 수 있는 것이기에 필자도
기대되는 바가 크다. 열심히 풀어 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