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계신 우정사업본부 전 직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결의문 낭독을 맡은 전국우체국노동조합 대외협력국장 겸 진천우체국지부장 김백수입니다.
오늘 전국우체국노동조합의 임원들은 토요일 택배재개를 저지하기 위하여 이 자리에 섰다. 사실 오늘만큼은 우리 최 말단 우정직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여줄 것이라 굳게 믿고 이 자리에 섰음을 알린다. 몇 십년간 우정사업본부 관리자들은 말단 직원들의 아픔을 헤아리지 않고 제 앞길만 챙기기에 급급했다. 허나 오늘만큼은 우리의 얘기에 귀를 기울여 줄 것이라 믿는다. 사람이라면 이젠 들어줘야 한다.
좀 더 자세하게 풀어서 이야기를 해본다.
직원들의 아픔을 헤아리지 않은 것은 무엇인가 하면, 경영평가를 핑계로 직원들에게 각종 실적으로 압박을 해왔다. 매년 초반이면 우체국 예금 및 보험을 강제적으로 들게 하고 매년 두 번 있는 명절 때면 우체국과 연계된 쇼핑상품을 강매하기에 이르렀다. 매번 이렇게 말하면 자신들은 강매한 적이 없다고 발뺌을 할뿐 누구 하나 책임을 지는 사람이 없다. 하다못해 연말이면 연하장을 마구잡이로 인쇄하여 할당해놓고, 못 팔면 회수도 안 될뿐더러 직원들의 호주머니에서 사들인 다음 처치를 못해서 버려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사태가 이지경이면 누가 보더라도 우체국 수지는 상당수가 직원들의 몫으로 채워지고 있고 그것을 빼면 모두 거품인 것을 알 것이다. 허나 우정사업본부의 말단 우체국장은 물론이고 과장과 각 우정청장, 사업국장, 본부장 모두가 꿀 먹은 벙어리다. 우리 직원들은 항상 요구해왔다. 정말로 내실 있는 사업을 위해서라면 직원의 몫이 아닌 외부고객들의 몫이 있어야 한다고. 허나 현실은 어떠한가. 책임이 있다는 사람들은 모두가 임기직이나 마찬가지여서 나 있을 때는 문제 일으키지 않고, 서로 윗사람에게 문제제기 하지 않고, 그저 직원들이 해주는 실적에 숟가락 얹어서 임기의 말이면 좋은 평가 자료로 삼아서 더 높고 좋은 자리로 가야겠다는 욕심이 아닌가?
사업이 힘이 들면 “존경하는 우정가족여러분”, 자리보전의 위기가 닥치면 “우정직여러분”이란 말이냐? 몇 년 전 직종개편시 그리고 그에 편승하여 임시적으로 사탕발림으로 시행한 경력직행정직채용에서 그 사실은 고스란히 드러났다. 직종개편때는 수치스럽지만 그 당시 노조의 안이한 판단에 어부지리로 자리보전의 위기를 이겨냈던 관리직이었다.
하지만 그 이후는 더욱 구역질나는 작태를 보였다. 애초에 300명을 뽑기로 했던 계획을 68명으로 틀어버렸음이 그것이며, 기능직 급수 그대로 행정직 급수로 전환 될 것을 행정직9급으로 틀어버렸음이 그것이다. 그리고 화룡점정으로 앞으로 이런 시험을 결코 없을 예정이니 안심하라는듯한 메일이 그것이다.
자, 이제 현재를 보자. 우리 우체국 집배원들은 오늘도 중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지금 이 곳 세종시에서 근무하는 우체국 집배원들도 인력충원이 안 된 상태로 도시가 개발되면서 수많은 고통을 지낸 바 있다. 전국의 모든 집배원들의 사정이 마찬가지이다. 도시는 도시대로 시골은 시골대로 저마다의 사정으로 힘든 노동을 이겨내고 있는 상황이다. 집배원들의 시간외수당과 휴일수당 축소를 우편수지적자보전의 수단으로 살을 깎는 심정으로 응했으며, 에너지절약으로 우편수지적자를 메워보자는 정책의 일환으로 뜨거운 여름과 차디찬 겨울을 맨 몸으로 이겨냈지만, 그래도 적자의 늪에서 나오질 못했다. 그때 택배사업을 현실화 하자는 이야기가 나온다. 특히 계약택배의 경우 무리한 가격적용으로 유치함에 따라 물류비의 과다 지출을 초래하였으나, 유치에 공을 들인 관리직들은 자기들의 치적을 쌓아서 높고 편한 자리로 이동했다. 오죽하면 소포영업과장이라는 자리는 사무관을 가기위한 자리라는 말이 나왔겠는가? 사태가 이지경이다 보니 결국 택배는 하면 할수록 적자라는 말이 나온다. 그리고 이제 토요일 택배배달을 없애서 집배원들이 주5일 근무를 시행하기에 이른다. 물론 그 시행에 있어서 잡음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드디어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이 중노동에 시달리던 우리의 집배원들도 주말에 가족들과 함께 할 시간이 생긴 것이다.
1년도 지나지 않았다. 이제 우편수지가 적자라고 토요일에도 택배배달을 해야 한다고 한다. 불과 10개월전 우편수지가 적자라고 집배원들의 시간외 수당도 깎아가면서 도와달라고 했던 사람들이 이젠 적자라고 토요일에 다시 배달을 해야 한다고 한다. 그 사람들이, 얼마 전에는 5급이상 직급의 정원을 늘리는 직제개편을 단행한 그 사람들이 “우정가족 여러분 우편사업이 적자라 토요일에도 배달을 해야 합니다.” 라고 한다. 또 어떤 관리자들은 “이거 안하면 우린 다 죽어. 직장이 없어지게 될 거야.” 라고 한다.
참 이상한 논리의 조직이다. 그네들이 자리보전도 우정직에게 달려있고, 그네들이 직장도 우정직에 달려있다면서 정작 우정직들의 처우에는 관심이 없는 것인가? 우정직들의 희생이 없이는 그 자리도 보전하지 못하면서 공영홈쇼핑과 계약을 할 당시 합의도 되지 않은 토요배달이라는 전제조건은 왜 걸었단 말인가!
이제 다 알아버렸다. 우정직들도 이젠 그대로 안하고 싶다. 앞으로는 더욱 격렬하게 안하고 싶다.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해결책은 이 결의문의 앞 절에 나와 있다. 더 이상 우정직들을 밟고 더 큰 곳으로 나아갈 수단이라고 생각하지 말라. 말로만 같이 나아갈 동료라고 하지 말라. 같이 손잡고 나아가려면 저버렸던 정책을 되돌린 다음 같은 입장에 서서 정책을 토론해보길 바란다. 우리 우정직들은 언제든지 토론할 준비가 되어있다.
일반직이라는 우정직인 우리는 이 밖에도 사업적, 인사적, 노동적, 금전적으로 차별받는 것들은 앞으로도 꾸준히 개선을 요구할 것을 알리면서 이번 토요배달재개 정책은 다시 한번 결사적으로 반대함을 알리는 바이다. 투쟁! 투쟁! 결사투쟁!
첫댓글 결사 투쟁
앞장 서주시는 많은 분들 계시기에 가능한 일 입니다^^
역지사지 우리와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보면
우리들의 요구가 결코 무리한게 아니라는
것을 알텐데 안타까우네요~~~
높으신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