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um
  • |
  • 카페
  • |
  • 테이블
  • |
  • 메일
  • |
  • 카페앱 설치
 
카페정보
계성 48
 
 
 
카페 게시글
회원 작품방(글, 연주, 사진) 스크랩 대구 수목원에서
정광국 추천 0 조회 29 16.06.24 14:36 댓글 1
게시글 본문내용

                              대구 수목원에서                                                                                                                                                                                                                                                    교 보 (敎(교)甫(보)) 손 영 복


 대곡동 대구 수목원에 가끔 가 본다. 몇 년 전에 초중학생들에게 숲 해설을 해 준 추억이 남아 있는 곳이고, 또 그곳엔 여러 가지 나무들이 있어 좋다. 나는 종종 만나는 사람들에게 수목원에 가 보라고 말한다. 대구수목원은 대구의 자랑이자 보물이다. 지금까지 말로 또는 글로 많이 알려지고 있지만, 계속해서 말이나 글로 말하고 쓰도, 끝이 없는 곳이 여기 대구 수목원이다. 대구 최고의 자연학습장이자 사람과 자연이 하나 되는 멋진 곳이다.


 대구 수목원이 조성된 연유는 다음과 같다. 이곳은 1986년부터 1990년까지 대구시 쓰레기 매립장이었다. 그것을 6―7m 흙을 돋우어 2002년에 수목원으로 개원을 하게 되었다.

오늘은 대구 수목원에 가는 날이다. 누가 오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고, 가는 날이 정해진 것도 아니다. 그래도 오늘 가기로 하였다. 어느 듯 수목원에 도착했다. 그곳은 차를 주차하기가 참 좋다.


 차에서 내려서 정문 층층대 계단을 오른다. 먼저 도착한 곳이 굴참나무, 신갈나무가 있는 활엽수원이고, 왼쪽으로 돌면 잣나무, 소나무가 있는 침엽수림이다. 다음은 대구광역시 시목(市(시)木(목))인 전나무단지를 지나 습지원에 이른다. 부들, 갈대가 서식하는 곳에 꽃이 물위에 핀 연꽃과 물에 떠 있는 수련이 그 자태를 뽐내고 있다.


이어서 초롱꽃, 원추리가 있는 야생초원과 박하, 감초가 자라고 있는 약초원을 관찰하고 난 후, 쉼터에 앉아 재미있는 나무들의 이름에 대해 그 유래를 알아보았다.


? 홍익인간의 얼이 새겨진 우리민족의 대표적인 나무이면서, 다른 식물들이 자라는 데 도움을 주고 소독도 해 주는 소나무,


? 물에 적혀 태우면 자작자작 소리가 난다고 자작나무,


? 도장 새기는데 쓰이는 회양목,


? 말의 채찍을 만들어 사용했다고 말채나무,


? 잎 가장자리에 호랑이 같이 무서운 가시가 있다고 호랑가시나무,


? 잎, 뿌리, 꽃의 3부분이 모두 희다고 삼백초,


? 가지가 층층을 이룬다하여 층층나무,


? 가지가 3개씩 갈라지는 삼지(三(삼)枝(지))닥나무,


? 새싹이 말의 이빨처럼 힘차게 솟아난다는 마 가 목,


? 씨앗을 스님들의 염주로 사용했다는 모감주나무,


?나뭇가지를 물에 담그면 물 색깔이 파랗게 변한다고 물푸레나무,


?먹으면 남자의 정력을 도와서, 요강을 뒤엎을 정도로 힘이 세다는 복 분 자,


?산삼을 빼닮은 잎이 5개로 나누어지는 오갈피나무,


?꽃은 매화, 열매는 매실, 매실나무가 매화나무,


? 조리를 만드는데 쓰이는 조릿대,


? 5리마다 심었다는 오리나무,


? 참나무 중에서 키는 가장 커면서도 잎은 가장 작다고 졸참나무,


? 약간의 비바람에도 잎이 벌벌 떤다는 사시나무,


? 꽃의 모양이 쌀밥을 닮았다고 이팝나무,


? 나뭇가지를 잘라 냄새를 맡아보면 생강냄새가 난다고 생강나무,


? 꽃향기가 백리까지 퍼져나간다는 백 리 향,


위와 같이 나무의 이름에는 독특한 유래가 있는 것이 많다.


이어서 여러 가지 선인장과 모과나무분재를 둘러보고, 쉼터 의자에 앉아 ‘숲에 관한 글’을 낭독해 본다.


나무들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는 곳을 숲이라 한다. 그러나 숲에는 나무들만 있는 것이 아니고 들꽃, 새, 곤충등과 각종 미생물들이 생태계를 이루어 살고 있다. 우리 인간들은 숲의 품안에 있을 때 아주 행복하다. 나무들은 사람들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해 준다. 무엇하나 보태주지 않아도 무럭무럭 자라나 튼튼한 목재를 주고, 가을에는 열매를 달아 사람과 동물에게 먹이를 준다. 겨울에 추위를 견디기 위해 낙엽을 떨구지만 봄이 되면 수액을 내뿜어 사람과 곤충의 삶을 돋는다. 세상이 아름다운 것은 나무의 베풀 줄 아는 너그러움이 있기 때문이다.


낭독이 끝난 후, 관리사무소를 출발하여 수목원 남쪽으로 뻗어 있는 대로에 들어선다. 그 때 마침 현장 학습을 온 유치원 어린이들이 씩씩하게 줄지어 걸어가면서 ‘나무에 대한 노래’를 부른다.


                           “나무야, 나무야 서서 자는 나무야,


                            나무야, 나무야 다리 아프지,


                           나무야, 나무야 누워서 자거라.”


 어린이들이 서서 자는 나무를 보고, 다리가 얼마나 아플까라고 걱정을 한다. 그러면서 누워서 자면 다리가 아프지도 않고 참 좋겠다고 한다. 어린이들이 나무에 관심을 가지고 있어 퍽 다행스럽다. 어린이는 대한민국의 꿈과 미래다.


 잠시 후 팔을 벌려 나무를 안아 본다. 그리고 나무에 귀를 대고 나무에서 들리는 소리를 들어 본다. 물이 삼투압에 의해 흙에서 뿌리로 또 줄기로 올라가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아침부터 열심히 숲에서 나무에 대한 학습을 하다가 주위를 보니, 벌써 수목원 남쪽 끝자락에 도착했다. 올라 왔던 길을 다시 보니 거대한 숲이다. 한적한 오솔길로 내려오면서 계속해서 나무들을 관찰하였다. 잠시 후 수목원 정문에 도착했다. 오늘 대구수목원에서 가장 좋았던 것은 나무마다 이름과 해설이 적혀 있어, 금방 어떤 나무인지 알 수가 있고, 또 친해질 수 있어 참 좋았다.


 오늘은 여기까지, 다음에 다시 만남을 약속하면서 수목원을 떠난다.

대구의 자랑이자 보배인 대구수목원아! 잘 있고, 영원무궁하여라


 
다음검색
댓글
  • 작성자 16.06.24 14:38

    첫댓글 수필가인 손영복교장의 최근 쓴 글 입니다.

최신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