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근교인 이곳 고촌에 정착한지도 어언 20년이 넘었다.
이렇게 오랜기간 동안 한 곳에 정착한 이유는 세 가지이다.
우선 서울이 가깝다.
김포공항까지 10분, 서울역까지 지하철로 30분, 인천공항까지도 30분 밖에 걸리지 않는다.
두번째로 공기가 좋고 주변에 농지가 많아 텃밭농사를 짓기에 안성맞춤이다.
올해도 스무평의 밭에 상추, 쑥갓, 오이, 감자, 옥수수, 토마토, 고추 등 여러 작물을 심었다.
요즘 상추, 쑥갓은 한창 수확기에 접어 들었다.
오늘은 모처럼 친정 농협 입사동기 친구들이 찾아와 직접 수확하여 인근 맛집을 찾아 대접했다.
모두들 아주 만족하는 모습이다.
친구들 뿐만아니라 주위 친지들에게 아낌없이 나누어 주고 있다.
민요와 장구를 같이 하는 회원들과 골프를 함께하는 농협 퇴직동인들의 모임인 일산포럼 식구들에게도 매번
한봉지 씩 안긴다.
엊그제는 한때 운전기사로 잠시 근무했던 등촌데이케어센터 노인들을 위해 듬뿍 뜯어서 갔다 드렸다.
이렇듯 해마다 농사를 직접 지어 무농약 채소를 밥상에 올리고 이웃과 나누는 재미가 쏠쏠하다.
세번째로 집값이 싸다.
50평의 너른 집이 서울에 비해 너무 싸다. 타워팰리스의 같은 평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가서보니 삭막해서
나같은 사람은 살아라 해도 싫다. 암반 위에 튼튼하게 지은 우리 집이 너무 좋다.
올해 초 집사람과 상의해서 아예 눌러 앉으려고 주택연금까지 가입했다.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그리고 약간의 임대료 수입까지 있으니 우리 부부가 죽을 때까지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는 데 아무 염려가 없다.
이외에도 내가 수십년 째 아침운동을 하는 테니스장이 바로 집 근처 산밑에 위치하고 있어 너무 좋다.
행복발전소가 따로 없다. 테니스장이 발전소이다. 아침마다 자전거를 타고 테니스장에 나가 동호인들과 두세 게임을 하고
단골식당에서 콩나물 해장국과 함께 걸치는 막걸리 한 잔이 하루를 힘차게 한다. 천국이 따로 있나 이게 천국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오늘도 하루가 지나간다.
일찍 일어나 국선도와 더불어 일본어 공부를 하고 테니스장을 향했다.
아침운동 후 텃밭에 들러 작목을 돌보고 문화센터 '민요와 장구'반에 들러 장구를 치며 민요를 신나게 부르고 오후엔 친구들을 초대하여 정성껏 대접했다.
김포의 명소인 장릉을 비롯하여 서울 인천 고양이 한 눈에 보이는 뒷산 당산미에도 오르고 텃밭에 가서 상추, 쑥갓을 뜯어 저녁시식사를 맛있게 같이 했다.
반주로 한 잔 걸쳤더니 기분이 좋다.
말로는 직접 하지 않았지만 자동적으로 고촌을 홍보하게 되었다.
수십억을 호가 한다는 강남이 부럽지 않다.
나는 뭐니뭐니 해도 이래서 고촌이 좋다.
첫댓글 서울 당산동에서 이곳 김포 고촌으로 이사온지 벌써 20년이 넘었습니다.
그 이유를 잠시 곰곰이 생각해 봤습니다.
지난 날, 서울 시내 은행 지점장 시절에 강남 재건축 아파트를 대상으로 대출해 주고 나도 쉽게 구할 수 있었지만 서울의 방화동, 당산동을 거쳐 이곳 고촌에 정착하게 되었습니다.
후회는 없습니다.
지금 사는 고촌이 너무 좋아서입니다.
이제 아예 뿌리를 박았습니다.
늘 감사합니다.
쥬디さん
안녕하세요~ 노후생활을 윤택하게 자리잡고 계시는 교수님은 롤모델 이십니다. 제주 정착 아직 이루지 못했습니다. 탐색전이라 할까 제주민과의 영역을 확대 중입니다
물론 테니스 동호인 알게 되었고 최근 드럼학원 입문해서 새롭게 지인 알게 되었습니다, 다음달이면 1년 오피스텔 생활 마치고 6개월 연장하여 본격적으로 농가주택, 단독주택 알아 보려 합니다. 교수님의 고촌 뿌리처럼 저도 세칸 하우스 공략 해볼까 합니다.
주역장님 오랜만입니다.
벌써 1년이 다 되어 가는군요.
그동안 정이 많이 들었나 봅니다.
제 친구도 제주에서 3년 째 살고 있는데 나올 기미가 안보입니다.
드럼을 배운다니 환영합니다.
악기 하나는 다루어야 노후가 더 풍요롭습니다.
건강이 제일 중요합니다.
잘 챙겨서 뜻하는 바를 다 이루고 오기 바랍니다.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