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국립중앙박물관 100주년 기념강연회에 갔었다.
'주류성'이란 책을 쓰신 동국대 사학과 이기동교수님이 나오셨다.
강의도중 무령왕릉발굴시 이틀만에 졸속으로 끝냈다고 한국사학계는 두고두고 애통해합니다.
도굴수준의 발굴이었다 하신다.
이때가 노무현대통령시기다. 그 바로 전 중앙청 철거할때를 보자 무령왕릉 발굴시보다 한 술 더 뜬다. 사
학계가 들고일어난다 '해체하라'고 후손들은 무얼보고 그 시대를 느끼며 배울 수 있을까.
미움보다 더한 건 무관심이라고 했던가
조선의 대표적건축물이 경복궁이고 조선양반계층의 대표적거리가 지금 광화문앞 육조거리라면 서민들의
대표적거리는 종로1가부터 종로4가까지 있는 600년 된 피맛골인데 이골목 때려부수는데도 한국사학계는 조용하다.
이걸 부수는 시장님의 출신학교박물관에'미즈노교수와 종로피맛골이야기'글을 올렸더니 바로 지워버린다.
시네마천국이란 명화가 있다. 맨마지막장면에서 마을어른들의 오랜추억이 담긴 극장이 철거된다. 자신들
의 추억이 철거되는 모습을 보며 마을어르신들은 애석해하고 동네아이들은 철거되거나말거나 뛰어다니
며 놀기바쁘다.
보자! 이걸 문화재나 사적으로 지정할 수 있을까 그럼 그 뛰놀던 아이들의 추억이 담긴 대표적인 무엇 또
그 다음세대의 추억이 담긴 대표적인 무엇 하다보면 끝이 없다.
3.1운동때 민족대표 33인은 일경이 무서워 단성사 건너편 명월관이란 술집에서 독립선언서를 휴지에 써서 낭독한다.
교과서에서 배운다 우리민족이 하나되어... 웃기는 소리 그때 왕조를 다시 세우자는 '복벽운동'이 빠져있
어 가장 큰 세력이었던 유림이 참여를 거부했는데도 하나 되었다고 한다.
오죽했으면 정권찬탈을 당할까봐 이승만대통령은 영친왕의 귀국을 거부했겠는가 그곳엔 피카디리극장이
들어섰고 길 건너엔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조선시대 대중문화인들이 우리힘으로 세운 최초의 건물인 단성사가 있다.
피카디리극장 서울극장 동암극장 미아극장 육림극장 동네마다 극장있다. 이걸 다 시네마천국처럼 보
존하자면 어불성설이지만 그래도 나라를 대표하는 대중문화의 산증거인 단성사를 부수는건 백제문화의
상징인 금동용봉향로나 고려문화의 상징인 금속활자를 부수는거와 다를바 없다.
유럽인들이 새것을 몰라서 옛것을 보존하고 사랑하는가
아무리 역사와 전통이 있어도 이를 자각하고 계승하려는 의식이 없다면 무슨 의미가 있는가
조선을 상징하는 건축물은 경복궁이다 만약 어떤 지도자가 이곳을 헌다고 했을때 국민들은 들고 일어날 것이고
가장 앞에 선 사람들은 유림들일 것이다.
신라를 상징하는 건축물은 불국사일 것이다. 만일 어떤 지도자가 불국사를 헌다는 발표를 한다면 국민들은 들고
일어날 것이며 가장 앞에 선 사람들은 스님들일 것이다.
한국 현대대중문화를 상징하는 건축물은 덕수궁 석조전과 비슷한 시대에 만든 단성사일 것이다.
전직 서울시장이 이것을 헐었다. 단성사가 헐릴때 국민들은 이불 차고 일어나 일터로 갔고 가장 앞에 서야할
연예인들은 TV에 나와 수다만 떤다.
딴따라라는 피해의식에서 벗어나려는 바탕위에 돈이라는 문양을 넣은 장막이 단성사와 연예계 사이를 장막으로
가로막고 있었기에 단성사가 헐릴때 연예계에 종사하는 그 어떤 사람도 관심을 안가졌던 것이다.
단성사를 부술때 가수는 더 노래 잘 부르려고 노력했고 평론가는 글 더 잘 쓰려고 노력했고 영화인은 영
화더 잘 만들려고 개그맨은 더 잘 웃기려고 연기자는 연기 더 잘하려고 스탭은 드라마나 영화작가는 연극
인은 사회부 문화부,연예부기자는 아무도 관심없다. 자기마을의 당산나무격인 단성사를 부수는데도...
한국시골마을엔 마을을 상징하는 수령500~700년된 당산나무가 있다. 어느 벌목업자가 마을사람들이 지
켜보는 앞에서 백주대낮에 거기 과수원을 만든다고 나무를 자르고 있는데 마을사람들이 아무 감정없이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다면 골이 비었다고 해야할까 착하다고 해야할까.
중앙청이 헐리기1년전 한국사강의시간에 강사님께서 중앙청 견학하고 입장권 붙여서 리포트써 내라고해 등떠밀려 보고왔다.
인천에는 개항기때 건물들이 즐비하다고한다.
이걸 박물관처럼 꾸며서 한사람당 500원정도만 받고 견학코스로 개방한다면 유럽에선 엥겔스생가에서 결혼식도 한다는데
조촐하게 결혼하는 장소나 연예인들회의장소 연극인들 모임 초중고학생들 무료영화관람장소등 다체로운 행사를 갖는다면
자연스럽게 유지도되고 조상의 정신을 계승할 수도 있을텐데 찾아보면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는 이야기다 무조건 부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지않을까.
70년대 '워터게이트사건'이 있었고 청문회때 범인이 증인석에 나와 한마디한다. "여기 도청되지 않죠?"
온 좌중에 폭소가 터져나온다. 이걸보고 동양의 한 학자는 문화적 충격에 빠졌다고 한다.
유머를 중시한 로마문화가 그 뿌리다.
왕조문화가 발달한 동양을 보자 엄숙하다. 정권의 마음에 안들면 가수나 연기자 활동할 수가 없다.
그곳이 그들의 밥줄인데 또 하나는 '잘 살아보세' 너무 가난하게 살다 겨우겨우 살만하니 그 맛에 취해 모
든 사람들이 좋은 차 좋은 집에만 관심 있지 문화재는 관광지 정도만 잘 보존하면 그뿐이라 생각한다.
노태우대통령시절 전교조가 이슈가 되었고 난리가 났었다. 외국어대에 강연을 간 정원식총리가 봉변을
당하고 어떤 이는 차 위로 뛰어올라 격분한다. 이러면 안된다.
누가 잘했고 누가 잘못했고를 떠나 격분한 그 모습. 왜 문화재파괴될 때 어느 누구도 격분한 그 모습을 하
지 않는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