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일찍 山 너머로 고개를 감추는 겨울은 가장 원초적으로 돌아가는 계절
이다.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희망보다는 안타까움이 남는 것도 사실인
이때, 그래도 새로 시작하는 정유년에는 희망으로 시작하시길 소망합
니다.
해마다 새해 첫째 토요일에는 ‘아마바둑 사랑회 신년회’가 열린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53284475874B25204)
추위가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는 토요일(2017. 1.7)에도 아바사 신년회
는 어김없이 열렸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566514B5874B6930B)
(좌측부터) 김종화 치과원장, 정민효 부천바둑협회 전무이사, 필자,
홍맑은샘 사범, 박휘재 사범, 윤명철 부천바둑협회 회장.
윤명철 부천 바둑협회 회장과 부천 바둑협회 정민효 전무이사 그리고
필자는, 부천바둑협회 정기총회를 마치자마자 달려오느라 저녁 8시가
조금 넘어 아마바둑사랑회 회관에 도착했는데, 전국에서 찾아온 바둑
인들이 벌써 술 한 잔에 거나해진 분위기로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4150D4E5874B30421)
클럽 A7에서 알뜰히 준비한 음식과 전국 각지에서 보내준 특별 음식
까지 더해진 채로.
그저 흥에 겨워 새해 덕담을 나누며 막걸리와 소주, 맥주를 취향대로
입에 털어 넣으면 그만이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222EF4D5874B7C12F)
인천 미추홀 전국바둑대회를 올해로 20년이나 후원한 김종화 원장님이
초창기 미추홀 배 우승한 하성봉 사범과 홍맑은샘 사범과 오랜만에 조우했다.
올해는,
다음 날(2017. 1월8일. 일) 10시에 ‘아바사회관’에서 벌어질「한-일 바둑
인 교류전」차 내한한 일본인 선수단들과 합쳐져 그렇지 않아도 좁아터
진 회관에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일본에서 활동하고 있는 홍맑은샘 프로사범이 통역을 겸해서 일본 선수단
단장으로 왔다.
거기에 맞서는 한국 선수단도 만만치 않은 멤버로 짜여 있어 더없는 ‘한-일
교류전’이 되고도 남을 터였다.
한국 선수 명단
단장-임동균
부단장-송난희
1.청 산 -서예가이며 괴산바둑협회 전무이사 5단
2.최계성-바둑학원원장이며 내셔널리그선수역임 6단
3.조민수-한국시니어랭킹1위 전국대회수십회우승 내셔널리그전남소속 아바사8단
4.심우섭-바둑해설가이며 전국대회다수우승 내셔널리그 푸른돌소속 아바사7.5단
5.한공민-바둑학원원장이며 제주초등연맹회장 아바사6단
6.백규환-회사대표이며 서귀포칠십리바둑행사후원자 아바사6단
7.황원순-회사대표이며 의정부바둑협회부회장 아바사7단
8.김종민-바둑선생님이며 전국대회다수입상 아바사7단
9.박성균-세계아마한국대표역임 전국대회다수우승 내셔널리그 경북감독 아바사7.5단
10.김희중-전프로기사이며 타이틀홀더역임 아바사9단
11.김동섭-전국대회다수우승 아바사7.5단
12.유경남-어린이명조련사이며 바둑대사전집필가 전국대회 다수입상 아바사7.5단
13.양세모-회계사이며 일어능통 6.5단
14.김정우-전국대회다수우승 내셔널리그충북소속 7단
15.조병철-전국대회다수입상 내셔널리그푸른돌소속 6단
16.하성봉-세계아마대회우승 아바사8단
17.윤광선-한국기원근무 전국대회다수입상 6단
18.장수연-푸른돌기우회원 3단
19.박문자-바둑강사,공인중개사 3단
20.권시창-성가단지휘자
21.송난희-푸른돌기우회원 3단
22.김미옥-바둑학원원장 4단
23.기명도-전남바둑협회전무이사 6단
24.임종일-전,한국아마추어바둑협회사무국장이며 현, 바둑강사 6단
25.김명한-아바사명예회장이며 금산복골농원대표4단
26.한점수-회사대표 3단
27.김영만-전,음악교사이며 현,바둑강사 3단
28.김향희-대학바둑연맹부회장 4단(부산)
29.하영훈-한큐닷컴 5.5단
30.임동균-바둑텔레비젼해설자이며 아마7단
31.최영호-병원장이며 의정부바둑협회장
32.김상우-사업가(제주) 아바사7단
33.양덕주-내셔널리그원봉팀감독 아마7단
34.안병학-차기 대학연맹회장(인천)
35.강순찬-강순찬바둑교실원장(제주)아바사7단
한가득 차려진 음식을 끝낸 한쪽에서는, 송홍석 아마7단과 홍맑은샘
사범이랑 함께 건너온 일본 선수단 중의 한명과의 즉흥 대국이 벌어지
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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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이 너무 두고 싶어 동행했다는 그 선수는, 홍사범의 통역으로 복기
까지 마친 후에도, 육용지 사범과 김종민 사범까지 연거푸 대국을 하는
걸로 보아 영락없는 애기가임이 분명했다.
홍맑은샘 사범은 일본에서 ‘바둑도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많은 제자를
입단시키고 있다.
배출한 제자 가운데는 일본 바둑계 정상에서 활약하고 있는 프로기사도
여럿인데, 그의 조련 능력이 얼마나 탁월한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것
이리라.
초등학교 고학년 때였을까.
홍맑은샘 학생이 부산에서 열린 어린이 초청대회 ‘이붕배’에서 우승하고
난 직후니까, 20년도 훨씬 지난 일이다.
당시 영등포역에서 여의도 방향으로 100m 정도 올라가면 ‘영 기원’에,
지금은 작고한 전영선 프로 사범님과 양덕주 아마7단이 지도하고 있었다.
전영선 사범님이 어린 이창호 학생(당시)을 지도하다 조훈현 사범님의
내제자로 보내놓고 난 후라, 명성이 자자해 지도를 받으려는 학생들이
여러 명 찾아오던 시절이었다.
필자도 가끔 ‘영기원’을 들르곤 했는데 어느 날인가, 김혜순 여류국수와
홍맑은샘 학생이 바둑을 두러 와 있었다.
전영선 사범님의 권유로 김혜순 여류국수와 홍맑은샘 학생과의 바둑을
두 판씩 두어 1승1패를 했다.
맑은샘 학생(당시)은 첫 점부터 외목으로 두었는데, 패기 있게 두는 자세
에다 기세가 등등하여, 기재가 출중해 보였던 것으로 내 기억 속에 남아
있다.
매년 ‘아바사 신년회’를 주최하고 있는 바둑 디자이너 홍시범 A7 클럽
대표의 아들이기도 한 홍 사범님이, 한국과 일본의 바둑계에 가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음에, 바둑인의 한 사람으로서 무한한 자긍심을 느낀다.
맛난 음식을 연실 만드느라 분주한 주방 옆에는, 이번 ‘한-일 바둑인 교류
전’에 참가하는 괴산 바둑협회 전무이사이면서 서예가인 청산 선생의 작품이,
이 시대 앞장 선 바둑인들에게 귀감이 되는 글로 바둑인들의 가슴을 후벼 파고
있는 중이었다.
우리 어릴 적 펌프질로 물 길어
먹을 때
마중물
이라고 있었다.
한 바가지 먼저 윗구멍에 붓고
부지런히 뿜어 대면 그 물이
땅속 깊이 마중 나가 큰 물을
데불고 왔다.
마중물을 넣고 얼마간 뿜다 보면
낭창하게 손에 느껴지는
물의 무게가 오졌다
누군가 먼저
슬픔의 마중물이 되어준 사랑이
우리들 곁에 있다.
누군가 먼저
슬픔의 무저갱으로 제 몸을 던져
모두를 구원한 사람이 있다
그가 먼저
굵은 눈물을 하염없이 흘렸기에
그가 먼저 감당할 수 없는 현실을 꿋꿋이
견뎠기에.
![](https://t1.daumcdn.net/cfile/cafe/25208A485874B60728)
저 마중물 부어 끌어 올린 물로 세수도 하고 등멱(목물)했던 필자의
어린 날도 있었으니,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그 펌프에 대해서라면
감회도 남다를 밖에.
제 한 몸 던져
마중물이 되어준
아마바둑 사랑회 A7 클럽
식구들에게 그저 감사할 뿐.
첫댓글 선생님 고맙습니다
늘 수고가 많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