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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수면 상승으로 폐허가 된 태평양의 작은 섬나라 키리바시의 한 농가.(사진=CNS) |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윤재선 앵커
○ 출연 : 김해리 / 기후변화청년모임 빅웨이브 활동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터뷰 전문]
기후변화와 관련한 쟁점과 이슈, 국내외 환경 뉴스를 청년의 눈으로 바라보고 생각해보는 <기후정의를 말한다>
기후변화청년모임 ‘빅웨이브’의 김해리 활동가와 함께 합니다.
▷ 김해리 활동가님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 코로나19와 폭염 속에 치러진 도쿄 올림픽이 지난 8일 막을 내렸는데요. 올림픽도 기후변화의 영향을 피할 순 없었죠?
▶ 네, 맞습니다. 일본의 무더위 여파로 마라톤은 경기 시간이 앞당겨져 이른 아침에 시작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라톤 경기 도중 불볕더위로 인해 탈진하는 선수가 속출하기도 했습니다. 도쿄보다 평균 기온이 5~6도 정도 낮은 삿포로에서 마라톤이 개최되었는데도 21년만의 폭염으로 인한 더위를 피하기는 어려웠던 거죠. 뿐만 아니라 여자 골프 경기를 마친 선수들은 여태까지 경험해 본 경기들 중 가장 더운 경기였다고 토로했습니다.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한 역도 선수가 펼친 퍼포먼스가 재조명되고 있다고요?
▶ 2016년에 열린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역도 경기장에서 키리바시의 역도 선수 데이비드 카토아타우는 경기를 마치고 춤을 추며 경기장을 퇴장했는데요, 성적은 메달권 밖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독특한 세리머니로 사람들의 시선을 집중시켰습니다. 이런 퍼포먼스를 보인 이유에 대해 이 선수는 지구온난화로 사라져가는 키리바시의 안타까운 현실을 전 세계에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키리바시는 작은 섬나라로 평균 해발고도는 2m정도이기 때문에 지구온난화로 인해 해수면이 높아져 국토가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어 나라가 가라앉을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 올림픽을 통해 전 세계인에게 기후위기의 안타까운 현실을 알리고 싶어했던 거군요. 그런 상황임에도 지구 온난화의 주요 원인인 탄소배출량은 계속해서 늘고 있는 건가요?
▶ 악순환이라고 할 수 밖에 없는데요, 이상고온 현상이 지속되면서 지난달 전 세계 탄소배출량이 정점을 찍었습니다. 지난달의 폭염과 가뭄으로 북미, 유럽, 시베리아, 아프리카 일대에 산불이 발생하면서 3억 4300만 톤에 달하는 탄소가 방출되었는데 이는 2003년 기록이 시작된 이후 역대 최악의 수치로 기존에 탄소배출량이 가장 높게 기록되었던 2014년 7월보다도 20%정도 증가했다고 해요.
▷ 이번 여름에 얼마나 많은 산불이 발생했습니까?
▶ 캐나다 서부와 미국은 비정상적으로 덥고 건조한 기후 때문에 산불이 연이어 발생하기도 했고, 시베리아에서는 대형 산불로 인해 사하공화국 침엽수림이 피해를 입기도 했습니다. 이런 여파로 인해 북미지역과 시베리아에서 절반 이상의 탄소가 배출된 것으로 집계되기도 했어요. 유럽산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유럽 대륙은 평년보다 8배나 많은 규모의 산림이 불탔다고 해요. EU 재난위험관리국은 유럽 대륙에서 발생하는 대형 화재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으며 산불 영향을 받는 지역은 더 이상 지중해 국가에 국한되지 않고 유럽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합니다. 점점 기후변화로 인한 재해가 넓어지고 있는 것이죠.
▷ 이러한 기후위기를 잘 보여주듯 얼마 전에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IPCC가 6차 평가 보고서를 승인했다고 하는데, IPCC와 이 보고서에 대해 알아볼꺼요?
▶ 네, 먼저 IPCC는 기후 변화와 관련된 전 지구적 위험을 평가하고 국제적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세계기상기구와 유엔환경계획이 공동으로 설립한 유엔 산하 국제 협의체입니다. 각국의 전문가들이 모여 기후변화와 관련한 기존의 연구를 검토하고 평가하는 등의 시간을 거쳐 IPCC는 7년 정도의 기간마다 평가보고서를 작성하는데요, 이후 195개국의 정부 대표자와 관계자로 구성된 총회에서 승인을 받으면 각국의 기후변화 관련 정책 수립이나 국제사회 합의의 과학적 근거가 됩니다. 지난 9일 IPCC는 과학적 연구 평가 작업을 바탕으로 한 6차 보고서를 승인했는데요, 이 보고서는 기후변화의 현재를 과학적이고 객관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에 기후변화협약 등을 논의할 때에 자주 언급되기도 합니다.
▷ 이번 보고서에서 주목할 만한 내용, 어떤 것들이 있나요?
▶ 먼저 기후위기가 발생한 주요 원인이 인류의 온실가스 배출이라는 점을 명시했는데요. 5차보고서에서 지구온난화가 진행 중이라고 제시한 것에 이어 이번 6차 보고서에서는 이러한 지구온난화의 원인이 인간이라며 명백한 증거를 제시했습니다.
▷ 인간의 활동이 기후변화를 일으킨다는 것인데 명백한 증거들은 무엇인가요?
▶ 네, 보고서에 따르면 전례 없는 온실가스 농도 증가와 이산화탄소 누적 배출량을 지적했는데요. 2019년 기준으로 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 세 기체 모두 지난 5차보고서에 명시되었던 농도보다 대기 중 농도가 증가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특히 이산화탄소 농도는 적어도 지난 200만년 동안 관측된 적이 없는 전례 없는 수치로 그 심각성이 두드러진다고 할 수 있어요. 이번 보고서에서 최근 10년간 지구에서 관측된 온도 상승폭이 온실가스 농도 증가로 인한 온도 상승 정도와 일치한다고 했는데요, 이를 통해 인간의 활동이 온난화에 기여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또한 산업화 이전 시기 대비 2010년부터 2019년까지의 온도 관측치를 비교하면 온실가스 배출과 기타 인간 행위 영향을 종합한 인간 기여도 그래프와 매우 유사한 형태를 나타냅니다.
▷ 인간의 활동이 앞으로의 기후변화에 있어 매우 중요할 수밖에 없는데, 기후변화 속도는 어떻습니까? 현재까지의 노력이 효과가 있었나요?
▶ 아쉽게도 기후변화 속도는 더 빨라진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산업화 이전보다 2011∼2020년에 지구 지표면 온도는 1.09도 상승했다고 합니다. 이전 보고서에서는 산업화 이전 대비 2003∼2012년 지구 평균 온도가 0.78도 올랐다고 했는데 이후에 온도 변화가 0.3도 가량 있었다고 해요. 해수면의 경우 1901년과 비교해 2018년 기준으로 0.2m가량 상승했고 해수면 상승 속도는 1901∼1971년 연간 1.3㎜에서 2006∼2018년 연간 3.7㎜로 빨라졌습니다. 앞으로 더욱 많은 노력을 기울여 기후위기에 대응해야할 것 같네요.
▷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IPCC가 1.5도 보고서를 통해 내놓은 지구온난화 전망은 어떤가요?
▶ 네, 이번 세기 말까지 지구 온도는 인간의 노력에 따라 1.0~5.7도 상승하고, 평균 해수면은 0.28~1.02m정도 올라갈 것으로 내다봤는데요. 이는 5차 보고서에서 제시한 최대 4.8도 온도 상승, 해수면 최대 0.82m 상승보다 한층 악화된 결과를 보여줍니다. 뿐만 아니라 1.5도 지구온난화 도달 시기를 2018년 연구에서는 2030~2052년으로 전망했는데 이번 보고서에는 2040년이 되기 전 1.5도 온난화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새롭게 포함되었습니다.
▷ 지구온난화에서 1.5도를 중요하게 다루는데 지구의 평균 기온이 1.5도 상승할 경우 어떤 일들이 일어나게 되는 건지 다시금 상기할 필요가 있겠어요?
▶ 앞서 리우 올림픽에 출전한 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 키리바시의 한 선수가 지구 온난화의 안타까운 현실을 알리기 위해 퍼포먼스를 했다고 말씀드렸는데요. IPCC는 이번 6차 보고서에서 지구 온난화로 기온이 섭씨 1.5도 이상 상승하게 될 경우 태평양 섬 국가들은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100년 안에 나라 전체가 물에 잠기게 될 것이라 예상했습니다. 실제로 평균 해발 고도가 2m인 키리바시는 온난화로 해수면이 해마다 2cm까지 상승합니다. 50년 안에 나라 전체가 사라질 처지입니다.
이번 보고서는 지구의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만 올라도 50년에 한 번 발생할 정도의 극한 고온 빈도가 8.6배 커지고, 곳곳에서 폭염과 폭우, 가뭄 등 어디로 튈지 모르는 복합 이상기후가 속출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다시 한 번 상기했으면 하는 건 온난화의 원인은 바로 인간이고, 기후 재앙을 막기 위해서는 탄소 중립 실현을 향한 전 세계의 책임 있는 행동과 실천이 지금 당장 필요하다는 겁니다. 그런 행동과 실천을 바탕으로 다음 보고서에는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나길 기대해봅니다.
▷ <기후정의를 말한다>, 기후변화청년모임 ‘빅웨이브’의 김해리 활동가과 말씀 나눴습니다. 고맙습니다.
▶ 네, 감사합니다.
cpbc 김원철 기자(wckim@cpbc.co.kr) | 입력 : 2021-08-1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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