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 당나귀 가족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실로 오랜만에 후기로 찾아뵙는 시라소니 인사 올립니다.
지난 16일엔 목도리님과 라이더들의 성지라는 속초를 다녀왔습니다.
흔히들 속초에 껌사러 간다고 하죠? 개뿔입니다. 작년에 한번 다녀오고 올해
두번짼데 역시나 200km가 넘는 거리는 부담됩니다. 하지만 걱정 마세요. 차분하게
준비를 잘 하면 힘들지만 누구나 갈 수 있는 곳이 바로 속초라는 사실!!
동수행님이 속초행을 준비하시는지 후기를 참고한다고 채팅창 까지 띠워 닥달하시길래
준비중이신 분들도 참고할 수 있게 써내려 가겠습니다.
제 스탈은 지극히 주관적인 시점에서 서술되므로 약간의 과격한 표현들은 자체필터링
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프롤로그
속초.. 라이더들의 성지라고 불리는 그곳. 해발 700m가 넘는 미시령을 넘어야만 접근할 수 있는
그곳은 잔차를 타는 사람이라면 한번은 꼭 가봐야 하는 곳. 그래서 성지라 불리는가 보다.
우리가 흔히가는 미리내성지 그런 곳이 아니란 말이다. ㅋㅋ
겨우내 로라로.. 날이 풀리면서 본격적으로 이리저리 다니신 목도리님이 속초 함 가자고 제안하신다.
부산, 해남을 다녀온 내게 속초? 훗, 속초는 껌사러 가는곳 아닌가? 속으로 가소로운 깔때기를 드리댔다.
결과적으로 그 깔때기는 빠개졌지만.. -0-
5월초에 가기로 약속까지 다 잡았건만.. 회사일로 빠개지고 결국 16일로 결정되었다.
그때 야무진 뚱땡이님도 가기로 했는데.. 일단 용서를 구한다.
약속시간은 당일 03시 금곡교 앞에서 보기로 했다. 로드로 아무리 빨리 가도 12시간 예상하고
가는게 속편하다. 이시간에 출발하면 적어도 두끼는 먹어야 하기에..
준비물(장거리 준비중이라면 받아적을 것)
1.정비가 잘 된 자전거. -변속 및 브레이크 케이블, 브레이크 슈, 타이어 마모상태 보고 의심이
되면 바로 교체할 것. 펑크나서 멘붕되는 것 보다 낫다.
2.공구 - 멀티툴, co2가스, 인플레이터, 타야주걱, 튜브(두개가 적당)
3.활동식 - 에너지젤, 양갱, 초코바, 에너지바 암튼 칼로리 높은거 추천. 가격은 좀 나가도 겔타입의
에너지젤이 먹기도 편하고 흡수도 빨라 효과가 좋은.
4.기타 - 썬크림(수시로 쳐발쳐발 해야 역팬더를 면함. 완전 중요), 밤에 쓸 라이트, 겁나밝은 후미등,
GPS(본인은 잔차 지피에스계의 甲이라는 가민엣지800 ㅡㅡv), 경로 지도, 분기점 메모,
휴대용 스피커, 폰 배터리 등등.. 또 뭐있지?
암튼 요정도 준비하면 될 듯.
모 챙길것도 없는데 하나둘 씩 챙기다 보면 이건 꼭 가져가야지 하는게 생긴다. 이놈의 아줌마근성은
한살을 더 먹으니 더 심해지네, 젠장.
2.경로
이동경로 : 오산-죽전이마트서 광주로 향하는 43번 국도 - 회안대로에서 45번 갈아탐 - 퇴촌(88번도로) - 양평 - 6번국도 - 44번국도(홍천~인제) - 한계령삼거리서 46번 국도 - 미시령 옛길(죽음) - 속초고속버스터미널 (라이딩종료)
이동경로는 작년과 동일.
3. 라이딩 본편.
03시에 목도리님을 만나 칼출발. 인원이 적으면 딜레이가 없어 이건 좋네.
죽전가서 이마트 사거리에서 우측으로 꺾어야 했는데 밤눈이 어두워 지나침. ;;;
애가 아니므로 경로를 다시 찾아 43번을 탄다. 역시 엣지가 갑이야.ㅋㅋ
출발한지 약 3시간이 지나서 06시쯤 양평에서 해장국을 한그릇 먹고 6번국도를 탄다.
▶ 여기가 홍천을 지났을 때 쯤.. 아마 지겨운 44번 국도를 타고 있을때임. 양평까지만 오면
어쨌든 6번부터 44번까진 갓길이 좋아 라이딩에 불편함은 없다.
▶인제로 접어들면 청정조각공원이 있는데 참 민망한 조각상들이 반긴다.
아줌마 들은 이거 엄청 좋아한다. ㅋㅋ (실제로 봤음. -0-)
▶보기만 해도 부끄럽다.
▶한 150km 지점에서 부터였는지 목도리님 페이스 저하. 아마도 무릎에 통증이..
파스나 맨소래담 이런걸 챙겼어야 했는데.. 아직은 번짱할 내공이 부족한듯 하다.
테이핑만 해도 통증은 덜하니 참고 바람.
▶한계삼거리 휴게소에 오니수학여행 온 중학생들이 많다.
어디서 왔냐 물어보니 영등포서 왔단다. 요즘은 쌤들 몰래 술 안먹냐고 물어보니
자기네들은 착한학생이래서 안먹는단다. 괜히 물어봤다가 질 안좋은 삼촌이 됐다. 젠장.
44번을 타고 한계삼거리에서 좌회전~ 46번으로 갈아타면 저~ 앞에 터널이 있는데 잔타는 터널을
못지나니 얼마 못가서 좌측에 군부대가 있다. (건널목 있음) 그 길로 쭉 올라가면 경치 죽이는
곳이 나온다. 말로 설명이 안되네..
▶바로 이런길. 차도 없다.
▶1년만에 다시 왔지만 정말 이쁘다.
▶한계 삼거리까지가 대략 180km 정도 되는데 이제부턴 멘탈로 간다.
▶13시 쯤 되서 미시령옛길 오르기 전 황태구이 정식을 먹고 가기로 한다.
몸과 마음이 지친 목도리님.. 식사가 끝나자 마자 드러 누우신다.
나도 드러누워 한 오분쯤 잠들었나? 다른 손님 들어온다고 일어나라는 이모가 야속하다.ㅋㅋ
▶고놈 참 맛나게 보이네.
▶계속 46번을 타고 가다보면 만해선생님을 뵐 수 있다.
선생님.. 올해도 찾아 뵙네요. 여기서 옛길까지 대략 4키로 정도 될껄? ㅋㅋ
▶옛길 입구에 오니 나도 만신창이다. 허벅지가 엄청 땡기네. 이래서 원샷 하려나 몰라.
정상까진 3.5km 정도. 랩타임을 보니 여길 평속 8키로로 올라갔네. 그말은 즉슨 26분이나 걸렸다.
헐.. 하지만 풀 이너로 놓고 살살 올라가는게 포인트다. 동네서 항상가는 코씨정도 밖에 안되지만
우린 205km나 타고 왔다고..
목도리님께 원샷 비법(?)을 전수했더니 원샷하셨다. 강사로서 뿌듯한 순간이다. ㅋㅋ
▶미시령. 이거 보려고 이 개고생을 하다니..
▶인증이다.
▶여긴 정상이 800이 넘는다고 되어있는데
▶대체 뭐가 맞는건지 알려주삼.
▶속초서 부터 거꾸로 와도 되긴한데 3.5km를 오르면 8km 정도 되는 다운힐이 기다리고 있기에
역으로는 안타는거다. 경치 죽이네. 내려가면서 몇번씩 서서 멋진 모습을 퐁카에 담았다.
▶헤어핀이 심해 아웃-인-아웃을 하는데 브레이크레버를 당기고 있는건 뭐람..
원래 이 라인은 브레이킹을 안하고 그리는 라인 아닌가? ㅋㅋ
▶미시령 다운을 마치고 속초에 입성.
터미널로 가는 도중 어떤 라이더를 만났다. 딱 보기에도 고수.
에스웍프렘+스탠다드 크랭크+듀라Di2 +무한댄싱. 올해 환갑이시고 대관령 대회 그랜드마스터부
준비하신다는 그분.. 사실 터미널이야 찾아가면 되는데 모른다고 하니 선뜻 동행해 주신다.
도착후 음료라도 한잔 대접하고 싶었는데 유유히 사라지신다. 정말 멋진분이다.
사진을 못찍어서 진짜 아쉽다.
▶한 세시반 쯤 도착한듯. 막차는 17:25. 오늘 라이딩의 마물은 물회로 하기로 하고
터미널 기사님께 물어 찾아간 횟집. 터미널서 약 5분거리. 자세한 위치는 네이버 검색하삼.
속초 찾아갈 정도면 다 찾아갈 수 있다. 바보가 아닌이상.
▶뭐 이것저것 많이 들어있다. 맛은 그럭저럭 이었는데 아무래도 황태구이 정식을 먹고
허기질 타이밍이 안되서 그런가 보다. ㅋㅋ
오늘의 성공적인 라이딩에 대한 축배를 들고 막 밀어 넣는다. 그리고 버스에서 장렬하게 전사!!
▶수원터미널에서 서현아빠님의 후송으로 무사히 집으로 갔다. 점프는 역시 이래야 제맛!
암튼 안전사고 잔차사고 펑크 및 트러블 없이 무사히 다녀올 수 있음에 감사한다.
동행해 주신 목도리님 참으로 수고 많으셨습니다.
4.에필로그
속초는 누구나 갈 수 있다. 준비만 좀 하면 된다. 가장 중요한건 자기 페이스.
자기페이스를 알 수 있는건 자주 타고 거리를 늘려보는 수 밖에 없다. 그래야 쉴 타이밍,
배고픈 타이밍을 알수있고 문제 발생시 즉각 조치가 가능하니까. 암튼 이번엔 제때 수분과
양분을 공급해서 패고파서 퍼지는 일은 없었다. 신이시여.. 감사합니다.
이번엔 심박수를 보면서 탔는데 확실히 장거리에선 심박계가 요긴하게 쓰인다.
그러니 가민엣지로 오라! 아님 폴라나 순토라도.. ㅋㅋ
경로나 기타 데이터는 여기 링크를 참조하면 된다.
http://connect.garmin.com/activity/178766035
근데 가장 중요한 목표달성을 못했다. 껌을 안사왔네.. -0-
속초후기 끝!
첫댓글 굿! 역쒸ㅋ 쵝오! 저질체력
도 도전해볼만한적당한 한적한코스 추천좀ㅋㅋ
저질체력이 도전해볼만한 한적한 코스가 속초예요.
햐~ 멋지시네욤 ㅎ
전국일주에 비하면 멀었죠. ^^;
기가막히네요!!전ㅗ언제쯤 가보려나 올마타구....
올마타구 24시간이면 가겠다. 거기다 타이어만 1.5로 갈아끼고 가. ㅋㅋ
결국 다녀오셨네요^^ 후기에 제 멘트넣주셔 감사ㅎ
맘에 걸려서.. ㅎㅎ 담에 도전하시죠.
우와 몇시간 걸리셧어요 ?? ㅎㅎ
정독해보삼. 몇시에 도착했는지. ㅋㅋ
껌사러 다시 안가나??? ㅋㅋ....역시 닥달한 보람이..^^
오산껌이 단물 더 나오는 듯. ㅋㅋ 참고하시고 잘 다녀오소서..
고생많이 하셨습니다. 이번에도 껌을 안사오셨군요.. 내년에는 꼭 기약을 !!~~~ 역시 소니군의 후기는 영혼이 담겨 있어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크나큰 즐거움을 선사하십니다... 후기 감상은 나도 가 보고 싶다로 끝나죠...
거기서 끝나니 아무데도 못가는거예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