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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의 교회법 (1) 천주교와 기독교의 차이점이 무엇인가요?
어느 분이 저에게 천주교와 기독교의 차이점이 무엇인지 물어온 적이 있습니다. 순간 제 머리가 좀 복잡해졌습니다. 왜냐하면 질문 자체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질문은 비유를 들자면 ‘물고기와 고등어의 차이가 무엇인가요?’ 하고 묻거나 ‘조계종과 불교의 차이점이 무엇인가요?’ 하고 질문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가끔 일반 사람들은 물론 언론매체에서도 한국의 3대 종교를 지칭할 때 천주교, 기독교, 불교로 구분하여 말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분명히 잘못된 표현입니다.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고백하는 신앙을 지닌 종교를 그리스도교라고 합니다. 이 그리스도교의 한자표현이 기독교(基督敎)입니다. 곧 기독교라는 표현은 특정 종파를 지칭하는 말이 아니라 그리스도교 전체를 지칭하는 말입니다. 따라서 그리스도교(기독교) 안에 천주교(天主敎, Catholic), 정교회(正敎會, Orthodox), 개신교(改新敎, Protestant) 등이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천주교와 기독교의 차이점이 무엇인가요?’ 하고 묻는 것이 아니라 ‘천주교와 개신교의 차이점이 무엇인가요?’ 하고 묻는 것이 올바른 표현입니다.
또 어떤 분들은 개신교와 성공회의 차이를 묻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질문도 위의 질문과 마찬가지로 사실 잘못된 질문입니다. 성공회는 개신교와 다른 그리스도교(기독교)의 종파가 아니라 개신교 내의 한 종파로 간주되기 때문입니다.
생활 속의 교회법 (2) 가톨릭 미사는 어느 곳에서나 모두 같은 방식으로 거행하나요?
보통 가톨릭 미사전례는 국가와 민족과 언어를 불문하고 모두 같은 양식으로 거행된다고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 엄밀하게 말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하나이고 거룩하고 보편되며 사도로부터 이어오는 가톨릭교회는 로마가톨릭교회와 동방가톨릭교회로 구분됩니다. 로마가톨릭교회는 로마교구청(교황청)으로부터 인준된 양식에 따라 전례를 거행하기 때문에 비록 지역별 혹은 교구별로 작은 차이는 있을지 모르지만 미사를 포함한 모든 전례가 일정한 방식으로 거행됩니다. 그런데 가톨릭교회 안에는 로마가톨릭교회만 있는 것이 아니라 동방가톨릭교회도 있습니다.
1054년 교회의 동서 분열 시기에 로마 교종(교황)의 수위권으로부터 명시적으로 떨어져 나가지 않은 개별 동방교회들도 소수 있었고, 종교개혁으로 로마가톨릭교회가 나뉘던 16세기에 오히려 로마가톨릭교회와 새롭게 일치를 이루는 동방교회들이 생겨납니다. 그리고 이후에도 구준히 개별 동방교회들 중에서 고유한 전례 전통을 이어가면서도 교종의 수위권을 인정하면서 로마가톨릭교회와 일치를 이룬 교회들이 있었습니다. 이들을 ‘동방가톨릭교회’ 혹은 ‘가톨릭동방전례교회’라고 부릅니다. 2010년 현재 23개의 개별교회들이 214개의 관할 지역과 255명의 주교를 두고 있으며 약 18,700,000여 명의 신자들이 서로 다른 8개의 전례전통 속에서 하나인 가톨릭교회의 일원으로서 신앙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이슬람 문화권에 위치한 동방가톨릭교회들은 많은 박해로 인한 어려움 속에서도 그리스도교 전통을 꾸준히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동방가톨릭교회들은 교종의 수위권을 인정하면서도 로마가톨릭교회들과는 다른 자치권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리고 동방가톨릭교회들은 로마가톨릭교회와 전례를 비롯하여 다양한 분야에서 서로 다른 전통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이들을 위한 동방교회법전(CCEO)이 따로 있습니다. 그래서 현행 라틴교회법전(CIC) 제1조는 ‘이 교회법전의 조문들은 라틴 교회에만 적용된다.’고 명시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로마 가톨릭교회 안에서는 어느 곳에서나 같은 방식으로 미사가 거행된다고 말할 수 있지만 가톨릭교회 안에는 오랜 전통을 지닌 매우 다양한 전례가 동방가톨릭교회 안에서 거행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가끔 성 베드로 성전에서 교종께서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전례복을 입은 주교님들과 함께 있는 모습을 볼 때 신자분들은 “저분들은 동방정교회 주교님들인가요?” 하고 묻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특별히 교회일치를 위한 만남의 순간이 아닌 경우에, 교종께서 조금 ‘이상한 옷’을 입으신 분들과 함께 계시다면 그분들은 우리와 하나인 동방가톨릭교회의 주교님들입니다. 특별히 박해 속에 있는 동방가톨릭교회의 형제들을 위해서 기도했으면 합니다.
생활 속의 교회법 (3) 교황(敎皇)? 교종(敎宗)?
강우일 베드로 주교님께서 신자들에겐 익숙한 ‘교황’이라는 이름 대신 ‘교종’이라는 호칭을 쓰고 계십니다. 몇몇 신자 분들은 이제까지 써오던 것을 왜 바꾸는지에 대해서 의아해 하시는 것 같습니다. 사실 주교님 덕분에 ‘교황’과 ‘교종’이라는 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 같습니다.
‘교회의 황제’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교황’이라는 호칭은 우리에겐 익숙한 말이지만 정작 로마에서는 전혀 쓰지 않는 매우 낯선 호칭입니다. 교회법적으로 우리가 ‘교황’이라 일컫는 분을 지칭하는 말은 다음과 같습니다.
로마의 대주교(Il Romano Pontefice)
베드로의 후계자(Il Successore di Pietro)
주교단의 으뜸(Il capo del collegio Episcopale)
그리스도의 대리자(Il Vicario di Cristo)
거룩한 아버지(Il Sancto Padre)
보편교회의 목자(Il Pastore della Chesa universale)
하느님의 종들의 종(servus servorum Dei)
더구나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베드로의 후계자를 부를 때 쓰는 말은 존칭으로 ‘거룩한 분’(la Sua Sanctita), 그리고 일반적으로 아주 친근한 호칭인 ‘아빠’(Papa)입니다. 사실 그 어디에도 ‘황제’라는 의미를 찾아볼 수 없습니다. 제가 로마에서 교회법 수업 중에, 한국에서는 로마의 대주교를 교회의 황제라고 부른다고 교수님께 말씀드렸더니 갑자기 매우 화를 내시면서 절대로 안 된다고 하시면서, 황제(Imperator)라는 말은 언제나 베드로의 후계자와 대립했던 개념이라면서 분노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사실 황제라는 말은 매우 권위적이고 때론 무섭기까지 한 호칭입니다. 그래서 주교님께서 ‘교황’이라는 말을 쓰지 않고 ‘교종’이라고 말씀하실 때 내심 매우 기뻤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종(宗)이란 말에도 군주, 우두머리라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고 불교의 한 종파인 교종(敎宗)과 같은 한자라서 고민되는 부분이 있지만 그래도 일반적으로 황제와 같은 권위적인 느낌을 주지 않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우리가 ‘프란치스코 교황’이라고 말할 때 가난과 겸손의 상징인 ‘프란치스코’라는 말과 ‘황제’라는 말이 함께 쓰이는 것 자체도 매우 어색한 느낌을 줍니다. 현재의 프란치스코 교종께서 실천하시는 삶의 모범도 왠지 ‘황제’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교황이라는 호칭과 전혀 어울리지 않습니다.
예전부터 교회는 그리스도께서는 교회의 안 보이는 으뜸(Caput Ecclesiae invisibile)이시고 베드로의 후계자는 교회의 보이는 으뜸(Caput Ecclesiae visibile)이라고 말해왔습니다. 그래서 황제라는 말보다는 교회의 으뜸이라는 뜻의 교종(敎宗)이라는 말이 더욱 적합한 표현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복음의 기쁨 27항에서도 교종 프란치스코께서는 “교회의 관습과 해동 양식, 시간과 일정 언어와 모든 교회구조가 자기 보전보다는 오늘날 세계의 복음화를 위한 적절한 경로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라고 하시며 교회의 삶이 더욱 복음 선포에 적합하게 쇄신되기를 바라고 계십니다. 여러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만 앞으로 더욱 복음적 가치에 적합하도록 쇄신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생활 속의 교회법 (5) 성당, 교회, 절
비신자분들이나 신자분들이 서로 간에 “성당 · 교회 · 절 가운데 어디에 다니세요?” 하고 묻거나, 또는 예전에는 “교회를 믿었는데 지금은 성당을 믿는다.”고 말하는 경우를 듣게 됩니다. 그리고 흔히 천주교, 개신교, 불교를 대신하는 말로 ‘성당, 교회, 절’을 사용하여 서로 다른 종파와 종교를 구분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구분하여 말하는 것은 조금 문제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교회’라는 말은 단순히 개신교에만 국한되는 말이 아니라 천주교를 포함한 모든 그리스도교 신자들의 공동체를 지칭하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교회(Ecclesia)’는 볼 수 없는 그리스도를 보여주는 표징이며 도구로서 ‘그리스도의 성사(聖事)’이고(교회헌장 1), 인류를 구원하시기 위하여 하느님께서 자유롭고 심오한 계획으로 모든 이들을 구원으로 초대하시기 위한 하느님 아버지의 ‘보편적인 구원 계획’(교회헌장 2)입니다. 교회는 우리 이성의 한계로 가늠할 수 없는 하나의 ‘신비(Mysterium)’이고 그리스도를 통해 새롭게 맺어진 새로운 계약에 의한 ‘하느님의 백성(Populo Dei)’입니다. 그리고 교회는 성령 안에서 하느님 백성이 이루는 ‘친교(Communio)’이고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새로운 현존 양식인 ‘그리스도의 신비체(Corpus Mysticus)’를 뜻합니다.
따라서 이 교회의 개념 안에는 가톨릭교회뿐만 아니라(교회헌장 14), 비 가톨릭 그리스도인[타교파 신자들)(교회헌장 15)들이 모두 포함됩니다. 그리고 심지어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비 그리스도인들[비신자들]도 하느님 백성인 교회 안에 포함될 수 있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교회헌장 16).
이 신비로운 교회는 세상에서 하나의 사회로 구성되고 조직되어 베드로의 후계자 및 그의 친교 안에 있는 주교들에 의해 통치되는 가톨릭교회 안에 존재합니다(교회법 201조 2항). 따라서 교회라는 개념은 가톨릭교회를 그 안에 하나의 부분으로 포함하는 매우 광범위한 개념입니다.
그런데 가톨릭교회의 친교 안에 ‘온전히’ 있음에 대한 세 가지 기준은 ① ‘신앙선서(Professio fidei)’, ② ‘성사들(Sacramenta)’ 그리고 ③ ‘교회 통치의 유대(Ecclesiasticum regimen)’입니다(교회법 205조). 따라서 정교회는 우리에게는 낯설지만 ‘신앙선서’에서 가톨릭교회와 거의 같고, ‘성사들’을 가톨릭교회와 동일하게 인정하며, 단지 베드로의 후계자인 교종과의 유대에서만 벗어나 있기 때문에 가톨릭교회와 매우 가까운 종파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개신교는 우리에게 친숙하지만 ‘신앙선서’가 많이 다르고, ‘성사’를 인정하지 않으며 ‘교회 통치의 유대’에서도 떨어져 나갔기 때문에 실제로 가톨릭교회와의 온전한 친교의 차원에서는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그리스도교(기독교) 종파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단순히 건물이나 집을 뜻하는 말이 아닌 ‘교회’라는 단어를 천주교의 ‘성당’이라는 용어와 대비시키는 것은 적절치 못합니다. 그래서 적어도 가톨릭 신자들만이라도 ‘천주교, 개신교, 불교’를 구분하기 위해 ‘성당, 교회, 절’이라 말하지 말고, 굳이 장소나 건물의 의미로 구분하려 한다면, ‘성당, 예배당, 절’로 구분하는 것이 더 적절한 표현입니다.
생활 속의 교회법 (6) 우리 본당 승합차에 무어라 써넣어야 할까?
본당에서 새로 산 승합차에 이름을 새겨야 할 때, 그리고 본당 입구에 간판을 세워야 할 때, ‘○○천주교회’로 해야 할지, ‘○○성당’으로 해야 할지, 아니면 ‘천주교 ○○성당’이라고 새겨 넣어야 할지 고민이 될 때가 있습니다. 더구나 공소의 승합차나 간판에 ‘천주교 ○○공소’라고 써넣어야 하는 것인지 고민이 될 때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흔히 사용하고 있는 ‘천주교회’, ‘성당’, ‘본당’, ‘공소’의 법적인 의미에 대해 살펴보았으면 합니다.
‘천주교회(天主敎會)’는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는 ‘사람들의 공동체’를 뜻합니다(교회법 204조). 반면 ‘성당(聖堂)’은 하느님 경배를 위하여 지정된 ‘거룩한 건물’을 뜻합니다(교회법 제1214조). 그런데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본당’이라는 말은 ‘본당 사목구’와 ‘본당’으로 구분하여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본당 사목구’(Paroecia)는 그 사목이 교구장 주교의 권위 아래 고유한 목자로서 본당 사목구 주임에게 맡겨진 개별 교회 내의 고정적으로 설정된 일정한 ‘그리스도교 신자들의 공동’를 뜻합니다(교회법 제515조). 그런데 본당 사목구가 아니라 단순히 ‘본당(本堂)’이라고만 하면 본당 사목구의 중심이 되는 ‘특정한 성당 건물’을 뜻하는 말이 됩니다(한국 천주교 사목 지침서 158조 4항). ‘공소(公所)’는 보편교회법에 규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단지 한국천주교사목지침서에서 본당 사목구 내의 한 구역으로 ‘사제가 상주하지 아니하고 순회하며 사목하는 지역’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158조 3항). 그런데 천주교 용어 자료집에는 본당 신부가 상주하지 않고 순회하는 ‘일정한 신자들의 공동체’라고 정의하면서 때로 ‘신자들의 모임 장소’를 뜻하기도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사람들의 공동체를 뜻하는 천주교회와 거룩한 건물을 뜻하는 성당과 사목 행정 구역의 의미와 함께 본당 사목구 주임이 머무는 성당을 동시에 뜻하는 본당으로 간단하게 그 의미를 구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공소라는 말은 ‘공동체’, ‘사목행정구역’, ‘장소’라는 뜻을 구분하지 않고 공소라는 말에 이 세 의미를 모두 담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언어라는 것은 그 말을 사용하는 이들의 공통의 감각도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통상적 의미를 굳이 교회법적인 구분에만 한정하려는 것도 올바른 태도는 아닐 것 같습니다. 그래서 새로 산 승합차에 어떤 이름을 새겨 넣을 것인지는 여전히 혼란스럽지만 그래도 본당이나 공소 모두 ‘○○ 천주교회’라 적는 것이 가장 무난해 보입니다. 일정한 사람들의 공동체를 가지지 않는 특별한 기념 성당이라면 ‘○○성당’이라 하는 것이 좋을 것 같고요.
그리고 일상생활에서 ‘우리 성당(건물)은 참 활기가 있어!’ 혹은 ‘우리 성당(건물)이 꾸준히 발전해 왔어’ 하고 말하는 것보다 ‘우리 천주교회(공동체)는 참 활기가 넘쳐!’ 혹은 ‘우리 본당(공동체 의미로)은 꾸준히 발전해 왔어’ 하고 말하는 것이 더 적합해 보입니다. 그리고 ‘우리 교회(공동체)는 크고 아름답게 꾸며져 있어!’ 하고 말하는 것보다 ‘우리 성당(건물)은 크고 아름답게 꾸며져 있어!’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적합해 보입니다. 또한 ‘본당’이라는 말은 교회의 통치권이 행사되는 구역과 그 중심 성당 건물을 동시에 뜻하기 때문에 ‘우리 성당 주임 신부님이 새로 오신대’ 하고 표현하는 것보다는 ‘우리 본당 주임 신부님이 새로 오신대’ 하고 표현하는 것이 조금은 더 적절해 보입니다.
생활 속의 교회법 (4) 교황청, 사도좌, 성좌, 바티칸 시국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대부분의 신자들은 ‘교황청’, ‘사도좌’, ‘성좌’, ‘바티칸’이라는 말을 혼용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말들은 공식적으로도 서로 같은 의미로 쓰이기도 하지만 엄밀한 의미에서는 조금씩 다른 개별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는 말들입니다.
교황청(敎皇廳, Curia Romana)은 로마의 대주교이신 교종께서 로마 교구만이 아닌, 전 세계에 뿌리를 내린 보편 교회의 선익을 위해 ‘교종의 이름과 권위로 봉사의 임무를 수행하는 기관들’을 뜻합니다. 교황청은 사무국, 심의회들, 법원들, 평의회들을 비롯한 여러 기타 기관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사도좌(使徒座, Sedes Apostolica)는 초기에는 사도들이 설립한 교회와 그 설립자인 사도의 권위를 가리켰습니다. 7세기 이후에 와서 사도들의 으뜸인 베드로의 권위를 계승하는 로마 교회의 권위, 즉 교종만을 뜻하게 되었고, 이후 보편교회 안에서 ‘로마 교회를 지칭하는 고유 명칭’이 되었습니다.
성좌(聖座, Sancta Sedes)라는 말은 사도좌라는 말과 같은 의미로서 사도들에 의하여 창설된 모든 교회의 주교좌를 뜻하는 말로 쓰이다가, 5세기 이후에는 로마, 알렉산드리아, 안티오키아, 예루살렘, 콘스탄티노플의 5개 총주교좌만을 성좌로 부르게 됩니다. 그리고 13세기 이후부터는 ‘로마교회 교종의 권위를 뜻하는 말’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현재 ‘성좌(Holy See)’라는 말은 국제 사회에서 외교적으로 교황과 교황청 그리고 바티칸 시국을 가리키는 공식 명칭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바티칸 시국(Civitas Vaticana)은 로마 시대 바티칸 지역(Ager Vaticanus)에 남아 있는 ‘가톨릭교회의 독립된 도시 국가’를 지칭하는 말입니다. 성 베드로 대성전과 교황궁을 비롯한 기타 유서 깊은 건물들이 들어서 있는 바티칸 시국은 국제사회에서 독립된 국가의 지위를 누리고 있으며 교황청과 별도로 바티칸 시국 정부가 조직되어 있습니다.
이렇듯 일반적으로는 같은 의미로 사용되고 있지만 엄밀한 의미에서는 서로 다른 뜻을 품고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성지순례를 다녀오고서 “로마 교황청에도 들렀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는데, 실제로 교황청 사무실을 방문하지 않고, 단지 베드로 대성전이나 바티칸 박물관을 다녀온 경우에는 “바티칸 시국을 방문하고 왔다”고 말하는 것이 더 올바른 표현입니다.
그리고 “바티칸에서 혹은 교황청에서 결정을 내렸다”는 표현보다는 “사도좌에서 혹은 성좌에서 결정을 내렸다”고 표현하는 것이, 그리고 “사도좌에서 혹은 성좌에서 업무를 처리했다”고 표현하기보다는 “교황청에서 업무를 처리했다”고 표현하는 것이 조금은 더 적합한 표현입니다.
강우일 베드로 주교님께서 교황이라는 호칭 대신 교종이라는 호칭을 선호하시면서 교회의 통치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일깨우고 계시기 때문에 ‘교황청’이라는 호칭에 대해서도 당연히 새롭게 접근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조금 더 본래의 뜻에 적합하고 복음적인 이름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해 봅니다.
생활 속의 교회법 (7) 성당(Ecclesia)과 경당(Oratorium)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일반적으로 건물의 크기가 크면 ‘성당’, 건물의 크기가 작으면 ‘경당’이라고 부르는데, 사실은 성당과 경당의 구분은 건물의 크기와는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교회법 1214조는 ‘성당’은 하느님 경배를 위하여 지정된 거룩한 건물로서 신자들은 하느님 경배를 특히 공적으로 행하기 위하여 이 집에 출입할 권리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반면 교회법 1223조는 ‘경당’은 어떤 공동체나 또는 그곳에 모이는 신자들의 집단의 편익을 위하여 직권자의 허가로 지정된 하느님 경배의 장소를 뜻하며, 다른 신자들도 관한 장상의 동의 아래 그곳에 출입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교회법적으로 ‘성당’과 ‘경당’은 건물의 크기가 아니라 신자들이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는지 그렇지 못한지의 여부에 따라 구분됩니다. 아무리 작은 건물이라도 신자들이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도록 허락된 곳이면 ‘성당’이고 아무리 큰 건물이라도 수도회나 특정한 신자들 외에 다른 이들의 출입이 자유롭지 않은 곳은 ‘경당’입니다. 곧 학교나 병원의 부속 성당이나 특수 공동체(수도회)를 위해 설립된 경배 장소를 ‘경당’이라고 합니다.
성당에서 거룩한 예식을 거행할 때에는 신자들이 성당에 자유롭고 무료로 입장할 수 있어야 합니다(교회법 1221조). 따라서 주교좌 중앙 성당에서 보통 때에는 신자라 할지라도 주차장에서 주차요금을 받지만, 미사에 참석하는 신자들에 대해서는 주차요금을 받지 않습니다.
또한 일반적인 성당은 건축이 끝나면 축복되는 것은 의무이고, 봉헌은 권고 사항입니다. 그러나 주교좌 성당과 본당 사목구 성당은 축복뿐만 아니라 봉헌도 의무입니다. 축복(Bendictionem)은 건물을 하느님 경배 행위에 배타적으로 사용하기 위하여 거룩하게 성별하는 것을 의미하고, 봉헌(Dedicationem)은 건물을 ‘성삼위’, ‘그리스도의 생애’나, ‘성령’, ‘성 마리아의 칭호’나, ‘성인들’의 명의(Titulum)로 지정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특별히 복자의 명의로 성당을 봉헌하기 위해서는 성좌의 윤허가 필요합니다. 주교좌 중앙 성당은 이미 최초의 성전이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원죄 없으신 잉태’의 명의를 가지고 봉헌되었으며, 새 성당을 짓고 축복한 것입니다. 교구의 대부분의 본당들은 축복과 동시에 봉헌을 통해 명의를 가지고 있습니다. 노형본당은 ‘삼위일체’, 광양본당은 ‘착한목자’, 신제주본당은 ‘성령강림’, 모슬포본당은 ‘파티마의 성모’, 서문본당은 ‘성 요셉’의 명의로 봉헌되었습니다. 각 본당의 명의는 천주교 제주교구 홈페이지 본당안내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김기량본당은 아직 건물이 완공되지 않았기 때문에 특정한 명의로 봉헌되지는 못한 상태입니다. 한번 고유한 명의로 성당이 봉헌된 이후에 지정된 명의는 성좌만이 변경할 수 있습니다.
성당과 경당은 그 대부분이 파손되거나 또는 관할 직권자의 교령으로나 사실상으로 영구적으로 속된 용도로 격하되면 봉헌이나 축복을 상실하게 됩니다(교회법 1212조).
그리고 한 명이나 여러 명의 신자들의 편익을 위하여 교구 직권자의 허가로 지정된 하느님 경배의 장소인 ‘사설 예배실(Sacellum Priavtum)’을 둘 수 있습니다. 교회법적으로는 ‘사설 예배실’로 분류되는 이러한 장소를 통상적으로 ‘소성당’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경당과 사설 예배실은 봉헌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경당과 사설 예배실에 대한 축복은 의무 조항은 아니고 권고 조항입니다. 경당은 성체를 모시는 것이 의무입니다. 그러나 사설 예배실에 성체를 모실 수도 있지만 성체를 모실 의무는 없습니다.
그런데, 한국천주교주교회의에서는 1995년 ‘성당’과 ‘경당’과 ‘소성당’을 모두 ‘성당’이라고 하되, 성당과 법적 구분이 필요할 때만 경당이라고 부르기로 하였습니다. 따라서 통상적으로 ‘경당’이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고 ‘성당’이라고 부르면 되겠습니다.
생활 속의 교회법 (8) 감목 대리구, 직할 서리구, 지목구, 대리구, 교구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한국교회와 각 교구 역사를 살피다보면, 아주 복잡하고 어려운 말들이 나옵니다. 바로 감목 대리구, 직할 서리구, 지목구, 대리구, 교구라는 말들이 나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이 말들의 정확한 의미에 대해 교회법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처음 교구로 독립되어 가는 과정에서 ‘감목 대리구’(Vicariatus Foranei)가 설정되기도 합니다. 감목 대리구는 사목을 공동 활동으로 증진시키기 위하여, 인근의 여러 본당 사목구(Paroecias)들을 결합시켜 지구장(Vicarius episcopalis)에게 감독을 맡긴 것을 말합니다(교회법 374조). 제주교구로 말하자면 현재 제주교구의 각 지구에 해당합니다.
‘직할 서리구’(Adminitratio apostolica)는 특수하고 매우 중대한 이유 때문에 교종에 의해 아직 교구로 설립되지 아니하고 교구장 서리에게 사목이 위탁된 하느님 백성의 한 부분을 지칭합니다.
‘지목구’(Praefectura Apostolica)와 ‘대목구’(Vicariatus Apostolicus)는 특수한 사정으로 아직 교구로 설정되지 아니하고 대목구장이나 지목구장에게 사목이 위탁된 하느님 백성의 한 부분을 지칭합니다. 대목구장은 교황청에서 임명하며 교황을 대리하여 정식 교구의 주교와 같은 권한을 대목구에 행사합니다. 지목구는, 포교지의 교구 또는 준교구의 하나로서 대목구보다는 규모가 작은 것을 지칭합니다. 지목구의 교세가 발전하면 대목구가 되며, 그 교세가 더 늘어나면 정식교구로 승격됩니다. 그런데 교회법적으로 감목 대리구는 제외되지만, ‘대목구’와 ‘지목구’ 그리고 ‘고정적으로 설립된 직할 서리구’도 비록 정식으로 교계제도가 설정되진 않았지만 교구에 준하는 독립된 개별교회로서의 위치를 지닙니다(교회법 369).
교구(Dioecesis)는 주교에게 사제단의 협력을 받아 사목하도록 위탁된 하느님 백성의 한 부분으로 개별 교회를 구성하여 그리스도의 교회가 참으로 내재하며 활동하는 하느님 백성의 한 부분입니다.
한국천주교 주교회의가 정리한 한국천주교 역사를 보면 1831년 9월 9일 천주교 ‘조선대목구’가 설정된 것을 ‘조선교구가 설정된 것’으로 보고 있으며, 당시 조선 대목구장이었던 브뤼기에르(1792-1835) 주교를 ‘초대 조선교구장’으로 칭하고 있습니다.
광주대교구의 역사를 보면, 1937년 4월 13일 대구대목구로부터 ‘광주지목구’가 설정되었고, 이후 광주대목구를 거쳐 1962년 3월 10일에 광주대교구가 되었는데, 교구 설정일은 1937년 4월 ‘광주지목구’ 설정일로 보고 있으며, 초대 지목구장이었던 임 맥폴린 몬시뇰을 초대 교구장으로 칭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4대 지목구장과 대목구장을 거쳐 광주대교구장이 되셨던 현 하롤드 대주교를 광주대교구의 제5대 교구장으로 칭합니다. 또한 1971년 9월 8일 현 하롤드 대주교가 초대 제주교구 교구장으로 자리를 이동하였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교회법적으로는 지목구와 대목구 그리고 교구가 명확하게 구별되지만 실제적인 교회 역사 안에서 이미 지목구와 대목구가 교회법적으로 독립된 개별교회로서 교구로 간주되고 있기 때문에, 역사적으로 교구 설정일은 지목구나 대목구로 설정된 날짜를 기준으로 잡고 있으며, 또한 초대 교구장 역시 초대 지목구장이나 대목구장으로 설정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제주교구에서도 2015년 9월 30일에 있었던 제105차 사제평의회에서 교구장 주교님께서 ‘지목구’의 설정은 이미 독립된 교구의 설정이기 때문에 1971년 9월 8일이 교구 설립일이고 현 하롤드 대주교님이 초대 교구장이라고 정리해 주셨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