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전우성, 정우성이 아니다.
내 나이 꽃다운 17세가 아니고, 학업에 찌들어 병 들어가는 십대의 표본, 즉 난 인간표본이야~~. 헉, 왜 갑자기 '울트라맨이야'가 들려오지, 아! 내가 찬 워크맨에서 나오는 거였군... 큭큭, 선생님들에게 mx스퀘어라고 속이고 있는 바, 이걸 뺄 수는 없지.. 지금 내가 가는 곳은? 당근히 나의 단골이자 유일하게 다니는 오락실인 '대빵 오락실' 이다. 주인아저씨의 아름다운 시선이 느껴지겠지? 그 특유의 말과 함께 '이 x 또 왔어.' 라는 정겨운 멘트...
'끼익' 문이 열리고
"이x 또 왔어..."
아! 졍겨운 멘트.. 난 역시 정겹게 무시하고 내가 하고 싶은 게임이나 찾아야지... 스파? 아냐아냐 이건 이미 30연승이나 거둬 봤어.. 킹오브도 마찬가지.. 철권 태그..? 큭, 재미없어... 그러던 내 눈앞에 보이던 것은 디디알? 펌프, 드럼매니아? 큭큭, 그런 건 이미 흥미를 잃은 지 오래, 이 잘생기고 똑똑한 오빠(?)가 본 것은 '파이날 메카닉' 이라고 써 있는 캡슐모양의 오락기였다. 안에 들어가서 하는 것 같은데... 아무도 안 서있길래.... 안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약간 어두웠다. 약간의 불빛이 비쳐서 동전투입구만 보였다. 흠, 좌석이 있길래. 탁 앉았다. 엑스자모양의 안전벨트를 매고, 어! 이거 왜 이래.. 동전을 넣자마자 갑자기 너무 환해져서 앞이 보이지 안잖아!
음, 음... 이제 겨우 앞이 보이는 군, 어, 왜 팔과 다리가 왜 이렇게 거북해.. 공간은 왜 이렇게 넓어? 그리고, 내 팔에 껴있는 팔찌는 뭐야, 이상한 구슬들이 불규칙하게 달려 있잖아. 어랍쇼? 이거 목하고 머리, 윽, 머리띠냐? 그리고 발목하고 허벅지, 허리까지... 그런데 내가 입은 옷은 또 왜 이렇게 묵직해? 헉, 이건 옛날 중세에 기사들이 입었던 갑옷이잖아. 헉, 주위는 왜 이렇게 환해.. 이런, 마치 벽이 없는 것처럼 바깥이 다 보이잖아.. 그리고 내 바로 앞 화면에 그려져 있는 복잡한 도형과 문자는 뭐지? 헉, 저 문자가 해석이 되잖아.? '적기 등장' 뭐야? 적.. 그렇담 이건 게임이군... 야, 기술 좋은데... 그럼, 해 볼까? 근데.. 이거 컨트롤러가 뭐지?
'치유유'
내가 이렇게 고민하는 동안 저 멀리서 뭔가가 다가왔다. 내앞에 화면에서 네모가 생기더니 먼지의 중심부분을 둘러쌌다. 그리고, 뭔가 화살표가 나와 네모를 가리키고 설명을 나타냈다. '적기, 기종: 파라다이스 디노, 확대 원하십니까? y/n ' 이런 건데.. 뭐? 확대도 된다네.. 좋아, 확대다. 나는 박물관에서 손으로 누르던걸 생각하고 앞으로 걸어갔다. 그런데 왜 앞의 화면이 가까워지지 않지? 어? 근데 왜 하면이 점점 앞으로 가는 거지? 이거 혹시 내가 움직이는 데로 움직이나? 로봇인가 보지? 야, 이런 게임은 처음인데... 난 내팔을 움직였다. 진짜 로봇의 팔이 보였다. 그리고 발도 뻗어 보았다. 역시 갑옷으로 이루어진듯한 무쇠 다리였다. 근데.. 황금색이네... 얼굴도 보고 싶다... 그런데, 이런 기술이 가능한가? 어찌 됐든 확대는 어떻게 시키지? 그래, 혹시 음성인식.
"좋아, 확대다!"
자타가 공인하는 내 목소리가 나만이 존재하는 공간을 울렸다. 그러자 커지는 네모, 엄마, 나 이게임 사줘.. 정말 현실감 난다...
확대된 네모에 보이는 것은 뒤에 있는 우리가 흔히 부스터라 부르는 것에서 하얀 불길을 뿜어내 먼지를 만들며 달려오고 있는 로봇의 모습이었다. 오! 멋있다. 그런데.. 잰 하늘색이네.. 호, 가슴에 장갑에는 푸른 잎이 그려져 있네.. 호, 투구부분은 공룡이라... 어, 근데 왜 그랑죠처럼 4등신쯤 되는 귀여운 로봇이지? 헉, 그럼 내 것도... 제길, 이것도 시스템은 있겠지..
"시스템!"
내가 외치자 system이라는 뜻의 괴상한 문자가 뜨며 여러 가지 항목이 나왔다. 이거 끝내주네... 오라, 저 밑에 본체정보가 있구나?
"본체정보 열어"
나의 명령에 또 다시 작은 창이 하나 열렸다. 그곳에는 온갓 황금색으로 떡칠을 한 그랑죠의 아류같지만 훨씬 멋있는 4등신에 로봇이 있었다. 거참, 대가리도 크네...
이게 내가 탄거라 이거지.. 뭐, 무소속, 방금 만들어 졌다고? 이..이게 뭔 소리야? 그럼 이건 게임이 아닌건가?
'쾅'
"으악' 갑자기 뒤쪽에서 폭발이 일어나며 게임기 전체가 심하게 흔들렸다. 앞의 화면에는 이런 소리가 떴다.
'적의 광선포에 적중.. 전자 장갑 23%로 훼손..'
이런, 그러고 보니 앞화면 아래쪽에는 쪼그만 하게 내가 타고 있는 이 로봇의 몸이 그려져 있었고, 그 로봇의 등부분이 빨간 빛을 내고 있었다.
"좋아, 나도 간다. 무기!"
나의 우렁찬 외침, 아 어디선가 '오빠 멋져'소리가 들려 오는 듯하다.
'무기 열람 열었습니다.'
"좋아, 빔캐논 충전확인."
'빔캐논 충전, 100% 확인됐습니다.'
캬, 처음 하는 게임 이렇게 잘하는 사람 봤으...
"좋아, 발사, 3연사다.!"
'목표를 조준해 주십시오'
갑자기 내 팔에 묵직한게 느껴졌다. 호, 이번엔전기로 사람의 감각조차 자극하는 건가?
좋다. 나는 빔캐논을 양팔에다 드는 시늉을 하고, 적을 겨냥했다. 창에 겨냥쇠가 떴다. 적은 나를 향해 곧장 달려 오고 있었다.
"좋아!"
방아쇠가 당겨지는 느낌, 곧 내앞에 창에서 빛의 구체 덩어리 세 개가 앞으로 뻗어나갔다.
'퍼버벙'
요란한 소음이 꽤 떨어진 거리에서도 들렸다.
'적의 전자 장갑 95%손실, 빔캐논 남은 에너지 70%."
뭐야, 한번 쏠때마다 10%씩 닳는 건가?
'적 발포준비합니다. 카운트 다운..'
"제길, 5연사다!"
나의 빔캐논에서 나간 광구 다섯 개는 날 발포할 준비를 하고 있던, 그놈에게 명중했다.
'명중, 적 전자장갑 소멸, 적의 장갑 상판부위 대량 파괴, 파괴도 80%'
호오, 좋았어, 나는 뛰어서 모래 언덕 뒤로 숨었다. 아차, 그러고 보니 여기는 사막이었네...
그놈은 발악을 하듯 내가 숨은 모래 언덕을 마구 쏴 댔고, 모래가 마구 튀며 내 로봇에 머리에 떨어졌다. 허, 실감나네...
"무기, 할버드 장착"
'할버드 장착, 강도 100%이상무, '
곧 손에 아까 보다 묵직한 느낌이 들었다. 야~~~ 이게 그 소설에서 나오던 할버드의 감이구나.. 캬.. 이거 어느 회사껀지 굉장히 갖고 싶네... 하지만 돈이 있어야지..
'적 접근 중, 현재 적이 통신을 요구합니다.'
"호, 그러냐? 나참, 액션게임같은데.. 삼국지 같은 요소도 숨겨져 있네? 그래, 연결해라!"
'잠시 기다려주십시오'
통신할 때 어디선가 본 글이군... 저건 이상한 문자이긴 하지만... 이윽고 내 앞화면에 네모가 크게 퍼지며 어떤 놈의 상판때기가 내 눈에 들어왔다. 와, 중후한 중년에 아저씨, 콧수염 무성한 게 어쩐지 김흥국을 닮은, 근데 서양인이라 그런지.. 콧수염과 머리는 금색, 그리고 눈은 갈색이었다.
"나는, 파트리아 제국, 제 3부대장, 게릭 홀트만 이라 한다. 그대는 무소속인 것 같은데.. 어찌하여 본인의 기체를 공격하는가?"
호, 고고한 말투, 맘에 안 들어.. 지가 날 먼저 쏴놓고는 컴퓨터 주제에 말이 많다. 야, 이게임 진짜 좋다~~~~~~.
"난, 컴퓨터를 박살내러 오신 무적의 게이머, 이른 바 전우성님이시다!"
"저누셩? 특이한 이름이군.. 그리고 컴퓨터는 뭐냐? 어쨌든 본인을 공격했으니 목숨은 앗아 가겠다!"
"하이구, 그럴려면 왜 통신을 걸었냐? 그리고 지가 컴퓨터면서.. 아유!"
"크윽, 젊은것이 노장에게 버릇없이 구는 것은 예의에 어긋나 다는 것을 모르나!"
"닥쳐, 이거나 먹어, 이 늙은 컴퓨터 xxxxx야!!!!!!"
캬캬, 나는 과감히 웃어 주며 놈을 비웃었다. 근데 저놈의 한마디가 맘에 걸리는군.. "저누셩?" 어째서 컴퓨터가 내이름을 이상하게 발음할 수가 있는 거지? 내 머리에 따르면 이런 종류에 컴퓨터는 사용자의 이름을 확실히 기억하게 되어 있는데.. 그럼 이건 현실?
아니, 그럴 리가 없지! 난 놈과 통신을 끉으며 모래언덕에서 뛰어 올랐다. 우와, 무지 높게 뛰네... 로봇이니까... 내 로봇은 할버드를 머리 뒤까지 쳐들었다가 김흥국 닮은 놈의 기체가 뻔히 하늘만 바라볼 때 그머리와 가슴부분을 갈라버렸다. 어메, 이런 잔인한 장면은 절대로 나올 수가 없을 텐데... 그때, 그 로봇의 팔이 움직이며 손에 있던 검으로 나의 로봇을 찌르려 했다.
"하, 그렇게는 안돼지!"
나는 오른쪽 팔로 할버드를 들고 그 공격을 막아 낸후, 빔캐논을 꺼내, 남은 에너지를 다해 그 로봇의 내부에 갈겼다. 그로봇은 빛을 발하더니 터져 버렸다. 분명, 나에게도 피해가 있을 거라 생각한 나는 이미 멀찌감찌 떨어져 있던 차였다. 헉헉, 너무 지쳤다. 이거 조금 쉬다가 해야지.. 돈이야 많으니까.. 너무 실제 같아서.. 사람 죽인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 가슴이 떨렸기 때문이리라..
"출입문개페"
이게임은 편리하게 끝내고 싶을 때 끝낼 수도 있게 돼있네...
이윽고, 투명했던 벽에 한 부분이 가로로 갈라지더니 바깥으로 열렸다. 그런데 그 문 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그것은... 바로 사막이었다.
"엄마, 나 어떡해 엄마..."
나는 나에게 어울리지 않게 울고 있었다. 이쒸. 이 게임기 한게 잘못이냐... 왜 갑자기 이런데로 온거야.. 나는 지금 로봇 밖으로 나와서 울고 있었다. 꺼이 꺼이 하면서... 흑흑.. 사람이 있기라도 하면 그사람한테 매달려 울꺼다. 결코!
'경고, 적기 발견, 탑승해 주시기 바랍니다.'
경고음이 들리며 여자의 목소리가 기체 안에서 들려 왔다. 제길, 이런 곳에 온 이상 적군이라는 놈들한테 화풀이다... 니놈들 죽지 않을 정도로만 해주지... 잠깐, 그래... 지금 내가 있는 오아시스에는 특이하게도 대나무 비슷하게 생긴게 많군.. 그리고 굵어.. 큭큭,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적, 빔캐논 4탄 발사, 강제회피 합니다.'
나의 로봇은 내 뜻과는 상관없이 공격을 피했다. 하지만 뭐, 맞고 싶지도 않았다.
"빔캐논 충전 확인"
'빔캐논 충전 250% 발포를 원하십니까?
"아니, 브로드 소드 장착, 에너지 50% 충전"
'브로드 소드 장착했습니다. 강도 100%'
좋아, 난 검도 3단에 태권도 2단이다. 물론 다 까먹었지만... 어찌됐든, 나의 몸에 배어 있는 무술인의 혼을 보아라..
"부스터 가동 12시 방향이 첫 목표, 그다음은 3시 방향이다."
캬, 마치 영화같아! 내 머신, 이제부터 머신이라 부른다. 어감도 좋고 멋있잖아. 좋아, 부스터에서 불꽃이 뿜어나오며 급속도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등에는 대바구니를 달고.. 그렇다. 나는 포로를 잡기위해 대바구니를 만든 것이다. 로봇을 타고 하면 쉽게 할 수 있지.. 그리고 새끼를 꼬아서 밧줄도 만들었지... 좀 허술해 보이겠지만 사실 엄청 단단해.. 그리고 포로들의 탈출가능성을 없애기 위해 대바구니의 뾰족한 부분을 없앴다. 이른바.. 벽지를 발랐다고 하나? 어쨌든 풀입으로 뾰족한 부분을 가렸다. 그리고 끈끈이를 발라 두었지... 캬캬.. 끈끈이라고..
'적기, 빔캐논 재발사, 강제회피합니..'
"취소, 수동 조종이다!"
흥, 이런 건 나한테 맡겨 두라고.. 나는 곧바로 옆으로 살짝 피하면서 부스터의 출력을 최대로 올렸다. 광구는 내 옆을 스쳐 지나갔고, 나는 검을 들어 올려 허리 높이에서 가로로 세웠다. 이른바, 횡베기.. 순식간에 적의 모습이 가까워졌다. 아까와는 다른 외눈에 마치 건담의 '자크' SD를 보는 것 같은데... 그머신은 도끼를 들어올리더니. 나에게 던졌다. 토마호크냐?
나는 고개를 살짝 숙여 피했다. 우씨 무섭잖아! 난 검을 횡으로 그었다. 적의 전자 장갑의 나의 검이 닿는 것이 느껴졌다.
"지금이다! 에너지 분출"
'에너지 분출합니다.'
내검에서 하얀 빛이 뿜어져 나오며 적의 전자 장갑과 충돌했다.
'적기의 정보 파악했습니다. 적의 복부 전자 장갑 53% 훼손'
흠, 그러냐? 나는 그대로 허리를 돌리며 한번 더 베었다. 회전력과 체중이 실린 공격이 아까 맞았던 곳에 정통으로 부딪혔고, 전자 장갑이 부서지며 나의 검이 적의 외부 장갑에 직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