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www.teamblind.com/kr/post/%EC%9E%84%EC%8B%A0%ED%95%98%EA%B3%A0-%EA%B2%AA%EC%9D%80-%EC%9D%BC%EB%93%A4%E3%85%8E-sjTzWW3R
임산부라 가방에 뱃지 늘 달고 다니고
이제 5개월째라 배도 슬쩍 나왔음.
방금 배려석 앉아서 가는데 할아버지가
다리 아프니 일어나라고 하시네.
내 옆에 40대 아저씨 있는데 왜 나한테? 싶다가
갑자기 임신하고 5개월 동안 겪은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치네.
ㅎㅎㅎ
1.
일찍 퇴근하고 약속으로 멀리 가던 날
배려석에 앉아 졸았는데 아줌마가 흔들어 깨움.
비몽사몽에 무슨 일인가 눈뜨니
"우리 엄마 앉게 일어나요"
뱃지가 안보이나 싶어 임산부라고 말했는데
뱃지 봤는데 우리 엄마가 더 연로하고 힘드니 일어나라 했던.
내 옆에도 여고생이었고, 주변에 젊은 분들 많았음 ㅎㅎ
2.
위에도 잠깐 말한 배려석에 있는데 노인들이 와서
일어나라고 한 일은 거짓말 않고 자주 있었음 ㅜㅜ
3.
출근길에 배려석 앞에 섰는데 그 자리 앉은 아저씨가
뱃지보더니 불쾌하니까 다른 자리 가서 서서 가라고 함.. ㅎ
4.
임신초기 출근길에 입덧이 정말 너무 심했음.
너무 힘들어서 배려석에 앉아있던 젊은 남자(30대 초중반)한테
미안한데 너무 입덧 심해서 그런데 양보해줄 수 있냐고
정말 정중하게 조심스레 물었음.
그 남자가 임신한게 유세냐고 나대지말라고 함...ㅎ...
(보태지 않았고 저 말 그대로)
5.
임신 극초기 퇴근길(단축근무함) 배려석에 사람이 다 앉았고
노약자석 비어서 앉아가는데 등산 다녀온 노인들이 무더기로 타서
노인석에 젊은 ㄴ이 4가지 없게 앉아 있다고 욕하고 구박함.
6.
배려석에 앉았는데 나보다 더 배 부른 임산부가
내 앞에 섰음,
아 제가 임산부라서요 하고 끝에 다른 배려석 보니
아줌마가 앉아서 안비켜준 모양임.
주변 둘러봐도 자리없고 다들 외면 중이라
내가 일어나서 앉아가라 하니 괜찮다고 극구사양..
임산부끼리 자리 양보.. 실랑이하다가 그 분 앉힘.
이날 조금 서글프고 슬펐당 ㅜ
7.
근무 중 부정승차 잡았는데 학생 보호자가
부과운임 안내겠다고 실랑이 하다가 자기 뜻대로 안되니
애 유산되라고 하다가 태어나도 장애 있으라고 악담..
8.
역 게이트 무단통과하던 아저씨 저지하고 역무실 데려감,
근데 나더러 별 ㅂㅅ같은 게 애가진 거 보니 ㄱㄹ라고
막말하면서 이런 더러운 ㄴ한테서 나는 더러운 씨는
세상에 나오면 안된다고 배 때리려고 함.
친구가 애 가졌을 때 이런 얘기 들을 땐 막연히 너무했다
싶었는데 내가 막상 겪으니.. ㅎㄷㄷ하더라구.
뭐 자리양보는 배려고 선택이지만 서운하긴 해,
일반석은 바라지도 않으니 배려석은 가능하면 비워주거나
아님 임산부 보고 배려해주면 너무 감사할 것 같아.
그래도 가끔 배려해주시는 분들 만나면 너무 감사해서
그 분들 드리려고 초콜릿 네모난 거 챙겨다니는 중 ㅜ
친구가 임신하면 인류애 사라진다 할 때 뭣도 모르고
애 생각해서 맘 곱게 써라 했던 과거의 나 반성 중임.
아진짜 욕나온다 환멸나..
진짜... 양보 안 하더라...
줘패고싶다 씨발 내 주변에서 보이면 개쌍욕해줄텐데
난 뱃지 달고 임산부 배려석에 앉아있는 아저씨 앞에 서있다가 아저씨가 정강이 두차례로 발로차서 그거 맞아본 적 있어.. 첨엔 실수인 줄 알았는데 저리가라는거더라고 ㅎㅎ.. 괜히 맞거나 싸움날까봐 (쫄보 걍 다른 임산부 배려석 앞으로 자리 피함..ㅠ.. 배려석 자리 새치기하는 아줌마들도 많았어 ㅎㅎ 걍 대놓고 째려보는 사람도 많더라..
최악.. 이 나라..
저새끼들 고소를 해야
이 나라 떠나려고… 정말 정 떨어져서 이젠 환멸도 뭐도 안남음 아무 감정이 없어~ 그냥 나가서 거기서 안되면 거기서 뒤져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