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IT 기술이 자동차에 접목되면서 인포테인먼트(Infortainment) 기술의 향상이 눈부시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자동차는 연료량과 주행가능거리, 길 안내 등의 간단한 정보만을 제공하는데 그쳤고, 엔터테인먼트 기능도 음악 재생 정도로 만족해야 했다.
그러나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를 중심으로 여러 자동차가 첨단 IT 기술을 차 안에 접목시키면서 상황은 급변하기 시작했다. 인포메이션, 즉 정보의 양은 실시간 연비를 비롯해 인터넷이 결합된 내비게이션, 차량 상태를 체크할 수 있는 정도로까지 크게 확장됐으며, 정보의 질도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수준이 높아졌다. 엔터테인먼트 기능 또한 음악 재생을 기본으로 DVD와 DMB, 심지어 인터넷 웹 서핑까지 가능할 정로도 발전하게 됐다.
▲ 최근 등장하는 자동차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다양한 기능이 통합돼 있다.(사진=BMW)
이처럼 자동차에서 사용할 수 있는 인포테인먼트의 양이 크게 늘어나면서, 각 자동차 브랜드들은 이러한 인포테인먼트를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기에 이른다. 무수히 많은 기능과 정보를 통합함으로써 기존의 여러 버튼 대신 전용 컨트롤러나 터치스크린 방식으로 조작할 수 있는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혁신적인 방식 덕분에 자동차 인테리어 디자인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
▲ 현대적인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BMW의 4세대 7시리즈에서부터 시작됐다고 봐도 무방하다.(사진=BMW)
이와 같은 새로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시작은 지난 2001년 등장한 BMW의 4세대 7시리즈(코드명 : E65)에 적용된 아이드라이브(iDrive) 시스템으로 볼 수 있다. 이후 비슷한 시기에 여러 자동차 브랜드에서 아이드라이브와 유사한 방식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적용하기 시작했으며, 최근에는 터치스크린 방식의 시스템이 널리 보급되고 있다.
현재까지 등장한 무수히 많은 자동차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중 혁신적이고 눈에 띄는 시스템 몇 가지를 소개한다.
BMW iDrive
현재 BMW의 모든 모델에 적용 중인 아이드라이브(iDrive)는 지난 2001년 등장한 4세대 7시리즈를 통해 처음 소개됐다. 아이드라이브는 센터페시아 상단에 8.8인치 대형 디스플레이를 배치시키고, 기존의 버튼은 전용 컨트롤러로 모두 통합시켜 전례 없는 파격적인 인테리어 디자인을 완성시킬 수 있었다. 이 때문에 아이드라이브가 등장한 초기에는 기능적인 면보다는 디자인에 더 많은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 4세대 7시리즈에 처음으로 적용된 아이드라이브는 기능뿐만 아니라 디자인도 파?적이었다.(사진=BMW)
1세대 아이드라이브의 기능으로는 내비게이션을 기본으로 라디오와 오디오, TV튜너, DVD 플레이어, 공조장치 등을 통합한 것이 특징이었다. 초기 아이드라이브는 혁신적인 인터페이스로 인해 사용편의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지만, 이후 발전을 거듭하며 완성도를 높여 나간다. 기능도 급격하게 발전해 차량 주요 부품의 교체 주기와 엔진 및 변속기 등의 현재 상태, 주행 모드 등 운전에 필요한 각종 정보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현재 아이드라이브는 1280x480의 고해상도 10.2인치 디스플레이와 커넥티드 드라이브 시스템, 컨트롤러 터치패드 기능이 더해진 버전으로까지 발전한 상태다.
▲ BMW의 최신 아이드라이브는 대형 디스플레이와 터치식 컨트롤러가 추가됐다.(사진=BMW)
아우디 MMI
아우디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MMI(Multi Media Interface)는 싱글프레임 라디에이터 그릴을 바탕으로 한 아우디의 새로운 디자인 정책과 함께 지난 2001년 처음 등장했다. 이후 2002년 등장한 2세대 A8에 MMI가 본격적으로 탑재되며 발전을 거듭하게 된다. MMI는 시동 후 센터페시아 상단 또는 중앙에 위치한 디스플레이와 기어레버 하단에 위치한 전용 컨트롤러 구성된다. 이 중 전용 컨트롤러의 경우, 초기에는 너무 많은 버튼으로 구성돼 사용하기 불편하다는 단점이 지적된 바 있으며, 최신 버전에는 개선이 이뤄져 버튼이 많이 간소화됐다.
▲ 아우디의 초기 MMI는 컨트롤러가 너무 많아 사용편의성이 떨어졌다.(사진=아우디)
MMI의 주요 기능으로는 내비게이션과 라디오, 오디오, TV튜너, 공조장치, 차량 설정, 주행 정보 등을 제공하는 것은 여느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크게 다를 바 없는 구성이다. 최신 버전의 MMI는 터치패드가 지원되며 구글 어스를 바탕으로 한 내비게이션(국내 미지원), 와이파이 핫스팟 등이 더해졌다.
▲ 최신 A8 등을 통해 선보인 새로운 MMI는 개선된 인터페이스와 터치 입력을 제공한다.(사진=아우디)
메르세데스-벤츠 COMAND
메르세데스-벤츠는 커맨드(COMAND)라는 이름의 통합형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사용한다. 오리지널 커맨드 시스템은 센터페시아의 무수히 많은 버튼들로 구성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으로서의 특징이 두드러지지 않았었다. 그러나 지난 2005년 등장한 5세대 S-클래스(코드명 : W221)부터 지금과 같은 통합형 시스템의 모습을 갖추면서 많은 변화를 갖게 된다. 5세대 S-클래스부터 새롭게 적용되기 시작한 커맨드 시스템은 NTG3라는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며, BMW나 아우디가 먼저 시작한 것과 유사한 방식으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 2000년대 초반 벤츠 모델에서 구형 커맨드 시스템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사진=메르세데스-벤츠)
▲ 5세대 S-클래스부터 전용 컨트롤러가 포함된 새로운 커맨드 시스템이 적용됐다.(사진=메르세데스-벤츠)
구체적으로는 센터페시아 상단의 디스플레이와 센터콘솔 앞쪽에 위치한 전용 컨트롤러로 시스템이 구성되는데, 등장 초기에는 BMW의 아이드라이브와 매우 유사한 모습을 보여줘 논란이 되기도 했다. 기능적인 모습으로는 S-클래스 기준으로 내비게이션과 전화, 오디오, 비디오, 인터넷 웹 서핑, 스마트폰 테더링 등이 가능하다. 물론 경쟁 모델과 마찬가지로 터치 패드 입력 방식도 지원한다.
▲ 최신 S-클래스에 적용된 커맨드 시스템은 더욱 커진 디스플레이와 세련된 컨트롤러를 제공한다.(사진=메르세데스-벤츠)
렉서스 Remote Touch
독일 3사에 비해 비교적 늦은 시기인 지난 2010년 모습을 드러낸 렉서스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리모트 터치(Remote Touch)는 PC용 마우스를 형상화한 독특한 인터페이스가 특징이다. 렉서스의 중형 SUV 모델 RX350과 RX450h를 통해 소개된 리모트 터치는 센터페시아 상단의 디스플레이와 하단의 컨트롤러로 구성된다. 독특한 점은 전용 컨트롤러가 준비됐음에도 센터페시아에 주행모드 변경, 오디오 및 라디오 등과 관련된 버튼이 그대로 남아있다는 점이다.
▲ 초기 리모트 터치 컨트롤러는 마우스처럼 생겼고, 작동방식도 비슷했다.(사진=렉서스)
초기 리모트 터치는 마우스를 형상화한 컨트롤러를 바탕으로 오디오와 라디오, DVD, 하이브리드 설정, 텔레메틱스 등의 기능을 사용할 수 있었다. 컨트롤러는 작동시마다 진동으로 진행 상황을 알려주는 햅틱 기능을 탑재하고 있었다. 이후 렉서스의 새로운 콤팩트 SUV NX 시리즈를 통해 선보인 새로운 리모트 터치는 마우스 형태의 컨트롤러 대신 터치패드 방식의 인터페이스를 사용한다. 기본적인 사용 방법은 동일하지만 터치 방식을 사용해 직관성이 높아진 것이 특징이다.
▲ NX 시리즈를 통해 새롭게 선보인 리모트 터치는 터치 완벽한 입력 방식을 지원한다.(사진=렉서스)
포드 MyFord Touch
포드가 사용하는 마이포드 터치(MyFord Touch) 시스템은 자동차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역사에 있어 터치스크린 방식을 도입한 브랜드 중 하나로 기록되고 있으며, 이후 여러 자동차 브랜드에서 터치 방식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마이포드 터치는 마이크로소프트와 함께 개발됐으며, 마이크로소프트 오토 4.0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다. 기본적으로 마이포드 터치는 포드의 차량용 커뮤니케이션 및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인 싱크(SYNC)를 포함한다.
▲ 마이포드 터치는 기본적으로 터치 방식을 지원하지만, 음성인식도 뛰어나다.(사진=포드)
마이포드 터치의 중 기능으로는 음성명령을 통한 공조장치와 오디오, 통화, 내비게이션 조작 등이 있다. 이와 함께 와이파이 핫스팟을 통한 인터넷 접속도 가능하다. 추가적으로는 싱크를 통해 스마트폰과 연동해 각종 앱을 차량에서 이용할 수도 있다. 지원 가능한 스마트폰은 안드로이드와 iOS, 블랙베리 등이 있지만, 국내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한편, 마이포드 터치는 포드 산하의 고급 브랜드인 링컨에서도 마이링컨 터치라는 이름으로 사용할 수 있다.
▲ 마이포드 터치는 크로스오버 SUV 엣지에서부터 시작됐다.(사진=포드)
▲ 마이포드 터치는 스마트폰과 연결해 다양한 앱과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사진=포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