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산을 찾아서
샤르별에는 온통 황금으로 뒤덮인 산이 있었다.
그 산 이름을 거수시니비라고 불렀는데, 그 산 이름을 지구 언어로 직역하면 황금산이었다.
황금산은 절벽으로 보이는 바위들도 모두 황금이었고, 우뚝우뚝 솟아 있는 산봉우리들도 모두 황금이었다.
새로 지급받은 춘우셔시 하늘자동차를 타고 처음으로 여행한 장소가 황금산이었는데, 처음으로 도착한 황금산은 하늘에서 쏟아지는 태양빛을 받으며 눈이 부시도록 찬란한 빛을 발산하고 있었다.
황금산은 높이가 3,500미터 정도 되는 샤르별에서는 비교적 낮은 산봉우리에 지나지 않았지만, 그 산봉우리 전체가 황금으로 이루어져 눈부시게 아름다운 장관을 연출했다.
산봉우리 뿐만 아니라 깊은 계곡과 산자락 전체에 황금이 굴러다니며 지천에 널려 있었다.
황금산에 도착해서 나는 자신도 모르게 "아, 황금이구나!" 하는 절규를 내뱉지 않을 수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황금산의 계곡에서 제멋대로 굴러다니는 황금덩어리 하나만 있어도 지구에서는 평생 먹고 살고 남을 엄청난 재산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황금이라는 한 마디만 내뱉어 놓고 더 이상 말문을 열지 못한 채 얼빠진 사람처럼 멍하니 입을 닫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한 내
모습을 보고 샤르비네가 물었다.
"욕심나세요?"
나는 실성한 듯 대답했다.
"욕심나오. 더도 말고 계곡에 굴러다니는 황금 한 덩어리만 갖고 싶소."
그러자 샤르비네는 슬픈 목소리로 말했다.
“샤르앙이 저 황금의 돌들을 갖고 싶다면 모두라도 가져가게 하고 싶지만 샤르앙의 불행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그럴 수는 없어요."
“저 황금을 몸에 지니면 무슨 저주라도 따라다닌단 말이오?"
“저 황금에는 저주보다 무서운 마법이 서려 있답니다.”
“얼마나 무서운 마법이 저 황금 속에 서려 있다는 뜻이오?"
"샤르별에 있을 때는 마법이 풀려지고 지구에 가져갔을 때만 저주가 따라 다니는 특별한 마법이랍니다."
“참 샤르비네는 별 농담을 잘하오. 세상에는 무슨 그런 마법이 다 있단 말이오? 나를 놀리려고 하는 말인 줄 잘 아오."
"농담이 아닌 진실이랍니다. 나도 전에는 황금에 서려 있는 저주의 마법을 몰랐다가 지구에 다녀온 후 새롭게 발견한 사실이랍니다."
"지구에 다녀온 후 황금의 마법을 발견했다는 뜻이오? 대체 그런 황당한 이야기가 어디 있소? 지구가 무슨 마법의 천국이라도 되오?"
“나는 지구를 방문했다가 지구의 모든 인류들이 황금의 마법에 걸려 정신파탄이란 저주에 깊이 빠져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답니다. 말하자면 황금만능주의에 대한 맹신. 그 사이비종교 같은 맹렬한 저주의 마법이 지구 인류들의 정신세계를 지배하며, 지구 인류들로 하여금 정신파탄의 급류를 따라 끝없는 타락으로 질주시키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답니다. 이보다 무서운 저주의 마법이 우주의 어떤 세계에 존재하겠어요? 아직도 샤르앙은 제 말뜻의 진의를 파악하지 못하겠어요?"
"지구 인류들이 황금만능주의에 사로잡혀 정신파탄에 빠져 있는 현상을 빗대어 설명하려는 뜻입니까?"
“그래요. 지구 인류들이 함정에 빠져 있는 황금만능주의의 병폐, 그보다 무서운 마법이 우주 창조이래 더 이상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
“샤르비네의 설명이 전혀 틀린 것은 아니지만 황금에 대한 비판이 너무 비약적이란 생각이 드오. 황금의 가치는 우리 지구 인류들이 살아가는 세상에서 부정적인 역할을 하는 반면 긍정적인 역할도 얼마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오. 황금의 가치를 정의롭게만 활용하면 그 진가는 얼마든지 아름다운 결과를 창조할 수 있다고 판단하오.”
“물론 아무리 무서운 무기라도 악마의 손에 들려지면 살인무기가 되고, 천사의 손에 들려지면 사랑의 무기가 된다는 상식쯤은 이해하고 있어요. 그 점이 바로 우리 샤르별에서 주창하는 모순의 법칙과도 일치하지요. 하지만 황금의 마법은 달라요. 그 마법의 위력은 저절로 인간의 눈을 어둡게 만드니까요. 인간이 밝은 눈을 가질 때는 이성의 힘을 발휘하지만 어두운 눈을 갖게 되면 저절로 부패되고 말아요. 인간이 황금의 마법에 빠져 있을 때 이성의 눈이 어두워지는 것은 순간적인 찰나에 지나지 않아요. 나는 앞으로 샤르앙이 어두운 눈으로 이성의 힘을 상실하는 것을 원치 않아요. 그러므로 샤르앙은 지구로 돌아가더라도 황금의 노예가 되지 않도록 힘써 주세요. 나의 간절한 당부를 끝까지 지켜주세요."
“황금의 마법이 샤르별에서는 통하지 않는다는 설명은 무슨 뜻이오?"
“사실 우리 샤르별에서는 황금이란 물질이 돌 이상의 가치 외에 더없으니까요. 물론 황금덩어리는 그 아름다운 빛깔 때문에 정원의 장식용으로 이용할 수도 있고, 화단을 꾸미는 돌로도 이용할 수 있어요. 때로는 수석 애호가들이 멋지게 생긴 황금돌을 수집해서 감상을 즐길 수도 있겠지요. 우리 샤르별에서는 그 이상의 가치로 황금덩어리들이 이용되고 있지는 않아요. 사실 우리 샤르별에는 황금보다 아름다운 돌이 얼마든지 널려 있고, 황금보다 유용하게 쓰이는 금속들도 얼마든지 생산되고 있어요. 그런데 지구에서는 황금이 권력과 부의 척도로 이용되고 있으니 이해난감한 현상이 아닐 수 없어요."
“그러면 결국 샤르별에서는 황금덩어리의 의미는 정원을 가꾸는 정원석이나 화단을 꾸미는 돌 이상 가치가 없다는 뜻이군요?"
“그럼요. 지구에서도 사실은 황금의 가치가 장식품으로서의 가치 외에 별다른 용도는 크지 않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이상하리 만치 지구에서는 황금의 가치가 극대화로 인식되어 정신세계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어요. 샤르앙 만큼은 부디 그런 나쁜 물질의 악영향에 젖어 순수한 정신세계가 오염되지 않기를 바래요."
"샤르비네의 소원이 그토록 간절하다면 이제 더 이상 황금이란 마법에 걸려들지 않도록 노력하겠소. 그러한 교훈을 내게 일깨워주기 위해 나를 이곳 황금산으로 안내했소?"
"그랬답니다. 샤르앙은 혹시 대단한 볼거리라도 있을 줄 알고 황금산을 방문했다가 괜히 아쉬움만 생기고 실망만 하지 않으셨어요?"
“전혀 그렇지 않으니 안심하오. 나도 처음엔 황금산을 바라보다 자신도 모르게 끌려드는 욕심을 어쩔 수 없었소. 그러나 샤르비네의 설명을 듣고 나니 마음을 다시 바로잡게 되었소. 지구에 돌아가더라도 이곳 황금산의 교훈을 항상 가슴에 되새기며 물질에 마음이 변질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도록 노력하겠소."
"샤르앙이 그토록 나의 진심을 헤아려주니 고마워요."
이런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에 어느덧 샤르별의 태양은 지평선 너머로 붉은 노을을 적시며 사라져 가고 있었다. 그 때 붉은 노을에 젖은 황금산의 자태가 더욱 요염하게 빛나며 순수한 내 마음을 유혹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것 같았다.
황금산 여행을 마치고 연구소로 돌아온 이튿날 샤르비네는 내게 진짜 정원에서 뒹구는 황금 덩어리들을 보여 주었다.
정원의 울타리에 비석처럼 세워져 있는 정원석들, 화단을 장식하기 위해 가지런히 박혀 있는 돌들이 모두 황금 덩어리 돌들이었다. 특별히 예쁘게 다듬어 놓은 돌들도 아니고 그냥 자연석 생긴 그대로 옮겨와 정원과 화단을 꾸며 놓은 돌들이 황금 덩어리 돌들일 줄은 꿈에도 몰랐었다.
샤르별에서는 정원을 꾸미는 정원석에 지나지 않은 황금이 지구에서는 그토록 엄청난 위력을 발휘하며 인류사회의 질서를 장악하고 있다는 사실이 수수께끼처럼 느껴지지 않을 수 없었다.
4차원 문명세계의 메세지 4 <빛의나라, 4차원 문명세계 샤르별> - 박천수著
첫댓글 감사합니다
네 감사합니다 ~~
감사합니다.^^
네 감사합니다 ~~ ^^
그저 웃음만 납니다, 황금이라는 게 오직 지구에서만 귀한 대접을 받는다는 게 참 황당합니다, 이런 그냥 돌덩어리를 우리에게 그렇게 속여왔으니 우리의 니벨이 우주에서 어느정도인지 실감이 납니다,
네 맞습니다 지구 문화가 물질주의로 바뀌어서 그렇게 인식이 되어왔는데 지구도 등급이 올라가서 우주적 마인드로 변화할 때가 조만간 올것입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