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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한의 역사&오늘]
'풍운아 홍길동'…韓 애니 지평 연 故 신동우 화백 출생
출처 뉴스1 : https://www.news1.kr/life-culture/general-cultural/6315457
1936년 10월 11일
신동우 화백의 대표작 '풍운아 홍길동' (출처: 씨엔씨레볼루션)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1936년 10월 11일 함경북도 회령에서 한국 만화계의 거목 신동우가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응용미술학과를 졸업한 그는 한국전쟁 직후 황폐했던 한국 문화계에 붓 하나로 활력을 불어넣었다. 신문 만화와 어린이 잡지, 삽화 등 다방면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며 전후 대중의 메마른 감성을 위로했다.
대표작 '풍운아 홍길동'은 1965년부터 어린이 신문 '소년조선일보'에 연재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고전 소설 속 의적 홍길동을 역동적인 필치와 입체적인 캐릭터로 재해석해 당대 어린이들에게 뜨거운 용기와 정의감을 심어주었다. 신동우 특유의 거침없는 먹선과 날렵한 데생은 한국 만화의 표현 영역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그의 도전은 지면에만 머물지 않았다. 친형 신동헌 감독과 의기투합해 1967년 한국 최초의 장편 컬러 애니메이션 '홍길동'을 스크린에 올렸다. 열악한 제작 환경 속에서도 수작업 셀화 기법으로 완성한 이 작품은 개봉 열흘 만에 서울에서만 10만 관객을 모으며 흥행 돌풍을 일으켰고, 한국 애니메이션 산업의 찬란한 첫 장을 열었다.
신동우의 붓끝은 광고와 출판계에서도 독보적이었다. 수많은 상업 광고 일러스트와 어린이 역사 만화 전집을 펴내며 만화를 저급한 오락물이 아닌 친근하고 유익한 대중 예술로 격상시켰다. 번뜩이는 재치와 순발력으로 방송에 출연해 즉석 드로잉 묘기를 선보이는 등 대중과의 접점을 넓히는 데도 앞장섰다.
한국만화가협회 창립에 기여하고 만화가의 권익 보호에 힘쓰던 신동우는 1994년 11월 12일 향년 58세로 세상을 떠났다. 만화가 대중문화의 당당한 한 축으로 인정받지 못하던 엄혹한 시절, 그의 독창적인 상상력과 쉼 없는 창작열은 후대 만화가와 애니메이터들에게 든든한 디딤돌이 됐다.
전후 잿더미 속에서 피어난 그의 홍길동은 단순한 캐릭터를 넘어 희망의 상징이었다. 한국 만화와 애니메이션 역사에 지울 수 없는 거대한 발자취를 남긴 신동우의 존재는 우리 대중문화사가 오래도록 기억해야 할 소중한 이정표다.
김정한 기자 (acenes@news1.kr)
행복이 넘치는 곳,
『빛명상』
10월의 빛역사
1987.10.03 화왕산 동굴 노인과의 만남과 비서
1994.10.15 학회설립과 고려예식장 첫 공개 강연회
1995.10.7. 한라산 서치라이트 빛현상
1997.10.10 손인수 교수의 빛만남과 웰다잉
1999.10.02 어머니의 꿈
1999.10.04 계룡산 신원사의 풍경소리
2000.10.20~31 메주고리예 성모님
2015.10.10 카프리섬 제2의 빛만남
[만화]행복마에스트로
경이로운 빛VIIT 이야기들을 만화로!
바로가기 : https://cafe.daum.net/webucs/CDgL
감나무가 있는 집 아이
옛날 옛날, 각 마을의 집집마다 감나무 한 그루씩 으레 있기 마련이었다.
어린 행복마에스트로의 집 앞에도 커다란 감나무가 있었다.
감 따는 날이면 형제들은 앞다투어 누가 먼저 감을 많이
따는가, 앞다투어 감나무에 올라 감을 땄다.
그러나 어린 행복마에스트로의 시선은
주렁주렁 열린 감이 아니라 다른 곳에 가 있었다.
감이 주는 풍성함 자체에 머물지 않았고
이를 바라보는 배고픔의 눈빛을 읽었다.
그래서
행복마에스트로의 선택은....?
형제들이 앞다투어 감을 따는 사이
어린 행복마에스트로는 허기진 사람들에게 감을 나눠주었다.
자기 것을 채우는 기쁨보다
나누는 것에 더 큰 기쁨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아니 그런 계산은 애초부터 없었다.
그날의 마음을 잊지 않기 위해
빛명상 터 초입에는 감나무가 서 있다.
빛명상 터 초입에 있는 감나무
자신에게 온 풍요를 모든 사람들과 함께 나눌 때
더 큰 풍요가 있다는 행복순환의 법칙!
그가 감 하나 하나 던질 때마다
그것은 빛VIIT이 되어
다시 하나 하나
그에게 되돌아 왔으리라.
빛VIIT의 책 4권 행복을 찾는 사람들에게
제 3 장
행복을 찾는 사람들에게
2000년 7월 7일 초판 1쇄 P. 225-287(전체)
정광호 약전(略傳) 1
인간의 삶과 평등을 위한 우주의 힘, 그 전령사
경상북도 대구에 말린 건어물사업으로 가세를 잡고 선비적 자세로 살아가던 한 사람이 있었으니, 본관이 하동 정씨라.
그는 일찍 학문에 뜻을 두었으나 시운이 불운하여 그 뜻을 펴지 못하고 양처를 만나 슬하에 다섯 형제를 거느리고 가업을 살피며 이러저러 세상에 바라 것 없이 살았더라. 다만 한으로 접어야 했던 뜻을 혈육 중 누구라도 이루길 바랐으니, 그것이 오로지 낙이요 희망 이었더라.
한편 시국은 해방을 맞았으되 통일이냐 분단이냐, 혁명이냐 반혁명이냐를 둘러싸고 내전 상태로 들어가 뒤숭숭하더니 종단(終端)에는 1948년 남한 단독정부가 세워지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던 때였더라. 뜻을 이루었다면 누구 못지않게 기국 문제를 고민하고 결사보국(決死報國)도 마다치 않았을 정씨는 그저 와글거리는 머릿속을 옛 선현들이 남긴 책들로 달래고 자식들 커 가는 것에 재미 붙이며 삭이고 있더라.
정씨의 부산한 머릿속을 헤아렸는가. 양처가 주안을 들여다 술을 권하고 위로하며 말하길,
“부군(夫君)의 뜻이 지금 이루지 못함은 모두 천주의 뜻이려니 겸허히 받으시고 훗날을 보심이 옳은 줄 압니다.”
적당히 취기가 돌아 양처의 말을 들으니 정씨도 마음이 풀리고 머릿속이 환해지는지라 다정히 두 손을 맞잡고 잠자리에 들었더라.
금실이 남달랐던 정씨 부부가 잠자리에 들던 날, 양처가 꿈을 꾸매 그 꿈이 기가 막히는데, 가을걷이가 끝난 들판에 양처가 홀로 바람을 맞고 서 있더라. 그 들판이 어찌나 넓은지 끝이 보이지 않아 하늘과 맞닿은 곳이 끝인가 하면 그것도 아니더라. 더구나 그 넓디넓은 들판에 볏단이 서 있으되 마치 행렬을 준비하는 고적대 모양 질서가 정연하였더라.
“참으로 신기한 일이로고. 볏단이 우째 사람처럼 열을 맞춰 서 있는가…….”
양처는 신기한 눈으로 볏단을 살피고 있었는데, 어디선가 휘익 출처를 모르는 바람에 실려 은은한 향기가 배어 나왔더라.
순간 놀라 주위를 돌아보니 찰라 열을 맞춰 서 있던 볏단들이 일제히 한 곳을 향해 코를 박고 엎드려 일어설 줄 모르더라.
볏단들이 엎드려 경배를 하는 곳을 향하니, 그 곳에는 작고 볼품없는 볏단 하나가 서 있었더라. 초라하기 그지없는 그 볏단으로 갑자기 빛이 쏟아지니 그 빛은 순식간에 온 벌판을 황금빛으로 물들이고 말았더라.
“이게 무신 조화고…….”
양처가 놀라 그 볏단을 바라보자 모든 볏단의 경배를 받던 작은 볏단이 저벅저벅 양처를 향해 걸어오는 것이라. 입이 떡 벌어진 양처는 뒤걸음질쳐 보려 했지만 걸음은커녕 눈도 돌릴 수 없었더라.
양처 앞으로 걸어온 볏단이 덥석 양처의 품으로 들어오는지라 당황한 양처가 그것을 양 팔을 벌려 품에 안자 은은한 향기와 더불어 따스한 온기가 온 몸으로 퍼졌더라.
꿈이 하도 신기하고 자신이 눈으로 본 듯하게 선명해서 양처는 눈을 뜨고도 한동안 꿈인 줄 모르고 망상에 잠겨 밤새 뒤척였더라.
그 일이 있은 후로 태기가 있더니 열 달 만삭이 되어 배가 팔공산 만큼 부풀자 깜빡 깜빡 조는 일이 잦아졌더라. 하루는 부푼 배를 뉘우고 잠깐 졸고 있는데, 어느새 양처는 드넓은 벌판에 서 있더라.
하늘 맞닿은 곳이 끝이구나, 하고 보면, 거기도 끝이 아니게 너른 벌판이었더라. 누런 빛으로 출렁였을 벌판에 볏단들이 나란히 정렬하고 서 있었더라.
“거 참, 신기하기도 하다. 볏단들이 사람처럼 줄을 맞춰 서 있다니…….”
그렇게 생각하다가 문득 꿈속에서도 언젠가 한 번 봤던 광경이라.
“이상하다. 내가 언제 이곳을 와서 이 광경을 보았을꼬…….”
어디선가 바람이 불어오고 그 바람에 실려 은은한 향기가 퍼지자 준비나 했던 듯 볏단들이 일제히 한 곳을 향해 머리를 쑤셔 박고 엎어지더라.
“별 일도 다 봤다. 이게 무신 일이고…….”
볏단들이 엎어지며 향하고 있던 자리에 작고 볼품없는 볏단 하나가 우뚝 서 있더라. 양처는 불쑥 그 볏단을 가지고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더라.
그러자 어디선가 눈을 뜰 수 없을 만큼의 강한 빛이 그 볏단을 향해 쏟아지더라.
“아, 아…….”
눈이 부셔 두 손으로 눈을 가리고 있는데 풀섶 밟는 소리가 들리는지라 살며시 가렸던 손을 내려 보니 어느 새 그 볏단이 양처의 앞에 와 서 있더라.
벌판을 둘러보니 다른 볏단들이 양처를 향해선지 아니면 양처 앞에 와 서 있는 작은 볏단을 향해선지 방향을 틀어 땅에 머리를 박고 엎어져 있고, 벌판은 온통 황금색으로 출렁이고 있더라. 놀라 입을 벌린 채 작은 볏단을 들여다보니 올올이 황금빛으로 빛나는 볏단이 성큼 다가와 양처의 품으로 파고들더라.
놀라는 가운데에도 양처는 그 볏단을 덥석 안고 두 팔에 힘을 주었더라. 가슴으로 따스한 온기가 퍼지며 어디선가 은은한 향기가 진하게 배어 나오더라. 푸근한 마음으로 꿈을 즐기는데 순간 배가 꿈틀거리며 해산기를 보이매, 양처는 꿈인지 생신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유난히도 노오랗고 작은 사내아이를 분만하였으니 그가 하동 정씨의 육남 광호라.
참으로 이상스러운 일은 아기 광호는 태어나면서부터 유난히 노란 빛이 돌았더라. 더구나 그 체구가 작고 말랐으되, 눈의 총기만 번뜩이니 알 만한 사람은 아기 광호가 후일에 뭔가 다른 일을 할 것임을 점치기도 했더라.
위로 이미 다섯 형제가 포진하고 있는 정씨 집안에 태어난 아기 광호는 특별히 새로울 것도 없고 각별한 사랑을 받았을 리 만무하였더라.
그러나 정씨 자신은 유난히 작고 볼품없는 광호를 마음 깊이 각별하게 생각했으니, 뭔가 끌리는 구석이 없지는 않았을 터.
어쨌든 아기 광호는 다섯 형제들의 손에 이리 채이고 저리 치이며 봄날의 새싹처럼 무럭무럭 자라더라.
어린 광호가 단어를 문장으로 만들어 말하고 잰걸음이 달리기를 할 수 있을 만큼 자랐을 무렵 슬슬 성품이 두드러지기 시작했는데, 그냥 놔두면 집안 거들나기 딱 알맞겠더라. 그 행실이, 집안에 모자라던 남든 먹거리 퍼내서 동네 아이들 나눠 주고 입던 옷가지도 마다 않고 벗어주고 오더라. 가족들의 걱정이 태산이었으나 모친 양처는 남모르게 지켜보며 대견해 하였고, 동네 사람들은 될 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며 어린 광호를 찬(贊)하여 높이 받들더라.
그 행덕을 유심히 살펴보면, 동네에서는 유지였던 정씨였으되 어느 덧 팔형제가 된 어린 광호네 역시 시대의 어려움을 부유하게 넘길 만큼은 아니었더라. 그 많은 형제들의 식사며 간식을 대기도 생활은 그리 여유롭지 못했으나 그래도 정씨와 양처의 살뜰함으로 먹이고 입히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더라. 예의 그 시대가 그랬듯이 팔형제의 간식은 텃밭에서 캐낸 감자며 고구마 찐 것. 그러나 김이 모락거리게 쪄서 소쿠리에 담아 마루에 내 놓기가 무섭게 어린 광호는 욕심껏 챙겨 밖으로 내달렸더라. 위로 다섯이요, 아래로 둘을 이겨내며 제 배불리기에 힘겨워 그랬던 것이 아니라, 동네 어귀에 쪼그리고 앉아 해바라기를 하며 노랗게 찌들어 가는 굶주린 친구들 먹이기 위함이라. 덕분에 귀가하면서 다섯 형들에게 알밤 세례를 감수해야 했지만. 번번이 날쌘 동작에 아무도 손을 쓸 수 없었더라.
한 편 정씨네 마당에 서 있는 오래 된 감나무가 있었으니, 가을이면 그 감이 겨우내 먹고도 넘칠 만큼 휘어지게 열리더라. 그런데 감이 익기 전에 이미 가지가지가 허전하도록 비는 일이 생기니, 그것은 바로 어린 광호가 그나마 익은 감만을 따서 담장 밖으로 던지는 행사를 벌이기 때문이라. 감이 익은 뒤에는 여유롭게 감을 따서 담장 밖으로 던질 수 없기 때문이었으되, 그 이유는 그 담장 너머에 땡감이라도 먹고 식통을 채워보려는 굶주린 사람들이 줄을 섰기 때문이라. 성장한 광호의 마음을 아프게 만들었던 장면이 기억되는데, 그것은 바로 그 감을 주워 된장에 찍어 먹던 사람들. 어린 광호가 이유를 묻되, 왈
“떫은맛을 줄이기 위함이라.”
그 말을 들은 어린 광호 뒷일은 생각하지 않고 그 중 익은 감이랍시고 열심히 따 던졌더라.
어린 광호의 행실을 막고자 식솔들이 온 힘을 다 했으되 헛수고였더라. 어찌나 그 행동이 민첩하고 빠른지 현장을 잡기가 어렵더라. 하는 수 없이 저지르고 난 뒤에 잡아 족치면 그저 아무 말 없이 그 매를 감수하고 있더라.
정씨가 하도 가여워 양처를 말리니, 양처 왈
“나쁜 행동이어서가 아니오. 다만 칠실지우(漆室之憂)도 유분수지, 이러다간 집안 거들 나겠기에 그러는 것이오.”
거기에 정씨 대답하여 가로되,
“어린 것이 집어내어 남들을 먹이면 얼마나 먹이겠소. 그 일로 집안 거덜날일 없으니 부인은 너무 나무라지 마시오.”
정씨의 두둔이 아니었어도 아침에 맞았으면 저녁에 다시 뭔가 챙겨들고 나가는 광호인지라 어차피 양처가 말리기엔 부득한 일이었더라.
어느덧 어린 광호가 초등학교에 입학을 하자 그 행실은 더욱 가관이었는데, 하루는 매서운 추위에 형들과 함께 나눠 입던 값비싼 외투를 입혀 보내며 양처가 다짐하기를,
“이것은 외조부와 외조모께서 특별히 보내 주신 선물인 반드시 입고 귀가하도록 하여라.”
대답은 호기있게 하고 등교한 광호가 자정이 다 되도록 집에 오지 않더라. 온 식솔들이 어린 광호를 찾아 나서니, 동네 어귀의 작은 빈 막(幕)에서 북풍한설에 사시나무 떨 듯 앉아 있더라. 연유(緣由)를 물으니 그저 입만 꼭 붙이고 앉았더라. 양처가 나서 꼬락서니를 보니 등굣길에 입혀 보낸 외투가 없더라.
“하이고, 이놈이, 또 거지에게 벗어주었구나…….”
긴 한숨을 내쉬며 탄식을 내뱉더라.
한참 꽃피고 새 우는 신학기가 시작 될 무렵의 일이었더라. 팔형제의 월사금 봉투를 가방에 여며 주며 양처가 신신당부하여 이르기를 잃지 말고 반드시 선생께 갖다 주라 했더라. 양처는 그 중 광호를 다시 불러 앉혀 이르기를,
“올 해는 부친의 경기가 좋지 못해 집안이 어려우니 반드시 선생께 갖다 드려라. 만일 그렇지 못할 경우 너는 학업을 포기해야 한다.”
어린 광호는 고개를 끄덕이며 등교했더라. 그리고 몇 날을 아무 일 없이 등교하고 하교했으니 아무도 몰랐던 일이 벌어지고 말았더라. 하루는 광호 새 담임이 가정방문을 했으되,
“광호가 월사금을 내지 않고 학교도 나오지 않는 터라 무슨 일인가 싶어 이렇게 방문하였습니다.”
양처 그 말을 듣고 가슴이 철렁하여 광호를 찾으니 광호 왈,
“전 학년 때 짝꿍이 월사금을 내지 못하여 학교를 그만두게 되었으니 부모도 없이 다니면서 공부도 잘 하고 그 아이가 학업을 계속하는 것이 옳다고 믿어 그 아이의 월사금으로 내 주었습니다.”
정씨와 양처는 그 말을 듣고 말문이 막혀 그만 선생께 직접 광호의 월사금을 전했더라.
하루는 양처가 볕 좋은 마루에 앉아 오수(午睡)에 깜박이고 있는데. 뭔가 인기척이 나더라. 눈을 살그머니 뜨고 보니 어린 광호가 조용히 가방을 내려놓고 부엌으로 살금살금 가더니 뭔가 열심히 챙기는 소리가 들리더라. 양처 모른 체 하고 실눈을 뜨고 보니 쌀이며 김치며 된장에 고추장, 텃밭에서 일군 푸성귀까지 따들고 부리나케 나가더라. 살금살금 뒤를 밟으니 동네 뒤켠 개울가에 자리 잡은 거지 소굴로 가더라.
한편 대견스럽기도 하고 한편 걱정스럽기도 한 양처가 나오는 광호를 짐짓 꾸중하니 그 대거리가 또한 유구불언(有句不言)하도록 만들었더라.
“제가 세 끼 중 한 끼만 먹으면 안 되겠습니까?”
때는 바야흐로 경제의 난항기였더라. 어린 광호가 유년기와 아동기를 보냈던 50년대의 한반도는 원조물자에 매달려 1957년을 정점으로 빠르게 침체되는 불황에 빠져들었던 때였더라. 불경기, 실업, 물가고 속에서 농민이며 노동자, 도시빈민들은 끼니마저 이어가기 힘들어 어렵기 그지없는 생활고에 시달렸더라. 굶기를 밥먹듯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아버지는 이리저리 노동판으로 어머니는 드난살이로 머리가 조금 큰 자식 놈들은 구두통을 메고 거리로 나서거나 동냥으로 끼니를 때우던 때였더라.
그런 친구들이 도처에서 노란 물을 게우며 사그라드는 꼴을 어린 광호가 그냥 넘어갈 리 없었으나, 그 굶주림을 제 한 몸으로 어찌 충당할 수 있었겠는가. 그러니 어린 광호의 구제에 희생양은 불경기 속에서 살아 보려 애쓰는 부친 정씨뿐이었더라. 그래도 정씨는 어린 광호를 은근히 도왔는데.
하교를 하는 오후가 되면 어린 광호는 어김없이 부친 정씨의 건어물 상으로 출근을 했더라. 이유야 뻔한 것이 채를 썰고 남은 오징어 대가리며 멸치 등속을 슬그머니 주머니에 우겨 넣어 굶주린 친구들을 가져다 먹이려는 속셈이었더라. 그것을 알고 있던 정씨는 일부러 큼직하게 남긴 오징어 몸통을 한 축씩 묶어서 광호가 잘 보이는 곳에 놔두더라. 어린 광호에게는 그보다 좋은 물건이 없어 부친 정씨가 부러 딴청을 하는 동안 그것들을 챙겨들고 온다 간다 말없이 사라졌으니, 그래도 남을 돕겠다는 자식 놈을 이해하고 끝까지 챙겨주기까지 한 사람은 오로지 부친 정씨밖에 없었더라.
어린 광호가 하는 짓마다 남달라 모친 양처도 나름대로 고민을 했으니, 그 중에 감자를 캐면 몇 덩이, 고구마를 캐면 또 몇 덩이 묶어서 아예 광호가 들고 가기 편하게 광에다 놔두었더라. 모친 양처 역시 하느님을 믿는 천주교 신자였으니 광호가 하는 일이 무턱대고 말릴 일이라고는 생각지 않았던 터. 그러다 어느 날, 신부님께 고민을 털어 놓았더라. 모친의 고민을 들은 신부 왈,
“어릴 때부터 남을 구제하는 일에 힘쓰는 것을 보니 하느님의 자식이 분명합니다. 이제부터 복사를 시켜 후일에 좋은 성직자로 만드심이 어떠실지…….”
그리하여 어린 광호는 그 길로 복사가 되어 20년을 복사로 천주의 자식으로 살았더라.
광호가 아직 어렸을 때, 부친 정씨가 건어물 몇 덩이를 챙겨 집을 나섰으니 유독 광호를 찾아 손을 잡고 떠났더라. 부친과의 나들이인지라 어린 광호도 가슴이 뛰고 발에 풍선을 단 듯 붕붕 나르더라.
가는 길을 자세히 보니, 부친의 누이가 살고 있는 재 너머 마을로 향하는 길이더라. 광호에게 고모댁은 한다하는 집안으로 광호의 관심을 끌 만한 물건들이 많아 호기심이 많던 어린 광호의 발걸음이 더욱 가벼웠더라.
그런데 부친은 두 개의 재를 넘자 발길을 돌려 으슥한 곳에 자리 한 한 초가삼간으로 광호를 데리고 가더라. 어린 광호는 영문을 몰라 부친께 물으니 부친 정씨 왈,
“아비와 친하신 도경 어른댁이니라. 오늘은 그 분에게 약주나 대접하려고 왔다.”
고모댁의 진귀한 물건들을 상상하던 광호는 실망하여 고개를 외로 틀고 억지 춘향으로 부친의 손에 이끌려 도경의 집으로 들어섰더라.
“정주사! 어이구 여섯째 놈하고 왔구랴…….”
“허허, 도경께서도 그간 평안 하셨습니까?”
“나야 뭐……. 매일이 매일이외다.”
“광호야, 도경께 인사 여쭈어라.”
어린 광호 보아하니 앞을 못 보는 수염이 열자는 되어 보이는 노인이 어찌 자신이 여섯째인 것을 알았는지가 더 궁금해 데면데면 절을 하면서 묻기를,
“어르신께서는 어찌 앞을 못 보시는 듯한데 제가 여섯째인지 아셨습니까?”
눈을 지그시 감고 광호의 절을 받던 도경은 껄껄 웃으며 말하되,
“보이는 것만 아는 것이 아니다. 마음의 눈으로 보면 세상은 더욱 잘 보이니라 …….”
알 수 없는 도경의 말에 그저 고개를 주억거리며 주위를 살피니 도경의 손에 삼목이 들려 있더라. 다시 광호가 묻되,
“어르신 지니고 게신 그 나무는 무엇에 쓰는 물건입니까?”
도경이 대답하기를,
“이것은 천상천하의 진리와 말을 짚어 내는 것으로 대개 천기를 알 때 쓰는 물건이로다.”
어린 광호 속으로 생각하기를,
“이 어른이 바로 저 삼목으로 점사를 기똥차게 봐 준다던 그 어르신이었군…….”
도경에 대해서는 이미 어린 광호도 흘러 떠도는 풍문으로 들은 바가 많았던 터.
도경으로 말하면 이미 팔공산에서 일백 년 가까이 도를 닦았다고 하는 유명한 도사였더라. 그러나 어린 광호가 언뜻 보기에도 그저 외조부 정도의 나이였으니 일흔은 넘겼을까? 소문대로라면 팔공산에서 태어나면서부터 도를 닦았다는 얘긴지라. 기실 백 년을 도를 닦았는지 십 년을 닦았는지 누구도 증명할 수 없는 일이었으나 시공을 초월했던 손오공도 있고 보면 도경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세간의 항설을 그대로 시인해 두는 것도 좋을 듯 하리라.
어쨌거나 그것은 사담이었고, 도경이 당시 대구 장안을 떠르르하게 유명한 인물이었음은 틀림이 없었으니, 천문지리에 능통하고 구궁팔패니 육정육갑에 천지간 오묘한 진리에 아니 통달한 것이 없고, 육도삼략까지 무불통지했더라.
허나 도경은 아무나 만나 천기를 누설하는 일이 없어 꼭 자신의 마음에 드는 사람만 그 재주를 부려 천기를 누설했더라. 어찌됐든 그런 도경이 문득 어린 광호 쪽으로 고개를 돌려 감긴 눈꺼풀 안으로 눈알 돌리는 모습을 보이더니 줄줄 생년월일이며 그 간의 한 행실을 외더라. 차후 앞날에 대해 고민하더니,
“고단한 삶이 기다리고 있으되 그것을 고생으로 여기지 말라. 무릇 후일에 큰일을 할 사람은 초년의 곤함이 예사라. 조실 부친을 하면 네 곤함이 더해질 것이나 그것은 후일의 일에 과정일 뿐이니라.”
하더니 삼목 중 하나를 뽑아 만지막거리더니 벌떡 일어나 어린 광호를 향해 큰 절을 하니 광호도 부친 정씨도 몸 둘 바를 몰라 하더라.이어 하늘을 향해 삼배를 올리더니 부친 정씨의 손을 잡고 말하기를,
“정주사! 예삿일은 아니오. 아드님이 오색 창연한 옷자락을 휘날리며 사람들의 축복 속에서 빛을 발할 날이 있으오리다. 허나 그 모습을 정주사와 나는 보지 못할 것 같으외다…….”
도경의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몰랐던 어린 광호는 그저 어리둥절하여 한 쪽에 무릎을 꿇고 앉아 별 아닌 벌을 서고 있었더라. 부친 정씨는 뭔가 예감이라도 한 듯 고개를 주억이며 도경과 가지고 간 건어물과 소주를 내어 불콰하도록 취기에 올랐더라.
“내 다시 말하거늘, 네 지금의 마음을 죽을 때까지 버리지 말거라. 그 마음 때문에 하늘의 뜻을 전할 날이 오리니 그 날을 위해 그 마음을 삿되이 쓰지 말고 반드시 옳은 일에 쓰도록 하여라. 그리고 정주사, 저 아이가 열 서넛이 되면 다시 나를 찾아오시오.”
하고는 부친 정씨와 세강 돌아가는 이치를 두런두런 밤이 이슥하도록 나누고 있더라.
그 후 청소년이 된 광호가 하교를 하자 기다렸던 듯 부친 정씨가 광호의 손을 잡고 집을 나서니 두 재를 넘어 도경의 집으로 향하더라. 왠지 그 날의 기억이 썩 좋지는 않았던 터에 광호의 발걸음이 천근만근 인지라 부친 정씨가 이르되,
“그날, 도경과 약속한 네 나이가 되어 찾아가는 것이니 마음을 비우고 가벼이 따르라.”
부친의 말에 광호는 아무 말 없이 따랐더라.
“정주사! 약속을 잊지 않고 여섯째와 함께 왔구려.”
도경은 마치 두 눈으로 확인이라도 한 듯 그렇게 반기며 두 부자를 맞더라. 이어 부친 정씨가 싸 들고 간 것들로 주안상을 차리고 마주하니 광호는 멀뚱히 한쪽 구석에 앉아 방안을 둘러보고 있더라.
“너 이리 좀 오너라.”
도경의 손짓에 머뭇거리며 다가서니 도경이 낡은 가방을 하나 내어주더라. 무슨 뜻인지 몰라 머뭇거리니 부친 정씨가 이르길,
“어른이 주시는 선물이니 냉큼 감사하게 받도록 하여라.”
광호는 하는 수 없이 그 가방을 받아들고 다시 제자리에 앉으니 도경이 이르길,
“네가 부친과 선산에 가서 네 마음이 이끄는 곳을 찾아 큰 돌을 박아 놓거라. 그 곳이 바로 부친이 묻힐 곳이니 반드시 네 손으로 그 자리를 보도록 하여라. 정주사! 인생고락이 끝나는 길에 그나마 저런 아드님을 두셨으니 그것을 복으로 알고 가십시오.”
그 일이 있은 뒤 부친 정씨와 광호는 선산을 찾았고, 도경이 이른 대로 광호의 마음이 이끌리는 한 곳에 큰 돌을 박으니 부친이 이르길,
“모두에게 이르겠으되, 반드시 이 아비의 시신을 저 곳에 수습하도록 하여라.”
눈에 보이는 일이 아니었기에 광호는 그저 고개만 끄덕일 뿐, 그 일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랐더라.
그리고 광호가 입시를 준비하던 해 부친 정씨는 여한을 남긴 채 눈을 감았으되 그 모습은 평화로워 아무도 한이 남은 시신이라고 볼 수 없었으니, 그것도 광호의 후일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 성장한 광호의 생각이었더라.
정씨의 죽음은 곧 모친과 팔형제뿐 아니라 가산의 어려움을 예고하는 것이었더라. 오로지 가사의 일에 전념했던 모친이 가업을 이을 수도 없었고, 그저 이런 저런 일들로 먹고살기에 바빠져 더러는 학업을 포기하는 형제들도 나왔더라.
그 즈음 광호는 새로운 꿈을 안으니, 그것은 바로 세계에서 가장 시설이 좋은........... 1끝
빛viit의 책 4권
행복을 찾는 사람들에게
2000년 7월 7일 초판 1쇄 P. 225-239
정광호 약전(略傳) 2
인간의 삶과 평등을 위한 우주의 힘, 그 전령사
그즈음 광호는 새로운 꿈을 안으니, 그것은 바로 세계에서 가장 시설이 좋은 출중한 호텔을 짓는 것이었더라. 그러기 위해서는 호텔에 취업을 하는 것이 수순인지라, 그 후 20여 년을 호텔 총 지배인으로 훗날을 기약하며 살았더라.
그러나 어린 시절의 행실은 여전하여 어느 천 년에 돈을 모아 세계적인 호텔을 짓겠는가, 식솔들의 걱정이 난무하더라.
그러다 광호도 양처를 만났으니, 어려운 생활 속에서 광호가 드러내는 돈을 이리 쓸어 덮고 저리 메우며 그래도 싫은 소리 한 마디 없이 어려운 살림을 꾸려 나가더라. 광호의 남 도와 주기로 인해 가산은 언제나 부족한 상태였으되 광호의 행실은 어릴 때나 여전하더라. 집 장만하려고 모아둔 보너스를 문둥이에게 내어 준 일이며, 지나가다 만나 거지에게 월급봉투를 통째로 내어 준 일이며, 나쁜 길로 들어서 허랑거리며 거리를 배회하는 청년들을 데려다 호텔 직원으로 채용하고 더러는 책임을 지려다 월급을 날리는 일이며, 가산이 펼 날이 없어 고생은 광호 양처의 몫이었더라.
어느덧 두 자식을 둔 부모로 광호도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갔는데, 이상한 일들이 속출하게 되었더라. 그 일들을 말로 다 하자면 너무 많은데…….
호텔 로비를 걸어가던 한 여인네가 하이힐 때문에 미끄러져 넘어졌으되 발이 돌아갔더라. 놀라 광호가 달려가 차를 대기 시키고 돌아간 발을 잡으니 감쪽같이 발이 제자리로 돌아와 여인네가 벌떡 일어서더라. 주위 사람들은 물론 여인네와 일행, 거기에 본인 광호도 놀라 자기 손을 바라보더라. 이어 호텔 직원이 피부병에 걸려 고생을 하는데 광호가 손을 대니 온 몸이 불에 데인 듯 후끈 거리더라.
“아니 지배인님, 저를 죽이실 작정입니까? 어찌 이리 열이 나며 더 심해지는 것입니까?”
광호가 이르길,
“잘 모르겠으나 내일이면 나아질 것일세.”
다음 날 직원이 달려와 큰 절을 올리매 말하길,
“어떻게 하셨습니까? 그렇게 몇 달을 고생하던 피부병이 완전히 나았습니다.”
광호도 놀라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았으나 여전히 같은 손이었더라.
또한 호텔 보일러실 화재를 진압한 일이며, 홍수를 태화강의 솟구치는 물기둥으로 잡은 일 등이 알려지자 여기저기 소문을 듣고 밀려드는 사람들로 호텔은 북새통을 이루게 되더라. 만성 두통에 시달리는 사람에 허리를 못 쓰는 사람, 관절염으로 걸음도 못 걷는 사람, 유방암으로 수술을 한 사람, 중풍으로 입이 돌아간 사람 등 그 수를 헤아리기 어렵더라.
거기에 일이 풀리지 않아 찾아오는 사람에서 정신이 이상한 사람까지 광호는 지배인 업무보다 그들을 돌보기에 하루를 스물 네 시간 가지고 모자랐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광호가 손을 대지 않고 마음으로 빌기만 하여도 그들에게는 금분이 소복이 내려 광호의 기원에 응답이 오더라.
그 즈음 광호에게 고민이 생겼는데, 도대체 자신에게 주어진 능력이 무엇인지 고민스럽기만 하더라. 게다가 사람들이 찾아오매 두려움이 앞서기를, 언제 그 능력이 없어져 안타까운 사람들에게 실망을 안겨 줄까 싶어서 였더라.
그런데 어느 날, 광호에게 신비한 일이 생기니 천상천하의 우주의 마음과 첫 상면을 하게 되었던 것이더라. 그것은 너무도 우연한 기회에 이루어졌으므로 광호 역시 의아했으나 곧 그것이 언제나 광호의 마음을 움직이던 우주와의 만남이며, 아울러 도경의 예언대로 오색 빛viit으로 세상을 열 날이 왔음을 직감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더라.
호텔 직원들과 예의 가을 MT 겸 산행을 하고자 경남 창녕의 한 산을 찾은 광호는 불길처럼 타오르는 단풍에 넋을 잃고 한동안 정신을 빼앗겼더라.
“천석고황(泉石膏肓)이 따로 없고, 연하고질(煙霞痼疾)이 바로 지금의 내 마음일진데…….”
태어나 숱한 산행을 했으되 이렇듯 불타는 선홍색의 단풍은 본 일이 없었더라. 그대로 산수에 묻혀 돌이 되어도 좋을 마음이었더라.
그러저러 산수를 즐기고 있는데, 숲에 즐비한 나무 중 한그루가 활활 불길에 싸여있는 것을 목도(目睹)하게 되는데……. 나뭇가지 가지마다 활활 타오르는 불길을 보니 그 빛이 황금색이라. 뿌리를 깊이 내린 나무의 줄기는 멀쩡한데 가지마다 황금빛 불꽃이 활활 타오르고 있는 것이 아니가. 광호가 일행에게 외치길,
“저기 저 나무 좀 보게나. 불길이 활활 타는데 가지만 타는구먼……. 이 일을 어쩌면 좋겠나?”
일행들이 광호의 손이 가리키는 나무를 보더니 말하길,
“대체 뭘 보고 그러십니까? 나무들이 멀쩡한데 불에 타고 있다니요?”
광호가 안타까워,
“아니, 이 사람들아. 저기 가지마다 불길에 휩싸인 저 나무가 안보인단 말인가?”
일행은 예의 한 번 광호가 가리키는 나무를 살피는 기색이더니 곧,
“농담하시는 거죠?”
하더라.
하는 수 없어 일행을 이끌고 어느 정도 떨어져 있던 그 나무를 향해 걸음을 재촉했더라. 그면서 아무리 봐도 그 나무 혼자 유독 불길에 휩싸여 있어 광호도 내심 겁이 덜컥 나더라.
아무리 일행에게 나무를 코 앞에 두고 가리켜도 일행들의 반응은 여전히,
“농담 좀 그만하세요?”
하더라. 광호는 안타까운 마음에 나무 가까이 다가가며 혹시 잘못 본 것이 아닌가 다시 그 나무를 올려다보았더라. 여전히 불길에 휩싸여 있는 나무는 황금빛으로 불타고 있었고, 나무 앞에 서니 진기한 일이 벌어져 있더라.
“오! 세상에…….”
광호는 나무를 보는 순간 뒤로 물러서며 그렇게 외쳤더라. 그것은 황금으로 빛나는 나무였더라. 불길로 착각 할 정도로 황금빛은 온 가지를 휘감듯 돌며 광호를 점점 더 가까이 부르고 있더라. 순간 우주의 빛viit과 광호의 마음이 교감을 이루며 도대체 그 능력이 어디서 왔으며 무엇을 위해 왔는지, 근원은 무엇이며 어떤 힘들을 가졌는지를 깨우칠 수 있게 만들었더라. 광호는 그 순간 다시 태어나는 것이었더라. 빛viit의 아들로 우주의 마음을 전달하는 우주의 전령으로.
“끝내 이 나무에 오셨군요. 뭐하십니까? 아니? 저것은?”
몇몇의 직원이 광호를 따라 나무까지 왔다가 나무를 보고 놀라며 뒤로 물러서며 외쳤더라. 광호가 직원이 가리킨 곳을 보자 나뭇가지에 불타던 빛viit은 사라지고 어느새 금가루가 소복이 내려 있더라. 뿐만 아니라 광호의 머리에서 발끝까지 온통 금분으로 빛나고 있더라.
그렇게 감히 천서(天瑞)를 받은 후, 광호는 진실로 우주의 마음에 닿는 길에 전념했더라. 그간의 천서만단(天瑞萬端)에도 헝클어짐이 없이 살아왔듯이 실로 이제야말로 우주의 마음에 몸을 맡기고 그 뜻을 따라 살아야 할 날이 온 듯 했더라. 문득 광호의 머리에 스치는 말이 있었으니. 그것은 어릴 적 도경이 자신을 보고.
“오색 창연한 옷자락을 휘날리며 빛viit으로 행사할 날이 오리라.”는 것이었더라.
부득 광호는 업으로 삼았던 호텔을 그만두고 ‘우주 초광력超光力 학회’의 간판을 내걸게 되었으되, 광호의 양처에게 이를 고하니 양처가 이르길,
“그 길이 부군의 길이라면 제가 어찌 그 길을 여러 이유로 막겠습니까? 그러나 그 길이 가족들에게 부나 명에를 안겨다 주는 일은 아닌 듯 싶으니 부디 식솔들 걱정일랑 거두시고 뜻하신 바 밀고 나가십시오. 제 한 몸 거들면 식솔들 입에 풀칠이야 못하겠습니까…….”
양처의 말에 광호는 눈물을 감추지 못하고 양처의 손을 잡고 감사를 드렸더라. 그리하여 우주의 힘, 초광력超光力을 행사하며 그 뜻에 몸을 맡기고 살아가게 되었는데, 이전 삶과는 다른 천서 만단의 길이 광호에게 남아 있었으니, 이제부터 그 얘기를 늘어 놓을까 함이라.
일단 초광력超光力이라 함은 병든 자들의 심신을 편하게 만들어 주며, 기본적으로 곧은 성품을 가지고 진실로 믿는 자에게는 가내의 평화는 물론 하던 일도 성하게 해 주는 힘이 있었더라. 하여 많은 아픈 자의 삶의 고락에 힘든 자들이 광호를 찾으니 광호의 몸이 열이어도 모자랐더라.
광호가 그 중에 가장 큰 인연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일단 지금의 대통령인 김대중 대통령과의 인연이라. 그 분이 아태재단의 이사장으로 계실 때 일이었더라. 예기치 않게 그 분을 만나 초광력超光力을 드리게 되었는데, 그러잖아도 그 분이 지팡이를 짚고 다니시는 것을 보면 언제나 마음 한 구석이 안타까웠던 터였더라. 이 나라의 민주화를 위해 모진 고난의 세월 속에 얻은 훈장치고는 지나치게 가혹한 것이기에 동시대를 살면서 아무런 도움을 줄 수 없었던 죄책감도 한 몫 했더라.
처음으로 두 내외분을 광호가 처음으로 느낀 것은 인간다운 따스함이 넘치는 모습이었더라. 도대체 그 질곡의 세월을 보낸 얼굴답지 않게 온화하고 따스한 품새가 광호의 마음까지 훈훈하게 하였더라. 그 따스한 온기가 우주의 마음과 일치했던지 광호가 말하기를,
“이사장님이 지팡이를 놓도록 해드리겠습니다.”
이에 대통령이 놀라 묻기를,
“그렇게만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소. 말씀을 들으니 힘이 나는 구려. 딱히 한 가지의 병이 아니라 여러 병을 두루 고치시는 모양입니다, 그려…….”
이에 광호가,
“예. 부디 지팡이를 놓고 걸으시는 상태를 간절히 바라시면서 초광력超光力을 받으십시오. 저 역시 이사장님께서 그 지팡이를 놓고 걸으실 날을 간절히 바라왔습니다. 그것으로 이사장님께서 고초를 겪으실 무렵 아무런 도움도 못 드린 것에 대한 사죄를 다하겠습니다.”
광호의 말에 대통령은 광호의 손을 잡았더라. 광호의 마음 저 밑까지 울리도록 따스한 손길이었더라.
“누구를 위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우리 나라를 위한 일이었지요.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살아 있지도 않았겠지요. 우선 선생의 그 마음의 빚부터 청산하셔야겠습니다. 그래야 그 힘이 잘 전달돼 내가 지팡이를 놓을 수 있게 되지 않겠습니까? 선생은 이미 내게 아주 많은 도움을 주신 분입니다. 제가 뭘 했는지 알고 계시니까요…….”
대통령 내외는 순수한 마음으로 초광력超光力을 받아들였더라. 우주의 마음이 두 분의 순수하고 만민을 위한 삶의 고난에 힘을 주고 싶었는지 초광력超光力을 보내는 중에 다섯 개의 오색 빛viit기둥이 나타나기 시작했더라.
광호는 온 힘을 다해 그 빛viit기둥을 두 분 내외를 향해 인도했더라. 초광력超光力을 받은 후 두 분 내외의 손바닥에는 금분이 소복하게 내렸고, 대통령은 지팡이를 놓고 사무실을 세 바퀴나 걸을 수 있게 되었더라. 함께 있던 모든 사람들이 놀라는 것은 물론 두 분 내외도 역시 놀라고 있더라.
두 번째의 만남에서 대통령은 초광력超光力을 받은 후 성경의 한 구절을 휘호로 남기어 전해 주었더라. 그 내용이 당시 대통령이 초광력超光力을 받으면서 떠올렸던 성경 구절인데, ‘네 믿음이 내 딸을 살렸도다’라는 것이었더라.
그것보다 광호의 마음을 더욱 따스하고 힘나게 만들었던 것은 대통령의 식단에 올려진 영광굴비였더라. 대통령이 손수 그 굴비를 반쪽으로 잘라 광호의 밥에 얹어 주며 먹기를 청했는데, 그 모습에서 인간미와 순수함을 느낄 수 있었더라.
그 후 마지막으로 초광력超光力을 받고 난 뒤, 굳이 금일봉을 마다하는 광호에게 대통령은 당시 만났던 중국의 이붕 총리에게서 받은 도자기까지 선물하였더라. 지금도 광호는 지팡이 없이 대중 앞에 나타나시는 대통령을 보면서 언제나 성광이 두 분 내외와 함께 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더라.
본격적으로 학회를 설립하고 난 뒤, 광호에게는 병들고 힘든 사람만 찾아오는 것이 아니었는데, 가끔은 광호의 힘을 꺽어 보려는 기공사들이나 초능력자들의 도전도 적잖이 받게 되었더라. 그것이 광호를 의심하는 사람들에게는 일종의 호기심과 재밋거리였겠으나 광호에게는 우주의 힘에 도전하는 치기로 보였으니, 이제부터 그 이야기를 할까 함이라.
그 중에 기(氣)를 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아왔는데, 누구도 관심이 있으면 알겠으되, 기(氣)란 우주 만물, 사람의 몸 세포 구석구석에 스며들어 있는 에너지이나 광호가 지니고 있는 초광력超光力과는 별개의 에너지임을 밝히는 일이 되었더라.
그 중 가장 처음으로 광호를 찾은 청년은 여러 산들을 찾아다니며 기공을 훈련했던 친구로 어떻게 알았는지 광호의 얘기를 듣고 찾아와 다짜고짜,
“한판 합시다.” ~~~~~~ 2끝
빛viit의 책 4권
행복을 찾는 사람들에게
2000년 7월 7일 초판 1쇄 P. 239-247
정광호 약전(略傳) 3
인간의 삶과 평등을 위한 우주의 힘, 그 전령사
그 중에 기(氣)를 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아왔는데, 누구도 관심이 있으면 알겠으되, 기(氣)란 우주 만물, 사람의 몸 세포 구석구석에 스며들어 있는 에너지이나 광호가 지니고 있는 초광력超光力과는 별개의 에너지임을 밝히는 일이 되었더라.
그 중 가장 처음으로 광호를 찾은 청년은 여러 산들을 찾아다니며 기공을 훈련했던 친구로 어떻게 알았는지 광호의 얘기를 듣고 찾아와 다짜고짜,
“한판 합시다.”
라고 했더라.
기도 아니요, 그렇다고 신들린 것도 아닌 광호로서는 기 수련을 한 듯한 청년을 보면서 당혹스러울밖에 없었더라.
그러나 두 눈을 번뜩이며 노려보는 폼이 그냥 돌아가지는 않을 터였더라. 그래 광호가 찬찬히 그 청년을 뜯어보니, 기의 에너지가 잘 못 뻗쳐 살기(殺氣)를 품고 있더라 그러나 그 기운은 그야 말로 웬만한 사람 하나는 너끈히 나가 떨어뜨릴 정도로 등등 하더라. 아무리 보아도 기 수련을 하기는 했으되 욕심이 지나쳐 사기(邪氣)에 짓눌린 폼세였더라.
그리하여 사람들 병도 고치고 가정의 복도 준다니 ‘니가 얼마나 센지 두고 볼일’이라 생각하고 광호를 찾아와 한 판 겨루기를 청하고 있으되, 그것이 바로 화기(火氣)가 지나쳐 제어 할 수 없게 된 상태인 주화입마(走火入魔)된 격이라.
한 방에 정신을 차리게 해 주고 싶었으나 광호가 보기에 주화입마는 자칫 지나치면 정신착란을 일으키기 십상이라. 그저 차근히 살피기만 하는데, 눈에 보이지 않는 칼을 곧추세운 그 청년의 오라(aura)는 불타는 듯한 붉은 색이었더라. 그것은 그냥 놔두면 정신착란을 일으키기 십상일 만큼 불안정한 기운이 흐르고 있음이라.
광호를 노려보던 청년을 향해 광호가 먼저 입을 열어 말하길,
“그래, 무엇을 한 판 하자는 거요?”
입을 굳게 닫고 있던 청년이 말하길,
“당신이 그렇게 기가 넘쳐 사람들의 병을 고친다고 하니 십 년 가까이 오로지 기 수련만 한 나로서는 당신과 기 대결을 한 번 해 보고 싶지 않겠소? 병을 고친다면 나도 그대만큼은 하리다.”
그 말을 들은 광호가 더욱 기가 막힐 노릇이었더라. 본디 기의 세계란 선과 악, 아름답고 추한 구분이 없는 것이거늘, 아울러 갈등과 부조화가 하나로 원만하게 녹아들면서 일체의 집착을 떠난 조화로움을 이루어 낼 때라야 비로소 그 기운이 완성되는 법인데, 그 기운으로 상대를 골라 누가 우위에 설 것인가에 대해 겨루기 한 판을 하자는 데야 어이가 없지 않을 수 없었더라.
“그렇다면 뭘 어떻게 하면 되겠소?”
광호가 묻자,
“당신이 먼저 기로써 나를 쓰러뜨린다면 내가 당신의 제자가 되어 머리로 짚신을 삼아드리리다.”
청년의 말이 또한 가관이었으되 섣불리 신경을 건드리면 오히려 청년에게 위해가 가해질까 싶어,
“그러지 마시고 아예 그대가 먼저 기로써 나를 쓰러뜨리는 편이 낫겠소이다.”
라고 청하니 의아한 눈빛을 굴리던 청년이,
“정녕 후회하지 아니하겠소?”
라고 물으니 광호가 그만 눈을 감고 고개만 끄덕이더라.
청년이 온 힘을 다해 기를 보내고 있던지라 광호의 몸에 서서히 기운이 전해지니 그 기운이 탁하고 음습하더라. 그 기운을 받으면서 광호가 생각하기를 청년에 대해 측은지심이 들었더라. 수십 분이 지나자 호흡 곤란을 일으키며 청년이 나가 떨어지는지라 광호가 수습하여 초광력超光力을 주니 금세 안정을 찾더라.
청년이 안정은 되찾았으되 혼절한 상태로 소파에 길게 누워 있는데, 가만히 보니 아직도 탁기가 온 몸안에 그득한지라 광호 역시 정신을 가다듬고 우주의 마음에 간절히 그 청년의 앞날을 열어 주길, 원래의 상태로 돌아오길 빌었더라.
광호의 눈앞에 시커멓고 퍼런 연기 같은 탁기가 빠져나가 청년의 주위를 맴돌더라. 광호는 다시 그 기운을 붙잡아 맑게 정화시키니 주위에는 꽃향기도 아니요, 그렇다고 인위적으로 만들어 낸 향수의 향기도 아닌 향기가 진동하더라.
“지금 제게 무엇을 하셨습니까?”
정신이 돌아온 청년이 흐트러진 몸을 수습하고 광호에게 묻되,
“자네는 도대체 어디서 누구에게 수련을 사사 받았는가?”
광호가 되물었더라.
청년의 말인즉, 지리산에서 스승도 없이 고대로부터 전해 오는 비전(祕典)을 스승 삼아 홀로 수련을 했으나 어느 날에는 자신의 눈을 의심할 만큼의 기운이 뻗치더라. 그리하여 동네로 내려가 발목을 삐어 절뚝거리는 촌로의 다리도 고처주고, 만성 두통으로 두통약을 꿰차고 사는 노파의 머리도 고쳐 주며 의기가 양양해 있던 차에 누군가의 입초사에 오른 광호의 얘기를 듣고 겨루기 한 판을 청하러 한 걸음에 달려왔다고 했더라.
이에 광호가 청년의 손을 잡고 이르기를,
“기운이란 본디 잘 쓰는 사람에게는 기적을 일으키는 명약이 되나 독이 되기도 하는 법. 기를 쌓는 궁극적인 목적은 그것이 그렇게 전해졌듯 우주의 절대 에너지로부터 오는 궁극의 사랑을 알고 실천하기 위해서라오. 부디 좋은 기운을 넣었으니 그 예전의 자네로 돌아가 다시 삶을 살도록 하시오.”
하며 돌려보냈더라.
매양 그 청년과 같이 기세등등하여 한 판을 겨루자고 들이닥치지는 아니한 것이 기를 수련한 사람의 개인마다 다른 점인데, 한다하는 기 수련에 능통한 한 기인은 도시 어떤 인물인가만 보려고 찾아왔다가 광호를 보자 무릎을 꿇고 큰 절을 올리기도 하더라. 그 기인 왈,
“본디 고수는 고수를 알아보는 법입니다. 선생에게서 느껴지는 기운은 뭔가 다르니 내 선생을 직접 만나지 않고 하대하여 이렇게 찾아온 것을 용서하시오. 말이야 어떤 고수인가 만나나 봐야겠다고 하였으나 삿된 속마음에 어찌 그런 하대가 없었겠으며 기로써 선생에게 대우를 받고자 했던 오만이 없었겠습니까? 추후 제가 수련시키는 제자 중에는 선생을 상대로 기 싸움 같은 것을 하고저 찾는 이가 없을 것이니, 선생은 그렇게 아십시오. 그리고 그 충천하는 에너지를 이제껏 하셨던 대로 부디 좋은 곳에 쓰시기를 기원하는 바입니다.”
하고 뒷걸음으로 물러나기도 하였더라.
겨루기 한 판이 나왔으나. 그나마 요절복통을 할 사례가 하나 있으니 다름 아닌 일본의 기공사와의 한 판이었더라.
어느 날, 통역을 앞세워 일본의 한 기공사가 광호를 찾으니, 대구의 모 호텔에서 기다릴 터인 자신을 찾으라는 것.
처음에는 듣는 광호가 기분이 언짢아 거절을 하려 했으나 일본 기공사라는 말에 본때를 보여 줄 속셈이 생겼더라. 이유 불문하고 일본인이라면 쌍지팡이 짚고서라도 이기고 보자는 한국인다운 근성도 있었으려니, 쾌히 승낙하고 차비를 차려 호텔로 그를 찾았더라.
그는 첫눈에 보기에도 기운이 충천하는 기공사가 분명했으되, 머리를 빡빡 밀어젖히고 차림은 도사처럼 비단으로 만든 도복을 입고 있었더라.
통역의 간단한 설명으로 들으니 그는 당구공을 띄워 창호지를 통과시키는 염력을 지닌 것은 물론 눈을 감고도 누가 오는지 가는지를 알 정도로 염력이 신통한 자였더라.
“당신이 한국에서 알려진 고수라 하니, 내가 어찌 당신을 만나지 아니하겠소. 본디 최고는 둘이 될 수 없으니 오늘 이 자리에서 누군가 하나는 죽어 넘어져야 되겠소이다.”
처음부터 나오는 말 본새가 무시무시하여 광호도 흠칫 놀라더라.
하여 가만히 살펴본즉, 기운은 충전하되 그 기에 눌려 둘 중 하나가 죽을 지경은 아니더라.
“어떻게 하면 당신의 마음이 흡족하겠소이까?”
광호가 물으니,
“당신이 먼저 나를 쓰러뜨릴 기회를 주겠소이다.”
하고 그가 답하더라.
문득 광호가 그의 장기를 생각해 장난기가 발동하니,
“그렇다면 선생의 실력을 한 번이라도 보여 주시면 말에 토달지 않고 선생이 시키는 대로 하리다.”
하였더니 그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광호를 보더라.
“내가 과한 부탁을 드린 것 같지는 않습니다. 선생의 말대로라면 오늘 이 자리에서 누군가 죽어나가야 한다는 예긴데, 저보고 먼저 하라시면 저는 살아있는 것을 죽이기 위해 우주의 힘을 쓰지는 아니하니 선생의 손에 제가 죽을 것이 분명한 일입니다. 하여 저를 죽이시는 선생의 실력을 한 번 먼저 보여 주심이 이치에 맞는 줄 압니다. 먼저 선생께서 잘 하신다는 당구공을 띄워서 창호지 뚫기를 보고 싶으나 당구공도 없고, 창호지 문도 없으니 여기 이 재떨이나 혹은 다른 물건을 한 번 띄워 주시지요.”
광호가 겸허하게 간곡하게 청하니 하는 수 없이 그가 주위를 살피더니 메모지에 꽂혀 있던 볼펜을 띄우겠다고 하더라. 광호 속셈으로 볼펜의 무게에 수십 배나 되는 당구공을 띄워 날리는 재주로 하고 많은 물건 중에 볼펜인가 싶어 가소로운 웃음이 나오기는 했으되 참고 하는 폼을 지켜봤더라.
그가 제자인 듯한 이에게 손짓을 하니 가방에서 오색찬란한 비단 방석을 하나 꺼내는 지라 그가 그 위에 가부좌를 틀고 안더라. 한참을 눈을 감고 명상을 하는가 싶더니 이내 앞에 볼펜을 먼저 몇 번이고 만지작거리더라.
광호가 뭔가 트릭이 있을 수도 있겠다 싶어 유심히 보니 무게를 가늠하고 있더라.
그리하여 볼펜을 가부좌 앞에 내려놓고 다시 두 눈을 감은 채 열심히 기운을 보내는데, 수 분이 지나도 볼펜은 꼼짝도 하지 않더라. 염력을 넣는 그도 마찬가지겠거니와 보고 있던 사람들의 눈에도 핏발이 서고 있는데, 수 분에서 수십 분이 지나도록 볼펜에서는 아무 변화도 없더라. 그의 빡빡 깍은 파르스름한 머리에 핏줄이 솟고 땀이 흐르기 시작하자 서서히 지켜보던 사람들이 맥이 풀리는지라 광호가 나서 그것을 저지했더라.
“환경 탓도 있겠거니 싶으니 너무 애쓰지 마시고 내가 선생의 기운을 읽으니 보통 기운은 아닌 듯 싶습니다. 다만 그 기운의 힘을 눈으로 확인 시켜 주지 못했으니 선생이 먼저 제게 기운을 보내십시오. 제가 만일 이 자리에서 선생의 기운으로 죽으면 그것도 제 탓이니 여기 있는 사람들은 그리 알고 저를 수습해 주시길 바라겠습니다.” 하고 광호가 마주 가부좌를 틀고 앉아 눈을 감으니 그가 말려 말하길,
“비록 이 볼펜을 띄우는 일에는 성공을 보여 주지 못했으나 내 일생 기 수련으로 보낸 사람입니다. 혹 당신의 머리가 깨질 수도 있으니 머리가 아파 오면 즉시 멈추도록 이르시길 바랍니다.”
광호는 약간의 가소로움은 있으되 그러마고 답하고 눈을 감았더라.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서서히 광호의 머리에 열기가 느껴지기 시작했는데 아프기는커녕 그저 따뜻한 물수건을 얹은 듯 열기만 조금 느껴질 뿐이더라. 그래도 도인의 체면을 생각해 떨치고 일어설 마음을 억누르고 있는데, 심히 고래의 한 숨 같은 소리를 내며 그가 광호 앞으로 엎어지더라. 눈을 뜨고 보니 볼펜을 띄우겠다고 염력을 쓰던 때보다 훨씬 힘겨운 얼굴로 광호 앞에 엎어져 땀으로 범벅된 얼굴을 들지 못하더라.
“선생이 가지고 있는 기가 대체 무엇인간데 웬만하면 픽픽 쓰러져 나가는 내 기운을 받고도 그리 멀쩡하십니까?”
그가 물어 광호가 답하길,
“본디 내가가진 기운은 천상천하 우주의 에너지로 기나 염력과는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기 역시 막힌 곳을 뚫고 약한 곳은 보충하며 탁한 곳을 맑게 옅은 곳에는 힘을 넣어주는 것으로 공평 조화의 힘 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아픈 사람들에게 보내는 초광력超光力도 역시 그러한 원리를 가지고 있으나, 그것은 우주의 기를 받아 보내는 형태와는 다릅니다. 이것은 기운이 아니라 빛viit이며 그 빛viit이 곧 에너지가 되어 병을 낫게도 하고 가정의 길흉화복을 조화롭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러니 선생은 나를 같은 기공사로 보고 라이벌 의식같은 것은 느끼지 않았으면 합니다.”
하여 겸손히 대우하여 돌려보냈더라.
이와 비슷하게 일본의 도인들에게 실험을 당했던 사례가 있는데, 광호는 개인적으로 그 때를 가장 언짢은 때라고 기억하고 있더라. 그것은 광호를 통해 지병이었던 병을 완쾌한 같은 동족의 한 인사가 앞장 서 광호와 일본 도인들의 겨루기를 주선한 데서 기인하더라. 어찌 인간이 화장실 갈 때의 마음과 나온 뒤의 마음이 달라도 그리 다르단 말인가.
초광력超光力을 통해 병의 호전이 보일 때에는 열심히 광호를 믿던 인사가 병이 낫자 그 힘을 의심하여 시험에 들게 만들었으니 광호의 기억에 언짢아도 한참 언짢을 기억이었더라.
어찌됐든 일본의 도인 세 명과 광호의 한 판 겨루기가 시작되었으니. 장소는 청와대 뒷동네의 작은 요릿집이었더라. 일본의 세 도인들은 마치 무술 영화의 그것처럼 지그시 눈을 내리깔고 광호를 똑바로 쳐다보지도 않더라. 광호 속셈에 아마도 그 도인들은 광호를 얕잡아 보는 것이 틀림없었더라.
“자, 자. 우선 식사나 합시다.”
전 세계의 유명하다는 도인들은 다 만나 치료를 받았으되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던 병을 초광력超光力으로 완치한 인사가 ‘거, 오늘 재밌는 일이 벌어지겠군.’ 하는 속셈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얼굴로 그렇게 일본의 세 도인과 광호와의 팽팽한 기운을 풀려고 애쓰더라. 광호는 그저 알고도 모른 척하며 묵묵히 식사를 했더라.
한 순배의 술잔이 돌고 나자 슬슬 재밋거리에 마음이 쏠려 있던 인사가 분위기를 대결의 장으로 몰고 가더라.
“이 자리가 다름 아닌 기 대결의 장이었습니다, 그려. 저 도인들과 제가 한판을 해야 하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지 저 분들에게 물어 보시지요.”
광호가 분위기를 파악하여 이렇게 말하니, 통역은 열심히 광호의 말을 전하고 인사는 내심 즐거운 일이 생겼음에 아예 느긋하게 자리를 잡았더라.
“일과 이와 삼이 있습니다. 어떤 것으로 택하시겠습니까?”
세 도인 중 가운데 앉은 도인이 양측의 도인들에게 몇 마디 말을 주고받더니 통역에게 그렇게 전했더라. 광호가 들으니 참으로 우스운 얘기더라. 일은 무엇이며 이는 무엇이 간데 삼까지 중에서 고르라는 것인가?
“도대체 일은 무엇이며 이는 무엇이고 삼은 무엇인지 여쭈어 주십시오. 알아야 선택을 할 것 아니겠습니까?”
통역이 열심히 도인들을 향해 광호의 말을 전하는데, 광호가 그 도인들을 유심히 보니 가운데 앉은 도인이 가장 고수인 듯 해 보였더라.
“그것은 힘의 차례인데, 일은 내장이 터지고 이는 갈빗대가 부러지며, 삼은 가장 약한 것으로 선생을 한 몇 미터 날려 보낼 수 있는 것 이라고 합니다. 하여 선생을 보아하니 삼 중에서도 가장 약하고 부드러운 힘으로 보내겠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도 못 참겠거든 빨리 말씀 하시라고 합니다.”
통역의 말을 들으니 광호의 자존심이 상처를 입었더라, 도대체 얼마나 센 기를 가지고 있는 도인들이기에 사람의 내장을 터뜨리고 갈비뼈를 부러뜨린다 말인가? 그야말로 말대로 하자면 무림의 지존들이 모여 장풍으로 날리고 머리칼을 뽑아 온 몸에 꽂는 황당한 중국 영화를 이 자리에서 찍을 판이었더라.
“그렇다면 일까지 해도 내가 괜찮으면 어떻게 할 겁니까? 영과 마니너스가 기다리고 있나요? 아니지, 세 명이 차례로 하다 보면 총 아홉 번의 힘 세례를 받아야 하겠습니다. 그래도 또 내가 괜찮으면, 준비된 다른 영과 마이너스든 뭐든 또 할 것이고, 이러다 밤 새는 것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니 아예 한 번에 끝을 냅시다. 세 분이 한꺼번에 일로 보내라고 하시오.”
이러한 자리를 마련한 인사에게도 그렇고 오만과 방자가 하늘을 찌르는 일본 도인들에게도 화가 치밀던 광호가 약간 흥분하여 이르되 통역이 그 말을 전하자 세 도인은 물론 인사까지 눈이 휘둥그레지더라.
“그러면 당신은 시체도 없이 죽게 될 것이랍니다. 치기를 거두시고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시랍니다.”
통역이 전하니 광호가 그제야 마음이 안정되더라. 힘은 가지고 있는 고수들이되 광호의 마음에 그들이 아무리 똘똘 뭉쳐 자신에게 일이든 영이든 마이너스든 보낸다 하여도 우주의 힘과의 대결은 어차피 불 보듯 뻔한 결과를 가져올 것인데, 이왕 시작한 대결이니 깨끗한 페어플레이를 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더라. 굳이 자존심에 상처를 입을 이유도 없고 그렇다고 이런 자리를 주선한 불쌍한 인사에게도 화를 낼 이유가 없다는 생각이었더라.
“죽고 사는 것은 하늘의 뜻이며 이치인 것을 오늘 내가 이 자리에서 죽는다고 하면 그것이 곧 하늘의 뜻이요. 우주의 뜻이니 기꺼이 받으리다. 그러니 도인들은 아무 걱정 마시고 셋이 똘똘 뭉쳐 장풍으로 나리든 내 내장을 터뜨리든 알아서 하시라고 하시오. 나는 이제 준비가 끝났소.”
광호가 이렇게 말하고 도인들을 향해 가부좌를 틀고 앉아 심호흡을 하매, 세 도인들은 어안이 벙벙한 상태로 광호만 바라보더니,
“몸에 무리가 오는 듯 하면 얼른 말하라고 하십니다. 아무리 인명이 재천이라고 하여도 자신들이 무슨 명분으로 선생을 위해하겠는가 면서 말입니다.”
통역의 말에 광호 속셈으로 그저 까부는 하수에게 힘자랑이나 해서 혼쭐이나 내주자는 의견으로 모아진 듯한 모양이라 생각했더라. 무엇이면 어떠하리. 광호는 서서히 손을 무릎 위에 놓고 우주의 마음을 생각했더라.
그런데 수 분이 지나자 서서히 광호의 몸에 힘이 느껴지는데, 마치 따스한 욕조 안에 들어가 앉은 듯 은은한 열기가 온 몸으로 스며들더라. 게다가 전기가 통하듯 찌릿한 파장이 느껴지기 시작핮 광호는 속으로 ‘이런 것이 기로구나…’ 했더라.
‘고수들은 고수들인 모양이군.’
광호는 그렇게 생각하다 문득 장난기가 발동해 세 도인의 모습이 보고 싶어 눈을 살며시 떠 보니 웃음이 절로 나려는 것을 참았더라.
세 도인은 눈을 감은 채 양 손을 광호 쪽으로 향해 뻗치고 마치 무거운 뭔가를 밀어내듯 안간힘을 쓰며 밀어내고 있더라. 허연 머리에 수염을 기른 도인들의 얼굴은 땀이 흘러 말이 아니더라.
“아직 멀었습니까? 벌써 수십 분이 지났습니다, 그려…….”
광호가 말하되 그렇게라도 끊지 않으면 오히려 세 도인들의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였더라.
“아니 도대체 ……. 정말 아무렇지도 않다는 말입니까?”
통역이 가운데 앉았던 고수인 듯한 도인의 말을 전하는데, 그 도인의 표정이 어찌나 허탈한지 광호도 혹여 저 도인의 마음에 본의 아닌 큰 상처를 입힌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서더라.
“그럼 이번에는 제 차례입니다. 우선 땀을 닦으시고 편한 자세를 취하고 초광력超光力을 받으시지요. 세 분에게 한꺼번에 보내겠습니다.”
땀을 닦고 정좌를 하던 세 도인은 통역의 말에 놀라 광호를 바라보더라. 들은 풍월이나 아마도 기란 에너지 싸움인 관계로 동시에 여러 명에게 주면 최악의 경우 기를 주던 사람이 위해 당하는 수가 있기 때문인 듯 하더라. 아직도 그 도인들의 마음에 초광력超光力이 기라고 믿는 것이 틀림없었더라. 광호는 두 말도 하지 않고 눈을 감은 채 두 손을 들어 초광력超光力을 보내려고 하였더라.
“그만 하십시오. 죄송하지만 그만 하시라고 합니다. 저 분들이 졌다고 하십니다.”
아직 초광력超光力을 펼치기도 전에 저지를 당한 광호 또한 어안이 벙벙했더라.
“아니, 아직 제가 초광력超光力을 펼치지도 않았는데 졌다니요?”
광호가 물으니,
“아닙니다. 이미 선생께서 손을 펼쳐 올리는 순간 강한 힘이 저 분들의 이마를 강타했다고 합니다. 뭔가 탁탁 튀는 느낌이 커지기 시작해 가만 있으면 머리가 부서질 것 같아 저지했다는 것입니다. 세계의 고수들과 대결을 펼쳐 보았으나 선생만큼의 힘을 가진 고수는 없었다고 합니다. 예를 표하려고 하니 받아 주시길 바란다고 하십니다.”
통역의 말이 끝나자 세 도인은 정중하게 무릎을 꿇고 광호에게 큰 절을 올렸더라.
광호의 생각으로 오랜 수도 생활을 거친 도인들이기에 힘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기 때문이었더라.
광호는 도인들과 맞절을 하며 도인들의 깨끗한 승복에 감히 경의를 표했더라. 조금은 싱겁게 끝난 한일간의 대결이었으나 일본의 세 도인에게는 아무런 감정도 일지 않았더라. 다만 초광력超光力으로 병을 치유하고도 그 힘에 대해 의구심을 품었던 인사에게는 아직도 적잖은 불쾌감이 남아 있더라.
더러 광호를 찾는 고수들 중에는 익히 광호의 힘을 알고 그것을 배우고저 찾는 이들도 많았더라. 그러나 어찌 우주의 마음과 힘을 전수하고 가르칠 수 있다는 말인가? 그들을 이해시켜 돌려보낼 때에는 그들이 진정한 고수들로서 그들의 힘을 필요로 하는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쓸 수 있도록 초광력超光力을 주기도 하였더라. 개중에는 모른 척 초광력超光力을 받으며 광호가 어찌 하는지를 그야말로 몰래 카메라로 촬영을 하는데, 이미 그 속내를 파악한 광호는 그저 팔짱을 낀 채로 그들에게 초광력超光力을 보내더라. 그러면 참을성 없는 또 개중의 몇은,
“선생께서는 어찌하여 사람의 몸을 만지지도 아니하고 그렇다고 기공을 모으는 액션도 없이 앉아만 있는데 손에는 금분이 쏟아지고 제 몸에는 변화가 일어납니까?”
하고 묻는 이들도 더러 있더라. 광호가 대답하기를,
“초광력超光力이란 기나 염력과는 다른 차원의 에너지로, 과학문명을 초월하고 우주의 생명력을 주관하는 빛viit의 힘이며 행복하고 건강한 인간의 삶을 지향하기 때문이오. 아울러 그 어떤 신앙과도 관련이 없으며, 신령과도 상관이 없기 때문에 오로지 그 힘과 의사소통은 마음과 마음입니다. 우주의 마음은 그리하여 빛과 열을 발산하여 대우주원리로부터 오는 무차원의 힘으로 병을 치유하고 개인의 능력을 향상시키며 사업을 발전시키고 불운을 막기도 하며 귀신을 쫓는 일도 합니다. 그것이 바로 초과학적 힘, 기와 염력의 단계를 넘어서 그들을 움직이며 이끌어 주는 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내가 아무리 팔짱을 끼고 있다고 하여도 언제나 초광력超光力은 이 방안에 가득히 넘치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듯 광호를 찾아와 더러는 한 판 겨루기를 청하거나 혹은 배움의 길을 열어 달라고 청하는 이들의 사례는 불소(不少)하더라. 그러나 번번이 그들은 광호 앞에 무릎을 조아리고 돌아가니, 항간에는 광호의 초광력超光力을 두고 불세출의 기공이니 불세지재(不世之才)니 하여 초광력超光力의 본 뜻을 헤아리지 못하더라.
여기서 잠깐 초광력超光力에 대해 경험자들의 말을 빌리면, 초광력超光力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며, 초광력超光力을 받은 사람들의 90퍼센트 이상이 반응이 나타나고 가뭄으로 말라 있는 샘물을 다시 고이게도 만들며, 때론 현대의학이 포기한 질병들도 좋아짐은 물론 개인의 능력을 향상시키기도 하더라.
아울러 믿음으로 진심을 다해 청하면 어렵던 사업이 잘 풀리도록 만들어 주는 힘도 가졌으며, 불운을 막고, 세상의 주위를 맴도는 귀신들을 천계로 돌려 보내는 힘도 가졌더라. 이로 볼 때, 초광력超光力은 과학의 문명을 초월하고 우주 만물의 생명을 주관하며 행복과 건강한 인간의 삶을 기본적인 모토로 삼는 우주의 빛viit이요, 힘이라고 이해하면 될 것이다.
기실 광호 자신도 이러한 힘이 자신에게 있는 것에 대해 불안하고 믿기지 않았던 때가 있었으니, 그 때가 가장 어려웠던 시기이면서도 가장 오만했던 시기이기도 했더라. 자신의 마음으로 펼치면 병든 사람들이 낫고 불행이 행복으로 바뀌며 자연 재해를 막아내고 불가사의한 일들도 속출하는지라 한편으로는 의기양양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내심 불안한 마음을 금치 못하겠더라.
그러던 중 앞의 대결들과는 다른 일로 광호에게 용기를 심어 준 일이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약전(略傳) 3 끝
빛viit의 책 4권
행복을 찾는 사람들에게
2000년 7월 7일 초판 1쇄 P. 247-262
정광호 약전(略傳) 4
인간의 삶과 평등을 위한 우주의 힘, 그 전령사
그러던 중 앞의 대결과는 다른 일로 광호에게 용기를 심어준 일이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태백도사와의 만남 있었더라. 광호는 태백도사와의 만남을 통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힘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고 아울러 그 힘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를 알게 되었더라. 즉, 우주의 본뜻과 그 힘의 논리에 굴복하고 그 마음에 따르는 진실하고 순수한 우주 초광력超光力의 전령이 되었더라.
때는 서울 올림픽이 개최되었던 1988년 초가을이었더라. 광호에게는 무술 고단자의 아우가 있었으니, 그가 광호의 학회 일을 제 일처럼 봐주고 있을 때의 일이었다. 하루는 한 비구니가 학회를 방문하여 광호를 만나길 청하니, 더러 스님이며 신부님이 광호를 찾는 일이 많아 굳이 마다 할 이유가 없더라.
들어 본즉, 그 비구니는 동국대학을 졸업하고 박사학위를 받고저 계명대학에 등록했다가 광호의 이야기를 듣고 찾아온 모양이었더라.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던 중 그 비구니는 자신의 스승에 대해 일러 주었더라. 그 스승의 얘기인즉, 야사를 통해서나 들었음직한 얘기들 이었더라.
태백도사라 불리는 그 비구니의 스승은 축지법은 물론 공중부양까지 하는데, 그것도 공중부양의 자세로 동서남북을 각각 1미터씩 왔다 갔다 한다는 것이었더라. 일러 무엇하리요만은, 그렇다면 국내에도 내공의 힘이 대단한 도인이 살고 있다는 말로 들렸더라. 호기심이 발동한 광호의 아우가 묻기를,
“축지법도 믿기지 아니한데, 공중부양에 그것도 사방 1미터씩을 왕복할 정도라면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도 오랜 기간 수련을 해 왔었던터라 그 동안 많은 도인들을 접해 보았으나 실상 그런 일은 없었으니 스님은 부디 오해를 거두시고 답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그 분은 도인 중 도인이라고 사료되오며, 혹 그분의 그러한 모습을 스님이 보셨는지요?”
이에 비구니 왈,
“물론 제가 그 분을 스승으로 모실 적에 공중부양의 도를 행하시는 것을 직접 눈으로 확인한 바 있습니다. 헌데 그 높이가 물경 1미터나 되고 사방으로 왕복하는 모습까지는 보이지 않아 확인하지 못 했습니다. 그러나 많은 제자들이 축지법을 쓰는 대사의 모습은 물론 공중부양에 사방 왕복을 확인한 바 있다고들 합니다.”
하니, 아우가 무릎을 치며 말하길,
“현재 그 도인이 계신 곳이 어딥니까? 제가 그 분을 찾아뵙고 제자로 받아 달라고 해야겠습니다. 만일 받아 주신다면 불교에 귀의할 마음도 없지 않습니다. 그 분 밑에서 수행하며 가르침을 받을 수 있다면 이 또한 기쁨이 아니겠습니까? 그려.”
이에 비구니 답하길,
“현재 태백산에 계시온데 토굴을 만들어 지내시면서 세상과는 아예 인연을 끊은 줄 압니다. 허나 그 분의 명성을 듣고 세인들이 찾아오는지라 기가 통하면 만나 주고 그렇지 않으면 천 배 만 배를 하며 통곡하여도 만나 주지를 않는다고 합니다.”
광호가 아우와 비구니의 대화를 듣자하니 서서히 마음에서 호기심이 발동하기 시작했더라. 그 동안 숱한 수련자들이 광호를 찾아 대결을 펼쳤으되 공중부양이나 축지법을 쓴다고 하던 이는 없었더라. 축지법이라 함은 어린 시절, 형들의 서가에서 보았던 무협지에서나 읽었던 기억이 아스모레하고, 옛날 고승들이 축지법을 썼다는 것은 들었는지 읽었는지 기억도 어렴풋하더라.
물론 공중부양을 하는 사람들의 얘기야 심심찮게 들었던 바가 있었으니, 그 유명한 큰스님이신 성철 스님도 공중부양을 한다지 않았는가? 게다가 이미 서양에서는 공중부양에 대해서는 많은 사례를 가지고 과학으로 입증치 못했던 것을 어디선가 읽은 듯도 하였더라.
실례(實例)로, 19세시 중반 홈 이라는 영국 사람은 공중부양을 많은 사람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보여주었으며, 그것을 실제로 본 사람 중에는 <톰소여의 모험>을 쓴 소설가 마크 트웨인도 있었더라. 그리고 1657년 영국에서는 신들린 12세의 소년 헨리 존스가 많은 사람들이 보는 가운데 공중부양해 천장을 양 손으로 만졌으며, 정원 울타리를 너머 9미터나 날아간 적도 있다고 하는 것을 읽은 기억이 있었다.
심지어 이탈리아 카멜리트의 수녀인 성녀 테레사는 공중부양을 행했고, 코페르티노의 수도사 성 요셉은 22살 때 갑자기 공중부양을 익혀 교황을 알현할 때에도 지상에서 몇 미터나 떠올랐다는 것도 읽은 기억이 났더라.
사실 기를 오랫동안 수련한 이들 중에는 공중부양의 체험을 경험한 사람들이 더러 있다고들 하는데, 그들의 말에 따르면 상단전에 기를 모으면 지상에서 10센티미터에서 1미터까지 몸을 더 띄울 수 있다고 하더라.
광호 속셈에 공중부양이야 그렇다 치고, 축지법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었더라. 하지만 만일 아우의 간청을 저버리지 못하고 비구니가 태백도사에게 인도하면, 어찌하여 공중부양이라도 두 눈으로 확인 할 수 있겠다는 속셈이 들더라. 그리하여 아우와 함께 비구니를 앞장세우고 태백산으로 가게 되었더라.
“스승님을 만나러 가기 전에 먼저 선물을 준비해야 합니다. 그 분은 워낙 약주를 좋아하셔서 약주를 몇 병 사들고 가는 것이 좋겠습니다.”
비구니가 한 상점에 들어가며 형제에게 그렇게 일렀으되, 두 형제는 흔쾌히 따라 들어섰더라.
“그럼 선생께서는 양주를 사십시오. 아우분께서는 고량주를 사시면 되겠습니다. 그런데 한 병만 사시면 안 됩니다. 대 여섯 병씩 사셔야 합니다.”
비구니가 이르기에 광호는 양주를 아우는 고량주를 그것도 다섯 병씩 샀더라. 비구니 역시 여러 종류의 술을 몇 병씩 사 들고 새벽부터 출발하여 태백산으로 오르게 되었더라.
광호 생각으로 ‘본디 불가에서 음주를 피하라는 계명이 있는 것으로 아는데, 도대체 속세와의 연을 끊고 도에만 전념하는 대사가 어찌 양주에 고량주를 마신단 말인가?’ 하기사 깨치고 난 후면 계율 같은 것은 뛰어 넘긴 한다지만, 원효대사처럼…… 적이 의구심이 먼저 들더라. 그래도 비구니 두 눈으로 확인했다니 입산하여 수도를 하신 스님이 거짓을 말하지는 않을 것이로되, 비구니의 두 눈을 믿고 바야흐로 태백도사의 토굴 앞에 당도하였더라.
“하이고, 선생께서 운이 좋습니다. 여기 이 나무를 걸쳐 놓으면 나무를 내려놓을 때까지 아무도 토굴 출입을 못하는데, 오늘은 나무가 내려져 있습니다.”
비구니가 감탄까지 하여 보니, 과연 토굴 앞에는 외양간의 그것처럼 걸대를 만들어 긴 나무가 통째로 내려져 있더라.
광호 생각으로 ‘엄청나게 도도한 양반이로고, 중생은 아무 때나 만날 수 없다는 얘기렷다. 하기사 그 만큼 수도한 고승이라면 의당 사람을 가려 마나는 것도 이치에 맞는 일 일터…….’ 하며 조금은 자신의 운수에 의기까지 양양해지더라.
토굴 안으로 들어가니, 마치 집 한 채를 옮겨 놓은 듯 아기자기하게 없을 것 없이 다 꾸며져 있더라. 사람들을 만나는 거실 축에 드는 너른 곳이 있는가 하면, 방인 듯 싶은 담이 둘러진 곳도 있고, 한 쪽에는 맑은 샘이 퐁당퐁당 솟고 있더라. 그야말로 도사가 거처하는 곳으로는 안성맞춤이더라.
“이게 누구십니까? 어쩐 일로……. 손님들을 모시고 오셨습니다…….”
어디선가 공양주인 듯한 아주머니가 불쑥 나타나 비구니를 반갑게 맞더라.
“예. 그런데 스승님은 어디에……?”
비구니가 묻자,
“예 잠깐 외출을 하셨습니다. 곧 돌아오실 줄 압니다. 올라가 기다리시지요.”
광호 일행은 공양주인 듯한 아주머니의 안내에 따라 너른 곳으로 올랐더라.
“왜 왔냐? 속인들까지 데리고……?”
갑자기 눈앞에 거인인 듯 커다란 체구의 남자가 나타나며 비구니에게 그렇게 물었더라. 비구니는 물론 광호와 아우 역시 화들짝 놀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니 성큼 올라서는 발이 맨발이었더라. 초겨울 이라지만 산중이고 보면 보통 추위는 아닐진데, 아직도 맨발로 지내는 것을 보니 과연 도사는 도사라는 생각이 들었다더라.
“이 분들이 스승님의 얘기를 듣고 한 번 뵙기를 청하는지라……. 송구스럽습니다.”
비구니가 말하되 태백도사는 흘끗 광호와 아우를 번갈아 훑어보더니 공양주에게 장작을 가져오라 하더라. 어찌할 바를 몰라 서성이는데, 공양주가 장작을 날라 오고 태백도사는 광호를 지목해 손짓을 하더라. 무슨 뜻인 줄 몰라 어안이 벙벙한 채로 서 있자니,
“군불이나 지펴라.”
하더라.
광호 속셈으로 ‘무조건 반말이군…….’ 적이 기분이 나빠지려고 했으나 애써 참고 내려가 군불을 지폈더라. 아우가 황급히 따라와,
“제가 하겠소.”
하니 태백도사 왈,
“함께 지펴라.”
하더라.
어느 정도 군불을 지피고 나자 공양주가 주안상을 봐 오는데, 상위에는 솔잎이며 알 수 없는 풀들만 있더라.
“이제 그만 올라들 오시지요…….”
비구니가 태백도사의 눈치를 살피며 광호와 아우에게 이르되 태백도사가 별 말이 없자 광호와 아우가 올라섰더라.
“가지고 오신 것들을 드리시지요.”
비구니가 말하되 처음에는 ‘가지고 온 것?’ 하고 잠시 어리둥절하다가 사들고 올라온 술을 내어 놓더라. 술을 보더니 고개를 두어 번 끄덕이던 태백도사는 거의 양푼만한 사발에 양주 한 병을 다 부어 그야말로 원샷을 하더라. 그러더니 다시 양주 한 병을 다 부어 광호에게 내밀더라. 광호가 놀라 팔을 저으며,
“저는 술을 잘 하지 못합니다.”
라고 말하니 태백도사가 눈길도 주지 않고,
“돌아가거라.”
하더라. 광호 속으로 생각하길 ‘예까지 어렵게 왔는데 술 한 사발 때문에 공중부양도 못 보고 내려 갈 수는 없는 일이지.’ 싶더라.
“그럼 제 아우와 함께 나눠 마시겠습니다.”
하니 가타부타 답변이 없어 광호가 삼분의 일쯤 마시고 아우가 나머지를 마셨더라.
“저는 대구에 사는 평범한 사람인데, 스님이 찾아와 대사님께서 축지법에 공중부양을 하신다고 하기에 축지법이야 볼 수 없을 지라도 공중부양은 한 번 뵐 수 있을까 해서 이렇게 먼 길을 찾아왔습니다.”
슬슬 분위기가 무르익는다 싶어 광호가 그렇게 말하니 태백도사가 광호를 뚫어져라 쳐다보더라. 광호가 그 눈을 피하지 않고 그대로 맞받아 보니 한참 후에 태백도사가 말하길,
“네가 무슨 능력을 가지고 있기는 한 모양이다.”
하더라.
“실은 능력이 조금 있기는 하온데……. 대사님처럼 수련이나 도를 닦아서 생긴 능력은 아닙니다. 더구나 축지법이나 공중부양을 할 수 있는 능력도 아니고 해서…….”
광호가 답하니,
“그럼, 뭐에 써 먹는 능력이더냐?”
태백도사가 묻더라.
“초광력超光力이라는 것인데, 우주의 빛viit으로 행사하는 능력입니다. 그리고 초광력超光力은 일정한 한 곳에 쓰이는 능력이 아니라 여러 곳에 쓰이는 능력이기는 합니다. 아픈 자들을 고치고 가정의 화목을 꾀하며 자연 재해를 막을 수 있습니다. 개인의 능력을 향상시켜 주기도 하고 그 마음이 우주의 마음과 닿으면 소원도 들어줍니다.”
광호가 답하자 태백도사는 여전히 술만 마시더라.
“혹시 원하시면 이 자리에서 대사님께 초광력超光力을 한 번 드리고 싶은데…….”
광호가 용기를 내어 말하자 태백도사는 얼굴도 돌리지 아니하고,
“이 몸은 아픈 곳도 없고 가정도 없으며 소원도 없느니라.”
하더라. 광호가 머쓱하여 앉아 있는데, 아우가 태백도사에게 묻기를,
“오늘 저희에게 공중부양을 보여주시겠습니까?”
하니, 태백도사는 여전히 술만 마시더라. 광호가 답변을 참지 못해,
“저희 같은 중생들 앞에서 그런 높으신 능력을 펼치시기가 뭐하시겠으나 먼 길을 한 걸음에 달려온 성의를 어여삐 여기시어 한 번 만 보여 주시지요.”
했더라. 여전히 술만 마시던 태백도사는,
“자시(子時)가 돼야 하니 술이나 한 잔 더 하겠느냐?”
하더라. 이에 아우는 태백도사가 건네는 술잔을 받아들고 광호는,
“저는 이미 도를 넘어섰습니다.”
하며 사양하더라.
광호가 생각하기를 자시라 함은 밤 11시부터 다음날 새벽 한 시로 귀신이 가장 많이 떠도는 시간인데, 굳이 자시를 고집하는 연유를 모르겠더라.
고승이라면 고승인 태백도사가 귀신의 영적인 힘으로 공중부양을 할 리 만무일 것이고, 게다가 굳이 그 시각이 귀신들이 가장 득세하는 시각인 줄 모를 리 없는 태백도사가 그 시각에야 공중부양을 하겠노라는 말이 영 마음에 걸렸더라.
어찌됐든 이왕 내친 김에 태백도사의 공중부양을 보고야 말겠다는 일념 하나로 허기와 피곤을 이기고 앉아 있었더라. 그런 광호의 속내를 알아 차렸을까? 태백도사가 공양주를 불러 이르길,
“공양 올려라.”
하되 광호는 속으로 나물 반찬에 잡곡밥을 떠올렸더라. 그러나 공양주가 잠시 후에 들고 온 쟁반에는 나물은커녕 잡곡밥도 없더라. 다만 솔잎 한 웅큼이 세 등분으로 나뉘어져 가지런히 얹혀 있더라. 하는 수 없이 광호와 아우는 그것을 집어먹고 한 쪽에 솟아오르던 샘물로 배를 채웠더라.
어느덧 광호 일행이 가져온 술이 다 비워지고 태백도사는 공양주를 불러 막걸리를 가져오게 하더라. 광호는 언뜻 보기에 옛날 임꺽정이 저 정도의 체구가 아니었을까 싶으리만치 거대한 체구가 솔잎과 풀잎을 안주 삼아 술만 마시고 유지 할 수 있을까 내심 걱정이 앞서더라.
그럭저럭 시간이 흘러 시계를 보니 자시가 가까웠더라. 광호는 태백도사에게,
“대사님, 자시가 가까워옵니다. 이제 공중부양을 보여 주시지요,”
했더라. 이에 태백도사가 벌떡 일어나 밖으로 나가고, 이어 뒤를 따라 비구니와 광호 일행이 뒤를 따랐더라.
태백도사는 토굴에서 한참 산 쪽으로 오르더니 급경사의 낭떠러지가 있는 곳에서 멈춰 가부좌를 틀고 앉더라. 내심 공중부양의 실체를 보는 구나 싶어 숨죽여 바라보니 자시가 시작된 지 삼십여 분이 지나도록 뜨기는커녕 그냥 그 자세로 잠이 든 듯 종요하더라.
추위도 참을 수 없고 하여 광호가 일어서려는데 태백도사가 먼저 벌떡 일어서더니 다시 휘적휘적 토굴 쪽으로 내려가더라. 일행이 뒤를 따라 토굴로 들어서며,
“대사님, 어찌 공중부양을 보여 주지 않습니까?”
광호가 물으니,
“곡주나 더 내오거라.”
태백도사는 공양주를 향해 그렇게 소리치더라. 공양주가 술을 더 내오자 태백도사는 다시 술을 벌컥벌컥 소리까지 내면서 마시더라. 궁금증과 의구심이 들어 광호가 다시 옆자리의 비구니에게 묻기를,
“정말 공중부양을 보셨습니까?”
그러자 이제껏 호언장담 하던 비구니가 우물쭈물 입속말로,
“뭐, 꼭 제 눈으로 확인했다기보다……. 본 사람이 하도 많아서…….”
하더라. 순간 광호가 ‘아차’하는 마음이 들더라.
“대사님 공중부양을 오늘은 보여 주시지 않을 모양이십니다.”
광호가 단호하게 말하니 갑자기,
철썩-!
태백도사는 공양주의 따귀를 때리더라. 광호와 아우는 물론 비구니도 놀라 태백도사를 바라보니 다시 한 번,
철썩-!
공양주의 뺨을 내리치더라. 더욱이 놀라운 사실은 그런 일이 자신의 소임인양 아무런 대꾸도 놀라움도 없이 앉아서 뺨을 내 주고 있는 공양주의 태도였더라.
“대사님, 어찌 지체 높은신 대사님께서 속세의 평범한 중생들 앞에서 약한 모습을 보이십니까? 제가 공중부양을 운운한 것이 언짢으시다면 차라리 제 뺨을 치실 일이지, 어찌하여 아무런 죄 없는 공양주를 치십니까? 혹여 외람된 말씀이오나 저희에게 위협적인 분위기를 느끼게 하실 참이라면 실패하셨습니다. 그것으로 겁먹을 정도로 소인배는 아니오니 이제 그만 하시지요.”
광호가 위엄어린 어투로 그렇게 말하되 태백도사가 뚫어지게 광호를 보더니 다시 벌떡 일어나 밖으로 나가더라. 비구니와 광호 일행이 따라 나서니 태백도사는 다시 아까 그 자리로 가 가부좌를 틀고 앉더라.
이미 태백도사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고 있던 광호는 그저 먼 발치에서 그가 하는 짓거리를 바라보고 있었더라. 그러나 결과는 마찬가지 수십 분이 지나도 태백도사는 공중부양은커녕 주위에 떨어진 나뭇가지 하나 흔들림이 없더라. 광호가 참다못해 뒤돌아 내려오니 아우와 비구니가 뒤를 따르더라.
토굴 안으로 들어와 조금 있자니 태백도사가 따라 들어와 광호 앞에 앉더라.
“오늘 나의 심기가 편치 않아 공중부양은 보여주지 못했으되, 네가 능력을 가진 자라고 하니 그 능력이나 한 번 보자, 어떠냐?”
태백도사의 말에 광호가 답하기를,
“능력을 보이라 하심은 제가 가짜인지 진짜인지 보시겠다는 속셈이 있으신 모양입니다. 하지만 그 이전에 제가 도사를 찾아뵈올 때에는 도사의 공중부양을 두 눈으로 확인하고자 하였음이며, 아울러 제 아우는 그 도력을 배우고저 찾아온 것입니다. 부디 저희들의 진심을 왜곡하지 않으신다면 도사께서 먼저 능력을 펼치심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태백도사는 한참을 광호의 눈만 응시하고 있더라. 이에 광호 역시 지지 않을 심산으로 태백도사의 눈을 응시하며 서로의 기 싸움으로 들어갔더라.
“좋다. 네가 나를 시험하기 위하여 이곳으로 찾아왔다면, 굳이 내 능력을 숨길 이유가 없지. 내 이 자리에서 어리석은 중생의 부덕을 깨우쳐 주겠노라.”
태백도사는 말이 끝나자 손수 공양간으로 나가 뭔가를 귀하게 품에 안고 나타나더라. 광호 일행이 가만히 그것을 보니 도자기 병이었더라.
“이것으로 말하자면, 내가 가장 아끼는 백두산주니라. 이 곡주의 독기는 말로하기 어려우며 아울러 그 만큼의 향기가 담긴 곡주이니라. 내 오늘 공중부양의 도를 보여 주지 않은 대가로 이 곡주의 향기를 날려 보이겠노라.”
하며 태백도사는 백두산주를 커다란 사발에 콸콸 붓더라. 역시 태백도사의 말대로 그 향기가 가히 독하기 그지 없더라.
“으흠…….”
태백도사는 백두산주가 담긴 사발을 향해 기를 불어 넣더라. 그리고는 마치 탁기를 쫓아내듯 물리치는 손짓을 하더라.
“자 어떠냐? 향기가 사라졌지 않느냐?”
태백도사는 아직도 방안에 가득한 백두산주의 향기로 잠시 머뭇거리는 광호의 코 앞에 사발을 들이대며 말하더라. 광호가 코를 가까이 대고 냄새를 맡으니 과연 그다지도 독했던 향기가 말끔히 사라지고 은은한 향기만이 남아 있더라.
“자, 내가 이렇듯 능력을 보였으니, 네가 가졌다는 우주의 초광력超光力은 어떤 능력인지 보여 줄 수 있겠느냐?”
광호는 잠시 생각에 잠겨 우주의 마음에 그 답을 물었더라.
“좋습니다. 도사께서 백두산주로 능력을 보였으니 저도 백두산주로 능력을 펼쳐 보이겠습니다.”
광호가 말하니,
“아니, 곡주의 향기를 날려 버리는 것보다 더한 능력이 있다는 말이더냐?”
태백도사가 의아하면서도 얕보는 눈빛으로 물었더라.
“도사께서는 독주의 향기를 날렸으니 저는 그 향기는 놔두고 독주의 독기를 한 번 날려 보내겠습니다.”
광호가 말하자 태백도사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광호를 바라보다가 이내 싱긋이 비웃음을 짓더라. 이제 광호는 백두산주를 잔에 따르고 우주의 마음을 불러 초광력超光力을 펼치니 온 방 안에 향기가 더욱 진하게 퍼져 나가더라.
“자, 이제 이 술을 한 번 드시지요.”
잠시 망설이던 태백도사는 여전히 비웃음을 입가에 흘리며 광호가 권하는 잔을 들고 벌컥 한 모금 백두산주를 마시더라.
“어떠십니까? 혹시라도 속임수라고 하실지 모르니 공양주와 스님, 그리고 제 아우도 한 모금씩 마시도록 하겠습니다.”
아무 말 없이 잔을 들고 앉아 있는 태백도사의 손에서 잔을 받은 광호가 공양주와 비구니, 그리고 아우에게 잔을 돌리니 모두들 놀라 입을 다물지 못하더라.
“아니, 어떻게 이런 일이……. 그 독하디 독한 술이 거의 독기를 잃은 맹물과 같아졌네…….”
문득 태백도사의 얼굴을 보니, 적이 불안하고 참담한 심정이 엿보이더라.
“자, 이제 다시 한 번 도사께서 능력을 펼치실 차례입니다. 다름이 아니오라 아까 날려 버린 향기를 다시 되돌려 주시지요. 역시 독주의 묘미는 독한 향기와 독한 맛이 아니겠습니까?”
광호의 말에 놀라는 표정이 역력한 태백도사가 잠시 머뭇거리다가 사발에 담긴 향기가 날라간 백두산주를 향해 뭔가 열심히 끌어모으는 듯한 손짓으로 기를 불어 넣더라.
“향기를 다시 되돌리기는 실패 하였으되, 그렇다면 너는 날려 버린 독기를 다시 불러들일 수 있다는 말이더냐?”
향기를 다시 되돌리는 것에 실패를 한 태백도사가 말하니,
“예, 그럼 제가 아까 날려버린 독기를 다시 되돌려 보겠습니다.”
하며 다시 우주의 마음을 불러 초광력超光力을 펼치니 독기만 날아가고 향기만 은은한 술잔에서 다시 독하고 역한 향기가 뿜어져 나오더라.
“자, 이제 다시 시음을 해 보시지요.”
이에 태백도사는 물론 공양주에 비구니, 광호의 아우까지 한 모금씩 술을 마시니, 모두들 혀를 내두르며 다시 돌아온 독기에 놀라더라.
한참을 눈을 감고 명상에 잠겼던 태백도사가 천천히 입을 열며 정좌하여 광호에게 이르기를,
“처음 당신의 눈을 보는 순간 범상한 인물은 아니라고 생각했소이다. 그러나 예의 나를 찾는 인간들이 그러하듯 천기누설이나 삿된 욕심의 찌꺼기들을 어찌하면 이룰 수 있는가를 묻는 것이 당연했고, 더러 기공을 쌓은 인간들이 찾아와 기 싸움을 펼치되 모두 무릎 꿇고 돌아갔소이다. 허나 당신은 처음부터 내가 공중부양 따위는 할 수 없는 인물임을 알면서도 내게 기회를 두 번이나 주었소. 아까도 잠깐 들었으되 도대체 당신이 가지고 있는 초광력超光力이라는 것이 무엇이오? 게다가 기로써는 향기를 날리는 것도 오랜 수련이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거늘, 그 독기를 날리고 다시 되돌릴 수 있다는 것은 도저히 가늠하기 어려운 능력이 아닐 수 없소. 그렇다면 당신은 공중부양을 할 수 있다는 예기요? 아니면 그것보다 더한 재주가 있는 것이요?”
태백도사가 누그러진 어투로 광호에게 물으니,
“초광력超光力이란 천상천하 우주의 에너지로, 기와 염력과는 다른 것입니다. 그것은 우주의 마음이며 기나 염력을 관장하기도 하지요. 초광력超光力은 공중부양이나 축지법 등에 그 힘을 쓰지 않습니다. 다만 인간의 구제에 쓰여 지지요. 인간에 대한 사랑이 기본 우주의 마음입니다. 그러니 아픈 것을 낫게 하고 개인의 능력을 향상시키며 가정의 화목을 꾀하고 인간에게 위협을 가하는 자연 재해를 막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광호가 답하니 태백도사는 불쑥 일어나 광호에게 큰 절을 하더라.
“제가 사람을 잘못 보았습니다. 이 곳에서 초식을 하면서 오랜 세월 도를 닦았다고 자부했으나 그것이 다 헛된 일이었다는 것을 선생이 일러주신 것입니다. 혹시 아직도 마음이 있으시면 제게도 초광력超光力을 주시어 추후로는 도에 전념할 수 있도록 빌어주셨으면 합니다.”
광호의 무릎 앞에 엎드려 태백도사가 그렇게 말하니 광호의 마음도 누그러들더라.
“굳이 대사께 이런 대접을 받고자 했던 것은 아닙니다. 그저 제 호기심으로 공중부양을 직접 보고 싶었던 것이지. 다른 사람들처럼 대사와 한 판 겨루기라도 할 요량으로 왔다면 저 역시 초광력超光力을 믿고 오만과 방자를 부리는 삿된 인간이겠지요. 진실로 순수한 호기심뿐 이었으되 대사께서 하지 못하는 것을 한다고 했던 것에 잠시 화가 났을 뿐입니다. 초광력超光力이야 얼마든지 드릴 수 있으나 진정 대사가 원하는 삶이 도를 닦는 것입니까?”
광호가 정중하게 태백도사를 일으키며 말하더라,
“이제 속세의 나이가 불혹의 십여 년을 훌쩍 넘겨 쉰하고도 둘입니다. 이제 하산을 한들 무엇을 해먹고 살겠으며, 어느 암자인들 저를 다시 받아 주겠습니까? 이곳에서 소문 없이 도나 닦다가 일생을 마칠까 합니다.”
태백도사가 답하니 광호가 적이 태백도사의 실체가 궁금하더라.
“다른 뜻이 있는 것은 아니니 오해는 마시고 답변해 주시기 바랍니다. 대사는 이 곳으로 들어오시기 전에 무슨 일을 하셨습니까?”
광호가 정중히 물으니,
“사실 저는 조실부모(早失父母)하고 천서 만단 세월을 보내며 천견박식(淺見薄識) 외에는 보일 것이 없는 인간 이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뜻한 바가 있어 속세를 등지고 통도사에서 사미계(沙彌戒)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그 생활도 오래 가지 못하고 이곳 저곳을 떠돌다 태백산에 이르니 태백산신각이 있더이다. 알고 보니 사람들이 산신제를 지낼 때 그 곳에서 지낸다고 하더군요. 무슨 생각이었는지 지금 생각해도 모르겠습니다. 사람들이 산신제를 지낼 때 그 산신각을 태워버렸습니다. 놀라 불을 끈다 산신이 노했다고 절을 한다 아수라장이 되었지요. 그 때 제가 턱 버티고 섰더니 사람들이 모두 놀라 한 두 걸음씩 물러났습니다. ‘이제부터 나를 태백산신으로 모시고, 나를 믿으라. 내가 살아 있는 태백산신이니라’ 했더니 더러는 저를 믿고 더러는 의심하는 사람들이 있었으니, 그 날부터 이 태백산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사람들이 나를 믿게 하는 방법은 수행의 실적을 보여주는 것이었습니다. 하여 이리저리 계를 받고자 수행하는 행자들 중 순진한 사람들만 골라 공중부양이니 축지법이니를 할 수 있다고 소문을 냈던 것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난다 긴다하는 인사들이 줄을 이었지요.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이겠습니까? 그저 그들이 원하는 욕심을 어떻게 하면 끝까지 채울 수 있을 것인가가 관건이었습니다. 그것만 대충 얼렁뚱땅 일러 주면 되는 것이었지요. 더러는 기가 막히게 맞춘다고 다시 찾아와 저 토굴 앞에서 몇 달이고 만나기를 청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늘, 선생을 만나니 그 동안 내가 어떻게 살았는지 한 눈에 들어오며 뉘우치게 되었지요. 부디 선생께서 그 능력으로 제가 이제라도 열심히 수도하여 남은 여생을 깨끗하게 보내도록 해 주십시오.”
태백도사의 말이 끝나자 광호는 허탈했던 심정에 측은지심이 발동했더라. 하여 태백도사의 손을 잡고 한참을 어루만지다 초광력超光力을 펼치니, 우주마음에서 태백도사를 받아들였더라. 진실로 뉘우치고 갈구했던 터라 태백도사의 머리부터 맨발 벗은 발등까지 금분이 소복 내렸더라. 그것을 본 비구니며 공양주는 입을 다물 줄 몰랐더라.
태백도사는 다시 한 번 광호에게 큰 절을 올리니 광호가 맞잡아 일으키며 말하기를,
“저는 불교에 대해 크게 아는 것이 없는 사람입니다. 오늘 대사를 뵈오니 문득 언젠가 읽었던 서산대사<선가귀감>에서 정리한 참회에 대한 구절이 떠오릅니다. 익히 알고 계시겠으나, 한 번 읊어 보겠습니다. ‘허물이 있으면 참회하고 잘못된 일이 있으면 부끄러워 할 줄 아는 데에 대장부의 기상이 있다. 그리고 허물을 고쳐 새롭게 되면 그 죄업도 마음 따라 없어질 것이다. 즉 참회란 먼저 지은 허물을 뉘우치고, 다시는 짓지 않겠다고 맹세하는 일이다. 부끄러워한다는 것은 안으로 자신을 꾸짖고 밖으로 드러내는 일이다. 마음이 본래 비어 고요한 것이므로 죄업도 붙어있을 것이 없다.’ 오늘 제가 초광력超光力을 드리면서 우주의 빛viit으로 다시 태어나는 대사님을 보았습니다. 대사님의 참회가 우주의 마음에 닿았던 것이지요. 하지만 이 곳에 계속 머무르시면 언제든 삿된 욕심을 부르는 일들이 생길 것입니다. 그러니 이 곳을 정리하고 떠나십시오. 반드시 고승이 되실 것입니다. 법구경에도 나와 있듯이 ‘경전을 아무리 많이 외워도 실행하지 못하는 게으른 사람은 소를 세는 목동과 같아 수행의 보람을 얻기 어렵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 동안의 수행이 헛되지 않도록 정진하시기 바랍니다. 제가 비록 멀리 있어도 대사를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했더라.
태백도사는 광호 일행이 떠나던 그 날 새벽 토굴을 정리할 겨를도 없이 바랑 하나만 달랑 메고 어디론가 떠났더라.
광호는 돌아오는 길에 깊은 깨달음을 얻었으니 그것은 우주의 깊고 넓은 포용력이었더라. 그 어떤 삿된 욕심의 인간도 스스로 참회를 하면 그를 맞아들여 옳은 길로 인도하는 우주의 마음을 알고 광호 역시 앞으로 초광력超光力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를 깊이 깨달았더라.
불자의 수행이 만나는 이에게 머리를 숙이고 합장하는 자세, 공양을 하면서 이웃을 생각하는 자세, 불공이나 발원을 하면서도 자신보다는 더불어 사는 세상을 생각하는 자세, 주위 사람을 부처님이라 스님들을 공경하듯이 받드는 자세 등 아주 작은 일에서부터 시작하듯이 우주의 뜻 또한 그것과 다를 것이 없다는 사실을 알았던 것이었더라.
더불어 우주의 뜻은 세상의 그 어떤 종교와도 타협하고 인정하며 그 뜻에 따라 사람들이 살기를 바란다는 것도 알았더라.
그 후, 어느 날 한 중국인이 광호를 찾아 머리를 조아리니...... 약전(略傳) 4 끝
빛viit의 책 4권
행복을 찾는 사람들에게
2000년 7월 7일 초판 1쇄 P. 262-281
정광호 약전(略傳) 5
인간의 삶과 평등을 위한 우주의 힘, 그 전령사
그 후, 어느 날 한 중국인이 광호를 찾아 머리를 조아리니 광호가 놀라 물었더라.
“도대체 당신은 누구시기에 통역까지 앞세워 저를 찾아와 다짜고짜 머리부터 조아리십니까?”
하니 중국인이 말하길,
“저는 중국에서도 손꼽히는 의사입니다. 한국의 저명인사들도 많이 치료해 주었지요. 그런데 선생의 이야기를 듣고 가만있을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불원천리 선생을 찾아 왔습니다.”
광호가 듣고 있자니 도대체 광호를 찾을 만한 이유가 없는 사람이 아닌가? 하여 다시 묻기를,
“제가 듣고자 하니, 선생께서는 저를 찾으실 이유가 하등에 없으신데, 어찌하여 저를 찾으셨는지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이에 중국의 의사가 이유를 털어 놓는데, 자신에게는 왕리평이라는 스승이 있었더라. 그 스승은 중국에서도 고명하기로 소문난 스승이었고, ‘깨침을 한 자’ 라는 성자의 칭호도 듣고 있는 사람이었더라.
그런 스승 밑에서 공부한 중국의 의사는 세계적이라고 하기에는 그렇지만 중국이며 한국은 물론 일본 등 동남아 등지에서 자신에게 침을 맞고자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아지자 오만한 생각이 들었더라. 그 중에서도 한국 사람이 많으니, 한국에 자신의 의원 분원을 내려는 욕심이 생겼더라.
하여 여러 차례 한국을 방문하고 자신에게서 치료를 받았던 저명인사들에게 분원을 차리면 암암리에 도움을 주겠다는 약조까지 받고 중국으로 돌아갔더라.
중국인 의사가 그다지도 유명해진 데에는 이유가 있었는데, 그는 신침을 놓는 자로, 1급 기공사 자격증도 있고 전문은 내과의였더라. 다른 것은 차치하고 신침이라 함은 광호도 들어 익히 알 듯이 몸에 침을 꽂이 않고 혈의 부위에 침만 갔다 대어도 따끔하면서 침 놓은 효과를 낸다는 거의 신의 경지에 다다른 침술이었더라.
여하튼 그런 사람이 불원천리 광호를 찾은 이유로 돌아가면, 그의 스승 왕리평 때문이더라. 앞에서 언급한 바, 그가 한국에 자신의 병원 분원을 내고자 모든 준비 작업을 마치고 귀국하니 스승인 왕리평 선생께서 그를 불렀더라. 그간의 일 진행 상황도 알릴 겸 스승을 찾았으니 그 스승 왈,
“네가 한국이라는 땅에 분원을 내겠다고 했을 때 내가 말리지 못한 것이 실책이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분원을 내려던 계획을 취소하도록 하여라.”
이에 그가 놀라 스승께 물으니,
“스승님, 그것이 무슨 청천벽력 같은 말씀이십니까? 벌써 한국에는 자리까지 봐 두고 내달이면 착공에 들어가게 되어 있으며, 그곳에 분원을 차려도 홍보부터 모든 것을 뒤에서 봐 줄 사람까지 다 대기시켜 놓은 터입니다. 그런데 이제 와서 그 일을 중단 하라시는 뜻이 대체 무엇입니까?
그의 질문에 스승은 눈을 지그시 감고 한참을 생각한 후에,
“이미 한국에 너의 침을 능가하는 사람이 와 있다. 너는 고작 신침이지만, 그는 빛viit으로 행사한다. 그의 빛viit이 온 세상 사람들을 구할 날이 올 것이다. 그러니 이제 네가 한국에 분원을 차린다는 것은 네 발등을 네가 찍는 격이 될 것이므로 내가 이렇듯 말리는 것이다.
하더라.
하여 그 날부터 그는 광호를 찾기 위해 여기 저기 한국에 아는 사람들을 대어 광호의 행방을 찾았더라. 그러던 어느 날, 한 언론사의 기자가 말하길,
“빛viit으로 행사한다……. 그러면 대구에 있는 정광호 씨가 아닐까요? 저도 언젠가 취재를 하면서 초광력超光力을 받은 적이 있는데, 그 때 들은 얘기로 우주의 빛viit 얘기를 들은 듯 합니다. 사진을 찍으면 빛viit기둥이 찍힌다지요.”
그 길로 그는 한국으로 날아왔고, 대구에 도착해 그 기자가 일러준 대로 물어물어 광호의 학회 사무실로 찾아왔더라.
고수는 고수를 알아본다고 했던가. 그는 초라한 건물 앞에서 엄청난 기의 흐름을 느꼈는데, 확실히 기도 아니요, 그렇다고 다른 뭐라고 설명하기 어려운 엄청난 힘을 느꼈더라.
그런데 다시 한 번 놀라운 일이 벌어진 것은, 광호를 처음 보는 순간 강한 빛의 반사로 눈을 마주치기 어렵더라. 그래서 그는 굳이 스승이 자신을 말렸던 이유를 알게 되었고, 모든 계획을 무산시킬 예정이었더라.
“그런데 한 가지 청이 있습니다. 아니, 제가 무슨 한국에 분원을 차리지 않는 조건 따위로 청을 드리는 것은 아닙니다. 선생께서야 제가 분원을 차리든 말든 신경도 쓰지 않으시겠지만 말입니다. 지금 제가 드리는 청은 다름이 아니라 제 침에 초광력超光力을 넣어 주십사 하는 것입니다.”
광호가 듣고 있자니 어려운 일은 아니었더라. 그러나 그 침은 신침이 아니더냐? 신침에 굳이 초광력超光力을 넣어 달라는 연유가 궁금했더라.
“제가 침에 대해서 아는 바는 없지만 신침을 놓으신다는 것은 대단한 경지에 이르신 분이라고 사료됩니다. 그런데 그 신침에 초광력超光力을 넣어 달라심의 저의를 알면 아니되겠습니까?”
하니,
“물론 신침도 대단한 경지임에 틀림이 없지만 이제부터 광침을 놓고자 청을 드리는 것입니다. 제 신침에 초광력超光力을 넣어주시면 제가 행사하는 신침이 광침이 될 것이요, 그러면 환자들의 병이 이전보다 몇 배는 빨리 완쾌될 것이 아닙니까? 그래서 선생께 신침에 초광력超光力을 넣어 달라는 것입니다.”
했더라. 듣고 보니 그도 그럴 것이라는 생각에 광호가 초광력超光力을 펼치려다 문득 기발한 생각이 떠올랐더라.
“그렇다면 저도 한 가지 청이 있으니 들어주시겠습니까?”
하니,
“어떤 청인지는 몰라도 제가 들어 드릴 수 있는 것이면 어떤 청이든 들어 드리겠습니다.”
하더라.
“다름이 아니옵고, 선생께서 광침을 놓겠다고 하니 생각나는 일이 있어 드리는 말씀입니다. 분명 선생과 같이 명망이 있으신 분은 중국에서도 그 치료비가 비싸고 만나 뵙기조차 어려워 한정된 사람들만 선생의 신침 혜택을 입을 것이라고 사료 됩니다. 그러나 제가 선생의 신침에 초광력超光力을 넣어 광침을 놓게 되시면 선생의 치료를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받을 수 있었으면 합니다. 그 곳에는 어려운 조선족들이 많이 살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아무리 아파도 선생에게 치료를 받을 수 없었겠지요. 하지만 광침을 놓게 되실 때에는 그들에게도 균등한 기회를 주십사 하는 청입니다. 물론 중국인들에게도 마찬가지여야 하겠지요. 찾는 이들이 많아 바쁘신 줄은 알지만, 그래도 하늘이 주신 뜻이라 생각하시고 좀 더 많은 불우한 사람들에게 선생의 의술을 펼쳐 주십사 이렇게 청하는 것입니다.
광호의 말에 잠시 생각을 하던 그가,
“일러 무엇하겠습니까. 본디 의술이란 사람을 가리지 않는 법. 제가 그 동안 가진 재주를 가지고 오만했던 것 같습니다. 선생의 뜻이 어떤 것인지 알았으니 이제부터라도 선생과의 약조를 지키겠습니다.”
하더라.
광호가 그를 믿고 그와 더불어 그의 신침에 초광력超光力을 펼치니 그의 얼굴이며 손은 물론 침에서 조차 광채를 발하는 금분, 은분이 솟아나더라. 그가 다시 한 번 놀라 광호 앞에 엎드리니 그를 일으켜 정중히 말하니,
“선생을 믿지만 만일 선생과 저의 약조가 어긋나는 순간 이 침은 그저 이전의 신침으로 되돌아감을 다시 한 번 말씀 드립니다. 그것은 저의 힘도 아니고 우주의 뜻이니 그리 아십시오.”
하더라.
그가 광호와 굳게 약속을 하고 떠나니 우주의 뜻은 실로 인간을 위함이요. 인간의 삶을 윤택하게 만들기 위함이요, 인간의 평등함을 주장하는 것이라. 이 또한 광호가 먼 훗날 무덤까지 가지고 가야 할 삶의 지침이요. 심지가 되어야 함이라.
정광호 약전(略傳) 끝.
빛viit의 책 4권
행복을 찾는 사람들에게
2000년 7월 7일 초판 1쇄 P. 281-287
첫댓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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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조선일보가 떠 오릅니다. 덕분에 신동우 화백님에 대해 잘 알게되었습니다.
행복 마에스트로, 그리고 학회장님의 자취... 감사합니다.
감사드립니다.
귀한 빛글 감사합니다.
학회장님 약전을 오랫만에 다시 보게 되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학회장님의 약전을 컴퓨터를 켜고
읽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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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책속의 귀한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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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한 글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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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한문장 차분하게 살펴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운영진님 빛과함께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학회장님께서 초광력을 펼치신 신비롭고 진귀한 빛이야기~ 감격스럽습니다~
살아생전 학회장님을 뵐 수 있는 천복을 받음에 우주마음에 감사올립니다~
빛 안에서 무탈하게 살아갈 수 있음에 감사올립니다~
10월의 빛역사
감사합니다.
감사드립니다. 🙏
무한의 빛명상 근원의 빛 원천의 생명양식 빛 의 별 불 빛현상 현실변화빛터빛안의 영원무궁의 공경의 감사마음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