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항사지 삼층석탑
갈항사 석탑
갈항사는 금릉군 남면 오봉리의 금오산 서쪽 기슭에 있는 절이다. 1916년에 폐사가 된 자라에 있던 탑을 경복궁 경내로 옮겨서 지금은 서울에 있다.
동, 서 쌍탑이고, 두 탑의 크기와 구조는 같다. 이 탑을 중시하는 이유는 상층 기단의 면석에 건립한 년대와 조탑의 유래를 이두문으로 새겨 두었기 때문이다. 즉 758년이고, 죽은 자의 명복을 빌기 위한 것이었다.
석가탑의 건립을 750년 경으로 본다. 그렇다면 겨우 8년 뒤이다. 불국사는 김대성이 부모의 명복을 빌기 위해서 건립하였듯이 통일 신라 시대에는 개인의 명복을 빌기 위한 탑이 많이 건립되었다.
이 탑은 크기가 많이 줄었다.(석가탑-8.2m, 갈항사탑-4.3m이다) 구조와 형태는 석가탑을 그대로 뻬 닮았다.
그렇다. 이제는 석공들이 새로운 미를 찾기 위해서 노력하지 않는다. 석가탑이라는 미의 전형을 모방만 할 뿐이다. 모방에는 항상 아담하게, 이쁘게 된다(잘 만들었다. 멋지다. --> 참하다. 예쁘다.--> 화려하다.--> 천박하다.라는 과정을 걷는다). 그러다 보면 나중에는 아름다움도, 모양도 엉망이 되는 퇴화기로 접어든다. 모든 예술사조는 이런 경로를 밟는다. 마침내는 더 이상 퇴화가 안될 정도가 되면 새로운 예술 형식이 등장한다. 이것이 예술사이다. 이 탑도 참하다. 예쁘다의 단계로 볼 수 있다.
기단과 탑신의 비례는 잘 맞다. 탱주는 2-2양식이다. 옥개석 층단은 5단 받침이다. 상륜부는 없어졌다. 크기만 줄었을 뿐 석가탑 그대로이다. 그런데 초층 탑신부에 사천왕으로 추정되는 흔적이 있고, 우주와 면석에는 정으로 쪼은 자국이 보여서 탑에 무언가 장식하지 않았나 하는 짐작을 하게 한다. 탑의 장식이 나타나면 화려해지는 단계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