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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갱수미 중구난조(羊羹雖美 衆口難調)
양고기 국이 맛이 좋아도 모두의 입맛은 못 맞춘다는 말이다.
羊 : 양 양(羊/0)
羹 : 국 갱(羊/13)
雖 : 비록 수(隹/9)
美 : 아름다울 미(羊/3)
衆 : 무리 중(血/6)
口 : 입 구(口/0)
難 : 어려울 난(隹/11)
調 : 고를 조(言/8)
출전 : 명심보감(明心寶鑑) 성심편 하(省心篇 下)
양갱(羊羹)이란 맛 좋은 과자는 팥 앙금에 설탕과 밀가루, 엿 등을 틀로 쪄서 굳힌 것이다. 그런데 왜 더 군침 돌게 양고기를 넣은 국이라 했을까.
중국에서 기원전부터 존재했던 양갱은 양의 피와 고기로 만들었고, 일본에 전해졌을 때 양고기를 넣은 국물로 만들어 요칸(ようかん)이란 이름이 붙었단다.
양갱도 좋고 양고기로 끓인 국도 맛이 좋을 텐데 입맛은 제각각이라 모두에 다 맞출 수는 없다.
양갱 맛이 아무리 좋아도(羊羹雖美) 여러 사람의 입맛을 골고루 다 맞추기는 어렵다(衆口難調)는 말은 저마다 다른 의견을 내는 것은 당연하다는 뜻을 지녔다. 억지로 다른 말이 나오는 입을 막았다간 탈이 난다.
이 성어가 널리 알려져 익숙하게 된 것은 이전 한자 교재였던 '명심보감(明心寶鑑)'에 실린 명구였기 때문이다.
고려의 추적(秋適)이 이전부터 전하던 금언과 명구를 모은 책인데 마음의 성찰과 방법에 대한 글들을 소개한 성심편(省心篇)에 나온다. "한 자의 구슬이 보배가 아니요, 오직 촌음을 다투어라(尺璧非寶 寸陰是競)"란 유명한 구절 뒤에 따른다.
이보다 앞서 이 말이 등장하는 곳은 중국 송(宋)나라 때 발간된 불교서적 '오등회원(五燈會元)'이라 한다. 전등록(傳燈錄), 광등록(廣燈錄) 이하 다섯 가지 선종 사서를 혜명(慧明) 등이 하나로 엮은 선종(禪宗)의 통사로 알려져 있다.
글이 실린 부분을 보자. 한 스님이 대사에게 가르침을 구했다. "하늘에서 내리는 비는 골고루 적셔 주는데, 어찌하여 여러 나무들은 가지런하게 자라지 않습니까(一雨所潤 爲什麼萬木不同)?"
그러자 대사가 비유를 들어 답한다. "양고기 국이 아무리 맛이 있다고 해도 먹는 사람의 입맛에 다 맞추기는 어렵다(羊羹雖美 衆口難調)."
사람이 얼굴 모양이 각기 다르듯 성격과 호불호도 같을 수가 없다. 같은 말을 들어도 듣는 귀가 다르듯 이해하는 것이 다르고, 같은 물건을 다른 모양으로 본다. 생각하는 것이 다르니 각자의 의견이 모두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윗사람이 아주 멋진 의견을 내어 부하 99명이 좋다고 한다. 단 한 명이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반대를 할 때 무조건 묵살을 할 것인가. 아흔아홉 사람도 각기 정도가 다를 것인데 윽박지른 것일 수도 있고, 소수 의견이 옳은 것일 수도 있다.
그러니 의견을 모아 일을 처리하는 것이 무난하다. 억지로 하면 견강부회(牽强附會)라 하고, 되지 않는 고집만 부리면 수석침류(漱石枕流)라며 배척당한다.
결론이 나면 과감히 밀고 나갈 리더십이 필요하지만 내 의견만 항상 옳고, 상대방은 틀렸다고 하면 분란만 일어난다. 정당에서나 노사관계서나 마찬가지다.
양갱수미 중구난조(羊羹雖美 衆口難調)
양고기 국이 비록 맛이 좋지만 모든 사람의 입을 맞추기는 어렵다.
어느 날 자공이 공자에게 물었다. "마을 사람들이 모두 좋아한다면 어떻습니까?" 공자가 답했다. "옳지 않다."
이에 자공이 다시 공자에게 물었다. "마을 사람들이 모두 싫어한다면 어떻습니까?" 공자가 답했다. "옳지 않다. 마을 사람 가운데 선(善)한 사람이 좋아하고 악(惡)한 사람이 싫어하는 것만 못하다."
자공의 질문에 대한 공자의 답을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어떤 경우에도 모든 사람에게 사랑을 받을 수는 없다는 뜻이다.
아무리 어질고 의롭고 현명하고 지혜로운 사람이라도 세상 모든 사람이 그를 좋아하지는 않는다. 자신이 누리고 있는 권력과 부귀와 이익이 어질고 의로운 사람 때문에 손해를 본다면 당연히 그 사람을 미워하고 증오하고 심지어 죽이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모든 사람에게 좋다는 말을 듣는 것은 애초 불가능한 일이다. 만약 선한 사람에게도 좋다는 말을 듣고 악한 사람에게도 좋다는 말을 듣는다면 그 사람은 진실로 어질고 의로운 사람이 아닐 것이다.
오히려 공자가 그토록 비난했던 '교언영색(巧言令色)', 곧 교묘한 말과 얼굴빛을 꾸며서 모든 사람의 비위나 맞추려고 하는 아첨꾼에 불과할 것이다. 진실로 어질고 의로운 사람이라면 당연히 선한 사람에게는 사랑을 받고 악한 사람에게는 미움을 받는 게 상식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선을 선이라고 말하고 악을 악이라고 말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세상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겠다는 생각이나 또는 세상 모든 사람에게 사랑을 받겠다는 생각부터 과감하게 버릴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만 선의 편에 서서 악의 편에 맞서 싸울 용기를 가질 수 있다. 악한 사람에게 '미움 받을 용기'를 가질 때 비로소 어질고 의로운 사람이 될 수 있다.
바다 위에서 갈매기 몇 마리가 떠돌고 있었다. 그중에 한 갈매기가 큰 물고기를 발견하고 쏜살같이 내려가 물고기를 낚아챘다. 얼마나 큰지 혼자 처리할 수 없어서 갈매기 몇 마리가 거들어 주었다. 다 함께 먹어도 남을 만한 큰 물고기인데도 늙은 갈매기는 혼자 먹을 생각으로 입을 크게 벌려 물고기를 통째로 삼켰다. 그러나 날카로운 물고기 비늘 때문에 갈매기 목구멍은 찢어져 고통에 뒹굴다가 죽어버렸다. 욕심의 비참한 결과이다.
또 어느 날 콘클레턴이라는 백작이 아침 일찍 부엌문 앞을 지나다가 '5파운드만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요리사의 한탄을 듣게 되었다. 그는 '죽은 사람 원한도 풀어준다는데......' 생각하고 그녀에게 5파운드를 건네주었다. 그리고 그녀를 살짝 엿보았더니 감사하기는커녕 '내가 미쳤지 10파운드라고 할걸. 이까짓 5파운드로 무얼 한담!' 하며 한탄했다고 한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
중구난조(衆口難調)
여러 사람의 입맛(衆口)을 다 맞추기는 어렵다(難調)는 말이다. 중국 선현들의 금언을 뽑아 엮은 '명심보감(明心寶鑑)'의 성심(省心) 편성심편(省心篇)에 나온다.
불교서적 '오등회원(五燈會元)'의 이야기다. "하늘에서 내리는 비가 고루 적셔주는데, 나무들은 왜 가지런하게 자라지 않습니까?"고 묻자 스님이 "양고기 국이 아무리 맛있어도 먹는 사람의 입에 다 맞추기는 어렵다(羊羹雖美, 衆口難調)"고 한 구절에서 유래했다.
사람들의 자유로운 생각을 막을 수 없다는 뜻이다. 여러 사람의 입을 막기 어렵다는 중구난방(衆口難防)의 의미로도 쓰인다.
주(周)나라 여왕(勵王)은 정사를 비방하는 자를 찾아 죽이는 폭군이었다. 소공(召公)이 이를 간(諫)하자 여왕은 무당까지 불러다 감시했다. 사람들은 공포에 질려 만나면 눈인사만 했다.
여왕은 소공에게 "나를 비방하는 자가 한 사람도 없지 않소" 하자, 소공은 "백성의 입은 둑으로 물을 막기보다 어렵습니다(防民之口 甚於防川). 물이 막히면 언젠가 둑을 무너뜨릴 것이고, 많은 사람이 상하게 됩니다. 제방을 쌓아도 물이 흘러내리도록 해야 하고 백성을 다스리는 사람은 그들이 생각하는 대로 말을 하게 해야 합니다"고 했다.
여왕은 소공의 충언을 따르지 않았다. 3년도 지나지 않아 백성들은 난을 일으켰고 여왕은 도망하여 평생 갇혀 살았다. 백성의 소리 즉 민의를 무시하면 안 된다는 교훈이다.
영조는 당쟁 완화와 왕권 신장을 위해 불편부당의 탕평책을 내놓았다. 비망기(備忘記; 왕명을 전하는 문서)를 내리면서 "화창한 때에 생물들은 모두 즐길 줄 아는데 우리 백성들만 유독 위기에 처해 있다"고 한탄하며 신하들을 독려했다.
정치는 여당과 야당, 진보와 보수, 중도로 중구난방이다. 서로 견해가 같지 않으니 중구난조의 형국이다. 견인견지(見仁見智)해야 바른 정치가 된다.
明心寶鑑(명심보감) 12. 省心篇 下(성심편 하)
성심편은 충효, 검소 등 생활덕목 형태의 글로 상하 총 90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省心篇 下(마음을 살피는 글)
眞宗皇帝御製曰:
知危識險, 終無羅網之門.
擧善薦賢, 自有安身之路.
진종 황제 어제(御製)에 이르기를, "위험을 깨닫고 알면 끝내 그물을 벌여 놓은 문이 없을 것이며, 선한이와 어진이를 천거(薦擧)하면 자신을 편하게 하는 길을 스스로 갖게 될 것이로다.
施恩布德, 乃世代之榮昌.
懷妬報寃, 與子孫之爲患.
은덕을 베풀면 이내 세대(世代)의 영화와 번창이 될 것이로되, 투기를 품거나 원통함을 갚으면 자손에게 근심거리를 주는 것이로다.
損人利己, 終無顯達雲仍.
損衆成家, 豈有長久富貴.
남에게 손해를 주고 자기만 이롭게 하면 마침내 현달할 자손이 없을 것이요, 남들에게 손해를 끼치고 집안을 이루면 어찌 장구한 부귀가 있으리오?
改名異體, 皆因巧語而生.
禍起傷身, 皆是不仁之召.
이름을 바꾸고 몸을 달리하는 것은 모두가 교묘한 말에 인하여 생긴 것이요, 화가 일어나 몸을 다치게 하는 것은 모두가 다 어질지 못함이 부르는 것이니라."
神宗皇帝御製: 遠非道之財, 戒過度之酒;
신종 황제 어제에 이르기를, "도(道)가 아닌 재물을 멀리 하고, 도(度)를 지나친 술을 경계하라.
居必擇隣, 交必擇友.
거함에는 반드시 이웃을 가리고, 사귐에는 반드시 벗을 가려야 할 것이다.
嫉妬勿起於心, 讒言勿宣於口.
질투를 마음에 일으키지 말며, 참언(남을 근거없이 헐뜯는 말)을 입에 뱉지 말 것이다.
骨肉貧者莫疎, 他人富者莫厚.
골육빈자(가난한 일가)를 소원하게 대하지 말고, 부유한 남을 후하게 대하지도 말 것이다.
克己以勤儉爲先, 愛衆以謙和爲首.
극기는 근검으로서 우선으로 삼고, 남을 사랑하는 것은 겸손과 화합으로서 첫째로 삼아야 하느니라.
常思已往之非, 每念未來之咎.
항상 이미 지나간 날의 그릇됨을 생각하고, 매번 앞날의 허물을 생각할지니라.
若依朕之斯言, 治家國而可久.
만약 짐(朕)의 이 말을 믿고 의지한다면 집안이나 나라를 다스림에 장구(長久)할 수 있느니라."
高宗皇帝御製: 一星之火, 能燒萬頃之薪; 半句非言, 誤損平生之德.
고종 황제의 어제에 이르기를, "하나의 별똥별만한 작은 불꽃이라도 능히 수백만 이랑의 땔나무를 태워버릴 수도 있고, 한마디가 채 안되는 반 구절의 짧은 그릇된 말이라도 평생의 덕을 잘못 손상시킬 수 있느니라.
身被一縷, 常思織女之勞.
日食三朄, 每念農夫之苦.
몸에 한 오라기의 실을 입어도 항상 베짜는 여자의 수고를 생각하고, 하루 세끼의 밥을 먹어도 매번 농부의 노고를 생각하라.
苟貪妬損, 終無十載安康.
積善存仁, 必有榮華後裔.
진실로 남을 질투하고 손해 끼치기를 탐하면 마침내 십년 동안 편안과 건강함이 없을 것이고, 선행을 쌓고 어진 마음을 지니면 반드시 영화로운 후손이 있을 것이로다.
福緣善慶, 多因積行而生.
入聖超凡, 盡是眞實而得.
복(福)은 착한 일에 기인하여 생기는 경우가 많으며, 성인의 경지에 들어가고 범상함을 뛰어넘는 것은 모두 진실된 뒤에야 얻어지는 것이니라."
王良曰: 欲知其君, 先視其臣; 欲知其人, 先視其友; 欲知其父, 先視其子; 君聖臣忠, 父慈子孝.
왕량이 말하였다. "그 임금을 알려면 먼저 그의 신하를 보고, 그 사람을 알려면 먼저 그의 친구를 볼 것이며, 그 아비를 알려면 먼저 그의 자식을 보라. 임금이 거룩하면 신하는 충성스러울 것이요, 아비가 자애로우면 아들은 효성스러운 법이니..."
家語云: 水至淸則無魚; 人至察則無徒.
가어에 이르기를, "물이 너무 맑으면 고기가 없고, 사람이 너무 살피면 따르는 무리가 없느니라."
許敬宗曰: 春雨如膏, 行人惡其泥娨; 秋月揚輝, 盜者憎其照鑑.
허경종이 말하였다. "봄비는 기름과 같으나(농작물에 내리는 단비와 같다는 뜻) 행인은 그 비의 진창길을 싫어하고, 가을 달은 밝은 빛을 날리나 도둑은 그 달의 밝게 비침을 미워하느니라."
景行錄云: 大丈夫, 見善明故, 重名節於泰山; 用心剛故, 輕死生於鴻毛.
경행록에 이르기를, "대장부는 선을 보는 것이 밝은 까닭에 명분과 절개를 태산보다도 중하게 여기고, 마음을 쓰는 것이 강직한 까닭에 사생(死生)을 홍모(鴻毛)보다도 가볍게 여기느니라.
悶人之凶; 樂人之善; 濟人之急; 救人之危.
남의 흉함을 민망히 여기고, 남의 선을 즐거워하며, 남의 급한 것을 구제하고, 남의 위험한 것을 구하라.
經目之事, 猶恐未眞: 背後之言, 豈足深信.
눈을 지나는 일, 즉 눈으로 직접 겪은 일이라도 오히려 참되지 아니할까 두려워 하거늘, 등뒤에서 하는 말을 어찌 깊이 믿을 수 있으리오?
不恨自家蒲繩短, 只恨他家苦井深.
자기 두레박 줄이 짧은 것은 탓하지 않고 남의 쓴 우물이 깊다고 한탄하는구나.
贓濫滿天下, 罪拘薄福人.
뇌물을 받고 참람(僭濫)하는 일이 천하에 가득할지라도 죄는 박복한 사람만 잡는구나."
狀元詩云: 國正天心順, 官淸民自安; 妻賢夫過少, 子孝父心寬.
장원시에 이르기를, "나라가 바르면 천심(天心)도 순응할 것이요, 벼슬아치가 청렴하면 백성은 절로 편안할 것이며, 처가 어질면 지아비의 허물이 적을 것이요, 자식이 효도하면 아버지의 마음은 너그러워지느니라."
子曰: 木受繩則直; 人受諫則聖.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나무가 줄을 받으면 곧아지고, 사람이 간언을 받으면 거룩해지느니라.
一派靑山景色幽, 前人田土後人收; 後人收得莫歡喜, 更有收人在後頭.
한 줄기의 청산에 경색이(경치가) 그윽한데, 앞사람의 전토(田土)를 뒷사람이 거두는구나. 뒷사람들은 거두어 들이는 것을 기뻐하지 말라. 다시 거두어 들일 사람이 또 뒤에 있으니..."
蘇東坡云: 無故而得千金: 不有大福, 必有大禍.
소동파가 말하였다. "아무런 까닭없이 천금을 얻는 것은 큰 복이 있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큰 화가 있느니라."
康節邵先生曰: {有人來問卜, 如何是禍福? 我虧人是禍, 人虧我是福.
강절 소 선생께서 말씀하셨다. "어느 사람이 점을 물으러 찾아 왔는데, 무엇과 같은 것이 화복(禍福)이 됩니까? 하거늘, 내가 남에게 손해를 끼치면 화(禍)이고, 남이 나에게 손해를 끼치는 것이 복(福)이니라 하였다.
大廈千間, 夜臥八尺; 良田萬頃, 日食二升.
천 칸이나 되는 큰 집이라도 밤에 누우면 팔 척 뿐이요, 좋은 밭이 수백만 이랑이라도 하루 먹는 것은 두 되일 뿐이니라.
久住令人賤; 頻來親也疎: 但看三五日, 相見不如初.
오래 머무르면 사람을 천하게 만들고, 자주 찾아 오면 친함도 소원해지느니라. 단지 사흘이나 닷새만 되도 서로 보는 것이 처음만 못한 것을 보아라.
渴時一滴如甘露; 醉後添盃不如無.
목마를 때 한방울의 물은 단 이슬과 같고, 술 취한 후에 잔을 더하는 것은 아니함만 못하느니라.
酒不醉人, 人自醉; 色不迷人, 人自迷.
술이 사람을 취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스스로 취하는 것이요, 여색이 사람을 미혹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스스로 미혹되는 것이니라.
公心若比私心, 何事不辨? 道念若同情念, 成佛多時.
공정한 마음을 만약 사심(私心)에 견주듯(비하듯) 하면 무슨 일인들 분별하지 못할 것이며, 도념(道念)을 정념(情念)과 같이 하면 성불(成佛)을 해도 여러번 하리라."
濂溪先生曰: 巧者言; 拙者默 巧者勞; 拙者逸 巧者賊; 拙者德 巧者凶; 拙者吉 嗚呼! 天下拙: 刑政撤, 上安下順, 風淸弊絶.
염계 선생께서 말씀하셨다. "교자는(巧者, 재주만 부리는 사람은) 말을 잘하고, 졸자는(拙者, 의미상 속으로 덕을 갖추고 겉으로는 드러내지 않는 사람은) 말이 없으며, 교자는 수고롭고 졸자는 편안하다. 교자는 도둑이요, 졸자는 덕인(德人)이며, 교자는 흉하고 졸자는 길하니라. 오호! 천하가 졸하면 형벌과 법이 철폐되어 위로는 편안하고 아래로는 순종하니, 풍속이 맑아지고 폐단이 끊어지리라.
易曰: 德薄而位尊, 智小而謀大: 無禍者鮮矣.
주역에 이르기를, "덕은 박한데 지위가 높고, 지혜는 작은데 도모함이 큰 사람들 중에 화(禍)가 없는 자는 드무니라."
說苑云: 官怠於宦成; 病加於小愈; 禍生於懈惰; 孝衰於妻子, 察此四者, 愼終如始.
설원에 이르기를, "관리는 벼슬이 이루어지는 데서 게을러지고, 병은 조금 나은 데서 더하여지고, 화는 게으른 데서 생기며, 효는 처자를 보살피는 데서 쇠약해지나니, 이 네 가지 것을 살펴서 삼가 처음과 같이(처음에 지녔던 본 마음을 간직한 채) 마쳐야 할 것이다."
器滿則溢, 人滿則喪.
그릇이 가득차면 넘치 듯이 사람이 가득차면 잃게 되느니라.
羊羹雖美, 衆口難調.
양고기 국이 비록 맛있으나, 여러 입을 고르게 맞추기는 어려우니라.
入山擒虎易, 開口告人難.
산에 들어가 호랑이를 사로잡기는 쉬워도, 입을 열어 남에게 충고하기는 어려우니라.
遠水不救火, 遠親不如隣.
먼 곳의 물은 가까운 곳의 불을 끄지 못할 것이요, 먼 곳의 친척은 가까운 이웃만 못하느니라.
太公曰: 日月雖明, 不照覆盆之下; 刀劍雖快, 不斬無罪之人. 非災橫禍, 不入愼家之門.
태공께서 말씀하셨다. "해와 달이 비록 밝으나 엎어 놓은 동이 속을 비출 수는 없으며, 칼이 비록 장쾌하기는 하나 죄 없는 사람을 참(斬)할 수는 없다. 그릇된 재앙이 횡화(뜻하지 않은 화)이긴 하나 삼가는 집의 문에는 들어오지 않느니라."
太公曰: 良田萬頃, 不如薄藝隨身.
태공께서 말씀하셨다. "좋은 밭의 수백만 이랑은 작은 재주 하나가 몸에 따르는 것만 못하느니라."
性理書云: 接物之要: 己所不欲, 勿施於人; 行有不得, 反求諸己.
성리서에 이르기를, "다른 사람을 대할 때의 요체(要諦)는 자기가 원지 않는 것을 남에게 베풀지 않는 것이요, 행하고도 얻지 못하는 것이 있거든 돌이켜 자신에게서 구해야 하느니라."
酒色財氣四堵墻, 多少賢愚在內廂, 若有世人跳得出, 便是神仙不死方.
주색재기(술, 여색, 재물, 기운)의 네가지의 담장이 쳐진 곳에(이 세상을 빗댄 말) 수많은 어진이와 어리석은 이가 행랑에 있도다. 만약 세상 사람이 (이곳을) 뛰쳐 나갈 수 있다면 이것은 곧 신선처럼 죽지 않는 방법이니라.
이 편 역시 전편에 이어서 다양한 글귀들이 실려 있다. 꼭 편명(篇名)에만 국한하여 마음을 성찰하는 글만 실려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삶의 철학들이 여러 관점에서 제시되고 있다.
참고 : 오등회원(五燈會元)
남송대(南宋代)의 선승(禪僧) 보제(普濟, 1178∼1253)가 기존의 불조(佛祖) 전등록(傳燈錄)들을 정리‚ 재편집한 책자이다. 표지 서명‚ 권두 및 권말 서명은 '오등회원(五燈會元)'이며 판심 서명은 없다. 보제(普濟)의 속성은 장씨(張氏)‚ 호는 대천(大川)‚ 사명(四明) 봉화(奉化) 출신으로 19세에 출가하여 천태‚ 선을 배웠으며 묘승선원(妙勝禪院)‚ 대자보국사(大慈報國寺)에 주(住)하였다.
저서로는 본서 외에 <대천보제선사어록(大川普濟禪師語錄)> 1권이 있다. 중국 선종에서는 석가의 교외별전(敎外別傳)이 제1조 대가섭(大迦葉)에서 시작하여 제28조 보리달마(菩提達摩)로 이어졌고 이것이 다시 중국에 전해져 육조(六祖)로 상승(相承)‚ 6조 혜능(慧能)을 전변적 계기로 하여 중국 선문(禪門)이 형성되었다는 종파 인식을 갖고 있었다.
오가칠종(五家七宗)으로 대변되는 중국의 선종이 융성하게 되는 송대(宋代)에 이르러 이러한 인식은 더욱 강조되어 다종의 <전등록(傳燈錄)>류가 편찬되었는데‚ <오등회원(五燈會元)> 역시 이러한 분위기 하에서 나온 책자이다.
오등회원(五燈會元)은 남송말(南宋末)에 나온 것으로 특히 북송(北宋)‚ 남송초(南宋初)에 나온 5종의 '전등록(傳燈錄)'류를 종합한 것이라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곧 도원(道原)의 경덕전등록(景德傳燈錄)‚ 부마도위(駙馬都尉) 이준욱(李遵勗)의 천성광등록(天聖廣燈錄)‚ 유백(惟白)의 건중정국속등록(建中靖國續燈錄)‚ 도명(道明)의 연등회요(聯燈會要)‚ 정수(正受)의 가태보등록(嘉泰普燈錄) 다섯 종의 전등록(傳燈錄)에서 요지를 뽑았으므로 제명을 '오등회원(五燈會元)'이라고 한 것이다.
첫머리에 지정(至正) 24년(1364년‚ 元 順帝)에 중서성(中書省) 좌우사(左右司) 원외랑(員外郞) 임용(林鏞)이 쓴 중간오등회원서(重刊五燈會元序)가 있는데 여기에서는 우선 보리달마(菩提達摩)가 서천(西天)의 28대 조사(祖師)로서 중국으로 건너와 불립문자(不立文字)‚ 직지인심(直指人心)을 종요(宗要)로 하는 중국 제선문(諸禪門)을 열었음을 말한 다음 그 전등(傳燈)의 과정을 밝힌 '전등록'류가 나오게 되었다고 하였다.
또 '전등록'류로는 북송(北宋) 경덕(景德) 연간(1004∼1007)에 오승(吳僧) 도원(道原)이 지은 전등록(傳燈錄)(경덕전등록/景德傳燈錄))‚ 북송(北宋) 천성(天聖) 연간(1022∼1031)에 부마도위(駙馬都尉) 이준욱(李遵勗)이 지은 광등록(廣燈錄)(천성광등록/天聖廣燈錄))‚ 북송(北宋) 건중정국(建中靖國) 원년(元年: 1101)에 불국백선사(佛國白禪師)가 지은 전등록(續燈錄)(건중정국속등록/建中靖國續燈錄))‚ 남송(南宋) 순희(淳熙) 10년(1183)에는 정자회옹명선사(淨慈晦翁明禪師)가 지은 연등회요(聯燈會要)‚ 남송(南宋) 가태(嘉泰) 연간(1201∼1204)에 뇌암수선사(雷庵受禪師)가 지은 보등록(普燈錄)이 있으니 이들이 오등(五燈)의 말미암은 바이다.
이어 영은대천선사(靈隱大川禪師) 보제공(普濟公)이 이 오등(五燈)으로써 일서(一書)를 지으니 매우 호박(浩博)하였다. 이후 국조(國朝: 元代) 지원(至元) 연간에 간월(干越) 운학(雲壑) 서선사(瑞禪師)가 또 심등록(心燈錄)을 지으니 가장 상세하다.
회계(會稽) 개원(開元)의 대사문(大沙門) 업해(業海) 청공(淸公)이 오등회원(五燈會元)의 판(板)이 훼손된 것을 걱정하여 그 간인을 주도하고 행선정원사(行宣政院事) 강리공(康里公)이 재물을 내고 오월(吳越)의 제사(諸師)가 도와 판각하게 되었다고 하였다.
목차는 대항목과 소항목으로 나뉘어 있는데 승려들의 계보는 대항목으로 묶고 소항목에 승려들을 분속해 넣는 방식이다. 본문 내용은 과거 칠불(七佛)‚ 서천조사(西天祖師)‚ 동토조사(東土祖師)로부터 시작하여 선문 5종(曹洞宗‚ 法眼宗‚ 潙仰宗‚ 雲門宗‚ 臨濟宗)에 이르기까지 전등(傳燈) 관계를 중심으로 한 조사(祖師)들의 전기(傳記)이다.
권1의 마지막 면에 만력(萬曆) 11년(1583년‚ 明 神宗) 계동(季冬)에 쓴 발원문이 있어 본서의 간년을 알 수 있다. 또 간혹 권말에 시주인의 발원문이 실려 있기도 하다. 帝室圖書之章‚ 朝鮮總督府圖書之印‚ 京城帝國大學圖書章印‚ 서울大學校圖書印이 찍혀 있다.
▶️ 羊(양 양)은 ❶상형문자로 양의 머리를 본뜬 글자이다. 양의 머리 모양을 도형화한 것이며 牛(우; 소)자와 비슷하다. 아주 옛날에 양은 신에게 바치는 희생의 짐승 중에서도 특히 존중된 것이었다. ❷상형문자로 羊자는 '양'이나 '상서롭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羊자는 양의 머리를 정면에서 바라본 모습을 그린 것으로 구부러진 뿔이 특징되어 있다. 양과 소는 인간이 가축으로 기른 가장 최초의 동물이었다. 특히 양은 뛰어난 고기 맛과 유용한 털로 인해 상서로운 짐승으로 인식되어 제사에 쓰이는 희생양이 되기도 했다. 그래서 고대의 권력자들은 양의 뿔을 상서로움이나 권력의 상징으로 삼았다. 羊자가 부수로 쓰이는 글자들이 '양'이나 '양고기', '상서로움', '권력'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주의해야 할 것은 羊자가 다른 글자와 결합할 때는 하단의 획이 생략된 형태로 결합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羊(양)은 (1)면양(綿羊) (2)의지(依支)가 없이 약하다는 뜻에서 신자(信者)를 비유하는 말 (3)성질(性質)이 퍽 온순(溫純)한 사람의 비유 (4)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양(羊: 솟과의 동물) ②상서(祥瑞)롭다 ③배회(徘徊)하다 ④바라보다 ⑤자세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양의 털을 양모(羊毛), 양의 젖을 양유(羊乳), 양의 가죽을 양피(羊皮), 양털로 촉을 만든 붓을 양호(羊毫), 양의 무리를 양군(羊群), 양고기를 양육(羊肉), 양 뿔을 양각(羊角), 양가죽으로 만든 옷을 양구(羊裘), 양의 머리를 양두(羊頭), 양을 가두어 기르는 우리를 양사(羊舍), 털빛이 흰 양을 백양(白羊), 털빛이 검은 양을 흑양(黑羊), 소와 양을 우양(牛羊), 개와 양을 견양(犬羊), 양을 기름을 목양(牧羊), 양의 수컷을 저양(羝羊), 양의 암컷을 빈양(牝羊), 우리 안에 갇힌 양이란 뜻으로 자유롭지 못함을 함양(檻羊), 양 머리를 걸어놓고 개고기를 판다는 뜻으로 겉은 훌륭해 보이나 속은 그렇지 못한 것을 이르는 말을 양두구육(羊頭狗肉), 양의 창자처럼 구불구불 휘고 좁은 길이라는 뜻으로 대학 입시나 입사 시험 등의 합격의 어려움을 이르는 말을 양장소경(羊腸小徑), 속은 양이고 거죽은 호랑이라는 뜻으로 거죽은 훌륭하나 실속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양질호피(羊質虎皮), 양을 잃고서 그 우리를 고친다는 뜻으로 실패한 후에 일을 대비함을 이르는 말을 망양보뢰(亡羊補牢), 달아난 양을 찾다가 여러 갈래 길에 이르러 길을 잃었다는 뜻으로 학문의 길이 여러 갈래로 나뉘어져 있어 진리를 찾기 어려움을 이르는 말을 다기망양(多岐亡羊) 등에 쓰인다.
▶️ 羹(국 갱, 땅 이름 랑/낭)은 형성문자로 羮(갱)의 본자(本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양 양(羊; 양)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羔(고, 갱)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羹(갱, 랑/낭)은 제사(祭祀)에 쓰는 국으로, 무와 다시마 등을 넣어서 끓여 멧그릇 옆에 놓는다. 메탕으로 ①국, 끓인 국(채소 따위에 물을 많이 붓고 간을 맞추어 끓인 음식) ②삶다 ③끓이다, 그리고 ⓐ땅의 이름(랑)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국을 갱탕(羹湯), 국의 국물을 갱즙(羹汁), 종묘나 그 밖의 제사에 쓰기 위하여 삶은 개고기를 갱헌(羹獻), 갱지미로 놋쇠로 만든 반찬 그릇의 하나를 갱기(羹器), 국과 죽을 갱죽(羹粥), 국을 담는 주발이나 사발을 갱발(羹鉢), 해초의 한 가지를 갱태(羹苔), 제사에 쓰던 순 고깃국을 대갱(大羹), 콩을 넣어 끓인 국 또는 한 그릇의 국으로 적은 국을 두갱(豆羹), 된장국을 시갱(豉羹), 닭고기를 넣어 끓인 국을 계갱(雞羹), 밥과 국을 반갱(飯羹), 맑은 장국을 담갱(淡羹), 뜨거운 국에 데더니 냉채를 먹을 때도 분다는 뜻으로 한번의 실패로 모든 일을 지나치게 경계함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징갱취제(懲羹吹虀), 국에 덴 놈 부추나물 보고도 분다는 뜻으로 한 번 크게 혼이 난 뒤에는 그와 조금만 비숫한 경우를 당하여도 공연히 겁을 낸다는 뜻의 속담을 일컫는 말을 징갱취구(懲羹吹韮), 장 없는 놈이 국 즐긴다는 뜻으로 자기의 분수도 모르고 실속 없이 사치를 좋아하는 사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무장기갱(無醬嗜羹), 대나무 그릇에 담긴 밥과 제기에 담긴 국이라는 뜻으로 얼마 안되는 음식이나 변변치 못한 음식을 일컫는 말을 단사두갱(簞食豆羹), 거친 음식과 나물국이란 뜻으로 청빈하고 소박한 생활을 이르는 말을 소사채갱(疏食菜羹), 먼지를 밥이라 하고 진흙을 국이라 하는 어린아이의 소꿉장난이라는 뜻으로 실제로는 아무 소용없는 일을 이르는 말을 진반도갱(塵飯塗羹), 마시다 남은 술과 식은 국이라는 뜻으로 보잘것 없는 음식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을 잔배냉갱(殘杯冷羹), 제사의 제물을 진설할 때 밥은 서쪽 국은 동쪽에 놓음을 일컫는 말을 반서갱동(飯西羹東) 등에 쓰인다.
▶️ 雖(비록 수/벌레 이름 수, 짐승 이름 유)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벌레 훼(虫; 뱀이 웅크린 모양, 벌레)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唯(유, 수; 마뱀의 뜻)로 이루어졌다. 도마뱀의 일종이다. ❷형성문자로 雖자는 '비록'이나 '그러나', '아무리~하여도'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雖자는 虽(도마뱀 수)자와 隹(새 추)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虽자는 도마뱀을 그린 것으로 '큰 도마뱀'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隹자는 '추→수'로의 발음역할을 할 뿐 의미는 전달하지 않는다. 雖자는 본래 도마뱀의 일종을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였다. 그러나 만들어진 이후 쓰임이 별로 없다가 후에 '비록'이나 '아무리', '그러나'라는 뜻을 표현하는 글자로 활용되고 있다. 雖자는 우리말에서의 쓰임은 적지만 현대 중국어에서는 '그러나', '비록~하여도'라는 뜻으로 쓰인다. 그래서 誰(수, 유)는 ①비록 ②아무리 ~하여도 ③그러나 ④도마뱀붙이 ⑤벌레의 이름 ⑥밀다 ⑦추천하다, 그리고 ⓐ짐승의 이름(유)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그렇지만, 그렇다지만, 비록 ~라 하더라도 라는 말을 수연(雖然), 작아도 후추(고추알)라는 뜻으로 몸은 작아도 똑똑하고 야무짐을 이르는 말을 수소유초(雖小唯椒), 음식이 비록 먹기 싫더라도 부모님이 주시면 반드시 맛을 본다는 말을 음식수염사지필상(飮食雖厭賜之必嘗), 학의 다리가 길다고 끓으면 학은 슬퍼할 것이라는 뜻으로 천부의 특징을 부질없이 가감할 것이 아님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학경수장단지즉비(鶴脛雖長斷之則悲), 뼈와 살은 비록 나누어졌으나 본래 한 기운으로 태어났다는 말을 골육수분본출일기(骨肉雖分本出一氣), 형상과 몸은 비록 다르나 본래 한 핏줄기를 이어 받았다는 말을 형체수이소수일혈(形體雖異素受一血), 승려가 밉기로 가사까지 미우랴의 뜻으로 한 사람 때문에 노한 분노를 다른 사람에게 옮김이 불가함을 이르는 말을 수질승가하증(雖嫉僧袈何憎), 형이 비록 나를 꾸짖더라도 감히 성내고 원망하지 말아야 한다는 말을 형수책아불감노원(兄雖責我不敢怒怨), 의복이 비록 나쁘더라도 이를 주시면 반드시 입는다는 말을 의복수악여지필착(衣服雖惡與之必着), 아우에게 비록 허물이 있더라도 모름지기 큰소리로 꾸짖지 않는다는 말을 제수유과수물성책(弟雖有過須勿聲責), 비록 다른 친척이 있으나 어찌 이와 같을 수는 없다는 말을 수유타친기능여차(雖有他親豈能如此) 등에 쓰인다.
▶️ 美(아름다울 미)는 ❶회의문자로 羙(미)는 동자(同字)이다. 크고(大) 살찐 양(羊)이라는 뜻이 합(合)하여 보기 좋다는 데서 아름답다를 뜻한다. 羊(양)은 신에게 바치는 희생의 짐승이다. 신에게 바치는 살찐 양에서 맛있다, 아름답다, 훌륭함하다는 뜻이 있다. ❷회의문자로 美자는 '아름답다'나 '맛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美자는 大(큰 대)자와 羊(양 양)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갑골문에 나온 美자를 보면 머리에 장식을 한 사람이 그려져 있었다. 양은 상서로움을 상징하기에 美자는 양의 머리를 장식으로 한 사람을 그린 것으로 보기도 한다. 고대에는 제를 지내거나 의식을 치르기 위해 제사장이 머리에 특별한 장식을 했었다. 그래서 美자는 머리에 양의 뿔이나 깃털 장식을 한 사람을 그려 '아름답다'라는 뜻을 갖게 된 것으로 풀이한다. 그래서 美(미)는 ①눈으로 보았을 때의 아름다움 ②감성적 대상에 대하여 느껴지는 것으로서 개인적 이해 관계가 없는 곳에 이루어져 심적 쾌감을 일으키는 요소 ③성적이나 등급 따위를 평정하는 기준의 한 가지 ④어떤 명사 앞 뒤에 붙이어 아름다움을 나타내는 말 ⑤미국 등의 뜻으로 아름답다, 맛나다, 맛이 좋다, 맛있다, 경사스럽다, 즐기다, 좋다, 기리다, 좋은 일, 미국의 약칭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아름다울 가(佳), 아름다울 가(嘉), 착하고 아름다울 미(媺),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추할 추(醜)이다. 용례로는 공간 및 시각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예술을 미술(美術), 아름답게 생긴 여자를 미인(美人), 아름다운 덕성을 미덕(美德), 아름다운 얼굴 모습을 미모(美貌), 아름다움과 추함을 미추(美醜), 아름답게 꾸밈을 미화(美化), 성격 상으로 아름다운 점을 미점(美點), 아름답게 생긴 남자를 미남(美男), 아름다운 풍경을 미경(美景), 아름다워서 볼 만한 경치를 미관(美觀), 아름답고 고움을 미려(美麗), 아름다운 풍속을 미풍(美風), 미인은 흔히 불행하거나 병약하여 요절하는 일이 많다는 말을 미인박명(美人薄命), 아름답고 좋은 풍속을 일컫는 말을 미풍양속(美風良俗), 아름다운 말과 글귀라는 뜻으로 아름다운 문장 또는 아름다운 말로 꾸민 듣기 좋은 글귀를 일컫는 말을 미사여구(美辭麗句), 좋은 술과 좋은 과일을 일컫는 말을 미주가과(美酒佳果), 용모의 아름다움이 관에 달린 옥과 같다는 뜻으로 겉만 번지르르하고 알맹이가 없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미여관옥(美如冠玉), 이 세상에서는 견줄 사람이 없을 정도로 뛰어나게 아름다운 여자를 일컫는 말을 절세대미(絶世代美), 한 성을 기울어뜨릴 만한 미색을 일컫는 말을 경성지미(傾城之美), 어느 모로 보나 아름다운 미인 또는 누구에게나 두루 곱게 보이는 방법으로 처세하는 사람 또는 여러 방면의 일에 능통한 사람을 일컫는 말을 팔방미인(八方美人), 거울 속의 미인이라는 뜻으로 실속이 없는 일 또는 실속보다는 겉치레 뿐인 사람을 일컫는 말을 경중미인(鏡中美人), 달콤하고 아름다운 말을 이르는 말을 감언미어(甘言美語), 얼굴의 옆 모습을 그린 미인의 그림을 일컫는 말을 반면미인(半面美人), 착함과 아름다움을 다한다는 뜻으로 완전무결함을 이르는 말을 진선진미(盡善盡美), 너무 지나치게 칭찬하는 말을 일미지언(溢美之言), 따뜻한 의복을 입고 맛있는 음식을 먹는다는 뜻으로 풍족한 생활을 이르는 말을 온의미반(溫衣美飯), 인품이나 또는 시문이 맑고도 아름다움의 비유를 일컫는 말을 정금미옥(精金美玉), 무엇이든지 처음에 성실하고 신중히 하여야 함을 이르는 말을 독초성미(篤初誠美), 술을 달리 이르는 말을 천지미록(天之美祿), 단발한 젊은 미인 또는 이전에 흔히 신여성의 뜻으로 쓰이던 말을 단발미인(斷髮美人), 자기에게 누가 미칠 아름답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불미지설(不美之說), 좋은 옥과 아름다운 금이라는 뜻으로 아주 좋은 문장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양옥미금(良玉美金), 끝을 잘 맺는 아름다움이라는 뜻으로 시작한 일을 끝까지 잘하여 결과가 좋음을 이르는 말을 유종지미(有終之美), 다른 사람의 훌륭하고 아름다운 점을 도와주어 더욱 빛나게 해 줌을 일컫는 말을 성인지미(成人之美), 좋은 금과 아름다운 옥이라는 뜻으로 뛰어나게 아름다운 글의 비유를 일컫는 말을 양금미옥(良金美玉), 좋은 시절과 아름다운 경치라는 뜻으로 봄 경치를 이르는 말을 良辰美景(양신미경), 천지의 아름다움을 일컫는 말을 천지지미(天地之美), 끝까지 일을 잘 처리하여 일의 결과가 훌륭함을 이르는 말을 유종완미(有終完美), 좋은 법규를 일컫는 말을 양법미규(良法美規), 인정이 두텁고 아름다운 풍속을 일컫는 말을 순풍미속(淳風美俗) 등에 쓰인다.
▶️ 衆(무리 중)은 ❶회의문자로 眾(중)이 본자(本字), 众(중)은 간자(簡字)이다. 人+人+人은 사람을 셋 그려 많은 사람을 나타낸다. 目(목)은 日(일; 태양)이 변한 모양으로, 종의 집단이 태양 밑에서 땀을 흘리며 일 시켜지고 있는 모습이다. 나중에 많은 사람이 한군데를 바라보는 모양, 마음을 합(合)하여 일을 하다, 많은 사람, 많음이라 생각하였다. 더욱 나중에 자형(字形)을 目(목)을 血(혈)로 잘못 써 衆(중)이란 속체(俗體)가 되었다. ❷회의문자로 衆자는 '무리'나 '백성'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衆자는 血(피 혈)자가 부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피'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 衆자는 갑골문에서부터 지금까지 많은 변화를 거친 글자다. 갑골문에서는 많은 사람이 뙤약볕에서 일하고 있다는 의미에서 태양 아래에 3명의 사람을 그렸었다. 그러나 소전에서는 日(날 일)자가 罒(그물 망)자로 잘못 바뀌게 되었고 해서에서는 다시 血로 잘못 표기되면서 지금 衆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衆자는 본래 사람이 많은 것을 뜻하기 때문에 지금은 '많은 사람'이나 '대중', '백성'이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衆자는 오랜 시간을 거치면서 변화했기 때문에 眾자나 㐺자 众자와 같은 여러 글자가 파생되어 있다. 그래서 衆(중)은 ①무리(모여서 뭉친 한 동아리) ②군신(群臣: 많은 신하), 백관(百官) ③백성(百姓), 서민(庶民) ④많은 물건 ⑤많은 일 ⑥차조(찰기가 있는 조) ⑦땅, 토지(土地) ⑧장마(여름철에 여러 날을 계속해서 비가 내리는 현상이나 날씨) ⑨성(姓)의 하나 ⑩많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무리 속(屬), 무리 휘(彙), 무리 도(徒), 떼 부(部), 붙을 부(附), 무리 대(隊), 무리 훈(暈), 무리 조(曹), 무리 등(等), 무리 군(群), 무리 배(輩), 무리 유/류(類), 무리 당(黨),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적을 과(寡)이다. 용례로는 여러 사람들의 의견이나 의논을 중론(衆論), 여러 사람의 지혜를 중지(衆智), 뭇사람의 뜻이나 생각을 중지(衆志), 많은 사람들을 중생(衆生), 수효의 많음과 적음을 중과(衆寡), 맏아들 이외의 모든 아들을 중자(衆子), 여러 사람을 중인(衆人), 많은 백성을 중민(衆民), 많은 사람의 말을 중언(衆言), 많은 사람들의 뜻을 중의(衆意), 많은 어리석은 사람들을 중우(衆愚), 수 많은 교인을 중교(衆敎), 사회를 이루는 일반 사람을 공중(公衆), 수가 많은 여러 사람을 대중(大衆), 다수의 백성을 민중(民衆), 한 곳에 무리지어 모여 있는 사람들을 군중(群衆), 같은 말을 쓰는 사람들을 언중(言衆), 강연이나 설교 등을 듣는 군중을 청중(聽衆), 구경하는 무리를 관중(觀衆), 많은 사람이나 여러 사람을 다중(多衆), 뭇 사람들에게 깨우침을 경중(警衆), 어디에 많이 모인 뭇사람을 회중(會衆), 여러 소경이 매질하듯 한다는 뜻으로 아무데나 가리지 않고 마구 때린다는 말을 중고지장(衆瞽之杖), 장님 코끼리 말하듯이 전체를 보지 못하고 일부분을 가지고 전체인 것처럼 말한다는 말을 중맹모상(衆盲摸象), 적은 수효로 많은 수효를 대적하지 못한다는 말을 중과부적(衆寡不敵), 여러 사람의 입을 막기 어렵다는 뜻으로 막기 어려울 정도로 여럿이 마구 지껄임을 이르는 말로 중구난방(衆口難防), 뭇사람의 분노를 함부로 건드려서는 안 된다는 말을 중노난범(衆怒難犯), 여러 사람의 마음이 성을 이룬다는 뜻으로 뭇사람의 뜻이 일치하면 성과 같이 굳어진다는 말을 중심성성(衆心成城) 등에 쓰인다.
▶️ 口(입 구)는 ❶상형문자로 입 모양을 본뜬 글자이다. 그러나 다른 글자의 부분으로 포함되어 있는 口(구)꼴의 자형(字形)은 입의 뜻인 경우 뿐만은 아니다. 品(품)과 같이 물품을 나타내거나 各(각)과 같이 장소를 나타내기도 하고, 石(석)과 같이 돌을 나타내기도 한다. ❷상형문자로 口자는 '입'이나 '입구', '구멍'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口자는 사람의 입 모양을 본떠 그린 것이기 때문에 '입'이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갑골문에 나온 口자를 보면 ㅂ자 모양을 하고 있어 위아래의 구분이 있었다. 그러나 해서에서부터는 네모난 모습으로 바뀌면서 더는 상하를 구분하지 않게 되었다. 口자는 입을 그린 것이니만큼 다른 글자와 결합할 때는 대부분이 '입'이나 '소리'와 관련된 의미를 전달하게 된다. 하지만 때로는 '출입구'나 '구멍'과 같이 단순히 모양자로 응용되기도 한다. 그래서 口(구)는 어떤 명사(名詞) 뒤에 붙어 (1)사람들이 드나드는 곳의 뜻 (2)작은 구멍, 구멍이 나 있는 곳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입 ②어귀, 사람이 드나들게 만든 곳 ③인구(人口) ④주둥이, 부리, 아가리 ⑤입구(入口), 항구(港口), 관문(關門) 따위 ⑥구멍, 구멍이 난 곳 ⑦자루, 칼 등을 세는 단위 ⑧말하다, 입 밖에 내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에는 연설이 끝이나 시위 행진 때 외치는 간결한 문구를 구호(口號), 구설을 듣게 되는 운수를 구설수(口舌數), 변명할 재료를 구실(口實), 음식을 대하거나 맛을 보았을 때 느끼게 되는 먹고 싶은 충동을 구미(口味), 말로써 베풀어 아룀을 구술(口述), 마주 대해 입으로 하는 말을 구두(口頭), 흥정을 붙여 주고받는 돈을 구문(口文), 보통 회화로 쓰는 말을 구어(口語), 글을 읽을 때 다른 말을 아니하고 책에 집중하는 일을 구도(口到), 말로 전함을 구전(口傳), 입과 입술을 구순(口脣), 단체 행동의 동작을 일제히 하도록 부르는 호령을 구령(口令), 사람의 수효를 구수(口數), 집안 식구나 집안의 사람 수효를 가구(家口), 한 나라 또는 일정지역에 사는 사람의 총수를 인구(人口), 입을 다물어서 봉함을 함구(緘口), 배가 안전하게 드나들고 하는 항구(港口), 들어가는 어귀를 입구(入口), 입을 다물고 말을 하지 아니함을 금구(噤口), 나가는 곳을 출구(出口), 강물이 큰 강이나 호수 또는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어귀를 하구(河口), 한 집안에서 같이 살면서 끼니를 함께 먹는 사람을 식구(食口), 입으로는 달콤함을 말하나 뱃속에는 칼을 감추고 있다는 뜻으로 겉으로는 친절하나 마음속은 음흉한 것을 이르는 말을 구밀복검(口蜜腹劍), 입에서 아직 젖내가 난다는 뜻으로 말과 하는 짓이 아직 유치함을 일컫는 말을 구상유취(口尙乳臭), 입은 재앙을 불러들이는 문이 된다는 뜻으로 말조심을 하라고 경계하는 말을 구화지문(口禍之門), 입이 급히 흐르는 물과 같다는 뜻으로 거침없이 말을 잘하는 것을 이르는 말을 구약현하(口若懸河), 말과 마음으로 전하여 가르침을 일컫는 말을 구전심수(口傳心授), 입과 귀의 간격이 가깝다는 뜻으로 남에게서 들은 내용을 이해하기도 전에 남에게 옮김 곧 자기의 몸에 붙지 않은 학문을 이르는 말을 구이사촌(口耳四寸), 입이 관문과 같다는 뜻으로 입을 함부로 놀려서는 안 됨을 이르는 말을 구자관야(口者關也), 살아 나갈 걱정 곧 먹고 살 근심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구복지루(口腹之累), 말로는 옳다 하면서 마음으로는 그르게 여김을 일컫는 말을 구시심비(口是心非), 남에게 들은 것을 그대로 남에게 전할 정도밖에 되지 않는 천박한 학문을 이르는 말을 구이지학(口耳之學), 그 입에 오르면 온전한 사람이 없음이라는 뜻으로 누구에게나 결점만을 들추어 좋게 말하지 아니한다는 말을 구무완인(口無完人), 입으로 말하고 손으로 그린다는 뜻으로 열과 정성을 다하여 교육한다는 말을 구강지화(口講指畫) 등에 쓰인다.
▶️ 難(어려울 난, 우거질 나)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새 추(隹; 새)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근; 난)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진흙 속에 빠진 새가 진흙에서 빠져 나오기 어렵다는 뜻이 합(合)하여 '어렵다'를 뜻한다. 본래 菫(근)과 鳥(조)를 결합한 글자 형태였으나 획수를 줄이기 위하여 難(난)자로 바꾸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새의 이름을 가리켰다. ❷형성문자로 難자는 '어렵다'나 '꺼리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難자는 堇(진흙 근)자와 隹(새 추)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堇자는 진흙 위에 사람이 올라서 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지만 여기에서는 '근, 난'으로의 발음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難자는 본래 새의 일종을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였다. 그러나 일찌감치 '어렵다'라는 뜻으로 가차(假借)되었기 때문에 어떠한 새를 뜻했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렇다면 새의 일종을 뜻했던 글자가 왜 '어렵다'라는 뜻을 갖게 된 것일까? 혹시 너무도 잡기 어려웠던 새는 아니었을까? 가벼운 추측이기는 하지만 전혀 근거가 없지만은 않아 보인다. 그래서 難(난, 나)은 (1)어떤 명사(名詞) 아래에 붙어서 어려운 형편이나 처지라는 뜻을 나타내는 말 (2)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어렵다 ②꺼리다 ③싫어하다 ④괴롭히다 ⑤물리치다 ⑥막다 ⑦힐난하다 ⑧나무라다 ⑨삼가다(몸가짐이나 언행을 조심하다) ⑩공경하다, 황공해하다 ⑪근심, 재앙(災殃) ⑫병란(兵亂), 난리(亂離) ⑬적, 원수(怨讐) 그리고 ⓐ우거지다(나) ⓑ굿하다(나) ⓒ어찌(나)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쓸 고(苦), 어려울 간(艱)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쉬울 이(易)이다. 용례에는 어려운 고비를 난국(難局),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을 난문(難問), 어려운 문제를 난제(難題), 전쟁이나 사고나 천재지변 따위를 당하여 살아 가기 어려운 처지에 빠진 백성을 난민(難民), 풀기가 어려움을 난해(難解), 일을 해 나가기가 어려움을 난관(難關), 무슨 일이 여러 가지 장애로 말미암아 순조롭게 진척되지 않음을 난항(難航), 꺼리거나 어려워하는 기색을 난색(難色), 어려움과 쉬움을 난이(難易), 견디어 내기 어려움을 난감(難堪), 바라기 어려움을 난망(難望), 처리하기 어려움을 난처(難處), 잊기 어렵거나 또는 잊지 못함을 난망(難忘), 어떤 사물의 해명하기 어려운 점을 난점(難點), 뭐라고 말하기 어려움을 난언(難言), 병을 고치기 어려움을 난치(難治), 이러니 저러니 옳으니 그르니 하며 시비를 따져 논하는 것을 논란(論難), 남의 잘못이나 흠 따위를 책잡아서 나쁘게 말함을 비난(非難), 경제적으로 몹시 어렵고 궁핍함을 곤란(困難), 뜻밖에 일어나는 불행한 일을 재난(災難), 힐문하여 비난함을 힐난(詰難), 괴로움과 어려움을 고난(苦難), 위험하고 어려움을 험난(險難), 공격하기 어려워 좀처럼 함락되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난공불락(難攻不落), 잊을 수 없는 은혜를 일컫는 말을 난망지은(難忘之恩), 누구를 형이라 아우라 하기 어렵다는 뜻으로 누가 더 낫다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서로 비슷함 또는 사물의 우열이 없다는 말로 곧 비슷하다는 말을 난형난제(難兄難弟), 마음과 몸이 고된 것을 참고 해나가는 수행을 일컫는 말을 난행고행(難行苦行), 어려운 가운데 더욱 어려움이 있다는 말을 난중지난(難中之難), 어려운 일은 반드시 쉬운 일에서 생겨난다는 말을 난사필작이(難事必作易), 어렵고 의심나는 것을 서로 묻고 대답함을 일컫는 말을 난의문답(難疑問答), 매우 얻기 어려운 물건을 일컫는 말을 난득지물(難得之物), 변명하기 어려운 사건을 일컫는 말을 난명지안(難明之案), 교화하기 어려운 어리석은 백성을 이르는 말을 난화지맹(難化之氓) 등에 쓰인다.
▶️ 調(고를 조, 아침 주)는 ❶형성문자로 调(조, 주)는 간자(簡字), 調(조, 주)는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말씀 언(言; 말하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뜻을 나타내는 周(주, 조)로 이루어졌다. 周(주, 조)는 골고루 미치다, 고르는 일의 뜻으로 調(조)는 말이나 음의 균형(均衡)이 잘 잡혀 있다, 조율하다(調律), 음악의 가락의 뜻으로 쓰인다. ❷회의문자로 調자는 '고르다'나 '조절하다'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調자는 言(말씀 언)자와 周(두루 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周(두루 주)자는 오밀조밀하게 짜여있는 밭을 그린 것으로 '두루'나 '세밀하다'는 뜻을 갖고 있다. 이렇게 '세밀하다'는 뜻을 가진 周자에 言자를 결합한 調자는 '(말이) 친밀하다'나 '조화롭다'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그러나 지금은 단순히 '고르다'나 '조절하다'는 뜻으로만 쓰이고 있다. 그래서 調(조, 주)는 (1)품격(品格)을 높고 깨끗하게 가지려는 행동(行動) (2)곡조(曲調) (3)조성(調性) 등의 뜻으로 ①고르다 ②조절(調節)하다 ③어울리다 ④길들이다 ⑤꼭 맞다, 적합(適合)하다 ⑥지키다, 보호(保護)하다 ⑦비웃다, 조롱(嘲弄)하다 ⑧속이다, 기만(欺瞞)하다 ⑨뽑히다, 선임(選任)되다 ⑩부르다, 불러내다 ⑪걷다, 징발(徵發)하다 ⑫조사(調査)하다 ⑬옮다, 전근(轉勤)하다 ⑭(곡식을)내다 ⑮(악기로)연주하다 ⑯갖추다, 준비하다 ⑰헤아리다, 살피다 ⑱부드럽다 ⑲구실(온갖 세납을 통틀어 이르던 말) ⑳가락, 음률(音律) ㉑취향(趣向), 운치(韻致) 그리고 ⓐ아침(주) ⓑ무겁다(주)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화할 화(和), 고를 균(均)이다. 용례로는 사물의 내용을 자세히 살펴 봄을 조사(調査), 고르지 못한 것이나 과부족이 있는 것 따위를 알맞게 조절하여 정상 상태가 되게 함을 조정(調整), 사물을 정도에 맞추어서 잘 고르게 함을 조절(調節), 서로 잘 어울림을 조화(調和), 자금이나 물자 등을 대어 줌을 조달(調達), 분쟁의 중간에 서서 화해 시킴을 조정(調停), 두 가지 이상의 것을 한데 섞음을 조합(調合), 조사한 사실을 적은 문서를 조서(調書), 음식의 맛을 고르게 맞춤을 조미(調味), 여러 가지 약을 적절히 조합하여 한 가지 약제를 만듦을 조제(調劑), 말이나 글에서 다른 사람에게 어떤 부분이나 요소나 내용을 분명히 깨달아 알도록 중요하다고 말하거나 여러 번 말하는 것을 강조(强調), 어떤 분위기나 감정 등이 한창 무르익거나 높아짐을 고조(高調), 사물의 사정이나 상태나 경기 등이 좋음을 호조(好調), 아무 탈없이 일이 잘 되어 가는 상태를 순조(順調), 논술하는 말투나 글투를 논조(論調), 힘을 합하여 서로 조화함을 협조(協調), 같은 가락 또는 남의 주장에 자기의 의견을 일치 시킴을 동조(同調), 낮은 가락 또는 활기가 없이 침체함이나 능률이 오르지 아니함을 저조(低調), 그림 등에 나타난 빛깔의 강하고 약함을 색조(色調), 걸음걸이의 속도나 모양으로 동시에 진행되는 여러 가지 일들의 속도나 상태를 보조(步調), 가사나 음악 등의 가락을 곡조(曲調), 바람과 비가 순조롭다는 뜻으로 기후가 순조로워 곡식이 잘 됨 또는 천하가 태평함을 이르는 말을 풍조우순(風調雨順), 때는 다르되 가락은 같다는 뜻으로 시대는 달라도 인간 또는 사물에는 각각 상통함이 있음을 이르는 말을 이세동조(異世同調), 옛 곡조라서 연주되지 않는다는 뜻으로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만나기 어렵다는 말을 고조불탄(古調不彈), 음양이 서로 조화되지 아니한다는 말을 음양부조(陰陽不調)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