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장 무서운 건 무고한 의뢰인을 알아보지 못하는 거야"
LA 뒷골목 범죄자들을 변호하며 돈에 집착하는 변호사 할러(매튜 맥커너히)는 돈이 되는 의뢰인을 만나려고 운전기사가 딸린 링컨 차를 타는 속물이지만, 무고한 사람을 감옥에 보내는 일은 하지 않겠다는 그의 마지막 양심을 지키려고 이 말을 되뇌인다. 어느 날, 할리우드의 거대 부동산 재벌 ‘루이스 룰레(라이언 필립)’가 강간미수 폭행사건으로 찾아온다. 돈은 얼마든지 들어도 좋지만 자신은 절대 범인이 아니며 검사와의 타협을 거부하겠다고 결백의 냄새를 풍기는 루이스. 그러나 루이스는 할러가 유죄라고 단정해 상고를 하지 않는 댓가로 사형을 면하게 해주고 평생 감옥에서 썩게 만든 전 의뢰인 마티네즈 사건의 진범이었다. 모든 사실을 알게 된 그는 룰레의 폭행사건을 변호해 무죄를 입증하는 동시에 루이스가 살인사건의 범인임을 증명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진다. 변호사는 의뢰인과 나눈 정보를 공개할 수 없고 비밀로 해야 하며, 증거로도 채택될 수 없다는 변호사의 비밀유지특권을 악용해 할러에게 마티네즈 사건의 진범이 자신임을 당당히 밝히고 오히려 할러에게 자신의 무죄를 입증하라고 압박을 가한다. 절친한 친구이자 개인 수사관인 프랭크 레빈마저 살해를 당하고 더더욱 곤경에 빠진 할러. 그러나 치밀한 계략으로 반격의 포문을 연다.
모든 영화가 그렇지만 특히 법정영화는 기본적으로 탄탄한 스토리와 반전, 그리고 카타르시스가 그 기본이 된다. 허술한 스토리로는 관객에게 어필이 되지 않을뿐더러 탄탄하다고 해도 감탄사를 이끌어낼 반전과 카타르시스가 없다면 관객의 선택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법정영화는 사실에 근거하거나 원작 소설을 영화하는 경우가 많다.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 역시 탄탄한 원작을 영화화 한 작품으로 우리에게는 생소하지만 범죄스릴러의 거장이라 일컬어지는 마이클 코넬리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라이언 필립의 악마적인 카리스마 연기가 부족해 보이긴 하지만, 워낙 든든한 원작이 뒷받침됐고, 매튜 맥커너히의 속물과 정의를 오가는 능숙한 연기, 억울한 피해자에서 악랄한 살인범으로의 캐릭터의 변화, 프랭크 레빈의 살해자에 대한 반전 등 영화는 제법 흥행의 요소를 잘 갖추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링컨차를 타는 변호사>는 법정영화의 중대한 룰을 간과했다. 지나치게 변호사에 집중한 나머지 바로 억울한 피해자를 너무 가볍게 다루었다는 것이다. 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자신들이 억울한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감정이입이 되고 억울한 피해자의 누명이 벗어짐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그러나 <링컨차를 타는 변호사>에서는 억울한 피해자가 나오지만 그는 주변인일 뿐이다. 할러에 대한 과도한 집중은 마치 변호사가 마음만 먹으면 어떤 범죄자든 유죄와 무죄를 결정할 수 있는 절대자인 것처럼 묘사하는 과실을 범했다.
"내가 여자를 죽인 거냐고 그땐 묻지도 않았잖아요!"
라고 항변하는 마티네즈의 억울함은 그냥 바로잡으면 되는 할러의 작은 과실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룰레의 무죄 변호를 무사히 마치고, 다시 그가 살인범임을 증명하며 영화는 결말을 맺지만 억울한 마티네즈의 석방에 대해서는 한 장면도 허용하지 않는다.
속물에서 출발했지만 정의의 사도가 된 할러, 그러나 피해자의 아픔을 함께하지 않는 이 변호사의 영웅주의에 대해 관객들이 기꺼이 박수를 보낼지 의문이다.
첫댓글 오~~ 영화좋아하시나 봐요? 저도 무지 좋아하는데ㅋㅋ
영화 참 좋아라 합니다.
시험끝나면 딸이이랑 같이 보고싶네요. ~~~
원작소설을 먼저 읽어보고 보는 게 나을까요? 영화부터 보는 게 나을까요?
원작 소설만 읽으시고 영화는 다른 걸로........^^
영화 재밌겠는데욤^^ 시간내서 봐야겠는데요~~ 올~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