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부 들어 20여명 근무
전문외교관-대남부서 고위직 포함
작년 고위 탈북민 10명 안팎 국내입국
“北엘리트층에 대우개선 소식 퍼져”
윤석열 정부 출범 후 국가안보전략연구원(전략연)에서 연구원 등으로 근무하는 고위급 탈북민이 문재인 때보다 4배 이상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략연은 국가정보원 산하 국책연구기관이다.
통일부도 본부 자문기구·소속기관 등을 통해 윤석열 정부 들어 최소 18명의 탈북민을 기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한국으로 온 고위급 탈북민은 10명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던 시기엔 한 해 두세 명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크게 증가한 것. 정부는 북한 엘리트층의 탈북이 늘어난 배경에 고위급 탈북민 등에 대한 대우가 윤석열 정부 들어 크게 개선된 것도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전략연은 현재 20여 명의 고위·전문 탈북민을 상근·비상근 연구원 등으로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인 때 전략연 내 고위 탈북민은 5명이었는데 4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 이들 중엔 전문 외교관이나 북한 대남부서 등에서 근무한 고위직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실상을 파악하고 정세 분석 등을 강화하려는 취지다.
특히 윤석열 정부가 북한 인권 개선 문제에 적극 나서면서 전략연은 올해 통일미래연구실 아래에 북한인권센터도 신설했다.
문재인 때 전략연에서 새로 채용한 고위급 탈북민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전임 문재인 때 고위·전문직을 지낸 탈북민들 경력을 활용하지 않고 외면한 측면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일부 고위직 탈북민이 한국에서 취업이 안 돼 생활고를 겪기도 한 것으로 안다”고도 했다.
1997년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와 함께 귀순했던 김덕홍 전 노동당 자료실 부실장은 문재인 때인 2020년 전략연 고문 자리에서 해촉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통일부는 올해 정책자문위원회 위원 97명 중 6명을 탈북민 출신으로 채웠다.
문재인 말기 탈북민 출신 자문위원은 2명에 불과했다고 한다.
또 지난해 출범한 통일부 장관 자문기구인 통일미래기획위원회와 북한인권증진위원회에는 각각 6명, 3명의 탈북민이 참여하고 있다. 통일부 소속기관인 국립통일교육원도 문재인 때 1명이었던 탈북민 채용을 2명 늘려 총 3명의 탈북민 출신 교수가 근무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엔 통일부 장관 특별보좌역으로 ‘1호 탈북 외교관’인 고영환 전 전략연 부원장이 임명된 바 있다.
정부 고위 소식통은 “고위급 탈북민에 대한 대우가 현 정부에서 개선되고 있다는 소식은 북한 엘리트층에도 퍼져나가고 있다”면서 “해외 공관 등에 나가 있는 외교관·무역대표부 직원들도 한국에 들어온 고위급 탈북민 등과 직간접적으로 연락이 닿아 변화한 상황을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봉쇄했던 국경을 서서히 열고 있는 상황과 맞물려 엘리트층의 탈북 결심이 올해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른 정부 소식통은 “북한 보위부가 퍼뜨리는, 남한으로 탈북한 사람들이 고초를 겪는다는 식의 소문을 더 이상 믿는 사람들은 없을 것”이라며 “국경이 전면 개방되고 오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관련 소식들이 북한 내부로도 퍼져나갈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