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의 러시아 파병은 정권의 명운을 건 도박에 가깝다. 김정은이 처해 있는 내외적 사정을 감안하면 그는 이번에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로 유엔의 제재를 받은 게 벌써 30년이다. 원유 수입조차 중국 선박의 불법 환적 등의 도움으로 근근이 버텨 왔다. 김정일 시기까지 중동에 미사일을 밀매하며 연간 5억 달러 정도는 벌었지만, 대북 제재가 촘촘해지면서 이마저 쉽지 않다. 정권 유지비용이 떨어지니, 기껏 한다는 게 불법 금융 해킹이다.
배급제는 무너졌고 주민 90% 이상이 장사를 해야 먹고 산다. 시장화 30년에 휴대폰 700만 대가 보급됐다. 주민 간 횡적 정보 유통은 막을 수 없는 단계에 왔다. 북한 주민들도 ‘아랫동네’(남한) 사정을 훤히 안다. 그럼에도 정치 체제는 변함이 없다. 3대째 수령전체주의는 더욱 심해진 공포정치로 변했다.
북한이 1978년 이후의 중국처럼 개혁개방으로 연착륙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김정은이 살 길은 핵·미사일 고도화와 한반도에 긴장을 조성하는 대남 협박 군사주의 노선밖에 없다. 그렇게 해야만 그나마 세습독재정권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이번에 러시아에 파병한 ‘폭풍군단’은 과거의 특수8군단이다. 특수8군단은 김일성 때부터 애지중지해온 북한의 최정예 부대다. 김정은이 아낌없이 이들을 러시아에 보낸 배경은 첫째, 러시아로부터 돈과 에너지·군사 장비·첨단 기술 등을 왕창 뜯어내자는 것이다. 둘째, 폭풍군단 병사들을 실전에서 훈련시킨 후 원복(원대복귀)하고, 그 다음 2차 훈련시킨 후 원복하는 방식을 되풀이하면서 최강 정예병으로 키우겠다는 속셈이다. 이들은 김정은이 유사시 핵무기를 동원해 무력으로 남한을 ‘영토완정’ 하려고 할 때 맨먼저 서울과 후방에 투입될 병력이다.
우리 안보 당국은 이번 북한의 러시아 파병을 북한 정권의 기반을 결정적으로 약화시키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남북 관계는 항상 변한다. 대북 정책에서 현존 안정 상태(status quo)만 바라다가는 우리가 되치기 당하는 시기가 금방 오게 된다. 대통령 안보실·국정원·국방부·외교부 등은 정신 바짝 차리고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정말로 좋은 기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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