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식의 산나물 이야기 (4)참취
묵나물은 정월대보름 복쌈으로 제격
생나물도 쌉싸래한 맛 일품
요통·장염·현기증 등에 효과
참취의 어린잎과 줄기. 잔털로 뒤덮여 있고 자주색을 띤다(전남 구례).
요즘 마트나 시장에 가면 부럼 등 정월대보름용 농산물이 나온다. 정월대보름날 잊지 말고 꼭 챙겨 먹어야 할 시절 음식이 있다. 한해 건강과 복을 기원하기 위해서 오곡밥이나 찰밥을 묵나물이나 김에 싸서 먹는 것이다.
<동국세시기>는 정월대보름날 묵나물로 밥을 싸 먹으면 여름에 더위를 타지 않는다고 전하고 있다. 이렇게 먹으면 건강해질 뿐 아니라 복이 온다고 해서 언제부턴가 이를 복쌈이라고 했다.
참취의 줄기잎은 서로 어긋나게 나고 줄기 위쪽으로 갈수록 잎자루가 짧다(전남 남원).
묵나물 가운데 밥을 싸 먹는 용으로는 참취가 제격이다. 고사리와 시래기, 호박고지 등 묵나물이 많지만 참취만큼 좋은 게 없다. 잎이 깻잎처럼 커서 쌈용은 물론 볶음과 무침 등에 다양하게 이용된다.
특히 말린 참취는 은은한 향과 맛이 난다. 또 생나물처럼 아삭아삭 씹히는 식감 대신 고기처럼 부드럽게 씹히는 식감이 일품이다. 게다가 양념이 잘 배어들어 산나물 고유의 깊은 맛이 난다.
참취의 뿌리잎과 줄기는 어릴 때 자주색을 띠고 생나물로 먹기 좋다(경남 산청).
말린 것은 물에 불린 다음 삶아 이용한다. 데치고 찬물에 담그면 원래 모습대로 되돌아와 쌈으로 싸 먹기 좋게 된다. 오곡밥이나 찰밥을 주먹밥으로 만들어 참취 두세장으로 감싸면 먹기 좋고 건강에 이로운 참취오곡쌈밥이 된다. 입맛에 따라 참기름과 된장으로 쌈장을 만들어 간을 하면 더욱 맛있다.
데친 뒤 찬물에 우려낸 묵나물은 다진 마늘과 간장, 참기름 등을 넣고 무쳐 먹어도 맛있다. 이때 간장 대신 소금으로 간하면 깔끔한 맛이 난다. 또 참기름 대신 들기름을 넣으면 나물의 맛과 향이 살아난다. 꼭 짜서 물기를 없앤 다음 들기름과 다진 마늘 등을 넣고 프라이팬에 볶아 먹어도 일품이다.
참취의 뿌리잎은 연할 때 생나물로 먹고 줄기잎은 데친 뒤 말려 묵나물로 이용한다(강원 홍천).
묵나물 색은 균일한 것이 좋다. 반점이 있으면 끝물을 수확해 말린 것으로 맛과 향이 떨어진다. 먹다 남는 것은 비닐 지퍼백 등에 넣어 해가 들지 않는 서늘한 곳이나 냉장고에 보관한다.
요즘은 계절 구분 없이 신선 참취가 시장이나 마트에서 판매된다. 경남 하동과 충남 태안 등 전국에서 생나물이 출하된다. 생나물은 초고추장을 끼얹어 먹으면 좋다. 쌉싸래한 맛이 추위에 잃어버린 입맛을 되찾아준다. 또 살짝 데친 다음 참기름과 참깨, 다진 마늘 등을 넣고 무쳐 먹어도 맛있다.
참취 묵나물은 물에 불린 다음 데쳐서 밥을 싸 먹으면 정월대보름 건강식이 된다.
참취는 알칼리성 식품이다. 삶아 말린 것은 100g당 단백질 26.85g, 식이섬유 38.5g, 칼륨 2441㎎ 등을 함유해 영양이 풍부하다. 이밖에 비타민C 14㎎과 인 16㎎ 등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 있다.
예부터 요통과 장염, 현기증 등을 치료하는 약재로 이용됐다. 최근 미세먼지에 의한 피부 손상 및 뇌질환 개선, 항바이러스와 항염 등의 효과가 입증돼 기능성 식품으로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오현식(산나물 전문가)
오현식은… 전국 산과 들을 탐방하며 산나물·들나물 서식지와 요리법, 효능, 재배기술 등의 정보와 지식에 감칠맛을 더하고 있다. 농민신문 기자 출신으로 30여 년간 출판과 강의, 방송 등을 통해 이 땅에서 나고 자라는 산나물·들나물의 가치와 중요성을 전파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첫댓글 참취는 번식력이 좋아 사방팔방 있는 나물. 올해는 정성껏 채취해 잘 말려봐야겠어요.
그냥 취나물과 다른 건가요?
@산초 똑같은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