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심야로 보고 왔습니다.
결론부터라면 정말 재밌게 봤습니다. 놀란 감독의 영화들 특유의 분위기를 썩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인썸니아부터 최근엔 덩케르크까지 재미 없게 본 작품은 없어요.
오펜하이머는 일부러 일체의 리뷰나 관련 글들을 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소재와 주연배우(킬리언 머피)를 제외한 어떤 정보도 없이 볼 수 있었고, 오히려 그래서 더 좋았습니다.
얼만 전에 봤던 미션임파서블 같은 경우 스펙터클을 밖으로 보란 듯이 내보이기에 눈이 즐겁고 부담 없이 즐기기에 정말 좋은 영화라면 놀란 감독의 영화는 묘하게 영화의 스케일과는 반대로 인터스텔라로부터 덩케르크, 그리고 이번 작품까지 미묘하게 안으로 갈무리 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그 덕분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히어로, 전쟁, SF와 같은 소위 장르 영화들을 다크나이트나 덩케르크, 인터스텔라처럼 만들어낼 수 있지 않았나 싶어요. 이번 작도 만약 원폭에 집중을 했다면 그저 그런 흔한 반전영화가 될 수도 있었겠지요.
역사적 사실에 기반을 둔 작품인지라 영화의 내용 전개에는 큰 관심이 가질 않았지만, 보는 내내 연출과 배우들의 연기만으로 볼 가치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특히 킬리언 머피의 연기는 마지막까지 영화의 주제와 오펜하이머의 진의를 모호하게 만들 정도로 뛰어났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논란의 여지가 충분히 있을 만한 매우 민감한 소재를 다루는 방식이었습니다.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내용은 담담하게, 표현은 배우들의 연기를 통해 전달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 외에도 조연급 배우들의 면면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아카데미 수상자들이 대체 몇 명이었을까요? 보는 내내 감탄했습니다. 그 정도의 배우들을 출연시킬 수 있는 건 감독의 네임밸류와 소재의 특이성 때문이 아닐까 싶네요. 더불어 킬리언 머피는 아카데미 남우주연 후보에는 들어가지 않을까 응원해봅니다ㅎ
끝내주는 액션 스펙터클을 기대하신다면 실망이 크실테지만, 전작인 덩케르크를 재밌게 본 분이시라면 이번 작품도 즐겁게 보실 것 같습니다. 저는 강추 퍽퍽 드립니다!
첫댓글 아이맥스서 봐야 좋을까요? 아님 일반관도 충분할까요?
전 일반관에서 봤습니다. 비교군이 없어서 말씀을 못 드리겠네요ㅜㅠ 아이맥스로 만들어진 영화는 아이맥스로 보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만 하고 있습니다ㅎ
저도 전기영화. 물리학자들의 이야기. 알별신잡보고 가서 그런지. 딱 좋았어요.
미국에선 트리니티 실험일에 개봉하고
울나라에선 광복절에 맞춰 개봉하다니...ㅎㅎㅎ
영화의 퀄리티가 달라요. 앵간한 영화에 비해.
대사 중요한지 모르고 아이맥스 앞열에서 봤는데 자막 보느라 눈 빠질뻔 했네요ㅋㅋㅋ 각본으로 맞짱뜨는 진짜 좋은 전기영화인듯 합니다.
테넷 이야기는 없으셔서 ㅎㅎ 혹시나 테넷안보셨으면 추천드립니다
예리하십니다ㄷㄷ 테넷은 묘하게 관심이 안 갔거든요. 이 기회에 한 번 봐야겠네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