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의 대표적인 특산물로 안동간고등어가 전국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이에 못지않은 인기를 얻고 있는 수산물이 안동문어이다.
오리려 안동에서 만큼은 간고등어보다 안동문어가 더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나 지금이나 안동지방에서는 생일, 결혼, 회갑, 상례, 제사 등 집안의 큰일을 치를 때 뿐 아니라 집들이, 계모임, 동창회 등 각종 행사 접빈음식에 빠지지 않는 것이 문어이다.
다른 음식이 부족하고 예에 맞지 않아도 문어만 나오면 잔치음식을 잘 마련했다는 평을 얻을 만큼 안동에서 문어의 존재는 절대적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예부터 안동에서 문어가 봉제사접빈객(奉祭祀接賓客)의 최고의 음식으로 치는 것은 문어(文魚)의 문은 글월 문(文)자로 양반고기로 일컫기도 하며 안동사람들이 학문을 즐기고 숭상하는 정신세계를 잘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라 한다.
또한 문어의 둥근(圓)머리는 도의 원리를 알려주는 것으로 깨달음을 뜻하고 바다 깊은 곳에서 최대한 몸을 낮추어 생활하는 습성은 안동 선비들이 최고의 덕목으로 여겼던 겸양(謙讓)의 뜻을 담고 있으며, 위급할 때 내뿜은 먹물은 글공부하는 선비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것으로 여겨 안동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좋아하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최근 안동에서 산문어(살아있는 문어)를 취급하고 있는 곳은 중앙신시장 12개 업소와 구시장 2개 업소 등 모두 14곳, 이들 14곳을 통해 유통되는 문어의 양은 연간 4백여 톤으로 안동지역 문어유통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해양수산부에서 밝힌 우리나라 인근 해역에서의 최근 문어어획량이 2004년 4,811톤, 2005년 4,442톤, 2006년 4,639톤, 2007년 6,597톤 정도로서 연 평균 약 5천톤에 이르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 업체만을 통해 유통되는 양이 전국의 8% 정도를 차지할 정도이다.
문어어획량 중 건어물로 가공 등을 제외한 산문어 유통량은 안동이 전국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경북북부지역 전역을 합할 경우 약 70% 이상에 이른다는 것이 업계 종사자들의 의견이다.
안동문어의 특징은 특유의 싱싱함과 졸깃졸깃한 맛에 있다. 이들 업소에서는 모두 포항, 후포, 강원도 등에서 산문어로 들여 와 수족관에 저장하다 고객들의 주문에 따라 즉석에서 데쳐주며(물어넣어 살짝 익히다) 신선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들 업소가 말하는 비법은 따로 있다. 문어의 쫄깃쫄깃 한 맛을 최대화시키기 위해서는 문어를 삶는 물의 육수와 온도, 간, 시간 등이 정확히 맞아야 한다고 한다.
최근 안동문어는 택배를 통해 서울·경기 등 수도권뿐 만 아니라 전국으로 유통되고 있다. 안동문어를 찾는 이들은 고향을 맛을 느끼기 위해 주문을 하거나 한번 안동문어의 맛을 본 이들의 입소문을 듣고 찾는 등 주문량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문어는 시력회복과 빈혈 방지에 상당한 효과가 있을 뿐 아니라 타우린이 약 34% 함유하고 있어 콜로스테롤계의 담석을 녹이는 작용을 하고 있다 한다.
동맥경화, 간장병, 시력감퇴, 변비, 미각장애에 좋은 결과를 나타내고 다량의 비타민이 함유되어 웰빙 음식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한편, 안동시에서는 안동간고등어, 안동문어, 안동찜닭, 헛제사밥, 식혜, 안동국시 등 우리지역 향토 음식문화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육성시켜 관광 상품화하고, 식품산업화를 모색해 지역경제의 한 축을 담당해 나갈 수 있도록 육성할 방침이다.
문의처 안동시 경제과학과 상정담당 조풍제 ☎ 054-840-6236
안동시 농정과 식품산업담당 김동수 ☎ 054-840-6263
안동시 문화관광산업과 전통음식문화담당 이성옥 ☎ 054-840-5200
업체 안동중앙신시장 중앙문어 남한진 ☎ 054-852-1125
참고자료
안동지방에서 큰일을 치룰 때 문어를 반드시 쓰는 이유 ?
민속박물관 학예사 손상락
☎ 054-840-6547
예부터 안동지방에서는 생일, 결혼, 회갑, 상례, 제사 등 집 안의 큰일을 치를 때나 집들이, 계모임, 동회 등 사회생활을 통한 모임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이 모이는 경우 손님 접대를 위해 반드시 문어를 썼다. 요즘도 상가(喪家)에 문상(問喪)을 가거나 동네 모임에 가보면 어김없이 문어가 접빈의 음식으로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때 다른 접빈음식이 조금 부족하고 예에 맞지 않더라도 문어만 나오면 그 집은 잔치를 잘했다고 하고, 반대로 아무리 접빈음식이 다양하고 풍부하여도 상위에 문어가 오르지 않으면 그 집은 좋은 평을 듣지 못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처럼 안동지방에서 유독 문어를 봉제사접빈객(奉祭祀接賓客)의 최고 음식으로 치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바닷가도 아닌 안동이지만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고등어하면 “안동간고등어”를 떠올릴 만큼 안동간고등어가 안동의 대표적인 문화상품으로 자리 잡았듯이 문어도 간고등어와 같은 무언가 특별한 의미로 다가와 지역을 대표하는 상품이 될 수는 없을까? 문어가 잡히는 바다를 곁에 두고 있지는 않지만 한국정신문화의 수도인 안동이란 지역 이미지와 문어가 결합되어 “안동문어”로 특화된다면 그 효과는 배가될 수 있을 것이다.
안동간고등어가 안동이란 이미지와 결합하여 성공할 수 있었듯이 “문어”도 안동이란 지역 이미지와 어떤 상관관계가 있으며, 또 안동사람들에게 문어는 어떻게 인식되었으며 오늘까지 이어져 오는지를 밝혀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하겠다. 이 글은 바로 이러한 화두에서 출발하여 안동과 문어에 대한 자료를 정리한 것이다.
▶ 문어는 한자로 문어(文魚)라 쓰는데 이 때 문자(文字)는 글월 문(文)자를 쓴다. 곧, 문어의 한자음이 글, 즉 학문을 뜻하기에 문어를 양반고기라 일컫기도 하며 문어야 말로 안동사람들이 학문을 즐기고 숭상하는 정신세계를 가장 잘 대표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 문어는 다리(足)가 8개이다. 이는 혈통을 중요하게 생각하던 안동선비들의 의식과 맞닿아 있는데 팔족(八足)은 팔족(八族)과 같은 음이어서 문어의 다리 8개는 혈통을 뜻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팔족이란, 부계(父系, 親家), 모계(母系, 外家), 처가(妻家), 진외가(陳外家, 아버지의 외가), 외외가(外外家, 어머니의 외가)까지를 말한다.
▶ 문어의 생김새는 몸이 주머니 모양이고, 머리에는 크고 잘 발달한 눈과 8개의 발을 가지고 있다. 생활습성은 주로 바다 깊은 곳에 있는 암석의 구멍이나 틈새에 산다. 적으로부터 공격을 받을 때에는 먹물을 뿜어 자기 몸을 숨길 만큼 비교적 높은 지능을 가진 동물로 알려져 있다. 문어의 둥근[圓] 머리는 도(道)의 원리를 알려주는 것으로 깨달음을 뜻하고, 바다 깊은 곳에서 최대한 몸을 낮추어 생활하는 습성은 수졸(守拙)한 삶을 살아가는 선비와 닮아 있다고 보았다.
수졸이란 “집을 지어 한가로이 자연을 벗하다가 원(願)을 마친다면 선비의 본분에 다행이다”라는 글에서 따온 것으로 “가장 낮은 자리에서 그 낮음을 지키며 산다”는 겸양(謙讓)의 뜻을 담고 있다.
퇴계 선생은 일찍이 선비가 지켜가야 할 덕목 중에 하나를 겸손, 겸양하는 마음이라 가르쳤다. 한번은 선생께서 아끼는 제자 중에 한 사람이었던 류운룡(柳雲龍) 선생이 하회마을 건너편에 있는 부용대 기슭에 정자를 지어 스승을 초대하였는데 때마침 바쁜 국사로 인해 갈 수 없음을 안타까워하며 선비가 지녀야 할 최고의 덕목은 겸손에 있다는 뜻이 담긴 “겸암(謙菴)”이라 정자의 이름을 지어 보내주었다. 이에 류운룡 선생은 정자의 이름뿐만 아니라 자신의 호를 겸암이라 지을 만큼 겸손은 안동선비가 가꾸고 지녀야 할 최고의 덕목이기도 했다.
▶ 문어는 위기에 닥쳤을 때 먹물을 뿜는데, 문어가 지닌 먹물은 글공부하는 선비에게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먹물을 지닌 문어를 안동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좋아하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 문어의 조리법과 약효를『규합총서 閨閤叢書』에서는 “돈같이 썰어 볶으면 그 맛이 깨끗하고 담담하며, 그 알은 머리 · 배 · 보혈에 귀한 약이므로 토하고 설사하는 데 특효하다. 쇠고기를 먹고 체한 데는 문어대가리를 고아 먹으면 낫는다.”고 하였다. 또『동의보감(東醫寶鑑)』에서는 “성이 평(平)하고 맛이 달고 독이 없으며 먹어도 특별한 공(功)이 없다.”고 하였다.
오늘날 문어는 요리의 재료로 많이 이용되는데 주로 삶아서 회로 먹는다. 또 말린 문어는 봉황이나 용 등 여러 가지 모양으로 오려서[어물새김] 잔치 상에 웃기나 고명으로 이용하는데, 문어발을 칼로 오려주는 것은 기운의 흐름을 표현한 문양으로 구름이나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을 형상화하였으며, 발에 달린 별 모양의 접착구(빨판)는 하늘의 별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