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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찬솔의 민주지산을 가고 싶지만 선운산행의 후유증이 크다.
무리를 해서라도 배낭을 매고 나서면 다녀올 수 있겠지만 바보와 놀자고 참고
광주극장을 검색한다.
하이 라이프라는 SF 스릴러를 보고도 싶지만 140분짜리 헨리 5세를 보기로 하고 나간다.
버스가 늦어 영화는 시작한지 10분이 지나버렸다.
별로 인기없던 왕은 죽어가면서 여자에게 묻혀 거리의 술집같은 데서 사는 장남보다
전투에 나가는 차남을 후계자로 지명한다.
반란군을 진압하는 전투에 나간 동생을 따라가 적장을 죽인 형은 자신이 왕의 자질이 있는지에 대해
고민하며 옛 전사와 함께 여전히 거리에서 지낸다.
그 때 높은 시종이 찾아와 왕의 임종자리로 이끌며 왕이 되게 한다.
동생은 더 멀리 진공하다가 전사한다.
각국에서 왕의 대관을 축하하는데 프랑스는 비꼬며 시비를 거는 선물을 보낸다.
그리고 시종은 프랑스에서 온 황제를 죽이러 온 자객을 데려와 실토하게 한다.
영국의 자존심과 민심을 따르라는 신하들의 요구에 헨리 5세는 프랑스를 정벌하러 간다.
성을 함락시키자 찾아 온 프랑스 왕자는 오히려 왕을 능멸한다.
그리고 영국이 아주 불리한 위치에서 양국은 전투를 준비한다.
그 전투에서 거리의 시종이었던 옛전사 존 경의 도움으로 진흙탕 전투에서 승리를 거두고
프랑스 왕자를 죽이고 왕의 항복을 받는다.
프랑스 왕은 자신의 딸을 왕과 혼인하게 한다.
공주는 자신을 강제로 굴복시킬 수는 없을 거라고 존경을 얻으라고 한다.
공주의 조언으로 이 전쟁이 자기 재산을 불리려던 중신의 계략임을 알고
그를 죽인다. 그리고 공주에게 진실만을 말해 달라며 손을 내밀며 영화는 끝난다.
성 함락 장면이나 진흙탕 속에서의 전투 장면, 일대 일의 대결 등 영화는 사실감이 넘친다.
그래도 이 영화는 왕이라는 지도자의 지도력에 관한 영화다.
누구의 말을 듣고 믿어야 하는가?
누구의 말을 믿고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하는가?
백성은 누구를 믿고 목숨을 걸며 전투에 참여하는가?
자존심은 무엇이고 권위는 무엇이고, 권위와 우정은 어떤 관계인가? 모르겠다.
한 인간의 성장 영화일수도 역사 전쟁영화 일수도 있다.
대화들은 연극의 대사처럼 인간에 대한 통찰을 보여주기도 한다.
왕은 친구는 없고 추종자와 적뿐인 사람인데 그래도 헨리 5세는 친구 존이 있었다.
아마 프랑스 공주인 왕비도 그의 친구가 될 수 있을지 모른다.
140분 영화여서인지 자막이 한참 올라가 끝까지 못보고 나온다.
밖의 가을 햇살은 눈부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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