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류를 사랑한 한민족
'가야금' 과 '수금’
음악과 시를 즐기는 한민족은 ‘풍류(風流)를 아는 민족’ 이다. 이 풍류에서 시와 음악이 빠질 수 없고, 음악에는 언제나 가야금과 거문고가 있다. 이름은 다르지만 비파와 수금이라는 악기 역시 고대 이스라엘 민족의 삶과 정서를 담고 있는 것들이다. 더불어 가야금의 전래역사 속에서 이스라엘과 한민족은 뗄 수 없는 관계를 가지고 있다.
풍류를 사랑한 한민족
한민족에겐 ‘풍류도’ 라는 것이 있다. ‘풍류(風流)’ 란 문자 그대로 ‘바람과 물의 흐름’ 을 말한다. 내면적으로는 사람의 성품이 물과 바람처럼 융통성이 있다는 의미다. 더불어 속되지 않아서 인간관계에 있어서도 운치와 멋스러움이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풍류를 아는 사람’ 은 ‘선비정신’ 을 일컫는 것이요, 현대에 있어서 지성인과 지도자의 자질을 갖춘 사람이라 할 수 있다.
▲ 당비파를 연주하며 풍류를 즐기는 듯한 선비를 그린 김홍도(1745~1806(?)/조선시대의 화가.)의 포의풍류도(布衣風流圖)이다.
전 한국사상사학회 회장이었던 김상용씨는 이 풍류도의 특징을 ‘한’, ‘멋’, ‘삶’ 이라는 3가지로 표현하기도 하다. 크다, 높다, 바르다, 하늘을 뜻하는 ‘한’ 과 흥, 율동, 조화, 자연스러움을 의미하는 ‘멋’, 그리고 생명을 가리키는 ‘삶’ 이다. 한 마디로 ‘한 멋진 삶’ 이라 하겠다(동방의 등불 한국 / 행림출판).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게 된 원천적인 힘은 바로 이 풍류정신에 바탕한 것이었다. 이 풍류 속에는 시가(詩歌)가 있었고, 거문고, 가야금, 비파, 대금 등의 악기가 사용됐다.
삼국의 대표적인 현악기
이중 오동나무로 만든 울림통 위에 12줄이 있는 가얏고와 6줄의 거문고는 고구려, 백제, 신라시대의 대표적인 현악기다(참조: 역사신문 제1권 13호 / 사계절). 삼국은 금(琴)과 쟁(箏) 등의 외래악기를 개조하여 각각 거문고와 가얏고를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 우리나라 전통악기 거문고와 가야금이다. 거문고의 줄은 6개, 가야금의 줄은 12개이다. 가야금은 손가락으로 직접 튕겨서 소리를 내지만 거문고는 '술대' 라고 하는 대나무로 만든 막대기로 줄을 치면서 연주를 한다. 가야금과 거문고의 재료로 많이 쓰는 나무는 오동나무인데, 오동나무는 습기에 강하고, 단단하면서도 소리가 좋다는 특징이 있다.
<삼국사기>에서 전하는 가야금은 가야국의 가실왕이 3세기경 당나라의 악기를 보고 만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가실왕 이전인 신라 자비왕(재위 458-479) 때 백결선생이 금(琴)을 연주했다는 기록도 있다. <삼국유사>에는 신라 내해왕(재위 196-230) 때 ‘물계자’ 라는 사람이 금을 연주했다고 전한다. 다른 기록에는 신라음악의 대표적인 악기인 가얏고는 552년 가야국 멸망 무렵 악사인 우륵(于勒)에 의해 받아들이게 됐다고 전한다. 이처럼 가야금의 전래에 대해서는 다양한 기록들이 전해지고 있다. 단지 우륵에 대한 얘기는 공통적으로 언급되고 있다.
우륵과 가야금의 유래
여기서 우리는 대가야의 악사인 ‘우륵’ 이라는 사람에 대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역사기록에 있어서 그의 출신에 대한 정확한 기록은 없고, 단지 추측할 따름이다. 흥미로운 것은 사도인 토마스(도마)가 인도에 1세기경에 왔다는 것과 후에 가야까지 선교하러 왔는데, 이 때 동행했던 사람이 바로 ‘우륵’ 이었다고 한다([아시아고대기독교사]-기독교문사). 사실 가야의 유물에는 히브리어가 세겨진 토마스 석상, 서양식의 건축, 흰옷의 애용, 어린양 조각이 있는 석상 등 기독교적인 요소들이 많이 발견되고 있어 이를 뒷받침하기도 한다.
한편으로 조선일보 논설위원인 이규태 씨는 가야금의 발생에 대해 ‘중국문헌에 보면 금(琴)은 신화시대의 인물인 신농과 복희가 풍속의 흩어짐, 곧 문란한 풍속을 금(禁)하기 위해 만들었다’ 는 것을 인용한다(뽐내고 싶은 한국인 / 신원문화사).
그렇다면 신농과 복희는 어떤 존재인가. ‘신농(神農)’ 은 동방의 백성들에게 농경을 가르쳐준 신인(神人)으로 전해내려온다(태평어람太平御覽). 그리고 신농과 같이 기록된 복희(羲伏)는 ‘방주에서 나와 하나님께 제물(羲)을 드리고 경배했던(伏) 노아의 모습’ 을 연상케 한다. 곧 김성일 씨의 말처럼 신농은 농사를 짓는 ‘셋’ 의 혈통에서 태어나 홍수를 건너온 노아의 장자이며, 흙으로 그릇을 빚었던 ‘셈’ 에 대한 표현일지도 모른다(성경으로 여는 세계사/신앙계).
▲ 위-고구려 고분 5호분 벽화에서 '여와와 복희' 를 나타낸 부분이다. 여와는 복희의 누이이자 아내이며 그림에서 '달' 로, 복희는 '태양' 으로 표현하였다. 아래- 고구려 고분 5호분의 벽화에서 신농의 모습을 소의 머리에 제비의 옷을 입고, 오른손에는 벼 이삭을, 왼손에는 풀을 움켜진 모습으로 신화적으로 표현 한 것이다.
수금과 비파의 민족 이스라엘
이렇듯 한민족의 가야금은 그 출처가 이스라엘의 셈 족속과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간과할 수 없다. 이스라엘 민족과 문화에 있어서도 음악은 노동, 예배, 잔치, 군사 등의 모든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감당한다(창 31:27, 출 32:17, 민 27:17, 삿 11:34, 35, 사 16:10, 렘 48:33).
성경 최초로 언급된 악기는 유발의 수금과 퉁소다(창 4:21). 그리고 다윗시대에 4천명의 음악가들이 비파와 수금 등 온갖 현악기들을 가지고 하나님의 영광을 찬양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대상 15:16, 23:5). 성경의 기록은 수금과 비파가 이스라엘의 대표적인 현악기라는 것을 보여준다(대상 13:8, 대상 15:18, 28, 16:15, 25:6, 대하 5:12).
‘하프’ 로 알려진 수금(Lyre, 킨노르)은 잣나무 또는 백단목으로 만든 것으로 현의 수는 8개 또는 10개로 알려져 있다(삼하 6:5, 왕상 10:12, 대상 15:21). 비파(Psaltery, 네벨, 바이올)도 수금처럼 동일한 나무로 만들어졌으며, 손으로 날카롭게 건드리거나 뜯어서 연주하는 악기였다(삼상 10:5, 삼하 6:5, 왕상 10:12). 10개의 현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아래쪽 끝에 불룩한 공명(共鳴)의 몸체가 있었다고 한다. 다윗은 이 비파와 수금으로 연주를 하면서 많은 시를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시 33:2, 43:4, 49:4, 57:8, 71:22, 81:2, 92:1, 98:2, 144:7, 150:3).
▲ 15줄을 가진 비파와 오늘날의 하프와 비슷하게 생긴 수금이다. 모두 손으로 연주하며 수금은 울림통이 있다. 다윗은 이 비파와 수금을 연주를 하면서 많은 시를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시 33:2, 43:4, 49:4, 57:8, 71:22, 81:2, 92:1, 98:2, 144:7, 150:3).
하나님과의 화목을 위한 악기
지금까지 살펴본 대로 한민족과 이스라엘은 음악과 시를 사랑했고, 모든 삶에 있어서 음악을 떠날 수 없는 풍류의 민족이다. 또 현악기의 유사성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예를 들어 고구려시대 악기 중 21현이 울림통 위에 수직으로 연결되어 있는 수공후(또는 소공후)라는 악기가 있다. 그런데 ‘하프’ 라고도 알려진 이 악기는 이집트, 이스라엘 등지에서 유행했던 악기로 증명됐다.
이규태 씨는 ‘가야금은 그 길이가 3척 6촌인 것은 1년 3백 60일을 상징하고, 위쪽이 둥글고 아래쪽이 모난 것은 천지를 상징하는 것이요, 일곱 화음은 바로 천하의 화합을 뜻한다’ 고 했다(뽐내고 싶은 한국인). 이와 비슷하게 이스라엘 달력은 3백 60일이며, 수금과 비파 등은 이스라엘 역사 속에서 하나님을 찬양한 도구로 하나님(天)과 사람(地) 사이의 화목을 이루는 역할을 감당했다. 그렇다면 가야금과 수금 등의 악기는 하나님을 찬양한, 곧 ‘하늘을 향한 높은 뜻’ 이 담긴 멋스러운 삶을 간직한 악기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