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과 메르스
국내 첫 메르스 환자 A씨는 바레인에서 농작물 재배를 하는 사람으로서 바레인에서 카타르를 거쳐 2015년 5월 4일 귀국 했다. 인천공항에서 서울까지의 거리인 사우디아라비아도 자주 왕래를 했다고 한다. 당시에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으나 얼마 후 고열과 기침 증상을 보여 평택성모병원에 3일간 입원을 했다. 그 후 몇 군데의 병원을 거쳐 5월 18일 서울 삼성병원에 입원을 했다. 메르스라는 병명(病名)을 확진판정 받은 것은 5월 20일이었다.
그러나 정부와 병원당국에서는 처음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환자에 대한 제대로의 처방과 대처가 미흡했던 관계로 어느새 여러 사람들에게 감염이 되어 국민에 대한 막대한 피해를 주고 만 것이다. 어느 신문에선 우리나라 경제적인 피해가 무려 20조원이 넘는다고 하니 큰 낭패가 아닐 수 없다.
대한민국 모든 병원과 국민들의 불편과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지만, 특히 제일 큰 피해를 본 것은 첫 환자를 받은 평택성모병원이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리고 평택사람들이다.
지난 2월에 개원을 한 지라 자리도 잡히기 전에 그런 큰일을 당한 것이다. 개원하느라 은행대출도 받았을 테고 그 많은 직원인건비도 어지간했을 테니 막연한 불안감과 근심은 짐작하고도 남는다.
그러나 용기를 잃지 말고 더욱 분발하고 매진하여 좋은 병원으로서의 본보기기를 보여 주었으면 한다. 인생은 새옹지마(塞翁之馬)란 말도 있고, 전화위복(轉禍爲福)이란 말도 있듯이 지금 나쁜 것이 나중엔 좋은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어떤 의미에선 지금의 고통대신 엉뚱한 광고효과를 볼 런지도 모른다. 한때는 시원찮은 의미로 전 국민에게 요란한 악성 광고가 되었지만 메르스가 진정이 되고 나면 병원운영하기에 따라선 인근 주민들의 호감도(好感度)가 좋아질는지도 모른다.
본래 응급환자가 발생할 때엔 가족들의 머리에 빨리 떠오르는 병원으로 가는 습관이 있다. 이번 고통스런 경험을 바탕삼아 환자에 대한 확고한 봉사정신과 본래의 의사정신으로 인술(仁術)을 베푼다면 지금의 고난이 도리어 유리한 지경이 될 것이다.
이번에 평택성모병원뿐만 아니라 병원마다 헌신적인 노력을 너무나 많이 했다는 걸 대한민국 국민들은 알고 있다. 이제는 놀란 가슴을 진정하고 자기직업에 충실한 의료진과 관계공무원들에게 감사하다는 마음을 전하기 바쁘다. 어떤 인터넷뉴스 매체에선 메르스 의료진 응원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하고 있다. 수많은 사람들의 호응도가 높아 관계된 사람들에게 용기를 돋우는 글이 수두룩하다. 거리마다 현수막을 걸고 고맙다는 인사가 요란한 걸 보면 그렇게도 힘들었던 노력이 헛수고가 아니란 걸 알게 된다.
유행성 질병이란 비단 이번만이 어려운 것이 아니다. 인류는 갑작스레 나타나는 유행병으로 많은 희생과 고통을 겪어왔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다만 질병에 대한 예방과 적절한 대처를 어떻게 하느냐가 문제일 뿐이다. 이번 경험을 교훈 삼아 정부당국이나 병원 그리고 일반 환자들도 각별한 마음가짐을 새롭게 해야 할 것이다.
이제는 그렇게도 극성스럽게 떠들던 메르스도 어느 정도 진정이 되고 평택 성모병원도 다시 개원(開院)을 했다니 참담했던 가슴도 쓸어내리게 된다. 메르스 이야기로 신문과 방송에선 밤낮으로 도배를 하다시피 하고 있을 땐 첫 진원지인 평택 시민들도 마음고생이 많았다. 평택에 살고 있다는 죄아닌 죄로 여러 각지에서 친구 친지들로부터 위로와 염려의 전화를 많이도 받았을 것이다. 그 때는 평소엔 자주 만나던 타지의 친구 친지들을 만나는 걸 삼갔을 것이다. 만나는 반가움이야 있겠지만 시원찮은 표정으로 죄 없는 평택사람을 보는 눈이 싫어서였다. 그러고 보니 유독 병원만 피해를 본 것이 아니라 평택사람들도 정신적인 고통을 많이 겪었다. 이제는 차분한 마음으로 웃을 수도 있지만 그때는 그랬다.
늦게나마 정부에서도 병원에서도 사태의 심각성을 알고 전심전력을 한 결과 이제 어느 정도 진정이 된 것 같다. 이번 소란을 교훈삼아 체계적이고 제도적인 질병대처(疾病對處)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평택시민신문 webmaster@pt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