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 2일의 "계족산 -> 식장산 -> 만인산 -> 보문산" 종주산행의 마지막 산인 보문산 정상의 보문정에서....
추부터널 휴게소 전경
2020년 5월 1일
07:00
추부터널 휴게소에서 산행을 시작하며.....
만인루 오름길의 계단
하룻 밤을 쉬고 나니 발걸음이 조금은 가벼워 졌다.
만인루
만인산 오름길에 바라본 추부 전경
철쭉이 곱게 핀 보만식계 종주 산행길
만인산 정상에서....
만인산(萬仞山) [537m]
위치 : 대전광역시 동구 / 충남 금산
해발 537m의 만인산은 대전과 금산을 잇는 17번국도의 추부터널 서쪽에 보이는 산이다.
국도변에 위치해있어 찾기도 수월하고 산 동쪽 계곡에 만인산자연휴양림이 조성되어 있어 휴양림에서의 휴식을 겸한 산행이 가능한 곳이다.
만인산 동쪽 계곡 상류는 대전천의 발원지이기도 하다.
휴양림 내에 통나무집 등의 숙박시설이 없다는 것이 다소 아쉬운 점이지만 그 외의 여러 시설물은 다른 휴양림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아 가벼운 산행을 겸한 하루 코스로 괜찮은 곳이다.
만인산 태봉고개 남쪽에 조선 태조 이성계의 태실이 있다. 이 태실은 일제가 훼손한 것을 우여곡절 끝에 이곳에 옮겨와 복원하였다.
철쭉 등산로
먹티고개 모습
각시붓꽃
힘겹게 한 발 한 발....... 올라갑니다.
미소는 점점 사라지고....
떡갈봉에서...
대전 둘레산길 2구간 모습
대전 둘레산길 2구간 모습
사한정
사한정에서 식장산을 배경으로....
사한정에서 바라본 보문산
오도산에서 바라본 식장산
이사동 전망대
보문산 시루봉 정상의 보문정
대전 둘레산길 1구간 정상이며, 보만식계 종주 마지막 정상인 보문산 보문정에서...
20여 시간의 고통스럽고 힘겨웠던 순간을 두 팔 벌려 날려 보내고, 승리의 순간을 만끽해본다.
보문산(寶文山) [457m]
위치 : 대전광역시 중구
보문산(寶文山)은 보물이 묻혀있다 하여 '보물산'으로 불리어 오다가 '보문산(457m)'으로 되었다는 이 산은 대전시 남쪽 중심부에 근접해 있어 시민들로부터 친근하고
사랑을 많이 받고 있는 대전시의 대표적인 산이다.
1965년 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시루봉이 가장 높은 봉우리이며 보문산성은 백제시대 산성으로 둘레가 300m이고 1992년에 복원되었다.
시루봉에 있는 정자인 보문정에 오르면 나무 때문에 경치가 안 보이고 보문산성에 가면 대전 시가지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보문정에서 바라본 보문산성
보문정에서 바라본 대전 시가지 전경
하산길에 만난 고촉사의 포대화상
갈증이 얼마나 심했던지 고촉사 약수터에서 2리터 이상의 물을 마신 것 같다.
한밭도서관으로 이어지는 하산로의 산딸나무 가로수 길
산딸나무 꽃
사우나에서 땀을 씻고...
원조 태평소국밥 식당에서 하산식사를 하며 1박 2일간의 산행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대전역에서 SRT를 타고 귀가하다.
종착역인 수서역까지 올라가서 문안드리고 동탄으로 다시 내려 오지 않기 위해
등산하는 것 보다 더 어렵게 느껴졌던, 아래로 짓누르는 눈거풀을 밀어 올리며 졸음을 참아내어
무사히 동탄역에 도착하여 귀가하다.
석가탄일, 근로자의 날, 어린이날로 연휴가 이어지지만
코로나바이러스 19로 여행 갈 곳이 없던 차에 뜻이 맞는 몇몇 친지와 장거리 산행인 보만식계 종주산행을 갑자기 계획하게 되었다.
보만식계 등산로는 빨래판같이 이어져 무척 힘이 들었다는 선답자의 산행기를 읽고,
60km 정도를 1박 2일로 나누어 가는데 그까지껏 하면서 별다른 걱정도 안 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산행을 시작하였다.
계족산 능선길은 경사도 완만한 편이었고 우로는 대전 시가지, 좌로는 대청호를 보며 산길을 걷는 것이 힘도 별로 안들고 즐겁게 잡담을 나누며 걸을 수 있었다.
그러나 세천공원을 지나 식장산 오름길에 포장도로에서 능선을 타고 오른다는 것이 길을 잘 못 들어 세천저수지 상단에서 하단까지 내려가는 대형 알바를 하게되었다.
세천저수지와 식장산 중간의 주막에서 마신 막걸리로 인해 또 한 번의 알바를 하게 되어 힘겨운 산행을 하게 되었다.
그렇게 하여 식장산과 만인산 갈림길에 도착하니 식장산까지 1.4km, 왕복 2.8km를 같다가 되돌아 올 수밖에 없었다.
계속 이어지는 빨래판 같은 오르내림.
만인산 아래 추부 터널까지 가려면 밤 10시경에 도착할 것 같아 망덕봉을 지나 꼬부랑재에서 하산을 결정한다.
경사도 30~40도의 급경사 길, 지그재그로 난 등산로를 내려오다 넘어지고 발목을 접질리고... 어렵게 어렵게 하산하여 추부로 이동하였다.
추부 모텔에서 하룻 밤을 묵고 새벽 5시에 기상하여 아침식사가 되는 추부 마전리에서 식사를 하고 추부 휴게소에서 다음 날 07:00 산행을 시작하였다.
하루를 쉬고 나니 처음에는 다리가 묵직하고 뻐근 하였으나 걷다 보니 풀어졌다.
등산로에는 철쭉이 도열하여 환영해 주는 듯하였으나, 급경사의 작은 오르내림을 이어가다 보니 몸과 마음이 지쳐간다.
왜 이리 어려운 길을 택하여 걷고 있나,
편안하게 산책하거나 집에서 또는 근교에서 쉴 수도 있었을 텐데.. 후회하는 마음이 한편으로 들기도 했다.
대전 둘레산길 2구간은 하루 종일 걸어도 만나는 사람이 거의 없다.
대전 도심에서 멀기도 하지만 조망이 전혀 없다고 말해도 될 정도로 조망도 없고 오르락 내리락 가파른 등산로만이 이어진다.
한 여름 날씨에 버금가는 30도에 육박하는 그늘이 없는 경사진 오르막을 오를 때는 지열로 인해 숨이 탁탁 막혀온다.
그동안 산행에서 이렇게 힘든 산행이 있었을까 되돌아본다.
오르막길에서 뻐근했던 다리는 내려가면서 풀어지기를 반복하여 거의 평지처럼 산행하였던 것 같은데....
이제 나도 나이는 어쩔 수가 없는가 보다.
고지가 저기인데 여기서는 멈출 수가 없다.
떨어지지 않는 천근만근 발걸음을 한 발 한 발 옮겨 놓으면서 보만식계 종주산행을 이어간다.
간간이 불어오는 바람이 흐르는 땀을 식혀주니 바람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다.
마지막 보문산을 오를 때는 쉬고 걷기를 자주 반복한다.
마침내 보문산의 최고봉인 시루봉에 세워진 보문정에 올라,
두 팔을 크게 벌려 1박 2일 동안 걸었던 보문식계 종주산행의 기쁨을 만끽해 본다.
어프로치 포함하여 약 55km, 산행시간 23시간, 총 걸음 10만 보 이상의 산행.
2일간의 갈아입을 옷, 하루에 10여 시간 걸으면서 먹을 음식과 물 등 약 10kg을 배낭에 짊어지고
하루 종일 가파른 산길을 걸어야 했기에 더 지치고 힘이 들었던 산행이었다.
어깨, 허리, 무릎, 허벅지, 종아리, 발목 등 온몸이 아프고, 체중이 5kg 빠지고, 입술에는 물집이 생겼지만,
보만식계 종주산행을 통해 내 신체를 깨끗하게 리모델링하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생각을 해본다.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