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 문화목회가 뜬다.
문화야, 교회랑 노올자~
요즘 한국교회는 복지와 문화목회로 이동하는 추세이다. 선교만 하면 부흥된다는 식의 선교중심의 목회도 있었지만 지금은 복지와 문화목회의 시대로 가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이런 추세에 맞게 많은 교회들이 지역사회에 교회의 공간을 개방하며 주민들과 소통하려는 움직임이 일반화되고 있다. 문화센터 프로그램은 지역사회를 향해 배움과 나눔의 장소로 교회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문화는 확실히 불교나 로마가톨릭교회가 선점하고 있다. 문화는 원래 교회의 전유물처럼 시작되었지만 이제 문화는 다른 종교가 선점하고 있다. 특히 산중종교라던 불교는 템플스테이라는 문화체험행사로 사람들을 산속으로 끌어 모으고 있다.
템클래식 음악 감상, 블루베리 체험, 어린이 바둑, 한문학교, 영어캠프….'플스테이도 진화한다.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한국 전통문화를 외국에 알리기 위해 시작된 템플스테이는 첫 해 2558명이던 참가자 수가 작년엔 17만2954명으로 약 70배 늘었다. 이제 양적인 성장을 넘어 자칫 단조로워질 수 있는 사찰 체험을 다양한 테마로 보완하며 질적인 도약까지 진행 중인 셈이다.
충남 공주 조계종 전통불교문화원은 7월 말 음악 템플스테이 '뮤직샤워'를 2박3일간 진행한다. 유명 작곡가와 음악에 담긴 재미있는 이야기들뿐 아니라, 생태체험·명상·차(茶)문화 등과 연관 지어 다채로운 체험형 템플스테이로 준비했다.
주지 도신 스님이 아마바둑 5단인 충남 서산 서광사는 올 여름 '어린이 바둑 템플스테이'를 준비했다. 이번에는 특히 중국 어린이가 대거 참여해 국내의 어린이 기사(棋士)들과 교류전도 벌인다. 예불과 참선 등 전통적 순서는 사찰측이, 바둑 관련 순서는 대한바둑협회가 주관한다. 한국 어린이들의 참여도 환영.
12년째 운영 중인 전남 해남 미황사 한문학당 7박8일 과정도 올해 수강생을 모집 중이다. 주옥같은 옛 글을 가려 뽑은 수심보경(修心寶鏡)을 교재로 전문 강사들에게 한문을 배울 뿐 아니라, 공동체 생활 속에 예불·참선·명상·다도(茶道) 등을 다양하게 체험할 수 있는 기회다.
서울 길상사는 올 어린이 여름수련회를 영어 불교교육 프로그램 '헬로우 붓다(Hello Budda)'와 체험 놀이 등으로 구성된 초등학생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으로 꾸몄다.
강원도 인제 백담사는 외국인들을 위해 '한국 DMZ 평화생명동산 외국인 템플스테이'를 운영한다. 또 전북 익산 숭림사는 사찰 체험과 함께 블루베리 수확기를 맞아 블루베리 케이크 만들기 등을 체험해볼 수 있는 '블루베리 축제 템플스테이'를 준비했다.
문화목회를 하는 교회들
수원에 위치한 세한교회(주남석 목사)는 독특한 영어회화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함으로써 지역주민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분당에 위치한 만나교회(김병삼 목사)는 지역 주민들을 위한 만남의 공간인 카페를 고유 브랜드로 등록해 체인점을 열기도 할 정도로 전문화시켰다. 대학로에 위치한 동숭교회(서정오 목사)는 카페와 함께 극장을 만들어 대관 및 기독교 공연을 지원하고 있다.
모두 문화목회로 성공하고 있는 교회들이다. 교회가 웬 문화? 그것은 세상적인 아닌가… 교회가 복음을 전해야지 왜 그런 일들을 하고 있는가… 이런 반발과 의구심도 있었지만 지역과의 소통을 위해서는 문화는 필수적인 시대라는 것을 알았기에 먼저 시작했고 정말 지역주민들에게 사랑을 받는 ‘지역기여교회’로서의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교회는 지금 어떤 문화목회를 시작하고 있는가? 몇 교회의 문화목회 사례를 살펴보자.
지역을 위한 줌마축제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평화교회는 지역주민, 특히 아줌마들을 대상으로 ‘줌마축제’를 개최해 주부들로부터 호평을 받는다. 토요일 오후 1시 국악과 풍물놀이, 스포츠 댄스 등 식전 행사로 시작되는 줌마축제는 지역 아줌마 수천 명이 가족들과 함께 참여해서 일상생활에서 벗어나 화창한 가을 날씨 속에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줌마축제에는 광주시장도 참석, 축사를 하며 줄다리기 릴레이… 등 다양한 게임과 관악단 공연, 불꽃축제 등으로 진행됐다.
이 목사는 “말없이 가정에서 아내로서, 자애로운 어머니로서 수고만 해온 아주머니들이 그동안 쌓인 피로와 모든 스트레스를 이번 축제에서 시원하게 털어버리고 더 건강하고 더 매력적인 여성으로 새롭게 출발하는 귀한 시간이 되기 바란다”고 참석자들을 위로하고 격려한다.
영상, 마임으로 드리는 생태계 주일 예배
눈높이 맞춘 문화예배를 기획하는 명성교회 학생부의 생태계 주일예배.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아름다운 세상을 보여주는 동영상이 3분 정도 나오더니 곧 중등부 학생 3명과 청년 교사 여럿이 예배당 앞 무대 위로 올라섰다. 아담과 하와가 사탄의 유혹에 못 이겨 선악과를 따 먹은 뒤 창조 질서가 무너지는 모습을 마임으로 선보인다.
예배에 참석한 학생 400여명은 숨을 죽인 채 지켜본다. 또 다시 공해와 자연재해로 자연이 파괴되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나오고, 하나님의 말씀을 지켜 창조 세계를 회복시키는 마임으로 공연이 마무리된다.
강단에 오른 김관수 전도사는 설교를 통해 "하나님이 주신 이 세상이야말로 제일 큰 선물"이라며 "우리가 새로 산 휴대전화를 소중히 여기듯 하나님이 주신 지구와 이 땅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고 역설했다. 교사들은 설교가 끝나자 학생들에게 '지구를 위한 서약서'를 나눠주고 환경보호를 위한 실천 방안을 하나씩 적어보자고 제안했다.
순교사 주일에는 교회사 재현 예배를 드린다. 주기철 목사의 일대기와 관련 인터뷰를 영상으로 본 뒤 순교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게 할 것이다. 라디오 공개방송 예배는 학생들이 많이 듣는 라디오 방송 프로그램의 공개방송을 본뜬 것으로, 교사나 전도사가 라디오 DJ로 나서서 학생들의 사연이나 고민을 소개하는 형식이다. (생략) 11월호에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