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산업구조 조정의 기본
남북한 통일후 산업구조 조정은 먼저 통일후 경제체제가 자본주의적 시장경제체제를 갖는다는 전제위에서 논의되어야 할 것이다. 산업구조는 그 형(型)과 발전의 방향에 있어서 정책당국의 의도적 요인이 지배적인가, 아니면 시장의 원리에 의해 운영되는 요인이 큰가에 따라 다른 발전모습을 띄게 된다. 산업구조는 정지된 조직이 아니고 역사적이고 동태적 조직이기 때문에 그 구조와 질에 대하여 파악하려 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의 하나는 그것을 움직이는 원동력과 주도력에 대한 것이다. 예컨대 북한과 같이 모든 경제운영방식과 경제의 목표가 강력한 정부통제하에 놓여있는 체제에서는 산업구조 자체가 계획에 따라 틀이 짜여지고 생산구조면에서도 농업, 공업, 서비스업은 물론 공업부문에서도 중공업과 경공업간의 비중이 정책의도에 의해 좌우되어 왔다. 남한에 있어서도 산업구조의 형성초기에는 정부의 강력한 경제개입과 산업간 불균형 성장전략 때문에 정부의 의도에 의해 상당히 영향을 받았던 것이 사실이고, 또 자본과 노동의 작용관계, 상업자본, 금융자본, 산업자본의 작용관계, 산업자본 내부에 있어서도 생산재 생산의 산업자본과 소비재 생산부분의 그것과의 작용관계, 다시 자본 일반내부에 있어서 독점·대자본과 중소자본의 관계, 그리고 국내자본과 외국자본과의 관계 등에 의해 영향을 받아왔던 것이 현실이다. 1960년대 이후 남한에서의 산업간의 비중의 변화는 정부의 산업정책에 따라, 그리고 시장수요 구조와 새로운 기술등 공급면에서의 변화에 따라 영향을 받아오고 있다. 산업간 취업구조의 변화추이가 이를 반영한다. 60년대 노동집약형 산업중시의 정책을 추진할 때에는 제조업중 섬유·가죽산업과 제재 및 가구산업의 고용증가율이 두드러지게 높았으나, 70년대 중화학공업의 우선정책으로 정책방향이 바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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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이들 경공업의 고용증가율이 크게 줄어들고 금속제품 및 기계, 1차금속, 석유화학 등 중화학공업의 고용증가율이 높아졌다.
북한과 같은 통제경제에서는 산업간 성장속도가 서로 비슷한 것이 특징이지만 자본주의적 시장경제체제 하에서는 산업간의 성장속도는 항상 서로 상이한 것이 일반적이다. 시장경제에서는 시장수요 구조가 부단히 변화하고 과학의 발전으로 새로운 기술이 도입됨에 따라 공급면에서의 변화도 부단히 계속되고 있어서 쇠퇴산업과 성장산업이 공존하며 산업간 성장률이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왜 산업간 변동이 일어나는가와 관련하여 학자들은 자본주의경제에서 산업발전 패턴에 관한 역사적 경험분석을 통하여 법칙성을 찾아내려고 노력했다. 그 대표적인 연구가 패터의 법칙(Petty's law) 과 호프만의 법칙(Hoffman's law) 이다.
패티의 법칙은 경제발전과 산업별 노동력 구성비의 관계를 밝힌 것으로서 소득수준이 상승함에 따라 제1차산업 종사자의 구성비가 점차 감소하고, 제2차 및 제3차 산업의 노동력 구성비는 계속 상승한다는 것이다.
호프만의 법칙은 경제발전에 따른 공업부문 안에서 소비재산업의 생산재산업에 대한 비중이 점차 하락한다는 법칙이다. 호프만에 의하면 공업화 단계는 4단계로 구분하는데 그 기준은 소비재산업의 부가가치액의 생산재산업의 부가가치액에 대한 비율변화에 따라 나타낸다. 공업화의 제1단계에서는 소비재산업 생산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호프만비율이 5:1일때이며, 제2단계에서는 2.5:1, 제3단계에서는 1:0.5에 이르러 두 산업간의 균형이 이루어진다. 경제가 더욱 발전하여 제4단계에 이르면 그 비율은 더욱 낮아진다고 보는 것이다. 이같은 호프만 법칙을 북한과 같은 사회주의 계획경제에 적용시키는데는 문제가 있다. 왜냐하면 처음부터 소비재산업 생산보다 생산재산업 생산에 높은 우선권을 두고 정책을 펼쳐왔던 경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볼 때 산업간 또는 기업간 발전속도의 차이에 따라 제1차산업보다는 제2차 및 제3차산업이 더욱 빠르게 성장하고 공업부문내에서도 생산의 우회도가 높은 생산재산업 부문의 성장속도가 소비재공업 부문보다는 빠른 경향이 있다. 자본주의적 시장경제라고 할 수 있는 남한의 경우도 지난 반세기 동안 이와 같은 경향을 보여왔다. 농림어업부문의 생산 구성비가 1956년에 47.2%에서 1996년 6.03% 수준으로 감소한 반면, 제2차산업의 구성비는 1956년 12.5%에서 1996년 42.8%로 증가하고 있고, 서비스 부문은 1956년 40.3%에서 1996년 50.9%로 증가하였다. 취업노동력 구성비에서 보면 농림어업부문의 구성비는 1963년 63%에서 1996년 11% 수준으로 감소한 반면 제조업부문의 취업인구는 같은 기간중 9%에서 22.5%로 증가하고 있다.
<표 1> 남한의 취업자수 및 실업률 추이
(단위 : 천명, %)
자료 : 통계청, 『산업생산통계』, 각호
( )취업자 수는 (농림어업), (광공업), (SOC기타서비스) 종사자로 나눔
( )광공업중 <제조업> 종사자가 대부분임.
농림어업부문과 광공업부문의 취업인구수가 같아지는 시점이 남한에서는 대략 1985년경이다. 농림어업부문의 취업인구가 광공업부문의 취업인구에 비해 6배 수준이던 60년대 초에 비하면 불과 25년만에 양부문의 인구수가 거의 같아진 것이다. 이 속도는 영국이 같은 정도의 변화에 1750년대에서 1850년대까지 100여년이 걸렸고, 일본이 1890년대에서 1960년대까지 거의 70여년이 걸렸던 것과 비하면 매우 빠른 속도의 변화임을 알 수 있다. 이같은 사실은 산업구조의 변화가 각 나라가 처한 독특한 시대적 환경과 대내외 여건, 대외개방의 속도 및 시장개방의 수준, 국민경제의 생산력구조와 정부의 정책수준, 산업경영 구조 및 부존자원 등 산업생산요소 구조 그리고 산업의 지역적 구조 등 많은 요인의 상호작용에 의해 영향을 받기 때문에 어떤 규격화된 속도와 패턴으로 설멸할 수 없음을 말해준다.
더욱이 남북한 산업구조의 조정문제는 두 체제의 역사적, 조직적, 정책적 구조가 달랐던 환경 때문에 무척 어려운 과제임이 틀림없다. 그러나 만약 구조정을 시장 메카니즘에 맡길 경우, 지역적 특성과 원료조달 및 제품소비시장과의 접근성, 경제성과 국제경쟁력 등의 원칙에 따라 점진적이고도 자연스럽게 조정되어 나갈 것이다. 이때 통일정부가 개입할 수 있는 영역은 단지 개개의 산업 및 기업이 아니라 국민경제 전체의 생산력과 국가경쟁력을 제고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산업의 지역별 재배치와 산업의 부문별 구성이 효율적이 되도록 유도하는 일이 될 것이다.
산업조정을 남북한에 걸쳐 구산업에서 신산업으로의 자원의 이동을 통해 이룩할 것인지, 또는 노동조건, 시장조건, 자원조건, 기술과 자금조건에 따라 지역간(남북간) 특화산업의 육성을 통해 이룩할 것인지에 따라 그 추진방법이 달라질 것이다. 전자의 경우는 기존산업의 양적확대와 신구산업의 교체과정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구조조정의 필수과제는 상품의 수명주기나 기술혁신 추세에 비추어 또는 상업별 상대적 생산효율면에서 사양산업을 식별하고 찾아내어 그것들로부터 노동력과 설비를 어떻게 감축, 이동전화시키는 것이 사적 및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하는 것인가를 밝히는 일이다. 예컨대, 현재 남한의 경제환경으로 볼 때 60년대와 70년대에 집중 육성하여 왔던 저가의 섬유류, 의류, 봉제, 신발, 피혁 등 노동집약적 비내구재 산업은 사양화되고 있어서 동남아, 중국 등 해외로 이전을 모색해 오고 있는 분야이다. 이들 분야의 산업을 북한지역으로 이전하는 전략은 당분간 남북경제에 다같이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같은 분야의 산업도 얼마가지 않아서 북한에서도 경쟁력을 상실할 수 있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장기적 대책은 따로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한편 지역산업의 특화전략 차원에서 보면 북한은 부존자원의 풍부성 때문에 제철, 제강, 기계공업, 금속공업, 시멘트공업, 수산물, 임업 및 관광산업 부문에서 상대적으로 남한보다 잠재력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단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북한지역은 노동 및 자원이용산업(광업, 시멘트, 판유리, 임업, 종이, 인쇄, 출판제조업, 섬유, 방직, 의복, 가죽제품 제조업, 담배제조업 등), 자본집약산업 및 해양자원 이용산업(금속, 화학, 기계 및 장비제조업, 정보산업, 수산물 가공업 등)의 육성 방향으로 나가는 것이 입지상으로 유리할 것으로 판단된다.
Ⅱ. 북한의 공업지구별 현황
북한의 공업지구별 현황을 보면 해방이전 북한의 공업은 관북해안과 서부해안 지역에 집중되어 있었다. 그 이유는 이들지역이 수송이 대체로 편리하고 또 그 자체가 원료산지이면서 인구의 집중도가 비교적 높은 지역이기 때문이었다. 해방 이후 오늘날까지 공업지구 조성의 가장 두드러진 변화중의 하나로는 북부 내륙지역인 강계공업지구의 건설을 들 수 있다. 현재 북한의 중요 공업지구로는 동부의 청진공업지구, 김책공업지구, 함흥공업지구, 원산공업지구와 북부내륙의 강계공업지구, 서부의 신의주공업지구, 청천강(박천)공업지구, 평양공업지구가 중심을 이루고 있다. 최근에는 외자유치를 목적으로 최동북부인 나진·선봉지구의 개방을 통한 개발과 황해도의 해주지역도 공업지구로 지정하여 개발하려 하고 있다.
1. 평양공업지구
평양특별시, 남포직할시, 화북 송림시 및 사리원시를 포함하는 지역으로 북한공업의 1/4을 점하고 있는 최대의 종합공업지구이다. 이 지구의 공업입지 여건은 매우 풍부한 지하자원과 공업용수가 풍부하고 전력공급시설이 양호하다. 먼저 은율, 재령 등지에 다량의 우수한 철광석이 부존하고, 북한최대의 석탄산지인 평남남부 및 북부탄전에 접하고 있으며, 안주 등지에 갈탈 또한 집중 매장되어 있다. 이 밖에도 인근지역에 풍부한 석회석 생산과 평양 북부지역에는 금·은등 비철금속의 매장 역시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둘째, 대동강 지역을 관류하고 있는 공업용수의 이용이 매우 양호하고, 특히 80년대 말 서해갑문의 완공으로 담수능력 27억톤의 인공호가 조성되어 용수 공급능력이 크다. 셋째, 전력은 평양화력발전소와 북창화력발전소, 대동강발전소, 미림발전소 등으로부터 공급받아 비교적 양호하며 동평양화력발전소의 건설도 전력공급에 보탬이 될 것이다. 넷째, 이 지역의 교통사정은 철도와 도로 및 해운과 내륙수운 및 항공에 있어서도 극히 양호한 편이다. 이러한 장점으로 인하여 이 지역은 종합공업지대로서 중공업과 경공업 등이 동시에 발전하고 있으며, 대규모의 주요 중앙기업이 집중되어 있다.
중요한 공업체로는 다음과 같다. 괄호내의 숫자는 종업원수를 나타낸다. 김종태 전기기관차공장(4,000), 평양전기공장(4,000), 전력케이블선을 생산하는 평양전선공장(2,000), 무궤도전차공장, 평양공작기계공장(600), 베어링과 재봉틀, 시계등을 생산하는 1급기업소인 평양정밀기계공장(2,000), 고속도자동피하기 등을 생산하는 평양제침공장(2,000), 만경대공작기계공장(1,500), 승호리 시멘트공장(3,000), 평양목재가공공장(3,000) 등 유수한 기업들이 평양에 집중되어 있다.
이외에 소비재 생산공장의 분포도 탁월하여 종업원 12,000명의 북한 최대 섬유공장인 평양종합방직공장을 비롯하여 평양제사공장(2,000) 등의 섬유류공장과 1급 기업소인 평양담배공장(3,000), 평양곡물공장(3,000), 용성육류가공공장(3,000), 평양고무공장 등이 있다.
한편 남포지역에도 대규모 공장들이 집중하고 있는데, 그 중에 남포제련소(7,000), 강선제강소(6,500), 남포판유리공장(10,000), 남포조선소(3,000), 남포통신기계수리공장(3,000), 대안전기공장(5,500), 대안중기계종합공장(5,500), 금성트랙터공장(7,000) 등을 들 수 있다.
2. 청진공업지구
청진, 나남, 나진, 고무산, 아오지 등을 포함하는 중·소인접공업 지구이자 동부최대의 종합공업지대로 제철, 제강, 비철금속 제련, 석유화학 등 중공업의 핵심산업이 배치되어 있다. 이 지역의 입지조건을 보면 북한 최대의 철광산지인 무산철광(매장량 10억톤)과 최대의 갈탄 매장지인 북부탄전, 청진시의 부윤광산(닉켈광, 연산 5만톤), 회령의 석회석 등 풍부한 지하자원을 지니고 있으며, 용수조건 역시 북부의 아오지 지역은 두만강을 통해 용수를 공급받고 있으며, 청진지역은 서두수를 통해 용수를 공급받아 비교적으로 양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청진공업지구는 내륙교통도로가 발달하고 국경철도도 개설되어 있는 등 비교적 양호한 편이다.
이 지역의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종업원 10,000여명의 특급기업소인 김책제철소, 종업원 5,000여명의 청진제강소, 종업원 7,500여명의 청진조선소, 종업원 3,500명의 청진철도공장, 부령야금공장, 종업원 3,000여명의 고무산시멘트공장, 청진화학섬유공장(3,000), 나남제약공장(1,000) 등이 이 지역내에서 조업하고 있다.
3. 함흥공업지구
함흥시를 중심으로 하는 북한 최대의 화학공업지구이다. 이 지역의 화학공업 발달배경을 살펴보면 장진강 발전소, 부전강 발전소 등 마천령산맥의 동력자원과 성천강의 공업용수, 그리고 고원의 무연탄과 만덕광산의 철, 운포광산의 석회석 등 화학공업의 원료로 사용되는 지하자원의 매장이 풍부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 지역의 기업으로서는 유산 등의 기초화학공업 및 2·8비날론연합기업소, 홍남비료연합기업소, 본궁화학공장, 함흥제약공장 등을 들 수 있다. 그리고 공장설비와 대형기계 부속품을 생산하는 용성기계공장, 공장기계 부속을 생산하는 함흥기계공장, 그리고 연 14만톤의 모직물을 생산하는 함흥모방직공장도 있다. 교통여건은 청진과 마찬가지로 동부내에서는 비교적 양호한 편이긴 하나 개선의 여지는 아직 많다.
4. 김책공업지구
이 지구는 김책, 길주(함북), 단천(함남)을 포함하는 곳으로 금속공업, 기계공업, 목재가공 관련공업 그리고 마그네샤크링크 등 비철금속공업이 발달하고 있다. 이 지역의 공업발달 조건으로는 먼저 공업용수는 어랑천과 길주, 남대천 등이 이용되어 비교적 풍부한 편이며, 에너지공급은 허천강과 내중이 발전소를 이용하나 앞으로 에너지공급의 개선이 필요한 실정이고, 함경남도의 유연탄전을 이용 가능하며 단천지구에는 세계최대 규모의 마그네사이트광이 개발되어 있고 북한최대의 비철금속광산인 김덕광산이 있다. 목재가공업은 양강도에서 목재를 공급받아 발달하고 있다.
주요 업종으로 김책시에 있는 성진제강소(7,500), 김책조선소, 김책선박수리공장, 전동기를 생산하는 김책전기공장과 공조기를 생산하는 김책공조기공장, 그리고 연 20∼30만톤의 내화벽돌류를 생산하는 성진내화물공장을 들 수 있다. 길주시에는 길주펄프공장(3,000), 길주합판공장, 길주제지공장이 조업중이고, 단천에는 연산 200만톤 규모의 단천제련소와 TV수상기를 조립생산하는 단천 영예군인 TV조립공장이 자리잡고 있다.
5. 원산공업지구
원산공업지구는 원산시를 중심으로 문천시와 문평군 그리고 천내군을 포함하는 지역으로 일본과의 항로의 편리성 때문에 일제시대에 이미 공업중심지의 하나로 형성된 곳이다. 이 지역의 공업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는 이러한 역사적 요인외에 고원탄천이라는 풍부한 자원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이 지역은 금강산관광의 시발점일 뿐만 아니라 원산시 자체가 대표적인 관광도시이기 때문에 국가전체에서 차지하는 공업의 비중은 그리 큰 증가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 지역의 대표적 공업은 기계에서 수산물가공에 이르는 다양한 업종으로 구성되어 있으나 기계공업의 비중이 높다. 여기에는 중량화차를 생산하는 종업원 4,000명 규모의 원산철도공장(일명 6월 4일 차량공장), 종업원 3,000명의 일급기업소인 원산조선소, 종업원 1,500명 규모의 원산화학공장과 문평제련소(7,000), 천내리 시멘트공장(3,000) 그리고 수산업, 기계와 트랙터 등의 농기계, 시계, 판유리 등 여러 경공업분야도 조업하고 있다.
6. 신의주 공업지구
평안북도 신의주와 용천군 일대를 포함하는 공업지대로 일제 때부터 펄프공업을 중심으로 하는 공업지구로 개발된 지역이다. 이 지역은 평남의 지하자원 매장지역과의 접근성이 양호하기 때문에 석탄과 석회석 및 철광석의 수급이 비료적 용이하고, 수풍발전소와 천마발전소 등으로부터 전력공급을 비교적 쉽게 공급받으며, 압록강의 이용으로 공업용수 사정도 양호하다.
대표적 업종으로는 신의주기계공업(3,000), 신의주화학섬유공업(4,000), 신의주모방직공장(3,500), 신의주방직공장(3,300), 115군수공장(1급 군용의류 생산, 종업원 4,000명), 낙원기계공장(4,500) 등이 신의주시에서 조업하고 있고, 용암포에는 디젤기관을 생산하는 북중기계공장(5,000), 용암포 병기공장(3,000), 용암포조선소(3,000), 수력터빈과 전동기 등을 생산하는 특급기업소인 북중전기공장이 있다.
7. 강계공업지구
이 지구는 북한유일의 순수 내륙공업지대로 전천, 희천시, 만포시, 강계시를 포괄하는 지역이며 국방과 관련이 있는 정밀공업이 발달한 것이 특징이다. 산업생산에 필요한 용수는 압록강과 독로강으로부터 공급받고 있으며, 동력은 운봉, 강계, 독로강발전소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이 지역의 대표적 기업으로는 강계트랙터공장(6,000), 제93호 병기공장(3,000), 제32호 병기공장(3,000), 강계정밀기계공장, 천리마타이어공장, 강계 제1통신기계공장 등이 강계시에 위치하고 있고, 희천시에는 희천정밀기계공장(6,000), 희천공작기계공장, 희천전자관 공장들이 입지하고 있다. 만포시에는 총포류를 생산하는 제13호 병기공장과 제66호 병기공장이, 전천에는 종업원 12,000명에 달하는 제65호 병기공장이 박격포와 기관단총, AK 소초등을 생산하고 있다.
8. 청천강공업지구(박천공업지구)
박천공업지구는 순천, 안주, 개천, 박천 등을 포함하는 화학공업 지역으로 70년대에 새로 조성된 신흥공업지대이다. 이 지역은 북한최대의 석탄산지인 평남탄전을 옆에 두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갈탄과 석회석의 매장 역시 풍부한 곳이다. 중국의 대경(大慶) 유전에서 이 지역내의 봉화화학으로 송유관이 설치되어 있다. 공업용수의 공급은 안주지역은 청천강에서, 박천지역은 대령강에서, 그리고 순천지역은 대동강으로부터 받고 있고, 순천갑문공사로 조성된 담호수의 물공급도 풍부하다. 동력은 수풍발전소와 순천화력발전소, 연풍발전소 그리고 태천발전소 등지에서 공급받고 있다. 더욱이 이 지역은 평양과의 접근성과 우수한 산업기반(여건) 때문에 북한내에서 가장 높은 발전가능성을 지닌 공업지구의 하나로 평가되고 있다.
주요 업종은 순천의 순천석회질소 비료공장(종업원 6,000), 순천시멘트공장, 순천제약공장(2,000), 순천탄광기계공장, 순천비날론연합기업소가 있고, 안주에는 석유화학제품을 생산하는 청년화학공장, 안주트랙터부속품공장, 121호 제지공장 등이 입지하고 있다. 그리고 개천에는 개천석회질소 비료공장, 개천정밀기계공장, 개천종합기계공장 등이 위치하고 있으며, 박천에는 박천견직공장, 박천방직공장, 박천통신기계공장, 박천전기공장 등이 조업중이다.
Ⅲ. 북한 산업구조 조정방향
남북한 통일이 될 경우 북한산업조정에 필요한 선결요건은 무엇일까? 우선 앞에서 고찰한 공업지구별 현황에서 보듯이 북한의 산업발달은 지역별 부존자원을 비롯한 원료공급, 공업용수 그리고 교통 등 입지조건에 맞추어 육성되었으며 산업부문별 구성은 대개 중화학공업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중화학공업은 자본집중적인 산업인 동시에 에너지 다소비형 산업이고 생산자와 소비자간의 물자흐름을 할 수 있는 교통망 등 사회간접시설(SOC)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다. 북한의 공업지구의 가장 큰 현황문제는 효율적인 에너지 공급부족의 문제와 수송제약의 문제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북한 산업조정은 에너지공급 확보성과 수송 네트워크와 연계하여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둘째는 산업업종의 배치가 시장경제제도하에서 처럼 경제성원칙에 의해 이루어졌다고 보기보다는 중앙당국의 정책판단에 의해 명령하달식으로 추진되었기 때문에 대부분 비슷한 중화학공업이 각기 다른 공업지구에 비슷한 규모로 배치되어 있다. 다시 말하면 비슷한 입지조건 등으로 인하여, 그리고 당국의 산업정책에 따라 동일 업종들이 중복 투자되어 있는 실정이다. 남북한이 통일되면 이들 북한의 과잉시설들과 기술적으로 뒤떨어진 북한의 사회주의 방식에 따라 설립된 중화학공업들이 남한의 중화학공업들과 비교하여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가능성은 원료공급의 인접성이라는 입지적 조건만을 제외하면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남북한 통일후의 북한산업구조 조정을 설계할 때 지가(地價), 임금(賃金) 등 가변요소의 비용구조뿐만 아니라 남북한 지역산업의 특화전략과 남북한 분업구조 및 국제경쟁력 구조의 변화, 수요구조의 변화 등 여러 요인을 참작하여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공업내부의 업종별 국제경쟁력을 남한의 동일기업과 같은 세계시장을 대상으로 분석하여 국제경쟁력 계수가 높은 산업순으로 특화해 나가는 산업정책을 펴나가야 할 것이다.
Ⅳ. 남한 산업구조 조정방향
남한의 산업구조 개편의 방향설정은 먼저 남한 산업구조의 특성분석에서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산업조직론에서 한 나라 경제의 산업조직의 특성이라고 하면 산업별 상위(上位)기업의 집중도를 의미한다. 개별기업 또는 산업별 부가가치 비중이나 매출액과 고용인 자료 등을 이용하여 경제전체에서 기업별 또는 산업별 기여도를 중심으로 우위순위를 설정할 수도 있다.
<표 2> 주요그룹 재무현황
(단위 : 억원, '96년말 기준)
자료 : 은행감독원
그러나 이 방법은 기업집단의 현재와 같은 상호출자 및 상호보증 등 복잡한 회계방식하에서는 기업별 그리고 제품업종별 재무현황은 숨겨진 채 그룹총괄 부가가치 또는 매출액과 고용 등의 집중도만을 나타내는 결과가 되어 진실한 기업 및 산업의 경제전체에 대한 기여도 측정이라고 할 수 없다. 따라서 남한에 있어서의 현재 논의되고 있는 산업구조 조정은 기업의 재무구조 개선에 중점이 두어지고 있다. 특히 IMF(국제통화기금)의 금융지원 조건의 하나가 "산업구조 조정촉진 및 대기업집단의 기업지배 구조개선"이다. 1998년 3월 25일 현재로 밝혀진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적용받는 남한의 주요기업 그룹들의 평균 부채비율은 1996년말 기준 400% 수준으로 나타났다. (<표 2> 참조)
뿐만 아니라 1997년에는 환율급등과 경기침체로 남한의 30대 기업그룹의 은행빚만도 그 전년도인 1996년에 비해 1년새 40% 이상 늘어나 1백 11조원에 달한 것으로 밝혀졌다. (<표 3> 참조)
IMF와 합의 이행을 위해 남한 정부가 요구하는 대로 기업 집단들이 2년 이내에 현재 400% 부채비율을 200% 수준으로 낮추려면, 지고 있는 빚을 절반 수준으로 줄이든지 증자를 통해 자기자본을 두배로 늘릴 수밖에 없다. 금액으로는 부채를 약 1백50조원 줄이거나 증자를 75조원 정도 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남한의 주식시장 상황에 비추어 단기간내의 대규모 유상증자가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기업들은 자산과 지분 매각처분을 통해 구조조정을 경쟁성있는 업종중심으로 전문화하는 방향으로 추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자연이 그 과정을 통해 기업들간에 합병·인수 등으로 전문화 및 특화가 추진되어 한편에서는 업종별 대규모 전문화를 통한 규모와 범위의 경제실현과 국제경쟁력 제고의 효과를 거두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 동안 동일업종에 대한 다수 그룹의 경쟁적 과잉 중복투자로 인해 일어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남한 내부에서 기업간에 전문화·특화 방향으로 구조조정이 일단 성공되면, 통일후 남북한의 산업구조 조정도 경쟁력있는 기업들간에 업종간 및 지역간 분업체계의 형태로 산업재배치가 시장메카니즘에 따라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거시경제적 차원에서 통일후 남북한 산업구조 조정의 방향은 투입자원의 접근성을 비롯한 생산성, 시장접근성을 비롯한 수요구조, 그리고 남북한 지역특성과 국제시장에서의 비교우위성 등을 기초로 설계되고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남북한간에 이미 존재하는 기존 산업구조적 특성을 감안하여 현 상황에서 살릴 것은 살리고, 이동시킬 것은 이동시키는 재배치전략이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통일후의 산업정책은 동태적인 국내외 여건(기술수준, 투입자원의 공급, 수요변동구조, 경쟁성 변동) 등을 잘 분석하고 참조하면서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통일후의 산업구조 조정방향을 구체적으로 설계하기 위해서는 기존 남북한 산업들의 비교우위에 대한 연구와 개선·발전 가능성 등을 분석한 자료위에서 이루어져야 할 것인데, 양쪽의 산업별 생산성에 관한 통일된 자료가 없는 상황에서는 이의 분석이 어렵다. 지금까지 살펴본 북한의 자원환경 및 산업현황 자료와 남한의 산업현황에 관한 자료를 기초로 볼 때, 대체적으로 북한은 중기계, 공작기계, 금속, 화학, 시멘트, 저가의 의류 및 섬유, 방직, 목축, 임업, 수산 그리고 환경설비산업과 관광산업 쪽에 부존자원과 관련하여 비교우위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산업정책은 생산재산업을 육성하는 방향으로 추진하는 것이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남한은 항공우주산업, 자동차산업, 조선산업, 공장자동화기계산업, 반도체산업, 컴퓨터·통신기계산업, 석유화학산업, 정밀화산업, 고급섬유산업, 철강산업 등의 분야에서 북한의 중화학공업보다 현재 월등히 높은 기술수준과 생산력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통일후에도 남한지역에서는 이들 산업에 계속 우선권을 부여하면서 아울러 농업, 중·소 거래분야의 서비스업 등 소비재산업에도 중점을 두는 정책추진이 필요할 것이다. 통일후 초기에는 남쪽의 기존 사양산업, 예컨대, 방직·섬유, 일부 소비재 및 경공업부문의 북한지역으로의 이전도 필요할 것이나, 장기적으로는 남북한이 다같이 생산재산업 및 고부가가치 산업육성 쪽으로 나가야 될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남북한간의 산업구조 조정은 남북한의 기존 기술격차, 원재료 조달 용이도 등을 고려하여 분야별로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남북한 통일이 될 때까지 과도기의 남북한 경협차원에서의 남한기업의 대북투자 방향은 단기적으로는 노동집약형 산업인 경공업(봉제, 의류, 제지, 신발, 식품) 위주 및 관광개발, 전기, 전자조립, 선박해체 등으로부터 시작하여 점차 중대규모 투자 및 자본·기술집약산업(제철소, 비철제련소, 석유화학, 자동차조립·생산, 고급전기·전자기기) 중심으로 옮겨가고 아울러 간척지개발을 통한 농경지 확장사업과 SOC 확장사업을 추진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이같은 경협과정이 잘 이루어지면 통일후의 산업구조의 틀이 남북한간에 균형있게 짜여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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