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style="text-align: left;"> 🌷 길 🌷<br> ------♡---♡-----<br><br>길은 사람들이 정말 자주 쓰는 흔한 말입니다. 나는 이상하게 이 한 글자 단어(單語)가 오래 전부터 참 좋았습니다. <br><br>그 어감이 입에 착 감깁니다. 긴 세월(歲月) 참 친구(親舊)처럼 다정(多情)하게 긴 여운(餘韻)을 줍니다.<br><br>‘에움길’<br>이 뜻을 모르는 이도 많을 거 같습니다. ‘빙 둘러서 가는 멀고 굽은 길’ 이라는 뜻입니다. <br><br>둘레를 빙 '둘러싸다’ 는 동사(動詞) ‘에우다’에서 나왔습니다.<br> <br>지름길은 질러 가서 가까운 길이고, <br>에움길은 에둘러 가서 먼 길입니다. <br><br>‘길’은 순수(純粹) 우리말입니다. <br><br>한자(漢字)를 쓰기 전부터 길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br><br>신라(新羅) 향가(鄕歌)에도 나옵니다. 길을 칭하는 말들은 거개가 우리말입니다. <br><br>그런데 길 이름에는 질러가거나 넓은 길보다 돌아가거나 좁고 험한 길에 붙은 이름이 훨씬 많습니다. <br><br>우리 인생사(人生事)처럼 말입니다.<br><br>집 뒤편의 뒤안길, <br><br>마을의 좁은 골목 길을 뜻하는 고샅(길), <br><br>꼬불꼬불한 논두렁 위로 난 '논틀길', <br><br>거칠고 잡풀이 무성(茂盛)한 '푸서릿길', <br><br>좁고 호젓한 '오솔길',<br> <br>휘어진 '후밋길', <br><br>낮은 산비탈 기슭에 난 '자드락길'<br><br>돌이 많이 깔린 '돌서더릿길'이나 '돌너덜길', <br><br>사람의 자취가 거의 없는 '자욱길', <br><br>강가나 바닷가 벼랑의 험한 '벼룻길'.<br><br>'숫눈길’을 아시나요? <br><br>눈이 소복이 내린 뒤 아직 아무도 지나가지 않은, 그대의 첫 발자국을 기다리는 길입니다.<br><br>‘길’이란 단어는 단어 자체만으로도 참 문학적(文學的)이고 철학적(哲學的)이고 사유적입니다. <br><br>‘도로(道路)’나 ‘거리(距離)’가 주는 어감(語感)과는 완전(完全) 다릅니다. <br><br>‘길’은 단순(單純)히 사람들이 밟고 지나 다니는 것만을 의미(意味)하지 않습니다.<br><br>“아무리 생각해 봐도 길이 없다” 거나 <br><br>“내 갈 길을 가야겠다”라는 표현(表現)에서 보듯 길은 삶에서의 방법이거나 삶 그 자체입니다.<br><br>영어 ‘way’도<br>‘street’와 달리 같은 중의적 의미를 갖습니다. 서양(西洋) 사람들도 길에서 인생을 연상하는구나 싶어 신기(新奇)했습니다.<br><br>불교(佛敎)나 유교(儒敎), 도교(道敎) 등 동양(東洋) 사상(思想)에서의 공통적(共通的) 이념(理念)도 '도(道)'"라고 부르는 길입니다.<br><br>우리는 평생(平生) 길 위에 있습니다.<br><br>누군가는 헤매고, 누군가는 잘못된 길로 가고, 누구는 한 길을 묵묵히 갑니다. <br><br>오르막길이 있으면 반드시 내리막길도 있습니다. <br><br>탄탄대로가 있으면 막다른 골목도 있습니다. <br><br>세상(世上)에 같은 길은 없습니다. 나만의 길만 있을 뿐입니다.<br><br>프랭크 시내트라에게는 “Yes, it was my way” 였고 “I did it my way” 였습니다.<br>  <br>나이가 지긋한 이들은 그 유명(有名)한 흑백(黑白) 영화(映畵)  ‘길’(La Strada,1954년)을 기억(記憶)할 것입니다. <br><br>야수 같은 차력사 잠파노(안소니 퀸)와 순진무구(純眞無垢)한 靈魂을 가진 젤소미나 (줄리에타마시나)는 평생(平生) 서커스 동반자(同伴者)로 길을 떠돕니다. <br><br>영화의 마지막 장면(場面), 자기(自己)가 버린 젤소미나의 죽음을 알고 잠파노는 짐승 처럼 울부짖습니다. <br><br>길이 끝나는 바닷가에서 입니다. 애절(哀切)하게 울려 퍼지는 니노 로타의 그 유명한 트럼펫 연주(演奏) 테마 음악(音樂).<br><br>영화와 제목(題目)이 너무나 잘 어울립니다. <br><br>미국인(美國人)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詩人) 로버트 프로스트는 명시 ‘가지 않은 길’에서 이렇게 술회(述懷)했습니다. <br><br>“숲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 나는 사람들이 덜 다닌 길을 택했다. 그리고 그것이 나의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br><br>길은 목적지(目的地)에 가기 위해서도 존재(存在)하지만 떠나기 위해서도 존재합니다.<br><br>‘길을 간다’ 라는 말보다 ‘ 길을 떠난다’ 는 말은 왠지 낭만적(浪漫的)이거나 애잔하거나 결연합니다. <br><br>결국 우리는 길 위에서 길을 물으며 살아가는 겁니다. <br><br>그게 입신양명(立身揚名)의 길이거나, 고행(苦行)의 길이거나, 득도(得道)의 길이거나, 산티아고 길이거나, 바이칼 호수(湖水)의 자작나무 숲길이거나, 동네 둘레길이거나 ~~<br><br>우리네 인생이 곧 길이요, 우리의 발이 <br>삶입니다. 결국은 ‘마이 웨이’를 가는 겁니다. 지름길을 택할 것인가, 에움길로 돌아서 갈 것인가. <br><br>인생길은 결국은 속도(速度)와 방향(方向)의 문제(問題)입니다. <br><br>지름길로 가면 일찍 이루겠지만' 그만큼 삶에서 누락(漏落)되고 생략(省略)되는 게 많을 것입니다. <br><br>에움길로 가면 늦지만 많이 볼 것입니다. <br>꽃구경도 하고, 새소리 바람소리도 듣고, 동반자와 대화(對話)도 나눌 것입니다 .<br><br>사랑도 그렇지 않을까? 모든 사랑은 차표(車票) 한 장으로 쉽게 가는 지름길이 아니고, 수만 갈래의 에움길을 돌고 돌아서 이루는 것입니다.<br><br>여기, 사랑의 신산함을 에움길로 묘사(描寫)한 명시가 있습니다. <br><br>“너에게로 가지 않으려고 미친 듯 걸었던<br>그 무수한 길도 실은 네게로 향한 것이었다<br><br>(중략)<br><br>나의 생애(生涯)는<br>모든 지름길을 돌아서 네게로  난 단하나의 에움길이었다...”<br><br>오늘도 자신의 길을 저벅저벅 걸어가야겠죠..🌈.✝️<br></p><p style="text-align: left;"></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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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길 이 즈음이면 자연적으로 에움길을 걷게되겠지요.파닥되는 습성도 이제는 느리게 천천히 전환된지 꽤 되는것 같습니다.우리 고유의 언어들이 스피드시대에 물러나 퇴색되어가는것이 참 안타까운 현실입니다.긴문장을 몇가지 축약된 도무지 알수없는 희안한 언어로 대화를 나누는 젊은이들..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뒤쳐지지 않으려고 애도 써 봅니다만..
"깁실"(비단실)이란 아주 고운 이름을 가진 내 조카..이름을 오래전에 현대식으로 싹 개명을 해버렸을때 맘속으로 얼마나 섭섭했는지.. 옛것이 모조리 좋을수는 없는거지만 우리가 아끼고 소중히 해야할것은 잃지말아야한다는 생각이 간절한 아침입니다
첫댓글 오늘도 산길을 걸어왔습니다
형님! 편안한 밤 되세요...^~^
인생길 이 즈음이면 자연적으로 에움길을 걷게되겠지요.파닥되는 습성도 이제는 느리게 천천히 전환된지 꽤 되는것 같습니다.우리 고유의 언어들이 스피드시대에 물러나 퇴색되어가는것이 참 안타까운 현실입니다.긴문장을 몇가지 축약된 도무지 알수없는 희안한 언어로 대화를 나누는 젊은이들..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뒤쳐지지 않으려고 애도 써 봅니다만..
"깁실"(비단실)이란 아주 고운 이름을 가진 내 조카..이름을 오래전에 현대식으로 싹 개명을 해버렸을때 맘속으로 얼마나 섭섭했는지..
옛것이 모조리 좋을수는 없는거지만 우리가 아끼고 소중히 해야할것은 잃지말아야한다는 생각이 간절한 아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