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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특집 심설산행] (3) 코스가이드 5선 ③ 치악산 적설기 풍광 연중 가장 좋은 산 | |
흔히 치악산(雉岳山·1,288m)은 꿩의 보은설화에 유래해 ‘전설의 산’이자 단풍빛이 아름다워 ‘가을의 산’이라고들 말하지만, 겨울 풍광 또한 남한의 그 어느 명산에 견주어도 손색없는 수준을 자랑한다. 특히 산악인들은 ‘적설기 풍광이 연중 가장 좋은 산’이라며 겨울 치악산을 치켜세운다. 겨울 치악산에서 나뭇가지마다 만발한 눈꽃터널을 만나지 못했다면 극히 운이 없는 사람에 속한다고 할 정도다. 이는 치악산이 중부 내륙지방에 위치, 대륙성 기후의 특성이 강하고, 밤낮의 일교차가 심하고, 겨울에는 영하 30℃로 떨어지기도 하며, 평균 강우량은 1,200mm로서 다우(多雨)지역에 속하는 데다 남북으로 길게 늘어선 능선이 멀리 대륙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정면으로 맞받고 있기 때문이다. 치악산에서 가장 인기 높은 산행 코스는 사다리병창길과 계곡길을 잇는 구룡사 원점회귀 코스. 치악산 국립공원 관리사무소의 통계에 의하면 치악산 탐방객 수 중 90% 이상이 구룡사 지구로 몰리고, 그 중 절반이 사다리병창길을 따른다고 할 정도다. 구룡 매표소에서 울창한 숲속 산책로를 따라 10분 남짓 걸으면 구룡사 대문격인 원통문(圓通門)이고, 거기서 100m쯤 더 가면 구룡사다. 이어 세렴폭포까지는 구두 신고도 어렵잖게 갈 수 있는, 넓고 평탄한 숲길이다. 산길다운 산길은 세렴통제소 오른쪽 철다리부터 시작된다. 철다리 건너 갈림목에서 시작되는 사다리병창길은 초입부터 급경사 사다리다. 거의 전 구간 내리막길은 한 군데도 없는, 오로지 오르막 일변도인 길이다. 중간 중간 완경사지대에서 조망을 즐기며 오를 경우 정상인 비로봉까지 3시간 정도 걸린다. 정상 돌탑을 구경한 뒤 하산은 돌탑을 거쳐 서쪽 능선을 따라 내려간다. 10분만 걸으면 비로봉 통제소 안부로 내려서고, 여기서 북쪽으로 계곡길이 나 있다. 별다른 이름은 없고, 계곡으로 난 길이라 하여 계곡길이라고 부른다. 계곡길은 바윗덩이들이 깔려 눈에 덮이면 미끄러지기 십상이다. 그렇지만 경사가 급한 구간이나 계류를 건너야 하는 곳에는 철사다리가 설치돼 있으므로 큰 위험은 없다. 계곡길이 거의 끝날 즈음 길 왼쪽 아래에 높이 15m쯤 되는 기운찬 칠석폭포가 있으며, 그 후 2~3분이면 사다리병창 출발점(세렴폭포)에 다다른다. 계곡길 하산에는 2시간이면 넉넉하다. 그렇다면 구룡사 입구 매표소를 출발, 되돌아오기까지는 매표소~세렴폭포 1시간, 사다리병창 등행 3시간, 중식 1시간, 계곡길 하산 2시간, 세렴폭포~매표소 1시간 하여 총 8시간은 잡아야 한다. 구룡사 원점회귀 코스가 치악산을 가벼운 마음으로 찾는 이들이 선호하는 코스라면 남대봉에서 비로봉까지 잇는 능선 종주 코스는 산꾼들 가운데서도 준족들이 도전적인 자세로 산행에 나서는 코스다. 치악산 주능선은 치악재에서 남대봉과 향로봉을 경유 주봉인 비로봉에 오른 후, 배너미재를 지나 천지봉과 매화산을 잇는 도상거리 27km 이상의 긴 코스다. 그러나 치악재~영원골 갈림목 구간과 비로봉~천지봉~매화봉 구간은 비지정 등산로로 입산이 허용되지 않아 실제 산행이 가능한 구간은 남대봉~비로봉 능선이다. 그렇더라도 성남 매표소에서 남대봉까지 오르는 데 걸리는 시간(약 3시간)과 비로봉에서 구룡매표소까지 내려가는 데 거리는 시간(약 3시간)까지 합치면 눈길이 잘 뚫린 상황일지라도 10시간 이상 잡아야한다. 결국 이른 새벽에 시작한다 하더라도 준족들에게나 가능한 종주산행인 셈이다. 하지만, 향로봉~행구 매표소, 곧은치~곧은치 매표소, 곧은치~부곡 매표소, 비로봉 남동릉 갈림목~황골 매표소 등 도중에 탈출로가 많아 걷는 데 자신있는 사람이라면 시도해볼 만한 종주 산행이다. 산행은 대개 남대봉에서 비로봉 방향으로 진행한다. 남대봉은 원주시 판부면 금대리 금대분소에서 영원사와 영원골을 거치거나, 신림면 성남리 성남 매표소에서 상원골과 상원사를 거쳐 오를 수 있는데, 종주 산행객들은 금대분소 기점 코스보다는 성남 매표소 기점 코스를 선호하는 편이다. 이는 원주-제천 간 3번 국도상 금대리 삼거리에서 노선버스가 다니지 않는 금대분소 매표소까지만 해도 약 2.7km에 이르고, 이후에도 영원사까지 2km 이상 지루한 콘크리트길을 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성남 매표소 역시 성남 버스종점에서 1km 이상 도로가 나 있고, 이후 약 2.5km 구간은 비포장과 콘크리트길로 이어진다. 매표소에서 1km 지점에 이르는 민박단지를 찾는 탐방객들에게는 사전에 민박집과 전화연락이 닿으면 차량 통행이 가능하다(민박집까지만 가는 경우 입장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이후 약 1km 구간은 평범한 임도 같은 길이 이어지지만, 다리를 건너면서부터 상원골 경관에 반하게 된다. 자연미 넘치는 풍광은 마지막 주차장을 지나 상원사를 약 1.2km 남겨놓은 지점까지 이어진다. 여섯번째 철다리를 건넌 이후 산길은 골짜기를 벗어나 능선으로 올라붙다가 상원사 1km를 남겨놓고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고, 상원사를 300여m 남겨놓은 지점에 쌍룡수라는 샘이 나타난다. 이후 산행에 필요한 식수는 이곳에서 준비하도록 한다. 쌍룡수에서 왼쪽 사면길을 따르면 남대봉 남릉에 이른다. 쌍룡수에서 가파른 사면길을 따라 5분쯤 오르면 일주문에 이어 상원사 법당 앞에 이른다. 꿩의 보은설화가 전하는 이 사찰은 치악산 남쪽 일원의 산야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을 정도로 조망이 뛰어난 곳이다. 상원사에서 망경대로 가려면 일주문 직전 갈림지점에서 왼쪽(서쪽) 사면길을 따른다. 갈림목에서 300m쯤 가면 또다시 갈림지점이 나오는데, 여기서 오른쪽 길을 따르면 남대봉 남릉을 거쳐 남대봉으로 이어진다. 성남 매표소 기점 코스는 자가용을 이용해 마지막 주차장까지 진입할 경우 2시간이면 충분히 상원사까지 오를 수 있다. 그러나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1시간 이상 시간이 추가된다. 식수는 쌍룡수나 상원사에서 준비하면 된다. ■ 교통 ◎구룡사행 : 원주 시외버스터미널이나 원주역 앞에서 41번 시내버스를 타면 구룡사 앞 회차장까지 간다. 오전 6시부터 밤 9시까지 25분 간격 운행. 요금 800원, 50분 소요. ◎성남행 : 원주 시외버스터미널 앞에서 1일 5회(07:20, 09:25, 12:25, 15:25, 16:55) 출발하는 성남행 21번 동신운수 시내버스 이용. 성남에서 자양동행은 08:30, 10:30, 14:30, 16:30, 20:00 출발. 약 50분 소요, 요금 800원. 연송정 버스종점에서 매표소까지는 약 1.2km 거리. 또는 원주에서 수시 운행하는 신림행 시내버스나 시외버스 이용한 다음, 신림에서 택시로 들어간다. 동신운수 전화 033-766-4283. 자가용 차량은 중앙고속도로 신림 나들목에서 빠져나와 88번 지방도로를 타고 신림터널 쪽으로 향하다 첫번째 삼거리에서 왼쪽 길로 들어서도록 한다. ■ 숙박 성남 일원 민박 매표소 위쪽의 치악산민박(전화 033-762-7979)에는 방 3칸(10인실) 중 겨울철에는 2칸에 한해 25,000원씩에 대여한다. 매표소 아래 소롯길(763-4071)은 4인실 50,000원, 주방과 화장실이 갖춰진 12인실은 주말 120,000원, 평일 80,000원에 대여한다. 산채비빔밥(7,000원), 표고덮밥(8,000원), 별미밥(12.000원), 아침밥(5,000원) 등의 메뉴도 있다. 이밖에 민박 문의는 치악산 국립공원 성남 매표소(033-762-5695)로 한다. 구룡사 입구에는 유스호스텔 1동, 여관 3동(37실), 민박 60호(340실) 등의 숙박시설이 들어서 있다. 문의 치악산 국립공원 관리사무소 전화 033-732-5231. 치악산 국립공원 입장료는 어른 1,600원, 청소년 600원, 어린이 300원이고, 구룡 매표소에 한해 문화재관람료 어른 1,600원, 청소년 700원, 어린이 400원을 추가로 받는다. 주차료(당일 기준)는 승용차 4,000원, 버스 6,000원씩 받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