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밀한 부위의 ‘점’
관상을 볼 때는 손금이나 얼굴 부위의 눈, 코, 입, 귀, 이마 등을 봅니다. 손금을 보고 오래 살겠다드니, 코를 보고 재물 운을 보며, 눈을 보고는 성깔여부를 알 수 있다고 했고 귀가 부처님 귀처럼 길고 크면 명이 길거라느니, 남자들의 코와 여자들의 입술은 은밀한 부위와 비교된다느니 하는 등등 관상에서 대단히 중요한 포인트가 되고 있습니다.
특히 몸에 있는 점은 오랜 옛날부터 관상학적으로 많은 이야기 거리를 만들었습니다. 얼굴에 점이 있으면 옥의 티라고도 했고 격이 났다고도 했습니다. 그래서 타인이 볼 수 없는 곳에 있는 점은 이롭고 은밀한 곳에 있을수록 더욱 좋다고 하였습니다. 성기에 있는 점이 최고라는 말도 전해 옵니다. 얼굴에 점이 있으면 박복하고 파란만장하다고 했고 몸 앞에 있는 점은 몸 뒤에 있는 점 보다 좋다고 했습니다. 섹시의 대명사인 미국의 금발 여배우 마리린 먼로는 얼굴에 있는 점으로 더욱 섹시해 보인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점이 얼굴에 있어 파란만장한 일생을 보냈는지 모릅니다.
관상학자들은 이목구비에 생겨나는 점을 보고 그 사람의 미래를 점쳤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점이 있어도 노력이 없으면 말짱 도루묵이랍니다. 즉 좋은 점이 있으면 노력을 해야 그 복을 찾아 먹지 감나무 밑에 감 떨어지기를 기대하듯 아무 노력도 기울이지 않고 성과만 기대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점이란 나쁜 운명이 있기 때문에 점이 있는 것이지 점이 있기 때문에 나쁜 운명이 찾아든다는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따라서 후천적으로 난 점을 성형을 통해서 없애거나 일부러 만든다고 길흉이 바뀌는 것은 아니라고 관상학자들은 말합니다.
손바닥이나 발바닥에는 점이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손바닥이나 발바닥에 점이 있으면 일을 많이 하거나 여행을 많이 다닐 운입니다. 입주위에 있는 점은 여자라면 남자가 꼬이는 점인데 입 옆에 점이 있으면 식점이고, 입 밑에 있는 점은 색 점 또는 기생점이라고 하며 입 위에 있는 점은 재복점이랍니다. 몸에 있는 점은 별 의미가 없으며 귀나 이마 같은 데 생기는 점 역시 별 볼일이 없는 점이랍니다. 몸에 점이 일곱 개 있다고 좋아할 일은 아니지만 북두칠성 모양을 하고 있으면 크게 될 운명이라고 합니다. 특히 성기에 점이 있으면 여자는 여러 남자와 성관계를 할 운명이고 남자는 성을 매우 밝힌다고 합니다.
요즘 미투운동(#me too)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페미니즘 논란이 뜨겁습니다. 그 한가운데에 L지사와 여배우 K씨가 있습니다. 특히 이 사건은 지난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때 최대의 스캔들로 등장해 시청자들의 호기심과 진실성 여부에 찬반이 엇갈렸으며 최근에는 K씨가 L지사를 고소하기에 이르면서 정점을 향해 달리고 있습니다. 특히 K씨가 L지사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는 증거로 신체의 중요부위에 큰 점이 있다는 사실을 폭로함으로써 앞으로 재판 과정에서 이 사실을 확인 하는 현장검증(?)이 일어날지 비상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이때껏 남자의 중요부위를 증거로 채택하기 위하여 재판부가 실물을 검증했다는 보도를 본 적이 없습니다.
이 사건은 한 여자의 생을 완전히 망쳤다는 고소인과 아무런 증거도 없이 인격과 명예를 훼손했다는 피고인이 치열하게 다투는 정치인과 여배우가 얽힌 치정사건입니다. 누가 옳았느냐 하는 사법적 판결보다는 ‘몸 중요 부위에 있는 점’에 대한 확인 작업에 언론과 국민들의 관심을 고조시키고 있습니다. 설사 ‘점’이 있다고 해서 유죄가 되고 ‘점’이 없다고 해서 무죄가 되는 해프닝으로 끝나기에는 너무나 사건이 데리케이트합니다. 언론과 국민들은 이 ‘특이한 큰 점’에 대한 확인 과정을 어떻게 진행할 것이냐에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언론이나 국민들이 갖는 관심은 동숙했다는 증거로 제시한 L지사의 씸벌에 대한 파장이 너무나 크다는 것입니다. 씸벌 확인은 남성에 대한 모독이 될 수도 있고 한 여배우의 장래를 송두리째 망가트렸다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재판에서 이 ‘점’이 판결이 어떻게 미치던 간에 정치인으로서의 L지사는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 될 것은 자명합니다. 정치인의 도덕성이 한 순간에 무너져 내리기 때문입니다. 차기 최고지도자 후보 반열에 오른 L지사는 이미 사실여부를 떠나 당이나 국민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습니다. 혹자는 전 A충청지사와 함께 L지사도 후보반열에서 떨어뜨리기 위한 작전이라는 음모론까지 떠돌고 있는 실정입니다.
돌이켜 보면 2005년도에는 MBC 생방송 음악캠프에서 럭스의 공연 도중 같이 무대에 섰던 카우치의 멤버 신현범과 스파이크 브랫즈의 멤버 오창래가 생방송 도중 하의를 탈의해 4-5초 동안 성기를 노출시킨 사건이 그대로 전파를 타고 나가 나라가 발칵 뒤집어지고 시청자들이 분노하는 등 우리나라 방송사에 최대의 센세이션을 일으킨 사건도 있습니다.
또한 대형가수 N씨가 유명 탈렌트를 두고 일본의 야꾸자와 애정 싸움을 벌이는 과정에서 N씨의 중요부분이 예리한 칼로 잘렸다는 소문이 찌라시와 시중에 파다하자 N씨가 기자회견을 자청하고 단상에 올라가 소문의 진위를 가리겠다며 지퍼를 내리겠다는 아슬아슬한 소동을 5분간 벌여 국민들을 충격에 휩싸이게 했던 사건도 있었습니다.
어느 사건이나 금기시되는 남성의 씸벌이 도마 위에 올랐고 특히나 ‘점’문제는 예부터 관상학적으로도 중요하게 논의되었다는 점에서 남녀 모두에게 발가벗은 신체와 중요부위를 연상하는 반작용까지 초래하고 있습니다. 팩트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만약 ‘점’이 없으면 여배우 K씨는 어떻게 되며 ‘점’이 있으면 L지사는 어떻게 될지 많은 국민들의 관심이 고조되는 시점입니다. 예부터 “X뿌리를 조심하라”는 말이 결코 과장된 경고는 아닙니다. 권력자와 한 여배우의 치정에 얽힌 치열한 싸움을 보며 두 사람 모두가 겪을 ‘상처뿐인 영광’에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그것이 궁금합니다.(2018.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