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깊어 가면 낙엽 태우던 냄새가 참 좋았다. 지금은 꿈같은 얘기다. 수시로 불조심 자동차가 순회하면서 불조심하라는 멘트를 날리면서 지나간다. 요즘은 환경오염 때문에 무엇을 태운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다. 태산처럼 쌓인 낙엽을 손님들이 낭만적이라고 너무들 좋아한다. 바삭마른 낙엽 밟는 소리와 낙엽 쌓인 장독대와 마당 시인이 아니라도 시 한수쯤 떠오르는 풍경이다. 다 떨어지면 기다렸다가 자루에 담아 부엽토를 만들어 봄에 거름으로 쓴다. 어제는 송풍기로 낙엽을 모아 자루에 담는 작업을 했다. 곳곳에 흩어진 낙엽을 모아 담으니 대형 자루에 일곱 자루다 그것도 발로 밟아 최대한 눌러가면서 담은 낙엽자루 무게야 별 것 아니지만 작업하는 과정이 힘이 들긴 하다. 비닐하우스의 식물들은 우리가 기대한 만큼결실이 없다. 토마토도 별로였고, 고추도 수확이 별로였다. 서리를 맞지 않아도 영하로 떨어지니 곤죽이 되었다. 우리가 상상했던 늦게까지 먹을 수 있다는 생각은 우리의 착오였다. 모든 식물들을 뽑아내고 정리를 하니 훤하다. 남편은 하우스를 작업장으로 쓴다. 진열장들을 만들어 물건들을 보관 하는 창고로 용돈 변경을 하려고 한다. 눈만 뜨면 일이다. 그래도 일하는 순간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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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햐~~ 저 비닐하우스안에 화목 난로 하나 설치하시면
덕은 선배님의 멋진 아지트가 될것 같네요~~
바닥에 야자 메트를 깔고 탁자와 의자 4개를 놓으면
귀한 손녀와 따님, 사위와 함께 커피 한잔! 그 맛이 기가 막힐듯~~
제가 20년만 젊었어도 요즘 대세인 멋진 카페를 차려
님도 보고 뽕도 땄으면 금상첨화인 것 같습니다.
생각 만으로도 멋져요,
수은주가 강하하는 이 즈음에 내외분이 더욱 강녕하시길 기원합니다.
차작가님 내외분의 낙엽 정리 작업하심을 보고 제 나름의 생각을 써봅니다.
낙엽이 떨어지는 모습은 어쩌면 나의 어떤 것들이 정리되어 가는 모습인 것 같습니다.
나는 그것을 천천히 바라보며 그 속에서 느끼는 아픔이나 허전함이 한편으로는 위로가 된다는 것을 느낍니다.
늦가을에 지는 낙엽을 보면 늘 그러하듯이 쓸쓸함에 잠기게 됩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그 쓸쓸함 속에서 나름의 아름다움을 발견합니다.
낙엽은 떨어짐 속에서도 고요하고 아름다우며, 이별을 고하는 모습은 자연이 주는 위대한 선물과 같습니다.
낙엽은 단순히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삶의 여정을 말해주는 듯합니다.
낙엽이 지는 모습과 소리를 벗하며 한 권의 책을 읽을 때,
나는 그 속에서 나의 삶과 연결된 의미를 찾아내고 위로를 받으니 고마울 뿐입니다.
한편의 시를 읽는 것 같습니다.
낙엽 하나에도 많은 의미가 담겨있는 글을 쏟아내시는 감성에
또 한번 김선생님의 그림같은 삶을 조명해봅니다.
잘 사셨습니다.
탄력받습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