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칠순여행으로 지난 주말 제주에 다녀왔다.
혼자서나 아니면 친구들과 여행이라면 수없이 다녀본 제주이기에 걱정거리도 아니지만, 어른들만을 모시고 간 여행인지라 이만저만 신경이 쓰이는 것이 아니었다.
그때 뜻밖에 알게된 에코랜드는 무릎을 탁치게 만들 정도로 새로운 볼거리였다.
호주나 뉴질랜드에서 흔히 에코투어를 하긴 하지만, 한국에서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기에 걱정이 앞선 것도 사실이었다.
그러나두둥~ 에코랜드는 에코투어의 종결자 였다.
제주에만 있는 특별한 지형인 광활한 곶자왈을 기차로 투어를 한다는 기발한 생각은 멋졌다.
제주는 섬이니 철도가 있을리 만무이니 이 얼마나 재치있는 아이디어인가^^
투어하는 내내 부모님은 제주에서 우리가 기차를 탔다면 서울 사람들은 우리말이 거짓이라고 할거라며 너무 즐거워 하셨으니깐...
각각 주제가 다른 5개의 역에서 정차하고 기차는 20분간격으로 계속 운행을 하니... 어느 역이서든 정차한 후 충분히 그곳을 즐긴후에 다음역으로 이동하면 된다.
요금은 성인 11,000원으로 제주 관광지 치고는 입장료가 싸지 않지만 시간에 구애없이 기차를 여러번 타고 내리며 에코랜드를 특별히 즐길 수 있다.
할인사이트를 이용하면 9,000원에 이용이 가능하다.
친절하고 씩씩한 차장의 안내를 받아 메인역에서 탑승하면, 작지만 진짜 기차처럼 기적소리를 울리는 forest train이 선로를 타라 칙칙폭폭 움직이기 시작한다.
출발하자 마자, 기차의 양옆으로 곶자왈의 숲속으로 들어서게 된다.
그것도.... 걷지않고 기차로 말이다.
가족단위로 타도 충분히 넓은 실내공간이라서 아기자기 쾌적하다.
호수위를 관통하는 나무로 만든 다리는 참 아름답다.
수생식물과 숲으로 감싸인 빛이 넘실대는 다리위를 찬찬히 걷노라면 이곳이 한국이라는 사실은 깜빡 잊어버릴지도 모른다.
호수 건너편에서는 호버크래프트(수륙양용차)가 관람객을 기다리고 있으니... 호수위를 넘나들다 숲으로 뛰어들고 싶은 사람들은 모험을 자청해도 좋겠다.
엄마표현에 의하면 40년만에^^(진짜) 손을 다시 잡게 만들정도로 로맨틱한 호수다.
호수한가운데, 하얀 지붕이 아름다운 수상테라스가 우릴 반긴다.
어여쁜 테이블에서는 얼마든지 쉬어가도 행복한 시간이었으리라.
떼를 쓰다시피 해서 배경이 근사한 호수가의 의자에 앉혀 드린 두분께 사진사의 고유권한으로 손잡기를 강권하였다.
40년을 넘게 사시고도 쑥쓰럽고 넘사스럽다고 거절하시더니... 엄마는 스몃 아버지의 손을 잡으셨고, 아버지는 못이기는 체 그 손을 잡아주셨다.
손한번 잡는게 무엇이 그리 어렵다고 이제서야 한번 잡아 주었을까나...
엄마는 호수가 나무의자에서 혹은 사랑스럽게 꾸민 흔들의자 위에서 모처럼 행복해 하셨다.
지난 세월 거칠고 험해진 엄만의 손을 아버지는 좀 더 자주 잡아 주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그랬다면 엄만의 지난 세월이 좀 덜 고단하지 않았을까?
이제부터라도 몸은 늙었지만 언제나 마음만은 여자일 엄마의 손을 아버지가 종종 잡아 드리길 바래본다.
어쩜 초여름의 투명한 날이었다면 이곳에서 평생을 함께 할 연인과 결혼식을 올려도 좋았으리라...
다시 그이와 찾고 싶은 곳!! 1위 레이크사이드역
쌀쌀한 날이라면 제주산의 맛난 군고구마를 호수가에서 팔고 있으니 간식으로 필수!!
가장 제주다운 지형과 숲을 볼 수 있는 피크닉가든역에서는 아이들의 키즈동산이 마련되어 있고, 1시간이내의 걷기 좋은 아름다운 곶자왈숲을 관통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무엇보다 아름다운 제주특유의 고사리숲을 함께 보는 보너스까지.... 가을이라면 중간에 맞이하는 억새군란지도 황금빛이었으리라..
군데군데 동화에 나올법한 아름다운 지중해스타일의 아름다운 건물에서 따스하 햇볕을 맞으며 도시락을 싸왔다면 소풍을 나온 기분을 한껏 내어도 좋겠다.
아무리 걸어도 힘조차 들지 않을것 같은 아름다운 길들과 함께 한다.
장미와 야생화가 만발하는 4,5월이면 정차하는 그린티&로즈가든 역은 아쉽게도 3월에는 정차하지 않는다.
스쳐지나가는 것만으로도 벌써부터 솔솔 봄의 향기를 준비하고 있다.
더 많은 글과 사진은...
블로그 <물꼬기's on the road> http://blog.naver.com/eonmi_bl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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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가족끼리 가면 참 좋겠더라구요. 물론 연인끼리 가도 좋겠지만요.ㅎㅎ
그렇군요 아주이뿐곳이네요 ㅎㅎ 꼭가보겠습니다 여름휴가때나 시간이 있을텐데 ..꽃이 절정인 봄에가보고싶습니다^^ 효녀시군요~
생긴지 얼마안된 곳이라 네비에서도 잘 검색이 안될때가 있는데...제주돌문화박물관 바로 옆이니 이곳으로 검색해서 찾아가시면 될거예요. 야생화가 만발할때면 곶자왈이 더욱 아름답겠지요.
아주 좋은 정보시네요~구정에 제주 다녀왔지만 몰랐었네요.아쉬워라~~~
네.. 다음에 다시 제주를 찾으실때 다녀오시면 좋으실거예요.
ㅎㅎ 어머님 아버님 인상 넘 좋으심다.. 두분 얼굴에 물고기 자리님 얼굴이 다들어 있네여.. 두분 그네에 앉아 손잡고 계신모습.. 쵝오.. 어머님 아버님 오래오래 만수무강 하옵소서..^^
감사해요. 두분이 즐거워서 표정이 다른때보다 좋으셨을거예요.
건강하신 부모님 보니 넘 부러울 따름이네여...
물고기자리님도 언능 좋은 짝 만나셔서 두손 꼬옥 잡고 즐겁게 여행하시길 바랄께여...ㅎㅎㅎㅎ
여행하는 내내 부모님께 받은 구박도 그거였다는요.ㅎㅎ
아부지인상 참 ~좋으시당.....
이이고 감사합니다^^
저는 제주도 사람인데도 못가봤다는...........아이고 부끄러워라... 하여간 감사합니다.. 이번 주말에 가족과 함께...^^
작년 11월에 오픈한 곳이라 도민들도 잘 모르시더라구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