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전에도 주택채권 '억지 매입' 있었다

[장과장]

6년 전에도 주택채권 '억지 매입' 있었다

이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

2013-08-20 [11:06:28] | 수정시간: 2013-08-20 [14:06:07] | 1면

• 
• 
• 
• 
• 

• 
• 
• 
• 

속보=부산지법 동부지원 남부산등기소가 남구 용호4동 용호예가아파트 소유주들에게 불필요한 국민주택채권 매입을 강요한 '엉터리 등기행정'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 6년 전에도 법원의 과오 때문에 주거환경개선사업 아파트 소유주들의 국민주택채권 억지 매입 사건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연제구 거제동 유림노르웨이숲아파트 주민 등에 따르면 2007년 8월께 이 아파트 입주를 위한 소유권 이전등기 과정에서 상당수 소유주들이 국민주택채권을 매입했다.

총 418가구 규모인 이 아파트는 부산도시공사가 시행한 '거제3지구 주거환경개선사업'으로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에 따라 서민층인 집주인들은 국민주택채권 매입이 면제된다.

주거개선사업 아파트 등기 때마다 반복적 오류 
거제동 '유림' 입주자 채권 매입했다 추후 환급받아

하지만 당시 부산지법에서 소유권 이전등기를 한 집주인들은 가구별로 수백만 원의 국민주택채권을 불필요하게 매입했다. 이어 이들 대부분은 곧장 채권을 할인 매도하면서 수수료 등을 포함해 가구별로 20만~30만 원의 경제적 피해를 입었다.

부산지법은 당시 뒤늦게 이 같은 오류를 확인하고 등기업무를 대행한 법무사 등을 통해 집주인들에게 국민주택채권 매입금을 환급해주는 조치를 취했다. 한 주민은 "주거환경개선사업지구의 일반분양자들도 국민주택채권 매입 면제 사유에 해당돼 돈을 환급해준다는 설명을 법무사를 통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법원 측은 부산지역 다른 곳에서 추진된 주거환경개선사업 아파트에서 또다시 같은 과오를 저질렀다. 최근 남부산등기소의 터무니없는 강압에 의해 집주인들이 국민주택채권을 억지로 매입한 용호4동 용호예가아파트는 거제동 유림노르웨이숲아파트 사업 이후 부산에서 유일하게 진행된 주거환경개선사업이다.

부산지법은 주거환경개선사업 아파트의 소유권 보존등기가 있을 때마다 잘못된 법률 적용 등으로 서민들에게 경제적 피해를 안겨 온 것이다. 반면 부산지법은 잘못된 법원행정에 대해 사과조차 하지 않고 있으며, 업무개선 의지도 내비치지 않아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한편 모두 773가구 규모의 용호예가아파트는 이미 746가구가 국민주택채권을 억지로 매입해 소유권 이전등기를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채권 억지 매입 피해율은 97%에 달한다.

이와 관련, 남부산등기소 측은 지금까지 "소유권 이전등기 완료율이 60~70% 수준이다"는 거짓 해명으로 사태를 축소시키려 한 것으로 드러나 파장을 더욱 키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