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육부가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려놓은 교육부장관 표창 공적 조서. © 윤근혁 | |
교육부가 ‘땅콩 리턴’ 사건을 일으킨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감싸기에 나선 학부모단체 대표에게 ‘인성교육’ 유공자라며 장관 표창을 추진해 항의전화에 시달리고 있다.
24일 교육부와 학부모들에 따르면 교육부는 지난 19일부터 홈페이지에 학부모 정책 유공 표창 대상자로 이경자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공학련) 상임대표 등 22명을 올려놨다. 이 대표의 공적은 “찾아가는 학부모 인성교육 실시”였다.
“이 대표를 왜?”...항의전화 시달리는 교육부 교육부 관계자는 “이 대표에 대한 표창 추천과 공적 조서를 작성한 곳은 공학련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진 이후 교육부에 학부모들의 항의전화가 많이 걸려오고 있다. 이 대표가 보수편향이란 지적을 받는 학부모단체 대표인데다 ‘반인성적 사건’을 일으킨 조현아 씨를 감싼 전력이 문제가 된 것이다.
지난 17일 이 대표 등은 실명을 내건 ‘조현아 죽이기 그만하자’란 제목의 성명에서 “이젠 재벌 딸 죽이기 굿판을 중단하고 언론, 시민단체, 검찰, 법원은 이성을 찾아야한다”면서
“조현아는 재벌 딸이기 전에 배워야 할 것이 많은 젊은 여성”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 성명은 발표 직후 ‘정미홍 씨 등이 동의한 바 없다’고 밝히는 등 명의도용 논란을 빚기도 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에 항의전화를 걸었다는 서울지역 한 중학교 학부모회 임원인 ㄱ씨는 “대표적인 ‘반인성 사건’을 일으킨 조현아를 편든 사람이 인성교육 유공으로 장관 표창을 받는다니 어이가 없다”면서 “이 대표는 화상경마장 반대운동을 해온 성신여중고 구성원들에 맞서 시위와 고소고발을 주도한 인물이기도 하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보수교육감후보 단일화 관련 여러 차례 검경의 수사를 받은 바 있으며, 방송에 출연해 전교조 교사를 겨냥해 험한 말을 자주 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12년 1월 26일에는 공학련 등 보수단체 학부모들 30여 명이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 관련 판결이 문제가 있다’면서 판사 집을 찾아가 날계란을 던지기도 했다. 이에 대해 다음날 대법원은 이례적으로 성명을 내어 “법치주의와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며 유감”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공학련 “조현아 건은 인격살인 자제하자는 것”, 교육부 “적격 여부 심사할 것” 이에 대해 이희범 공학련 사무총장은 “이 대표 등이 낸 조현아 관련 성명은 인민재판식 인격살인을 자제하자는 것으로 인성교육 비판과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 “곽노현 재판관에 대한 달걀 투척도 결국 대법원에서 우리 주장이 맞았다는 것이 증명됐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이 사무총장은 “공학련만큼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학부모단체가 어디 있느냐”면서 “우리가 대표성이 있는 사람을 꼽다보니 이 대표를 추천했으며, 교육부도 내부에서 심의·심사 절차를 거친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교육부 관계자는 “이 대표 등을 추천받은 뒤 교육부가 사전 검토를 한 바는 없다”면서 “공개 검증절차를 거치고 있으니 앞으로 공적심사위원회에서 적격 여부를 심사해 표창 대상자를 최종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표창 대상자는 오는 12월 말에서 내년 1월 초 사이에 확정되며, 표창 또한 비슷한 시기에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