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님 화엄경 강설 44】 13
11, 여공인(如空忍)
(1) 일체법이 허공과 같다
佛子야 云何爲菩薩摩訶薩의 如空忍고 佛子야 此菩薩摩訶薩이 了一切法界가 猶如虛空이니 以無相故며 一切世界가 猶如虛空이니 以無起故며
“불자여, 어떤 것을 보살마하살의 허공과 같은 인(忍)이라 하는가. 불자여, 이 보살마하살이 일체 법계가 허공과 같음을 아나니 모양이 없는 까닭이며, 일체 세계가 허공과 같으니 일어남이 없는 까닭이니라.”
▶강설 ; 허공과 같은 인이란 그야말로 일체법의 속성이 허공과 같음을 설명하는 내용이다. 일체법계가 모양이 없는 허공과 같다. 또 일체세계가 일어남이 없는 허공과 같다. 허공은 허깨비, 그림자, 메아리, 꿈, 환술 등과 더불어 일체법의 현상을 밝히는 데 가장 많이 거론되는 비유들이다.
一切法이 猶如虛空이니 以無二故며 一切衆生行이 猶如虛空이니 無所行故며一切佛이 猶如虛空이니 無分別故며一切佛力이 猶如虛空이니 無差別故며
일체 법이 허공과 같으니 둘이 없는 까닭이며, 일체 중생의 행(行)이 허공과 같으니 행할 바가 없는 까닭이며, 일체 부처님이 허공과 같으니 분별이 없는 까닭이며, 일체 부처님의 힘이 허공과 같으니 차별이 없는 까닭이니라.”
一切禪定이 猶如虛空이니 三際平等故며 所說一切法이 猶如虛空이니 不可言說故며 一切佛身이 猶如虛空이니 無着無礙故며 菩薩이 如是以如虛空方便으로 了一切法이 皆無所有니라
“일체 선정이 허공과 같으니 세 시절[三世]이 평등한 까닭이며, 일체 법을 설함이 허공과 같으니 말할 수 없는 까닭이며, 일체 부처님의 몸이 허공과 같으니 집착도 없고 걸림도 없는 까닭이니라. 보살이 이와 같이 허공과 같은 방편으로 일체법이 모두 없는 줄을 아느니라.”
▶강설 ; 일체법계와 일체세계와 일체법과 일체중생의 행과 일체 부처님과 일체 부처님의 힘과 일체 선정과 설한 바의 일체법과 일체 부처님의 몸까지 모두 허공과 같음을 들어 설명하였다. 그래서 보살이 이와 같이 허공과 같은 방편으로 일체법이 모두 없는 줄을 안다고 하였다.
佛子야 菩薩摩訶薩이 以如虛空忍智로 了一切法時에 得如虛空身身業하며 得如虛空語語業하며 得如虛空意意業하나니라
“불자여, 보살마하살이 허공과 같은 인의 지혜로 일체 법을 알 때에 허공과 같은 몸과 몸으로 짓는 업을 얻으며, 허공 같은 말과 말로 짓는 업을 얻으며, 허공과 같은 뜻과 뜻으로 짓는 업을 얻느니라.”
▶강설 ; 보살이 허공과 같은 인의 지혜로 일체 법을 알 때에 신구의(身口意)와 신구의로 짓는 업이 모두 허공과 같음을 얻는다. 예컨대 일체 존재를 마음으로 인식하면 그 일체 존재는 모두 마음인 것과 같다. 비유하자면 가죽으로 된 장갑을 끼고 사물을 만지면 만지게 되는 사물은 무엇을 만져도 모두가 가죽장갑인 것과 같다. 금을 만져도 금을 만지는 것이 아니라 가죽장갑이어서 손에는 가죽장갑만 느껴질 뿐인 것과 같다. 이처럼 보살은 허공과 같은 인을 얻었으므로 일체 법을 허공과 같이 안다.
(2) 비유로써 밝히다
譬如虛空에 一切法依라 不生不歿인달하야 菩薩摩訶薩도 亦復如是하야 一切法身이 不生不歿하며
“비유하자면 마치 허공에 일체법이 의지하지마는 나지도 않고 사라지지도 않듯이, 보살마하살도 또한 그와 같아서 온갖 법의 몸이 나지도 않고 사라지지도 않느니라.”
▶강설 ; 허공을 비유로 들어 보살의 법에 대한 것을 낱낱이 밝혔다. 먼저 보살의 일체법신은 불생불멸한다. 마치 허공이 불생불멸하는 것과 같다.
譬如虛空이 不可破壞인달하야 菩薩摩訶薩도 亦復如是하야 智慧諸力을 不可破壞하며
“비유하자면 마치 허공을 깨뜨릴 수 없듯이, 보살마하살도 또한 그와 같아서 지혜의 모든 힘을 깨뜨릴 수 없느니라.”
▶강설 ; 또 허공과 같은 인을 얻은 보살의 지혜의 모든 힘을 파괴할 수 없다. 마치 허공을 파괴할 수 없는 것과 같다.
譬如虛空이 一切世間之所依止로대 而無所依인달하야 菩薩摩訶薩도 亦復如是하야 一切諸法之所依止로대 而無所依하며
“비유하자면 마치 허공이 일체 세간의 의지가 되면서도 의지할 바가 없듯이, 보살마하살도 또한 그와 같아서 일체법의 의지가 되면서도 의지할 바가 없느니라.”
▶강설 ; 일체 모든 법은 보살에게 의지하는 바가 되지만 허공과 같은 인을 보살은 의지하는 바가 없다. 마치 일체 세간은 허공에 의지하지만 허공은 의지하는 바가 없는 것과 같다.
譬如虛空이 無生無滅호대 能持一切世間生滅인달하야 菩薩摩訶薩도 亦復如是하야 無向無得호대 能示向得하야 普使世間으로 修行淸淨하며
“비유하자면 마치 허공이 나지도 않고 사라지지도 않으나 일체 세간의 나고 없어짐을 유지하듯이, 보살마하살도 또한 그와 같아서 향(向)함도 없고 얻음도 없으나 향하고 얻음을 보이어 세간으로 하여금 수행이 청정케 하느니라.”
▶강설 ; 보살은 보살의 지위를 향해서 수행을 하고 그 지위를 하나하나 얻어 나간다. 실은 이와 같은 것이 없지만 굳이 그와 같은 향함과 얻음을 세간에 보여서 수행을 훌륭하게 한다. 허공은 나고 없어짐이 없지만 세상사 일체는 모두 나고 없어짐이 있는 것과 같다.
譬如虛空이 無方無隅호대 而能顯現無邊方隅인달하야 菩薩摩訶薩도 亦復如是하야 無業無報호대 而能顯示種種業報하며
“비유하자면 마치 허공이 방위도 없고 모퉁이도 없으나 그지없는 방위와 모퉁이를 나타내듯이, 보살마하살도 또한 그와 같아서 업도 없고 과보도 없으나, 갖가지 업과 과보를 나타내느니라.”
▶강설 ; 허공과 같은 인을 얻은 보살은 업도 없고 과보도 없으나, 갖가지 업과 과보를 나타내 보인다. 마치 허공이 일체 방위나 모퉁이가 없지만 일체 방위나 모퉁이를 정하여 나타내는 것과 같다.
譬如虛空이 非行非住로대 而能示現種種威儀인달하야 菩薩摩訶薩도 亦復如是하야 非行非住로대 而能分別一切諸行하면
“비유하자면 마치 허공이 다니는 것도 아니고 머무는 것도 아니나 갖가지 위의(威儀)를 나타내듯이, 보살마하살도 또한 그와 같아서 다님도 아니고 머무름도 아니나 온갖 행을 능히 분별하느니라.”
▶강설 ; 허공과 같은 인을 얻은 보살은 다니는 것도 아니고 머무름도 아니지만 온갖 행을 능히 분별하여 보인다. 마치 허공이 다니는 것도 아니고 머무는 것도 아니나 갖가지 위의를 나타내 보이는 것과 같다.
譬如虛空이 非色非非色이로대 而能示現種種諸色인달하야 菩薩摩訶薩도 亦復如是하야 非世間色非出世間色이로대 而能示現一切諸色하면
“비유하자면 마치 허공이 색상도 아니고 색상 아님도 아니나 가지각색 색상을 나타내듯이, 보살마하살도 또한 그와 같아서 세간의 색상도 아니고 출세간의 색상도 아니나 온갖 색상을 나타내느니라.”
▶강설 ; 허공과 같은 인을 얻은 보살은 세간의 모습도 나타내고 출세간의 모습도 나타낸다. 어떤 모습에도 걸림이 없다. 스스로가 어떤 고정된 모습으로 국한되어 있지 않다.
譬如虛空이 非久非近이로대 而能久住하야 現一切物인달하야 菩薩摩訶薩도 亦復如是하야 非久非近이로대 而能久住하야 顯示菩薩의 所行諸行하며
“비유하자면 마치 허공이 오래지도 않고 가깝지도 않으나 능히 오래 머물러서 모든 물건을 나타내듯이, 보살마하살도 또한 그와 같아서 오래지도 않고 가깝지도 않으나 능히 오래 머물러서 보살의 행할 바 모든 행을 나타내느니라.”
▶강설 ; 허공과 같은 인을 얻은 보살은 공간적으로도 걸림이 없지만 시간적으로도 오랜 시간이거나 가까운 시간이라는 제약을 받지 않으면서 능히 오래 머물면서 보살이 행할 바 모든 보살행을 나타내 보인다. 허공에 무슨 어제 허공과 오늘 허공이 따로 있는가. 금년 허공과 작년 허공이 따로 있는가.
譬如虛空이 非淨非穢로대 不離淨穢인달하야 菩薩摩訶薩도 亦復如是하야 非障非無障이로대 不離障無障하며
“비유하자면 마치 허공이 깨끗하지도 않고 더럽지도 않으나 깨끗하고 더러움을 여의지도 않듯이, 보살마하살도 또한 그와 같아서 막힌 것도 아니고 막힘이 없는 것도 아니나 막힘과 막힘이 없음을 여의지도 않느니라.”
▶강설 ; 허공과 같은 인을 얻은 보살은 막히고 막히지 않음이 없다. 허공이 깨끗하고 더러움이 정해져 있는 것이 없는 것과 같다.
譬如虛空이 一切世間은 皆現其前호대 非現一切世間之前인달하야 菩薩摩訶薩도 亦復如是하야 一切諸法이 皆現其前호대 非現一切諸法之前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