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재난 식량’ 커피믹스에 뭐가 들어있길래…

[봉쥬르 (박봉주)]

‘뜻밖의 재난 식량’ 커피믹스에 뭐가 들어있길래…

[아시아경제 이계화 인턴기자] 4일 경북 봉화군 아연 광산 붕괴 사고에서 살아 돌아온 광부 두 명이 커피믹스 30봉지로 221시간을 버텼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비상식량으로서의 커피믹스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뜻밖의 재난 식량’ 커피믹스에 뭐가 들어있길래…© 제공: 아시아경제

시중에서 팔리는 커피믹스에는 다양한 성분이 들어있다. 시장점유율 80%인 동서식품의 맥심 모카골드 마일드 1개(12g)당 열량은 50㎉다. 나트륨은 5㎎, 탄수화물 9g, 당류 6g, 지방 1.6g, 포화지방 1.6g 등이 들어있다. 커피믹스 4~5개가 밥 한 공기(150g) 열량(215㎉)과 맞먹는 수준이다.

두 광부의 주치의인 경북 안동병원 신장내과 방종효 과장은 5일 병원 브리핑에서 열흘을 버틸 수 있었던 배경으로 "(두 분이) 커피믹스 30봉지를 처음에 갖고 계셨는데 구조가 이렇게 늦어질지 모르고 3일에 걸쳐 식사 대용으로 드셨다고 한다"며 "그게 아마 상당히 도움이 된 거 같다"고 설명했다.

커피믹스는 신진대사를 자극하는 일시적 각성 효과로 에너지를 높이기도 해서 등산객과 노동자가 즐겨 찾는다. 동서식품이 1976년 처음 선보인 커피믹스도 등산과 낚시 등 야외에서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후 야근이 잦은 직군과 일반 사무실로 수요가 크게 늘면서 시장 규모는 한때 1조원대로 커졌다.

커피 업계는 "공사 현장, 제조업 공장 등 노동 강도가 센 현장에서는 아메리카노보다 당 충전을 할 수 있는 커피믹스를 찾는 수요가 많다"며 "당분 함량이 높은 커피믹스는 극한 상황에서 에너지원 역할을 한다"고 전했다.

건강에 도움을 주는 점도 있다. 미국의학협회(AMA)에 따르면 커피는 적당히 마시면 우울증 개선, 두통 완화, 운동 능력 개선, 체중 감량 등에 효과적이다. 심혈관 질환과 암 등의 위험성을 낮춘다는 분석도 있다. 다만 위염이나 수면장애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어 지나치게 마시는 건 삼가야 한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커피믹스의 효능과 부작용을 두고 여러 의견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노골적으로 이를 권장하고 하루 섭취량을 제시하는 식의 홍보는 삼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난 식량 용도로 나온 식품은 아니지만 광부들의 무사 귀환에 도움이 됐다니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이계화 인턴기자 withkh@asiae.co.kr

광부 살린 커피믹스, 건강에 나쁜 줄 만 알았는데

광부 살린 커피믹스, 건강에 나쁜 줄 만 알았는데© 제공: 헬스조선

최근 경북 봉화군 아연 광산 매몰 사고로 고립됐던 광부 2명이 ‘기적 생환’했다. 암벽에서 흘러내리는 물과 커피믹스로 221시간을 버텼다는 사실이 전해지며 커피믹스도 함께 화제가 되고 있다. 흔히 커피믹스를 건강에 나쁘다고 보는 시선이 많다. 커피믹스, 정말 건강에 나쁠까?

건강을 생각해 커피를 마신다면 프림이나 설탕이 없는 블랙커피가 정답이다. 커피가 당뇨병, 간암 등 각종 질환 예방 효과를 보이는 것도 대부분 블랙커피 얘기다. 커피믹스는 어떨까? 먼저 프림은 포화지방으로 구성돼 있다. 일반적인 포화지방은 주로 탄소 배열이 12개를 넘어가 체내에서 LDL 콜레스테롤을 증가시켜 혈관 건강에 악영향을 준다. 장쇄지방산은 장에서 흡수될 때 지방산 세 개가 글리세롤 한 개와 합쳐져 트리아실글리세롤로 변하는데 중성지방이라 물에 녹지 않는다. 혈관, 간 등에 쌓여 체내에 나쁜 LDL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킨다. 다만 커피믹스의 프림은 야자유가 원료다. 연결된 탄소가 8개 미만으로 짧은 지방산으로 구성됐기 때문에 장쇄포화지방보다 체내 흡수도 잘 되고 에너지로의 전환도 원활한 편이다.

커피믹스 프림의 카제인나트륨 성분도 건강에 나쁘지 않은 성분이다. 카제인나트륨은 우유의 단백질 성분인 카제인과 나트륨을 합성해 만든 물질이다. 한때 커피믹스 업체들이 카제인나트륨 무첨가로 제품을 홍보하면서 카제인나트륨이 건강에 좋지 않은 성분으로 인식됐지만, 하루 섭취 허용량이 제한되지 않을 정도로 안전성이 입증된 첨가물이다. 유럽을 비롯한 뉴질랜드와 미국에선 식품으로 분류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이미 유아용 과자나 건강식품의 원료, 햄·치즈 등의 가공식품에도 들어가는 원료로 쓰이고 있다.

가끔 한 잔 정도는 괜찮겠지만 과다섭취는 금물이다. 커피믹스 12g 한 봉엔 설탕 5~6g(하루 첨가당 섭취 기준 50g)이 들어있다. 하루 서너 잔 이상 마시다 보면 자연스레 15~24g의 설탕을 먹게 되는 것이다. 이는 콜라 1캔에 포함된 설탕량과 크게 다르지 않은 양이므로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 가끔 한 잔 정도는 괜찮겠지만 과다섭취는 금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