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김준엽 총장(1920-2011)의 삶과 학문을 부분적으로만 안다. 단지 교양국어 시간에 국어교재 속에 김준엽 선생의 글이 실려 있어서 그 때부터 알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 역사학을 전공한 분치고 널리 알려진 분이 김준엽 선생이다. 최근에는 <한국공산주의운동사>1.2.3.4.5권을 저술하신 분으로 기억된다. 고려대학교 사학과 교수를 지내면서 아세아문제연구소 소장으로 활약하신 분이다.그 연구소에 육당 최남선 선생의 문고를 확보하시고 장서목록을 만들어 출간하셨다. 일본에서 게이오대학을 다녔으나 졸업도 하지 못하고 학병으로 징집되었으나 탈출하여 광복군으로 활동하였는데 같이 활약한 분이 바로 장준하 선생이다.자서전<장정(長征)1.2.3.4.5(나남출판사)에는 그의 현란한 이력이 펼쳐진다. 광복군시절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부분이다. 그리고 <나와 중국>이라는 저술도 한국의 중국학을 리드하신 걸작이다. 학자로서 중국의 우수한 학자들과 교류하면서 한중문화교류를 하시고 중국근대사를 전공하신 분이다. 중국근대사라는 저술은 대단히 초창기에 나온 저작이다. 내가 이 분의 <중국최근세사> 교정본을 우연히 가지고 있는데 부분적으로 많이 수정되었던 흔적이 보인다. 이 분의 장서가 고서점에 나와서 내가 입수한 책이 조금 있는데 이 분의 저술과 장서가 주류이다. 중국의 대학 책임자들이 기증본으로 준 한국고전문학 관련되는 책은 내가 모두 입수하다시피 했다. 그 중 하나가 북경대학 비교문학연구소장 위욱승 교수의 조선문학사이다.그리고 고전문학연구서이다.
한편 역사학 저술도 하시고 자신의 삶을 정리도 잘하신 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1980년대부터 국무총리라는 자리를 줄테니 내각에 들어오라는 부탁을 받았어도 절대로 나가지 않은 청렴성있는 선비이다. 나는 고려대학교에는 시인이며 국문학자인 조지훈 선생과 김준엽 선생이 있었다고 생각해 왔다. 학자의 길을 걸은 분 중에는 위대한 역사의 길을 걸어신 분이 있어야 한다. 현실의 길을 택한 분들이 의외로 많다. 현실의 권력에 아부하고 정치판에 흡수되어 자신의 올바른 기상을 펼치지 못한 분도 많다. 학자는 학자답게 청빈한 삶을 살지언정 자신의 길을 꿋꿋하게 걸어가는 모습은 후대의 귀감이 되고도 남는다.그래서 김준엽 총장님의 서거를 애도합니다.나도 장례식장에 가서 분향하고 국화 한 송이라도 표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