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온다. 어제부터 계속 되는 비.
올까 오실까 이 빗속으로
큰 비가 온다고 계속 온다고 방송에선 떠들어대는데
하나, 둘, 셋, ... 여덟, 아홉, ... 열, 열하나 ...
오늘도 바우길은 계속 된다.
빨강, 노랑 우산이 앞서고 파랑, 보라, 카키 비옷이 뒤선다.
오솔길은 물길이 되고 비를 머금은 이파리들은 가끔 큰 방울을 떨구고
비옷도 우산도 그것들의 속도 촉촉히 젖으며
비로소 여름에서 가을이 되는 것을 느끼며.
첫 산을 내려와 저수지를 만나고 원퉁이를 돌고 핸다리로 나온다.
점심이 되었다. 계속 겉자신다.
옹심이 한 그릇, 해장국 한 그릇으로 몸을 녹이고
오죽헌 앞에 여남이 모인다.
다시 오훗길을 걷는다.
철새에서 텃새로 이름을 바꾼 물새들이 저류지에서 놀고
연은 이티 같은 연밥을 내밀고 우리를 지켜 본다.
초당고택의 목백일홍의 붉음과 무릇 상사화의 붉음이 서로 저만치 피어서 서로에게 가지 못하는데 바우길 여인 하나가 간극을 메워준다.
비 때문에 아니 비 덕분에
비가 와서 좋았던 11구간 신사임당길.
첫댓글 오늘 하루 감사합니다:)
오늘 걸으신분들 진짜 대단하십니다.
전 차마 이빗속에서 걸을 자신 없어서 결석하였습니다.
다들 감기 안 걸리게 오늘 밤에 쌍화탕 따스하게 드시고 안녕히주무세요.
수고 많으셨습니다 ^^
멋진 서문입니다!!!!!
서문으로 그날을 상상해봅니다...
What a memorable day it wa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