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봄 3월에 바람과 햇살, 그리고 플라타너스 나무를 담은 곡 "플라타너스"
늦가을 같은 하늘은 옅은 옥색 이였고 조금씩 해가 저물어 가는 5시였다. 난 어느 때와 같이 5년 지기 친구인 나의 나뭇결 바랜 기타와 함께 아늑한 그늘에 누워 그저 지나가는 시간을 느끼고 있었다. 이른 봄 이였기에 그때 불었던 바람은 조금 시려 왔고 갈대 사이로 저물어 가는 해는 다섯 갈래 손바닥 같은 나뭇잎을 붉게 적셨다. 공허함과 자연에 정적 속에서 낡은 기타 줄 사이를 잠시 머뭇거리며 헤매다가 플라타너스 나무를 위한 봄에 노래를 부르게 됐다. 그렇게 해는 갈대밭으로 넘어가고 있었고 봄바람 불던 어느 오후에 봄날이었다.
3박자 리듬으로 봄에 나른함과 봄바람에 사그락 거리는 플라타너스 나뭇잎들이 연상된다. 여섯 줄에 기타는 사람들 속 관계에서 모두 벗어나 온전히 봄날에 하늘과 나무, 바람, 햇빛 그리고 지나가는 시간의 고요함에 대해서 예기해 주고 있다. 도시에 번잡하고 바쁘게 돌아가는 삶 속에 지친 사람들에게 열 일곱 시골 소년이 만들어 낸 기타 선율 속에서 조금이나마 마음속 여유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17Y가 붙게 된 이유는 작곡자 이자 연주자 김진규가 17살 때 만들게 된 곡이라는 의미로 붙게 되었고 작곡과 연주뿐만 아니라 이번 디지털 싱글 마스터링 작업에 함께 했으며 앨범 커버 스케치를 맡아서 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