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잇따른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의 죽음에 전국장애인부모연대가 10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보건복지부를 규탄하면서 ‘발달장애 국가책임제 실현’을 위한 지원 대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현수막에는 “이름 없이 죽어간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문구가 쓰여 있고, 그 아래에는 얼굴 없는 영정사진이 놓여있다. 그 앞에 헌화하며 죽음을 애도하는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최근 잇따른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의 죽음에 전국장애인부모연대(아래 부모연대)가 10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보건복지부를 규탄하면서 ‘발달장애 국가책임제 실현’을 위한 지원 대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최근 코로나19로 장애인복지관 등 복지시설이 휴관하면서 발달장애인에 대한 돌봄이 다시 가족에게로 돌아왔다. 이러한 돌봄 부담으로 지난 3월 제주에 이어 최근 광주에서도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어머니가 자녀를 살해하고 그 또한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그러나 부모연대는 “반복적으로 발생한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의 죽음은 코로나 재난에 의한 어쩔 수 없었던 천재(天災)가 아닌, 재난 상황에서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을 방치한 정부의 인재(人災)”라고 지적했다. 장애인복지 중에서도 발달장애인에 대한 복지서비스는 특히나 더욱 열악한 상황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부모연대는 가족에게만 전가된 발달장애인에 대한 돌봄 부담 완화를 위해 발달장애인법 제정을 요구해왔고, 법 제정 이후에는 실효성 있는 시행을 위한 대대적인 예산 확대를 촉구해왔다. 하지만 코로나19로 민간복지기관이 문을 닫자 그 부담이 금세 가족에게 되돌아온 상황에서 알 수 있듯, 여전히 지원 체계는 견고하지 못하다. 검은 옷을 입은 한 참가자가 “발달장애 주간활동서비스를 보장하라”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이처럼 현재 코로나19 복지 사각지대에 처한 발달장애인 가족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 긴급한 복지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추가 지원은커녕 최근 정부가 3차 추경안에서 ‘청소년 발달장애인 방과 후 활동서비스’ 예산을 331억 원에서 100억 원 삭감한 사실이 드러났다. ‘코로나19 때문에 수요가 줄어들 것을 고려했다’는 게 그 이유다. 이에 대해 부모연대는 “전체 특수교육대상자 중 발달장애학생은 약 5만여 명임에 반해, 올해 방과 후 활동지원 예산 대상자는 7,000명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100억 원을 삭감하겠다는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라면서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을 사실상 방치해온 정부가 기존에 편성된 발달장애 관련 예산조차 삭감하겠다는 것은 발달장애인에 대한 정책을 포기한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며 분노했다. 또한 이들은 성인 발달장애인을 위한 주간활동서비스 예산도 지적했다. 부모연대는 “낮 시간 돌봄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발달장애성인은 약 8만여 명임에 반해, 정부가 편성한 예산안에는 대상자가 단 4,000명에 불과하다”면서 전체 발달장애인 관련 예산은 삭감이 아닌 대대적인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부모연대는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을 위해 △주간활동서비스 보편적 시행 △발달장애인지원센터 운영 내실화 △장애인 가족지원사업 수행기관 지원 △중증중복장애인을 위한 장애인보조기구 건강보험 적용 대상 품목 확대 등을 촉구했다. 특히 이들은 주간활동서비스와 관련해 대상자 확대, 하루 8시간 보장을 비롯해 현재 주간활동서비스 이용 시 활동지원서비스 급여 차감에 대한 폐지도 촉구했다. 아울러 장애인 특수교육법 전부 개정과 장애인평생교육시설 지원 확대를 통한 교육권 보장, 지원고용 방식 다양화, 취업 시 지원 인력 확충 및 기간 연장을 통한 노동권 보장 등도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부모연대는 “죽음조차 본인 의지로 선택하지 못하고 떠나간 발달장애인들과 국가의 무책임으로 발달장애인에 대한 모든 책임을 떠안아야 했던 발달장애인 부모들의 명복을 빈다”며 얼굴 없는 영정 사진에 헌화하면서 애도를 표했다. 최근 잇따른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의 죽음에 전국장애인부모연대가 10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보건복지부를 규탄하면서 ‘발달장애 국가책임제 실현’을 위한 지원 대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