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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나무집의 유지 및 관리
3년 전에 정리한 ‘통나무집의 유지 및 관리’라는 글에서 나는 통나무집 관리란
“수축에 대비한 잠시의 관심과 변색 및 탈색을 지연시키기”외에 특별할 것이 없는
너무나도 간단하고 쉬운 일이라는 강조를 했었고, 이건 여전히 유효하다.
그러나 현대(?)의 그 찬란한 ‘아파트’ 외에 ‘독립주택’이란, 구조적인 형식에
관계없이 (집의 영속을 기대할수록)거기에 사는 사람의 지속적인 관심 즉 보살핌이
필요한데 이는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다만 그 때 그 정도의 결론으로 마무리 한
이유는 충분치 않은 자료와 경험에도 있지만 일부 목조주택업자들과 유사한 이들의
적대적인 모함에(통나무집은 문제가 많아!) 대응하는 의미를 더 두었기 때문이다.
많은 경우에서 ‘사후 약방문’보다는 ‘예방’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듯이
주택의 유지관리 또한 사전에 이를 최소화하는 설계와 시공이 더욱‘중요’하다.
사실 모든 면에서 충분하게 배려되어 ‘잘 지어진 통나무집’은 앞서 강조한대로
“수축에 대비한 잠시의 관심과 변색 및 탈색을 지연시키기”외에 신경 쓸 일이
거의 없어야 하지만 그렇게‘잘 지어진 통나무집’이 현실에서는 쉽지 않다는 것.
하지만 그중 대부분은 시공과정에서 단 한 가지, 지붕을 실내면적보다 앞뒤좌우로
넓게 빼 “지붕이 통나무집을 폭 감쌀 듯” 만들어 주는 것만으로도‘유지관리’에
들어가는 노력의 3할 이상을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7, 8년 쯤 되었나보다.
명절이면 꽉 막히는 길을 이리 저리 돌아다니다가 충북 보은 어디쯤, 2층까지 높게
통나무벽체를 쌓아올린 거대한(?) 통나무집을 지나치듯 보면서 과연 ‘저 집을 지은
사람이 누굴까?’ 궁금했다. 나 역시 이일을 하고 있는 입장에서 건축주나 그 집을
지은 시공자를 만나 이런 저런 궁금한 점을 캐묻는(?) 것은 조심스러운 일이었기에
몇 번을 망설이던 끝에 3년 전 출장길에 들러 ‘집주인이자 시공자’를 만났다.
지인에게 일본책을 번역시키면서 톱을 들고 거의 혼자 짓다시피 했다는 설명에 나는
그저 감탄하고 또 놀랐다. 참 무시무시한 양반이다. 집의 내부는 Settling 상태도
비교적 좋았고 특히 통나무에 별로 크랙이 없는 게 신기해서 물으니 부친이 목수라
비법이 있다는 둥 자랑도 많았는데, 지은 지 5,6년이 지난 지금은 후회가 많아서
주변에서 통나무집을 지을 사람이 있으면 도시락 싸들고 말린다고. 이유가 뭐냐니까
통나무가 썩고 유지관리가 어렵다는 것. 이제 비만 오면 걱정이란다.
허나 이 집은 그 많은 집주인(시공자)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붕처마가 너무 짧다는
결정적인 하자가 있다. 벽체의 높이는 기초를 포함해서 10미터 가량 되어 보이는데
처마길이는 박공 쪽으로도 1미터가 안되고 처마방향은 목조주택처럼 60센티 정도에
불과하니 비만 오면 늘 벽이 젖을 수밖에 없는 상태에 놓여있다.(참고로 외부모습을
보이고 싶지만 집주인에게 누가 될까봐 감히 사진기를 들이대지는 못하겠더라.)
이 그림은 2000년도에 ILBA(International Log Builder's Association)에서 제시한
‘Log Building Standard' 에 실려 있는 내용인데, 벽체의 높이에 따른 처마길이를
규정하고 있다. 물론 최소기준이므로 실제는 적어도 이보다는 길게 시공되어야한다.
나무란 상시적인 습기에 오래 동안 방치되면 썩을 수밖에 없는‘자연 材’이다.
물론 그런 성질에 대항하는 적극적인 방법으로 건축을 해 온(표면을 태운 탄화막을
이용해 물속에 박는) 역사도 있지만, 주택의 경우에는 상시적인 습기(눈 비)로부터
보호해 주는 장치를 함으로써 통나무의 손상을 최소화 할 수가 있다. 처마가 길면
태풍을 동반한 비야 피할 수 없지만 보통 내리는 눈과 비는 안 맞힐 수 있게 된다.
이건 “북미의 통나무집, 통나무건축 2”에서 소개한 바 있는 일본‘제이호므즈’의
불로그 ‘J some! times' 내용 중 일부를 Google로 번역 한 상태에서 캡쳐한 것인데
어쩜 내 머릿속에 들어있는 내용과 이리도 똑같을 수 있을까? 내가 그동안 강조해 온
말과 이리도 같은 수 가 있는가 하고 깜짝 놀랄 뻔 했다.
하지만 통나무집을 어떻게 하면 잘 보존할 수 있을까하는 고민을 진지하게 해 본
사람이라면 아마도 같은 결론에 도달할 것이라고 믿는다.
말하자면 그림처럼 2층까지 통나무 벽을 쌓았거나, 우리나라나 일본의 포스트&빔처럼
2층 기둥을 올린 구조라면 처마를 충분하게 늘리거나 아래층에 포치를 만드는 등의
방식으로 그 보완구조를 만들어야 오래 동안 통나무집을 잘 보호할 수 있다는 말이다.
또 한 가지 통나무집(Log Homes)의 아래 부분이(로그 포스트 &빔의 Sill Log도 해당)
썩는 것을 예방하는 방법은
지붕처마의 길이와 함께 통나무집의 기초를 지면보다 ‘충분할 만큼’높게 만드는 것.
이는 (특히 그늘진 곳의 경우)땅에서 올라오는 습기를 일부 차단하려는 이유도 있지만
그림처럼 처마 밖으로 떨어지는 빗방울이 다시 통나무집으로 튀는 빈도를 최소화하기
위함이다. 그러므로 그동안 무의식적으로 만들어 온 Deck의 높이 또한 집보다 적어도
두 계단 아래로 내려 만들고 이 부분에는 꼭 홈통을 설치하며, 가능하면 통나무하단의
전용스테인 선택에 더 신중해하 하리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이밖에도 Sill Log에 몇 가지 ‘비흘림처리’를 해 주는 것만으로도 옆으로 들이치는
빗물이 통나무 평면에 고이지 않고 아래로 흐르도록 유도함으로써 통나무의 손상 및
훼손을 일부 방지할 수 있으며, [욕실구성]에 각별한 대비를 해야 한다.(추후 별첨)
그리고 또 한 가지.
보통 집의 뒤편에는 잡다한 물건을 벽에 기대어 놓은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게 습기를
통나무 벽체에 전달하는 통로로 작용하기도 한다. 그러니 오히려 해가 잘 들지 않는
집의 뒷부분일수록 통풍이 잘 되도록 깔끔하게 정돈하려는 인식과 노력이 필요하다.
같은 목구조인 한옥의 처마와 기단을 보라.
처마는 충분히 깊어 일상적인 빗물이 집의 구조를 이루고 있는 목재를 적시지 않으며
집의 기초라 할 기단의 높이는 지면의 습기를 차단하는데 처마에서 떨어지는 빗방울은
기단 밖으로 떨어지도록 그 비율이 잘 조절되어 있다.
설계와 시공과정에서 이런 원리를 충분하게 고려하고 대비한다면 로그 포스트 & 빔의
Sill Log가 썩으니까 빼야하고, 분명히 하단부가 썩을 것이기 때문에 “Log Homes"을
짓지 않는 게 좋다는 따위의 어처구니없는 주장을 하지 않을 것이다.
모든 건축공법은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 발전해왔으며 단점만 있는 경우도, 장점만
있는 것도 없다. 한옥이 너무 비싸다거나 춥다거나 조금 불편하다는 단점이 있음에도
거론되는 모든 단점을 상쇄할 만큼 강력한 ‘멋과 맛’이 있기에 당연히 많은 분들의
‘로망’이다. 아파트로 대변되는 한국 현대주택은 콘크리트의 유독성과 새집증후군
등의 시비에서 자유로울 수 없지만 그만큼 대량공급 할 대체 방법이 없는 한 여전히
보편타당한 건축공법으로 행세할 것이다. 통나무토막집(목천 흙집 등), 스트로베일,
흙부대집 또한 많은 단점에도 불구하고 ‘생태주택’이라는 점과 ‘생활건축’으로써
유용하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최근에 소개해 올린 화려한 북미의 통나무집처럼 포치와 원목 지붕구조 각종 마감에서
최대로 멋을 살린 모습으로 국내에서 지으려면 거의 한옥 못지않은 건축비용이 든다.
그러나 예로부터 지금까지 지어진 모든 통나무집 역시 장점만 있지는 않아 개선하거나
보완의 여지가 있을 터, 자연(재료)을 다루는 일이다.
우리는 자연이 베푸는 혜택을 누릴지언정 인간은 자연을 완벽하게 통제하지 못한다.
통나무집(Log Homes)은 자연이고 통나무집에 산다는 것은 자연 속에서 사는 것이다.
한옥에 살거나 흙집, 스트로베일하우스에 살면 그 집의 특성으로 이해하고 관리하며
사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며 그 집이 주는 장점과 혜택을 한껏 누리며 즐긴다.
통나무집(Log Homes)도 재료의 특성에서 오는 갈라짐이나 뒤틀림이 있으나 그것은
일반주택에서 발생하는 크랙(Crack)과는 다른 차원이다. 원목(Green Wood 생목)이
마르는 과정에서 생기는 이런 자연현상을 마치 심각한 문제인양 ‘침소봉대’하여
자신들의 이익을 도모하는 자들이 떠벌이는 야비한 수작에 불과할 뿐.
흔히 통나무와 통나무(Log Homes)사이 또는 통나무와 민 벽(Log Post & Beam)사이의
‘틈’을 이야기하지만 이는 통나무의 건조과정에서 생기는 ‘일시적’인 현상이다.
통나무가 자리 잡는(Settling) 과정에서 저절로 없어지거나(Log Homes) 일정기간(3년
안팎) 후 그 부분에 밀폐 材를 넣고(Caulking) 몰딩이나 CHINK로 마감처리해 주면(
Log Post & Beam) 된다. 말하자면 그것은 개선하거나 보완할 사항이지 선택여부를
가름하는 “본질”의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단지 다양한 방법의 코킹(Caulking)과 마감재로 겉에서 보이지 않게 처리를
했을 뿐, 단언컨대 내 외장마감을 많이 한 주택일수록 건축 진행과정을 보면 수많은
틈과 흠이 있다는 것, 갖가지 본드와 PVC 계열의 자재가 얼마나 많이 사용되었는지
아는 집주인들은 별로 없다.
북미에는 수백의 통나무건축회사들이 있고 이들이 지은 수십만의 통나무집이 있으며
이를 보수하고 관리하는 수백의 전문회사(Log Home Restoration & Maintenance)들과
수많은 관련 제품들이 개발되어있다. 말하자면 생산/유통/사후관리에 이르는 확실한
건축공법으로 자리 잡은 반면 우리는 이제 막 소규모 생산을 하고 있는 단계.
이처럼 초기단계에서는 응당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겪게 마련인데 발전적인 모형은
각기 당면한 문제점들을 해소할 수 있는 길을 적극적으로 찾아보고 대안을 만들어
제시하여 공유하는 것이 옳다. 설혹 오래전 기술로 지어졌거나 통나무가공과정에서
미래의 Settling에 확실한 대처를 못해 통나무사이의 틈이 다소 벌어졌다 해도 이를
대체하고 보완할 충분한 재료와 기술이 개발되어있을 뿐만 아니라, 북미 빌더들의
노력으로 통나무집의 세틀링에 대비한 기술(Over Scribing)이 거의 완벽에 가깝게
(자연현상을 '완벽'하게 컨트롤할 수는 없고) 연구 전파되고 있다.
허나 내가 가능하면 칭크(Chink)를 사용하지 않고 나치와 그루브 양쪽을 스크라이브
(Full Scribe)하여 세틀링 후에도 빈틈없이 꽉 들어맞는(Compression Fit) 방식을
추구할 뿐이지, Chink style이나 Dovetail Corner도 물론 수가공(Hand Crafted 혹은
Hand Hewn)통나무집임에 틀림없다.
위에서 붉은 선으로 표시한 'AMERICAN LOG HOME CARE'의 주요업무는 아래와 같다.
그동안 나에게도 수차례 통나무집 보수에 대한 상담이 들어 왔듯이 우리에게도 이미
이러한 일을 할 사람(전문가) 혹은 전문 집단이 필요한 시기가 되었으니 주 업무는
위의 예와 비슷하리라. 다행이도 내 주변에 ‘통나무집의 유지와 관리’를 전담하는
후배가 있는데, 아직은 변색된 통나무를 세척하고 새 전용 Stain을 입혀주는 일이
주를 이루고 있으나 역시 관건은 소비자들의 인식일 것이다. (그 종류와 관계없이)
과연 통나무집의 유지관리(Maintenance)에 얼마나 지출할 것인가!
그러나 통나무경력 15년차 인 그와도 의견이 일치하는 사항은 ‘유지 관리’이전에
앞서 열거한대로 ‘설계 및 시공과정의 예방’이다. 즉 이 몇 가지 사항을
지키기만해도 훨씬 오래 동안 통나무집을 좋은 상태로 유지할 수 있다는 말인데,
확인한 바 지은 지 10년 안팎인 집들 중 상태가 형편없는 경우는 거의 다 이런 사항을
지키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다시 말하자면 집이 눈보라비바람에 손상될 수밖에 없는
구조로 지어졌고 아무 대책 없이 그대로 사용되어왔다는 것.
통나무집의 유지 및 관리(Maintenance)는 스테인을 바르는 등의 보존하기(Preserve),
부분적인 보수(Repair), 집 전체를 세척하고 손상된 부분을 수리하는 전반적인 복원
(Restore)으로 나눌 수 있다.
지은 지 수십 년 된 집을 수리하여 사용하며 “존속”시키는 일은 얼마나 좋은가!
아마도 유지관리(Maintenance)가 필요한 통나무집은 적어도 20년 이상 되었을 것인데
(그 이전이면 부실시공으로 손상된 경우) 항목별 방법론은 위에서 링크한 홈페이지와
The Log Home Maintenance Guide, Log Home - Care & Maintenance 라는 책 2권 안에
통나무집에 피해를 주는 벌레들부터 손상된 로그 앤드(Log End)와 하단 부(Sill Log)
등을 복원하는 방법까지 모든 게 망라되어있다. 물론 이건 모두 북미의 여건...
관건은 국내에서 과연 이런 역할을 누가 맡을 것인가이다.
나는 그동안 통나무집짓기를 소개해 온 많은 통나무건축동호회와 통나무학교에서 이
역할을 먼저 적극적으로 맡아주길 바란다. 집짓는 방법만을 소개하는데 그치지 말고
‘유지 및 관리하기’를 전수하는 게 오히려 더 바람직한 역할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그리고 내가 그랬듯이 몇 개의 해당 홈페이지 주소를 알려주면 모두가
충분하게 아름다운 통나무집을 감상할 수 있음에도 굳이 책으로 내는 예를 보는데,
그보다는 차라리 이런 책을 번역해서 출간하는 게 우리나라 통나무업계에 훨씬 많은
도움이 된다. 그렇게 이런 밑 작업이 쌓였을 때라야 통나무집을 관리하는 전문가들이
활발하게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출처 행복한집짓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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