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하는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고 싶다
영화를 종합예술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서대문노인종합복지관에서 봉사의 꽃은 시니어기자단이다. 왜냐하면 시니어가 행하는 모든 봉사 현장을 찾아다니면서 봉사하기 때문이다. 봉사단의 선행은 기자단을 통해서 널리 알려진다. 그래서 기자단은 봉사단의 꽃이다.
기사를 쓰면서 나에게는 세 가지 원칙이 있다. 최우선으로 노인들에게 유익한 정보 위주로 쓸 것, 두 번째 서대문에서 진행하는 행사와 그곳에 사는 사람들 위주로 쓸 것, 마지막 세 번째는 궂은일보다는 어르신들의 미담 등을 발굴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자는 것이다. 이는 세대소통의 원천이 된다.
건강상의 이유로 은퇴한 후, 이제는 의미 있는 노년을 보내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 궁리하다가 생각해 낸 것이 사회에 대한 봉사였다. 봉사 활동을 통해 긍정적 에너지를 얻고, 사회에 기여함으로써 보람을 느끼고 싶었으며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유지하는 데도 꼭 필요한 일이었다.
처음에는 방법을 몰라 1365 자원봉사 포털을 이용해 봉사 일을 찾았고, 보건소에 연결 되어 2년 간 일주일에 2시간씩 이틀을 민원 창구에서 안내를 하기도 했다. 자원봉사 캠프를 통해 홍제천 쓰레기 줍기를 지원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간과 장소 등이 일정하지 않아 불편했다.
그러던 중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서대문노인종합복지관을 찾게 됐다. 그때까지만 해도 복지관에 그렇게 많은 교육 프로그램이 있는 줄 모르고 있었다. 갖가지 사회 봉사단이 있는 것도 매력이었다. 회원 가입을 한 후 제일 먼저 프렌즈 봉사단에 가입했고, 컴퓨터 초급을 등록했다.
프렌즈 봉사단은 나에게 봉사의 의미를 가르쳐준 곳이다.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노인이 노인을 돕는 봉사단이다. 고독한 노인을 찾아내 외로움을 덜어주는 것이 주요 사업이다. 남들을 돕자는 분들이 모였으니 하나같이 심성이 곱다. 좋은 친구들을 사귀고 선배 어르신들을 통해 봉사의 즐거움을 알게 됐다.
컴퓨터 역시 봉사자들의 도움으로 빠르게 익힐 수 있었다. 이어서 동영상을 배웠다. 이는 후에 기자단에서 활동할 때 밑거름이 됐다. 그때 정연대 복지사로부터 기자단 가입을 권유받았다. 2015년에 복지관 자체 예산으로 기자단을 설립한 이듬해, 아마 2016년이었던 것 같다. 능력이 부족하다며 사양했지만 배우면 된다는 말에 수락했다.
처음에는 보건복지부 보도자료, 서대문구청 보도자료 등을 참고해 노인들에 관련된 정보를 발췌해 전달하는데 주력했다. 복지관에서 배웠던 컴퓨터와 동영상이 많은 도움이 됐다. 일주일에 한 편 이상씩 써나갔다. 시행착오도 겪었지만 지역 사회를 알아가면서 보람도 컸다.
서대문을 알리자는 것이 내 목표였으니 복지관 행사는 물론 서대문구에서 실시하는 행사는 빠질 수 없었다. 모든 행사에 참여하다시피 했다. 그러나 신참인 데다 모든 취재를 혼자서 하자니 정보가 부족했다. 배짱 부족으로 취재 현장에서 앞장서 나서지를 못해 무산된 경우도 많았다. 이때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왔다.
2017년 복지관, 당시 육현구 대리는 무더위의 7월에 김진선 강사를 초빙해 '여름 기자학교'를 열었다. 하루 3시간씩 8회에 걸쳐서 스파르타식 교육이다. 김강사의 열정적인 강의가 나에게는 기사 작성을 하는데 눈을 뜨게 해 줬다. 그렇다고 지금의 내가 글을 잘 쓴다고 말하기는 그렇고 팩트로 기사 작성하는 법을 익혔다고 말해야겠다.
먼저 김진선 강사는 기사는 문학작품이 아니라는 말로 나에게 용기를 줬다. 전해야 할 내용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것은 연습을 통해서 충분히 익힐 수 있다고 했다. 나는 각 부처와 서대문구청의 보도자료로 기사 작성 연습을 했고 SNS를 통해 김 강사로부터 검수를 받았다.
그래서, 적어도 8개월 여 내 기사를 읽고 콘폼을 해준 강사의 도움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기사를 써서 SNS를 통해 김강사에게 보내면 주제를 정하는 법, 첫 문장을 강렬하게 작성하고, 중요한 정보는 인용문을 사용해 증거를 제시하도록 지도하고 문법, 철자 등을 확인하는 법 등을 설명했다.
물론 누구에게 가르칠 정도의 실력이 있다고 장담하지는 못하지만, 원한다면, 내가 쓴 글을 보고 나만큼 만이라도 쓰고 싶은 후배가 있다면 두 손 걷어붙이고 가르칠 용의가 있다. 이는 황혼기를 봉사하면서 보람 있게 지내도록 허용해 준 복지관에 대한 보답이기도 하다.
취재를 위해 곳곳을 다니다보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어려운 이웃을 위해 음지에서 봉사하고 있는지 알게 되어 종종 놀라게 된다. 그들은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행복하게 봉사한다. 원하는 것도 없다. 그래서 그들이 아무도 몰래 선행하는 것을 찾아내 여러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도 큰 봉사가 된다.
봉사하는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고 싶다. 마지막 힘이 소진할 때까지 서대문노인종합복지관의 시니어기자이고 싶다.
정재순 서대문시니어기자
https://blog.naver.com/cjs2136/223645098474
첫댓글 정선생님의 기자 신분에 대해 정확 밀도 하게 지면을 채우셨네요.
언제나 알찬 내용으로 전달하시는 모범적인 기자 님 이시지요.
세상에서 가장 착한 사람은 천사가 아니고 봉사자라고 합니다.
멋지게 활동하시는 모습 박수 보내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저는 기사 다운 기사를 못쓰고 있어 회초리 맞은 기분이 들고 부끄러운 마음입니다.
마음은 복지관에
감사한 마음이 들어 기자로 일하고 싶었는데 마음처럼 못 미치고 있답니다.
저 나름대로 아름다운 자연을 나누고 싶은 마음으로 작성하고 있습니다.
이야기 글로는 많이 부족하지만, 자연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미흡한 사진이라고 해도 함께 하고 싶은 취지라고 할까요.
정 선생님의 좋은 기사에 배움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