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삶, 아름다운 삶
지금 알게 된 사실에는 힘이 있습니다.
옛날에 알았던 사실이 변하는
과정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또한 내일이면 바뀔지라도
지금 알게 된 사실은 확실하다고 믿는 버릇 때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힘은
옛날에 알았던 사실을 오늘 확인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과거와 미래에 겸손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오늘의 깨달음, 지혜, 희망은
오늘만의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과거로부터 흘러왔고
미래로 가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조용한 삶이란, 과거를 무시하지 않고 미래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오늘을 자랑하지 않는 삶입니다.
아름다운 삶이란, 시간 앞에 겸손할 줄 아는 삶입니다.
- '행복한 동행' 중에서 -
영혼을 울리는 아름다운 글
https://www.youtube.com/watch?v=OBl9BRw9BCo
찌는 듯한 열기
바싹 다 말리려나?
간절한 마음으로 비오기를...
물주는게 아침 일과가 되었다
가뭄이 넘 심해 하루라도 물을 주지 않으면 말라비틀어진다
집사람은 일찍 나가 참깨가 나지 않는 곳에 참깨를 다시 심겠단다
가물다 보니 씨앗도 싹이 잘 트질 않는다
난 참외 호박 오이 열무 등에 물을 주었다
한구덩이 반바케스씩
부족하겠지만 그만이라도 매일 주면 살진 않을까?
모터를 연결한 뒤 아래 밭으로
집사람은 혼자서 참깨를 잘도 심고 있다
난 어제 다 주지 못한 고추 두둑에 물을 주었다
두둑씩 잡아 물 주는데 거의 한시간 가량 걸린다
고추와 고추 사이에 호스를 꽂아 넣어 물을 준다
다음엔 차라리 고랑을 막아 고랑에 물을 주는 방법을 생각해 보아야겠다
고랑 가득 물이 차면 자연 고추 두둑도 흠뻑 물에 적실 것같다
그렇게 주어야 흙에 제대로 물이 스며들 것 같다
두 두둑을 주어가는데 시간이 꽤 걸린다
집사람이 물을 주겠다며 동물 챙겨 주고 오란다
닭장에 가니 뻥이가 꼬리를 친다
밤새 몸부림쳤는지 줄이 뱅뱅 감겨 있다
녀석 좀 가만 있음 안되나
그건 내 생각
지는 얼마나 힘들었겠지
뻥이에게 달걀 하나를 주었다
병아리들에게 모이와 물을 주고 큰 닭은 모이만 주었다
큰 닭들은 의외로 물을 많이 마시지 않는다
토끼에겐 풀 한주먹과 세어버린 죽순을 던져 주었다
풀 중에서 토끼풀과 쑥만 골라 먹는다
잘 먹는 풀들만 뜯어다 주어야겠다
마당가 백봉은 한꺼번에 모이를 많이 주었더니 아직도 남아 있다
밖에 나와 놀도록 문을 열어 주었다
집사람은 고추 두둑에 물을 다 주고 난 뒤 깨 두둑에도 물을 준다
골고루 많이 주어야한다며 꼼꼼하게 물을 준다
난 샘물을 떠다가 옥수수에 물을 주었다
옥수수가 싹은 텄지만 자라질 않는다
옥수수도 한번씩 물을 주어야할까 보다
어느새 아홉시가 다 되간다
3시간 가까이 물을 주었다
그래도 물이 부족하겠지
곡우날 비오지 않으면 땅이 석자 깊이 마른다고 하던데 정말 그러려나?
식은 밥 데워 상추쌈으로 아침 한 술
일해서인지 밥이 잘도 들어 간다
입술 주변의 근육이 좀 풀리는 것같다
그래도 약간 부어 있다
원인이 뭘까?
집사람에게 풀을 좀 쑤어 달라고
새우망에 풀을 먹여야겠다
풀을 먹여 놓아야 새우 잡으러 한번 가보지
난 나가서 제초제를 하겠다고
풀이 많은 곳에 제초제를 뿌려 풀을 잡아야겠다
풀 죽이는 것과 풀 안나게 하는 제초제를 같이 섞어 집 뒤 참외와 호박 주변에 뿌렸다
풀이 없어야 줄기가 뻗어 나갈 수 있겠다
아래 밭에 내려가 참깨와 고추 고랑에 제초제를 뿌렸다
저번에 뿌렸는데도 잘 죽지 않는다
밭가에도 들깨 심을 곳도 고루 뿌렸다
제초제가 남았길래 외콩과 오이 심은 주변도 뿌리려는데 갑자기 통에 압력이 생기지 않는다
이거 농약통 바킹이 고장난 것 같다
별 수 없다
농약통을 고쳐와야 되겠다
어느새 12시가 다 되간다
오늘 점심엔 사돈들과 식사하기로 해서 오후에 가서 농약통을 고쳐야겠다
집사람이 쑤어 놓은 풀로 새우망을 펼쳐 풀을 먹였다
아직 다 먹이지 못했는데 시간이 다 되었다며 빨리 가잔다
그래 나머진 다녀와서 풀을 먹여야겠다
사돈들께 동죽 한봉지씩 드리려고 스티로폼 박스에 담았다
날씨가 넘 더워 비닐봉지에 담으면 녹아 버릴 것 같다
작은거라도 나누면 좋겠지
야은리 소담에 가니 작은며느리 이모네가 먼저 와 있다
서로 반갑게 인사 나누었다
뒤이어 작은 사돈네도 도착
참 오랜만에 본다
코로나로 함께 하기 어려웠다
이젠 자주 얼굴 보자고
작은사돈도 코로나에 걸리셨었다
후유증이 지금도 있다고
말씀 들어 보니 나와 비슷
자주 피곤하고 건망증도 있다고
걸리지 않는게 최고인데 알 수가 있나
오늘은 갈비살과 살치살로 몸보신 하자고
육회도 한접시 시켰다
난 막걸리 사돈들은 소주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며 많이도 먹고 마셨다
사돈들이 진보적이라 생각이 서로 비슷
그래서 어떤 이야기를 나누어도 부담이 없다
유군수후보님 사무실 들러 가자고
이왕 읍내 나왔으니 함께 들리는 것도 좋을 듯
사무실에 가니 마침 후보님이 계신다
사돈들끼리 모임하고 들렀다며 반갑게 인사 나누고 차 한잔씩
서로 덕담 한마디
최선을 다하고 계시니 좋은 결과 있으리라 본다
집에 오니 4시가 넘었다
술한잔 마셨더니 잠이 펄펄
난 술 마시면 잠을 자야 술이 깬다
그대로 떨어져 한숨 잤다
일어나니 다섯시가 넘었다
농약통을 고치려고 농약사에 전화해보니 오후엔 영업을 하지 않는다고
내일 가서 고쳐야겠다
새우망에 풀 먹이고 먼저 풀 먹인 건 말랐길래 개서 가방에 넣어 두었다
작물에 물을 주었다
아침에 주었는데 벌써 말랐다
햇볕은 쨍쨍하고 기온은 30도 가까우니 바짝바짝 마르는 것같다
이거 아침 저녁으로 물을 주어야하나?
키우려면은 물을 자주 주는 수 밖에 없겠다
솔밭에 풀어 준 닭들을 몰아 가두고 뻥이를 닭장으로
좀 미안한 마음이 들지만 별 수 없다
그래도 네가 닭장 안에 있어야 산짐승에게 닭을 잃어 버리지 않겠지
뻥이를 닭장속에 데리고 들어갔는데 닭들이 놀래 도망가니 뻥이가 뒤쫓아가며 물려 한다
이 녀석 하면서 한 대 쥐어 박으려고 하니 납작 엎드린다
제발 물지 마라며 달랬다
서로 어울려 지낼 순 없을까?
보내 버린 봄이가 생각난다
봄이는 닭이나 오리가 지 밥을 먹어도 보고만 있었는데...
다른 녀석들은 나에게 그리 혼나면서도 물어 버린다
말을 잘 듣던 봄이를 순간적인 내 판단 잘못으로 보내버린게 너무나 아쉽다
점심을 잘 먹어서인지 저녁 생각이 없다
막걸리 한잔으로 때워야겠다
막걸리와 바나나 빵 갈치조림을 가지고 베란다로
이미 산그림자는 복흥 뒷산을 넘었다
서서히 어둠이 찾아오는 조양뜰 바라보며 홀짝
조양뜰도 조금씩 녹색을 띄워간다
본격적인 모심기에 들어섰다
아마 다음달 중순이면 모내기가 끝날 것같다
가물어도 모심는덴 큰 지장이 없다
대부분의 논은 저수지 물을 이용하기 때문
가뭄엔 밭작물이 큰 타격을 받는다
그러나 이 가뭄이 이대로 지속된다면 식수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빨리 비 한바탕 내려주어야할건데...
건너마을 길 가 가로등이 하나둘 켜지기 시작한다
논개구리 울음소리도 점점 높아간다
또 하루가 저물었다
아침 안개 자욱
오늘은 얼마나 더우려나?
님이여!
벌써 오월도 하순
하릴없이 시간은 잘도 갑니다
또 한주의 시작
이 주에도 즐겁고 신나는 일들로
님의 하루하루가 건행하시기를...